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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비행기가 착륙했다. 다시 대구로 돌아오니 심유진은 방금 전까지 있었던 그 복잡한 일들이 다 잊히는 기분이었다.

여형민이 차를 몰고 공항에 데리러 왔다. 여형민이 심유진을 보자마자 물었다.

“괜찮아요?”

“네.”

여형민이 한시름 놓은 듯 한숨을 쉬었다.

“그럼 됐어요. 이틀 동안 연락도 안 되고 집에 가봐도 없고...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어요. 다행히 태준이가 유진 씨네 호텔 대표님이랑 연락이 돼서 경주로 돌아갔다는 걸 알게 됐어요.”

“휴대폰이 꺼져있어서 괴롭힘이라도 당하는 줄 알았네요. 근데 오늘 미팅이 있어서 태준이랑 같이 못 가게 됐어요. 미안하게 됐네요.”

심유진이 손을 저었다.

“뭐가 미안해요, 괜찮아요.”

그저 친구 사이에 이렇게 걱정해 준 것만 해도 심유진은 너무 고마웠다. 심유진은 허태준을 힐끗 쳐다봤다. 아까 했던 얘기들이 다 사실일 줄은 몰랐다.

“혹시 제가 처리해야 할 일이 있을까요?”

심유진이 여형민에게 물었다.

“곧 주대영 씨 재판이 열릴 거예요. 그때 가서 미리 월차 쓰세요.”

“네.”

차량이 시내로 진입했다. 집과 가까운 쇼핑몰 근처를 지날 때 심유진이 갑자기 말했다.

“차 좀 세워주세요.”

“왜요?”

“휴대폰을 새로 사야 돼요.”

심유진의 휴대폰은 심훈한테 있었다. 급히 나오다 보니 그걸 찾아오는 것도 까먹고 있었다. 다행히 휴대폰에 중요한 내용들을 저장해 놓는 편이 아니다 보니 심훈이 비밀번호를 풀어도 얻을 정보가 없을 것이다.

“저도 같이 가요. 일이 끝나면 저녁도 먹고요.”

여형민이 상가의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주차할 곳을 찾고 있는데 그의 눈에 익숙한 차가 보였다.

“어?”

하지만 차 번호를 자세히 보고 나서야 여형민은 시선을 돌렸다.

“아... 아니네.”

“뭐가 아니에요?”

심유진이 물었다.

“저 스포츠카 말이에요. 전 또 태준이 차인 줄 알았어요.”

심유진도 그 차를 바라봤다. 확실히 허태준의 차와 똑같게 생긴 모습이었다. 허태준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저 차를 타는 사람이 뭐 이 세상에 나밖에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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