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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정현철은 끝내 더 높은 가격을 부르지 못했다. 그리고 심훈과 사영은이 붙잡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가족들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 떠나기 전 정현우는 아쉬워하며 심유진을 바라봤다. 집 문을 나서자마자 정현우가 불만스러워하며 말했다.

“40억밖에 안 되잖아요... 저번에 영화 찍을 때 사민영 씨한테는 60억이나 줬으면서...”

“60억을 준 만큼 몇십억을 번 사람이야. 심유진은 그게 가능해?”

정현철이 단호하게 말했다.

“이제 이 결혼은 꿈도 꾸지 마. 더 좋은 여자 하나 찾아줄 테니까.”

“그런데 전 심유진이 좋아요!”

정현우가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심유진이 아니면 다른 누구라도 싫어요.”

“그럼 네가 직접 40억을 벌어다 주던가! 하여튼 난 1전 한 푼도 그 여자한테 쓰고 싶지 않다.”

정현철의 입장이 매우 단호했다.

“다른 사람한테 장가가던가 아니면 한평생 가지 말던가 네가 선택해.”

“아빠!”

정현우가 정현철의 손을 잡고 애원하려 했으나 정현철이 그 손은 뿌리쳤다.

“아빠라고 부르지 마! 난 너처럼 못난 아들 둔 적 없다.”

정현철은 유비의 부축하에 차에 올라 차 문을 쾅 닫았다. 같이 올라타려던 정현우는 하마터면 문에 부딪힐 뻔했다. 정현우가 비굴한 모습으로 조수석에 올라탔다.

“현우야.”

정현철의 부름에 운전을 하고 있던 정연우가 고개를 돌렸다.

“네?”

“방금 허 씨라고 하던 그 남자에 대해 알아봐. 뭐 하는 사람인지.”

정현철의 눈에 독기가 어려있었다.

“감히 나한테 맞서? 본때를 보여줘야겠어.”

그 시각 허태준은 심유진의 손을 잡으며 이만 자리를 뜨려 했다. 하지만 한 걸음 떼자마자 사영은이 그 앞을 막아섰다.

“이 결혼 난 반대야.”

사영은의 태도가 결연해 보였다. 허태준은 그런 그녀를 신경도 쓰지 않았다.

“이건 저랑 유진 씨 사이의 일입니다. 그 누구의 허락도 필요 없고요.”

허태준이 사영은을 피해 지나가려는데 사영은이 또다시 심유진의 손목을 잡았다. 그녀는 감히 허태준에게 뭐라고 할 수가 없어 모든 화를 심유진에게 풀었다.

“나 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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