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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어차피 누구랑 결혼하던 정씨네 가문과 심씨네 가문의 혼인이 성사되는 건 매한가지였다. 하지만 왜 정현우는 이미 자신과 혼인이 결성된 듯 행동하는 것일까? 아까 서재에서 정현철은 분명 정연우와의 결혼에 대해 얘기했었는데 말이다.

정현철이 고개를 돌려 정현우를 노려보며 호통쳤다.

“닥쳐!”

정현철이 허태준에게 말했다.

“당연히 연우지. 부모 말을 거역할 수 있는 자식이 몇이나 되겠나. 이미 이 혼사는 나와 유진이네 이모랑 이모부가 다 동의한 일일세. 유진이도 원하고 있고...”

“아니요.”

심유진이 정현철의 말을 끊었다.

“그건 이미 지난 일이고 지금은 상황이 다르죠.”

심유진이 웃으며 허태준의 어깨에 기댔다.

“태준 씨가 20억이나 준다잖아요? 그쪽에서는 10억도 할부로 주겠다고 하시고...”

정현철이 얼굴이 벌게져서는 심훈과 사영은을 재촉했다.

“이 일을 어떻게 할 건데!”

“연우 씨랑 결혼해야 돼 넌.”

사영은이 말했다. 심유진이 정연우와 결혼하지 않는다면 심연희는 허태준을 넘볼 수가 없었다. 사영은은 꼭 심연희의 앞길을 잘 다져주고 싶었다. 반대로 심유진은 어디 가서 죽든말든 자신이 상관할 바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심훈도 고개를 끄덕였다. 심훈은 사영은과 심연희가 세운 계획에 대해 모르고 있었지만 그도 자신만의 계획이 있었다. 허태준의 20억은 큰돈이긴 하지만 자신에게는 한 푼도 차려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씨네 집안이 10억을 전부 심유진에게 준다 해도 적어도 결혼 후 두 회사가 합작하는 건 당연한 일일 테니 수입이 늘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요, 그럼.”

심유진은 거절하지 않았다. 다만 더 큰 요구를 제기했을 뿐이었다.

“그럼 20억보다 더 큰돈을 주세요. 일시불로요.”

“심유진, 까불지 마.”

사영은이 경고했다.

“이건 결혼을 하는 거지 몸을 파는 게 아니야.”

심유진이 비웃었다.

“제가 원하지 않는 결혼을 강제로 하는 게 몸을 파는 거 아닌가요?”

“어차피 팔리게 될 거라면 공평하게 경쟁하죠? 가격을 높이 부르는 사람한테 가는 걸로.”

심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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