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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꼬신다고?”

허태준이 실소를 터뜨렸다.

“내 약혼녀가 남을 꼬실 필요가 있나?”

“진짜예요!”

신연희는 허태준이 믿지 않는 모습을 보자 증인을 끌어들였다.

“연우 오빠, 오빠가 한번 말해봐. 아까 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연우는 허태준을 만난 적이 없었지만 그의 옷차림이나 분위기를 봤을 때 허태준이 절대 일반인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연우는 대답을 망설였다. 허태준의 날카로운 눈빛을 보자 더욱 죄책감이 들어 그는 결국 침묵을 택했다.

심연희는 정연우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자 급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심연희가 사영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냈다. 사영은도 당연히 심연희 편이었다.

“유진이가 연우를 먼저 꼬신 게 맞아요.”

심유진은 이미 그들에게 상처를 받을 대로 받은 터라 이런 거짓말을 들으면서도 전혀 분노하거나 속상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존경심이 들 지경이었다. 연기를 전공했던 사람이라 그런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 전혀 티 나지 않았다. 하지만 해명은 똑똑히 해야만 했다.

“아니에요. 정연우 씨가 절 강제로 끌고 간 거였어요.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언니, 언제까지 대표님을 속일 거야? 연우 오빠가 직접 말했어. 언니가 꼬신 거라고.”

“그럼 이번에는 내가 직접 말할게. 난 그런 적 없어.”

심유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내 동생이라는 애가 나보다 남을 더 믿는 거야?”

심연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꼬신 게 아니라고? 어떻게 뻔뻔하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지?”

사영은이 심연희를 지켜주기 위해 나섰다.

“아까 10억을 요구한 사람이 누군데!”

심유진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했던 말을 사영은이 물고 늘어질 줄은 몰랐다.

“10억만 달라고 했어?”

그때 허태준이 놀란 얼굴을 하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난 20억 준비했는데 어떡하지?”

허태준이 당황해하며 하는 소리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심유진은 허태준이 지금 자신을 도와주고 있다는 걸 눈치챘기에 거기에 맞장구를 쳤다.

“더 좋은데요? 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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