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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사람들은 다 나갔다. 방문도 닫혀있었다. 방안에는 심유진과 정연우 둘만 남았다.

정연우는 또한번 말했다. "미안해."

심유진은 아무 표정없이 풀어헤쳐진 옷을 잘 입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나도 어쩔수가 없었어. 미안해." 정연우는 혼자 계속 얘기했다. "내가 이러지 않으면...나도 정씨집안에서 잘 지낼수 없을거야."

심유진은 발걸음을 멈췄다. 고개를 돌리지는 않았다.

그는 초점을 잃은채 문을 바라보면서 비웃듯이 웃었다. "사과 하지 않아도 돼. 어쩔수 없었다는걸 나도 이해해."

그는 정연우를 탓하지 않는다.

천진하고 타인을 너무 쉽게 믿은 자신을 탓할 뿐이다.

정연우는 오늘 그녀에게 뜻깊은 수업을 해주었다. 그녀는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다.

**

심유진의 셔츠단추는 정연우때문에 두개밖에 남지 않았다. 아예 못입게 되었다.

그녀는 방으로 돌아가 후드로 갈아입고 심훈의 분부대로 그의 서재로 갔다.

심훈 외 사영은, 정현철과 정현우도 거기에 있었다.

사영은은 여전히 분노와 부끄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고 심훈과 정현철은 진정되어 보였다.

정연우는 고개를 숙이고 정현철 옆에 앉아있었다. 두손은 무릎위에 놓여져 있었고 세게 주먹을 쥐고 있었다.

"심유진, 정연우와 정아저씨한테 사과해." 심훈이 얘기했다.

심유진은 곧게 섰다. 모든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심아저씨가 반대로 얘기한거 아닌가요?" 그는 차갑게 웃었다. "오늘일은 제가 사과받아야 하는게 아닌가요?"

"이 천한것!" 사영은은 또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심유진의 한마디때문에 멈췄다. "지금은 정신이 나나 보네요. 전혀 암 말기인 환자처럼 보이지가 않는걸요."

그는 의자 손잡이를 세게 쥐였다. 손등은 푸른 힘줄이 튀어나왔다.

"은혜도 모르는 것이! 너 같은 걸 이십몇년이나 키우다니!"

"십칠년이죠." 심유진은 바로 잡았다. "저 나이 열일곱에 대구로 대학을 다녔고 그 이후 생활비는 제가 아르바이트 하면서 벌었기 때문에 저를 키우시진 않으셨죠."

"그래도 너를 십칠년이나 키웠어! 이게 너의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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