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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화

서재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는 조금 난감한 기색을 내보였다. 사실 그 정도 돈은 정현철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영화 한 편에 투자하는 돈의 몇십분의 일 정도밖에 안 되는 금액이었기에 쉽게 내놓을 수 있을 만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그는 심유진을 믿을 수 없었다. 정현철은 심유진이 많이 단단해졌다는 걸 느꼈다. 심훈 부부가 키워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무슨 일이나 가리지 않고 다 하던 그 멍청하리만큼 착한 심유진은 이제 없었다. 그래서 10억을 줘도 아무 이익도 못 볼 가능성이 클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여자에게 자신의 그 멍청한 아들을 장가보내면 이제 아들의 앞길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정현철은 심유진과 협상을 해보려고 했다.

“아니면 먼저 2억을 받고 나머지는 혼인신고를 한 다음에 받는 건 어떤가?”

2억 정도는 손해를 봐도 아깝지 않을 것 같았다。 심유진에게 주는 보상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심유진이 단호하게 거절했다.

“싫어요.”

그녀는 이미 정현철이 뭘 걱정하는지 파악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더욱 물러설 수 없었다.

“절 그렇게 믿지 않으시는 거라면 저도 믿음이 안 가죠. 혼인신고를 마친 후 나머지 돈을 안 주실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그쪽 집안사람이 되면 이모랑 삼촌도 더는 제 편에 서주지 않으실 텐데요.”

심유진은 일부러 이모라는 단어에 힘을 줘서 말했다. 사영은의 표정이 어두웠다.

“그렇게 성의가 없으신 거라면 더 이상 얘기할 필요도 없겠네요.”

심유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고 하자 정현철이 다급히 그녀를 불러 세웠다.

“그쪽 이모랑 한번 상의해 보도록 하지.”

“그러세요, 그럼 전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연우야, 같이 나가봐.”

정현철이 정연우에게 말했다. 심유진은 여전히 정연우를 아는 체도 하지 않으며 아무 말 없이 앞으로 걸어갔다. 정연우가 다급히 다가와 그녀 앞에 섰다.

“정말 저한테 시집올 거예요?”

“아니면요? 다른 선택지가 있나요 지금?”

심유진이 차갑게 웃었다.

“이게 당신이 원하던 거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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