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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좋아요.” 심유진은 태연스레 받아들였다. “먼저 밖을 둘러볼게요.”

오후의 햇빛은 강렬하여 따뜻하게 쏟아내렸다. 한겨울의 차가움을 녹여주는 해빛이었다.

심유진은 눈을 반쯤 감으며 정연우와 조금 걸었다. 그리고는 입을 막으며 하품을 했다.

“피곤한가요?” 정연우는 물었다.

“조금요.” 심유진은 눈가에 흘러나온 눈물을 손끝으로 닦아내고는 길옆 벤치에 비스듬히 앉았다. 먼곳을 바라보면서 얘기했다. “정원은 보시는것처럼 크지 않아요. 둘러보시다가 같이 돌아가죠.”

정연우는 그의 앞에 다가섰다. 그녀의 몸에 내려앉는 햇살을 막아 그녀는 음영에 놓이게 되었다.

“같이 가지 않으실건가요?” 그는 조금 놀랐다. 그녀의 집안이랑 집밖에서의 태도가 이렇게나 차이나는 이유를 모르겠다.

“솔직하게 얘기할게요 정도련님.” 심유진은 입에 미소를 살짝 머금었다. 하지만 입가의 미소는 눈안의 차가움에 비할바는 안됐다. “저는 심훈이 대구시에서 납치해서 여기 오게 됐고 그쪽이랑 맞선을 보게 된겁니다. 저는 대구에서 이미 한번 결혼을 했고 지금 이차 혼례를 준비하는 중입니다. 또한 저는 사영은의 사촌언니 딸이 아니라 사영은이 어디서 온 사람인지도 모르는 남자랑 낳은 사생아입니다. 정도련님, 당신이랑 당신 아버님은 속고 계시는겁니다. 심씨일가와 어떤 거래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이라도 여기에서 그친다면 늦지는 않을겁니다.”

그녀는 사영은의 목적이 이게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힘에 닿는데까지 이 계획을파토낼 예정이다.

정연우는 타격을 심하게 받은듯 했다.

그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런 얘기는 처음 듣네요.” 그는 웅얼거렸다.

“그만큼 배우는거지요.” 그녀는 타일렀다. “앞으로는 심씨일가와 가까이 하지 마세요. 특히 거래는 더 하지 마시구요. 아니면 얼마나 당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정연우는 그의 옆에 앉아 호기심에 찬 말투로 물었다. “이걸 저한테 왜알려주는거죠? 심씨일가가 그쪽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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