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하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일부러 화가 난 모습을 연기했다.“그래. 결국 나 배신하는 걸 선택하겠다 이거지? 그렇다면 결과도 이미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김신은 그와 논쟁하기도 귀찮았다. 그들 모두 그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싸우고 있는 거니까.조씨 가문에 있을 때부터 그들은 그들의 중시를 받지 못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애초에 임호군의 가족을 감시하라는 명을 받고 여기로 파견되지는 않았을 거다.그들을 조씨 가문 사람들 눈에 벌레만도 못한 사람이다.조씨 가문 사람들은 그들이 필요할 때 아이 하나 딸랑 보내 놓고 명령을 전달하고, 필요하지 않을 때는 언제든지 그들을 잔인하게 죽일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들은 조씨 가문에서 보내온 그 아이조차 공손히 대해야 한다는 게 현실이었다.하지만 진시우가 일을 한다면 아마 다른 미래가 있을 수도 있었다. 그는 은혜에 보답할 줄 아는 사람인 데다가 무도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전도유망한 젊은이니까.게다가 거의 신의 경지에 가까운 의술을 가진 사람이니 조씨 가문보다야 더 가치 있지 않겠는가?적어도 진시우한테서 그들은 “원로”취급을 받을 수 있고 존경받을 수 있다.진시우는 새파랗게 질린 채 눈을 번뜩이는 호해평을 바라봤다. 원양 제약회사의 회장님인 그에게 진시우는 별로 호감이 없었다.호해평을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속내를 알 수 없고 위선적인 사람이다. 사실 담비강과 대화할 때 그가 알려준 사실이 있다.호해평은 회사 내부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관심 없는 듯한 태도를 취하지만 사실 은밀히 쌍방과 모두 연락을 취해 여기를 지지했다 저기를 지지했다 하면서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 통제하곤 한다고.그는 이렇듯 속이 시커먼 사람이다.하지만 진시우는 담담하게 웃었다. 그래봤자 그들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니까. 사실 가장 상대하기 귀찮은 건 선락거다.이번 회의를 주도한 것 역시 선락거다.심지어 양태하는 아예 안중에도 없었다.“제가 여기 온 것은 저를 죽일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 이상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걸
한바탕 소란이 있었지만 그 누구도 감히 소리를 내지 못했다. 회의 주최자도 이미 팔 한쪽이 끊어졌으면서도 혼자 이를 악문 채 웅크리고 앉아 모든 걸 속으로 삭혀야만 했다.그들 중 가장 강한 양태하가 주시우의 주먹 한 대에 몇 미터 뒤로 물러났으니 그들의 실력으로 주시우를 진압할 가능성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더욱 무서운 건 이미 두 동맹이 그들을 배신했다는 거다!이런 상황에서 손을 잡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들은 여전히 진시우를 상대할 수 없는데!“방 가주, 혹시 겁먹은 건가?”녕 어르신이 맨 먼저 정신을 차리고 담담하게 묻자 방명지가 되물었다.“녕 어르신 방금 못 보셨습니까? 진시우가 얼마나 무서운지!”“나도 봤네.”녕 어르신의 얼굴에서 아까 전의 놀라움과 심각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의 나이 든 얼굴에는 오히려 약간의 흥분한 미소가 피어올랐다.“그런데도 어떻게…….”방명지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녕 어르신이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끊었다.“손을 잡는 건 의미가 있어!”모두가 놀란 표정으로 녕 어르신을 쳐다보자 그가 눈을 반짝였다. 목소리도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공호법, 진시우의 실력으로 자네를 쉽게 죽일 수 있을 것 같던가?”창백한 얼굴을 한 공호법이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런데 왜 아직 살아있는가?”녕 어르신의 말에 모든 사람이 어리둥절했다. 하자만 곧바로 두려움에 대뇌의 회로가 막힌 방명지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그의 뜻을 알아차렸다.그때 녕 어르신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건 그놈이 공호법 자네를 죽이지 못하기 때문이네!”양태하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그래, 맞아. 그 자식은 공호법을 죽이지 못한 거였어!”공호법은 팔 한쪽이 부러져 통증이 심했지만 그의 말을 듣는 순간 깨달음을 얻었다.“맞네요. 진호법과 우호법 모두 그놈의 손에 죽었죠. 그런데 그때는 일말의 망설임도 보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오늘 양백수와 김신을 데리고 왔지만 저를 죽이지 않았어요!”공호법은 점차 흥분했다.
“당연히 대어를 낚기 위해서죠. 공 호법을 죽인다 해도 상 호법, 각 호법이 있는데 제가 한 명씩 찾아가 죽일까요?”진시우는 고개를 저었다.“저들이 손을 잡으려 한다면 그냥 내버려 뒀다가 기회를 봐서 한꺼번에 쳐버리면 그만입니다. 적을 제대로 밝아죽이지 못하면 다시 우리를 공격해 올 겁니다. 하지만 저는 하나하나씩 처리할 겨를이 없거든요.”유수환이 그의 말에 걱정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하지만 너무 많은 가문이 현재 손을 잡았습니다. 게다가 모두 사회적 지위와 힘이 대단한 가문들이라서 상당히 무서운 힘을 갖고 있으니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그는 진시우의 실력을 믿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맹목적으로 자신할 수능 벗었다.그때 양백수가 콧방귀를 뀌며 끼어들었다.“진 선생님을 믿으세요. 저처럼 굳건하게!”“저희도 당연히 진시우 씨를 믿죠. 하지만…….”유수환은 몇 마디 더 보충하려 하다가 양백수가 눈살을 찌푸린 모습을 보자 이내 입을 다물었다.진시우는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지 않은 채 운전을 하고 있는 양백수에게 말했다.“저를 먼저 구미 병원에서 내려주세요.”병원에 도착하자 사람들은 모두 각자 흩어졌다.진시우가 병원에 온 목적은 당연히 강진웅 부부를 보기 위함이었다. 그는 그 두 사람을 관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유소하는 잘 회복하고 있었지만 진시우는 그들이 또 사고라도 당할까 봐 계회왕더러 절정의 경지에 이른 대종사 두 분을 보내 그들을 돌보게 했다.길지 않은 면회가 끝난 뒤 그는 낙청영에게 전화해 회사 일을 철저히 그녀에게 일임했다.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뒤 검세와 검술을 연마하고 각종 무도 비법을 익혔다.어둠이 깃든 밤.선락거 본부에 신선의 분위기를 풍기는 도포를 입은 노인이 바람을 가르며 로비에 나타났다.선락거 사람들은 사나운 기색을 한 노인을 본 순간 놀란 표정을 지으며 허리를 굽히더니 “관 어르신”이라는 호칭을 불렀다.그는 바로 고나선사의 관은용이다.“공 호법 안에 있나?”관은용이 노기등등해서 등장하자 외팔을 가진
눈을 감고 있던 지옥 진인이 갑자기 눈을 뜨며 기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사형! 드디어 오셨네요!”관은용은 사제가 무사한 것을 보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옆에 있는 양태하를 바라봤다.“양순찰, 내가 사제를 데리고 나갈까 하는데 혹시 반대하는 건 아니겠지?”“하하, 반대라니요! 관 선사님이 데리고 가시겠다면 데려가세요. 장무사는 지금 제 세상이나 다름없습니다!”진무사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던 관은용은 모처럼 예의 있는 웃음을 지었다.“양순찰 이 은혜는 내가 꼭 기억하지.”“선사님, 너무 내외하시네요!”양태하는 허리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그가 직접 방문을 열자 지옥 진인인 흥분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원한가득한 눈빛을 뿜어냈다.그는 이를 갈며 분개한 듯 소리쳤다.“사형, 반드시 진시우 그놈을 죽여야 합니다!”“나도 이번엔 그놈을 죽이러 왔어.”싸늘하게 웃으며 내뱉은 고나은용의 말에 지옥 진인이 감격에 겨워 크게 웃었다.그들은 곧바로 공 호법의 별장에 도착했다.별장 내에서 지옥 진인이 낮게 내리깐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사형, 제가 그놈을 저주해서 죽일까요? 그 자식은 아마 음신을 모았을 겁니다. 게다가 제 몸 안에 있던 양원지기를 빼앗아 가 어쩌면 양신도 모았을지 몰라요! 음양신을 모두 몸속에 지녔다면 주술로 죽이기는 아마 어려울 겁니다. 그리고 그놈의 기운으로 주술을 끌어내야 하기도 해서 더 어렵습니다.”공 호법은 그 말을 듣자 악에 받쳐 이를 갈았다.“제 팔을 그 자식이 잘라 팔에 아마 그놈의 기운이 묻어있을 겁니다!”관은용이 고개를 끄덕였다.“공 호법, 잘린 팔을 가져와 봐.”공 호법이 잘린 팔을 가지러 간 동안 관은용이 담담하게 말했다.“사제, 걱정하지 마. 그놈이 만약 정말로 음양신의 기운을 모았다면 그놈은 무조건 죽어.”지옥 진인은 어리둥절했다.“무슨 뜻이에요?”“그놈이 만약 음양신을 몸 안에 모았다면 아직 선경 절정에 있다는 뜻이겠지. 그런데 나는 주술 선사라서 선인도 쉽게 죽일 수 있
영약이 복부로 들어가자 장철진기가 그의 체내에서 미친 듯이 흘러 다녔다. 그 기운들이 온몸을 한 바퀴 돌고 나서야 약효가 발휘되기 시작했고 진시우는 다시 한번 음신을 불러냈다.그때 주술의 검은 안개를 휘감은 채 다시 그를 향해 날아들었다. 그 검은 음신을 멸할 수 있을 정도로 강했다.다행히 음신의 부서졌던 오른팔이 이미 회복고 신념마저 다시 돌아온 터라 음심이 자연적으로 치유되었다.음신 진시우는 다시 주먹을 휘둥러 원신의 검과 정면으로 대치했다. 이런 상황에서 검을 피할 방법은 없었기에 그는 억지로 공격을 받아낼 수밖에 없었다.“주사술도 모자라 이렇게 강력한 원신의 힘이라니 선락거의 관 선사라는 사람인가 보네…….”이렇게 강한 원신의 검을 모을 수 있는 걸 보면 대원신의 육지 선인임이 틀림없었다. 게다가 주술과 부적에 능한 사람!쾅!음신 진시우의 양 팔이 원신의 검에 의해 잘려나갔지만 다행히 그가 삼켰던 영약의 약효가 아직 남아 있어 그는 다시 음신의 팔을 만들어 냈다.그때 남은 6자루의 검이 동시에 날아왔다. 음신 진시우는 자신의 원신이 다치는 것을 대가로 그 공격을 막아냈다.십몇 초 사이 남은 원신의 검이 모두 사라지고 음신 진시우도 다시 진짜 진시우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큽…….”뜨거운 피가 진시우의 목구멍을 타고 뿜어나올 뻔했지만 그가 장청진기로 부상을 치료한 덕분에 그것만은 참을 수 있었다.곧바로 그의 창백하던 얼굴에 혈색이 돌아왔다. 장청진기가 있는 한 어떠한 내상이든 외상이든 그에게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진시우!”이시연이 갑자기 잠옷을 입고 외투를 걸친 채 문 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굉음에 놀라 잠에서 깼다.“나야.”진시우는 낮게 대답했다. 물론 장청진기로 몸의 상처가 모두 치료됐지만 그는 온 신경이 피곤했다.“나 너무 힘들어서 먼저 잘게.”말을 마치기 바쁘게 진시우는 눈을 감은 채 그 자리에 쓰러졌다. 이에 놀란 이시연이 미친 듯이 그를 향해 달려갔다.“진시우!”이시연의 다급한 소리에 이현우마저 달려
공 호법은 당연히 이현문을 죽일 리 없었다.하지만 그가 이렇게 당당하게 행동하는 건 진시우가 나오도록 그의 신경을 긁기 위해서였다.만약 진시우가 아무 일 없다면 분명 이현문을 이렇게 대한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하지만 이병천의 얼굴이 분노로 뒤덮였다.“선락거, 대체 뭐 하자는 거야?”“흥!”공 호법은 입가에 냉소를 지으며 그림자로 변하는가 싶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혼미해 있는 이현문 옆에 나타나 주먹으로 이현문 머리를 내려치는 제스처를 취했다.“감히!”이병천은 크게 놀라 하며 대노했다.그때 공 호법은 이현문을 내리치려던 주먹의 궤적을 바꾸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을 내리쳤다. 순간 바닥에 금이 가더니 공 호법은 내적 환호를 질러댔다.‘진시우가 안 나왔어! 역시 쓰러져 있는 게 맞았어! 관 선사님의 말대로 그 자식 끝난 거였어!’“하하, 내가 오늘 기분이 좋아서 한번 봐주지.”공 호법은 주먹을 거둬들이고는 놀란 표정을 지은 이병천을 향해 유유히 말했다.“이 어르신, 내가 충고하나 하죠. 하루빨리 이씨 집안 사람들을 데리고 선락거 아래로 들어와요. 그래야 이씨 가문도 앞으로 계속 구미시에서 발붙이고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안 그러면…… 선락거에 뿌리째 뽑힐 각오 단단히 해야 할 겁니다! 하하하!”공 호법은 고개를 젖힌 채 크게 웃으며 가벼운 걸음으로 이씨 저택을 떠났다.그가 떠나자 이병천은 다급히 이현문의 상태를 살폈고 곧바로 의사를 불러 이현문을 방으로 옮겼다.이렇게 혼란스러운 일을 겪고 나자 그는 더 이상 의원을 찾을 수도 없었다.그때 이시연이 굉음을 듣고 달려왔고 자초지종을 듣고 난 뒤 분노했다.“그러니까 진시우가 이렇게 된 게 다 선락거 놈들 짓이라는 거예요?”“하! 뻔한 일이지!”이병천은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이제 끝났어. 시우 군이 그 녀석들에게 당한 거라면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어.”이시연은 그 말을 듣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부들부들 떨었다.“아, 아닐 거예요…….”이병천의 표정은 몹
진시우는 그녀의 반응에 피식 웃었다.‘그래. 모른 체 해줄게. 안 그랬다간 이씨 가문 아가씨의 체면이 말이 아닐 테니까.’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앉더니 이시연 머리의 두 혈 자리에 은침을 꽂고는 장청진기를 주입해 눈의 붓기를 빼주었다.그리고 그 과정에 그는 이씨 집안 가정의가 그를 식물인간으로 판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어이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나는 보통 사람들과 달라. 나 천신 경지에 있는 수사거든.”그의 체내에 있는 음신이 여러 번 다쳤고 음신은 또 신념의 힘을 모아 형성된 것이기에 그저 그 힘을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던 거다.게다가 그는 단지 음신으로 자미명수법을 작동했기에 음신으로 수행한 거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오랜시간 무의식 상태에 빠진 거였다.“배고프지?”이시연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진시우에게 물었다. 하지만 일어서려는 순간 온몸의 힘이 빠지면서 쓰러지는 바람에 진시우가 다급하게 그녀를 부축했다.이시연은 순간 깊은 잠에 빠졌다. 그런 그녀를 보자 진시우는 마음속으로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몰라 그는 그녀를 안아 들어 침대에 살포시 눕혔다.그러던 그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송라엘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는데 아마 오늘 송진하가 가족 연회를 여는 날이라 전화 온 듯싶었다.“라엘 씨.”“시우 씨, 어디 있어요? 제가 데리러 갈게요.”“괜찮습니다. 저 이따가 혼자 갈 테니 집에서 기다려요.”“그래요 그럼. 이따 봐요.”“네.”통화가 끝나자 진시우는 미간을 문질렀다. 사실 그는 아직도 머리가 무거웠다.“시우 군!”그때 마침 문 앞에 나타난 이병천이 놀라면서도 기쁜 말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하느님 감사합니다. 자네가 영영 깨어나지 못하는 줄 알았네.”“그럴 리가요. 그럴 일 없습니다.”이병천은 다행이라는 듯 가슴을 쓸어내렸다.“현문이가 다쳤는데 자네가 대신 봐줄 수 있나?”“아저씨께서 다치셨다고요?”진시우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이병천을 따라 이현문의 방에 들어갔다.이현문은 안색이
우는 영약의 냄새를 맡고 흠칫하더니 이내 신념으로 벤츠 차량을 덮어씌웠다.그리고 다음 순간 그는 눈앞의 광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금강공이 천경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쉬골과가 여기 있다니?”진시우도 그 말에 감격했다. 금강 천경에 도달하려면 세 가지 약재가 필요한데 그는 이미 유수환한테서 그중의 두 가지를 얻은 상태였다.세 번째 약재가 바로 “쉬골과”인데 그걸 이곳에서 발견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하지만 동해시 번호판이라면 진하 아저씨의 친구분이겠지? 기회만 있다면 그 영약을 손에 넣을 수 있겠어!’흥분을 가라앉히고 난 뒤 그는 문 앞으로 걸어가 초인종을 눌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송라엘이 문을 열더니 그를 보는 순간 환한 미소를 지었다.“얼른 들어와요.”진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거실 소파에는 송진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 두 명이 더 앉아있었다. 겉모습으로 볼 때 그 중 한 사람은 3, 40대 정도 되는 중년 남성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송라엘보다 약 2, 3살 정도 많은 청년이었다.그때 송라엘이 낮은 목소리로 소곤거렸다.“미안하지만 제 남자친구인 척 좀 해줘요.”진시우는 그 말에 어리둥절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낮은 소리로 동의했다.그러자 송라엘은 곧바로 그의 손을 잡아끌었다. 그 부드러운 감촉에 진시우는 저도 모르게 눈을 치켜떴다.송라엘의 손은 차갑지 않았고 오히려 따듯했다.“삼촌, 이 사람 제 남자친구 진시우예요.”정장 차림의 중년 남자가 진시우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라엘아, 이 남자가 정말 네 남자친구라고?”외삼촌 엄태범의 물음에 송라엘은 단아한 미소를 지었다.“당연하죠. 제가 설마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 손을 잡겠어요?”진시우가 그녀의 남자친구가 아닌 건 맞지만 이 말은 사실이었다.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당연히 태도는 당당했고 그녀의 외삼촌도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엄태범은 순간 낯빛이 흐려졌고 그의 옆에 앉아 있던 청년은 약간 적대적인 눈
진시우는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나씨 가문이 뭐가 부족해서 나랑 뺏아요?”“나한테 부탁해요.”나침어는 평온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나한테 부탁하면 사람을 놓아줄게요.”진시우는 어이없어하며 짜증스럽게 손을 휘둘렀다.“강설 씨, 이 사람들 내보내세요!”강설은 진시우를 흘겨보았다. ‘내가 시중드는 하인이야?’하지만 강설도 따지기가 귀찮아서 곧장 일어나 말했다.“나침어 씨, 가시죠.”“그래요.”나침어는 매우 평온하였다. 그리고 부한식과 함께 기씨 가문을 떠났다.진시우는 불쾌하게 욕했다.“귀찮아!”강설은 담담하게 말했다.“장무사 조장 레벨의 사람은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부조장 정도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부한식 같은 사람은 서남 이곳을 지켜야 하니까요.”“나침어는 그런 사람을 절대 내주지 않을 거예요. ‘진’이라는 꼬리표를 붙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앞으로 큰 일을 하려고 힘을 모으는 거 맞죠?”“그런데 장무사 조장은 취임할 때 이미 꼬리표가 붙어버렸으니 부조장 레벨에서 시작하는 게 좋아요.”진시우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그런 거였어? 그럼 운교영을 데려가야겠네.”“설마 윤교영까지 거절하지는 않겠지. 안 내주면 나문후를 찾아갈 거야.”강설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나문후 이름이 나오면 그 무게는 달라진다.손성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진약원을 재정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출발하기 전, 그는 손지연을 진시우에게 맡기며, 그녀를 동해시로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았다.어차피 서남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었고, 이제 동해에서 근무할 때가 된 것 같았다.취임서가 내려온 지 오래됐지만 진시우는 아직까지 장무사에 가지 않았다. ‘아마 동해 장무사 쪽에서 불만이 있을 지도 몰라.’강설의 제안에 따라 그는 부한식에게 운교영을 데려가겠다고 했다.부한식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곧바로 승낙했다.하지만 운교영은 인수인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늦게 동해로 떠날 것이다
손성현 그들은 서로 바라보았다. ‘이건 서문성을 처리할 권한을 그들에게 넘기는 건가?’손지연은 화가 나서 말했다.“당연히 피의 대가로 갚게 해야죠! 장영 장로가 죽었잖아요! 이 복수를 안 해요?”태상 장로를 언급하자 진약원의 사람들도 얼굴이 변했다. 각자의 눈에 강한 증오가 가득했다.서문성은 이미 생사를 도외시하여 어떤 눈빛이나 태도에도 항상 태연했다.하지만 손성현은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저었다.“진 선생님이 정하시죠.”“장영 장로를 죽인 건 이공유이에요. 이공유가 죽었으니 복수는 끝난 거죠.”대장로인 위하 등은 손성현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러나 손성현은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고, 마치 이 일이 그렇게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상당히 독재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어도 말이다.진시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서문성의 생사는 제가 결정하겠습니다.”서문성은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손성현이나 진시우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다.손성현은 의아한 표정의 진약원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갔다.손지연은 이해할 수 없어서 아버지를 붙잡았다.“아빠, 왜 서문성을 죽여하고 하지 않아요? 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손성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하면 진 선생과 우리의 관계가 끊어져 버려.”“원한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건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아니야.”“진 선생님이 우리의 복수를 도와줬으니 우리는 감사해야 하지만 우리도 걔한테 뭔가를 준 걸 기억해야 해.”“진 선생님이 서문성을 살리려고 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강력하게 서문성의 피의 대가를 요구하면 길이 좁아져.”손지연은 찡그린 표정으로 말했다.“진시우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아빠가 너무 걱정하는 거예요!”“하하하, 그럴 수도 있어.” 손성현은 딸과 논쟁하지 않기로 했다.오랫동안 진약원을 다스리고 있는 만큼 손성현 눈에는 더 많은 것이 보였다....“어떻게 나한테 고마움을 표할 건데?” 진시우는 서문성을 바라보며 말했
부한식은 상황을 보며 말했다. “나침어 씨, 그럼 우리는...”나침어는 약간 이를 악물며 차갑게 말했다. “근처에서 호텔을 찾아서 잠시 머물러요!”...송천수의 부상은 심각했다. 이공유의 한 검이었으니까.모두가 진시우처럼 내력이 강한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그 어떤 상처도 진시우의 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시우는 송천수의 부상을 80% 치료했다. 나머지 20%는 그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남겨두었다.송씨 가문의 형제들은 진시우에게 완전히 감복하며, 감히 무례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송천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진시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어르신, 이제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네요. 축하합니다.”송천수는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그게 뭐라고, 그만 놀리세요.”오늘의 경험은 송천수의 마음가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예전 같았다면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다고 기뻐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시우와 이공유의 실력을 본 뒤 그는 어떤 허명도 웃음거리일 뿐이라고 느끼게 되었다.실력이야말로 개인의 근본이다.실력이 있다면 혼자라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고, 한 사람만으로도 대가문이 될 수 있다.진시우 같은 사람은 혼자서도 최고 가문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송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진시우가 몇 번 툭 치면 끝나는 힘이다.진시우는 말했다. “저는 기씨 가문에 가서 후속 처리 좀 하고 곧 남성을 떠날 거예요. 송씨 가문은 고족의 문을 지켜줘야 합니다.”송천수는 놀란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진 선생님, 선생님과 고족은...”진시우는 대답했다. “저는 고족의 대호법이 되었어요.”“헉-”송천수는 숨을 들이키며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고족을 잘 지킬게요.”‘외가 대호법이라니, 고족에서 무슨 일을 해야 그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거야...’진시우가 기씨 가문에 돌아오니 기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마당에 무릎 꿇고 있었다.
“서문성의 목숨을 최대한 지켜주길 바래.”이공유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내부 경맥을 거슬러 흐르는 검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음 순간, 이공유의 동공이 움츠러들고 머리가 기울어지며 숨을 거두었다.진시우는 이공유를 막지 않았다. 착한 사람이 아니고,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 오늘 수살술이 없었다면 방금 이공유의 검에 이미 죽었을 것이다.이공유가 쓰러진 후, 이번 정상대회의 소란은 완전히 끝났다. 진시우의 강력함을 목격한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은 경외심으로 가득 찼다.연단 위에서 서문성은 멍하니 있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패배했음을 알고 있었다. 이공유는 그의 유일한 의지였는데 이공유가 죽었으니 그의 목숨도 진시우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진시우는 서문성을 지나 손지연 옆으로 가서 그녀를 풀어주었다.“진시우!”손지연은 그의 품에 뛰어들어 울기 시작했다.진시우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 마, 네 아버지는 괜찮아.”손지연은 억울한 눈빛으로 진시우를 쳐다보았다. “정말?”“응.”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서문성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또 만났네.”서문성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무 처참하게 졌어.”“패배를 인정하면 사람들을 데리고 기씨 가문으로 가.”진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기군성을 쳐다보았다. 기군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진시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진 선생님, 제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진시우는 그를 보지 않고 서문성에게 말했다. “이공유의 부탁을 받았으니 너에게 살 기회는 줄게.”“하지만 너의 생사는 진약원 사람들이 정할 거야. 우선 기씨 가문으로 가, 나도 곧 따라갈거니까.”서문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섰다. 진시우는 손지연을 위로하며 같이 기씨 가문으로 가게 했다. 그리고 나침어 앞에 섰다.나침어의 표정은 담담했고, 아무런 의외의 기색이 없었다. 진시우는 그녀의 긴장을 터뜨리지 않고 부한식에게 시선을 돌렸다.“조장님, 나침어 씨가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데 보고만 있었
물론 이런 저항에도 한계가 있다. 다만 외부 사람들은 수살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한계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순간적으로 하늘과 땅 사이의 수증기가 모여들며 거대한 수증기 검을 형성했다.‘웅’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수증기 검이 하늘에서 내려와 곧바로 이공유를 향해 내리쳤다.‘푹’ 소리가 나더니 수만 갈래의 수증기가 이공유의 몸을 스쳐 지나갔고, 마치 수없이 많은 검날이 그의 몸을 관통한 것처럼 순식간에 이공유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이공유는 쿵 소리와 함께 땅에 내리꽂혔다. 그리고 피바다 속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헉― 헉―이공유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거칠게 기침을 했다. 그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몸체를 이루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생각지도 못했어. 오랜 세월 검도를 연마해왔지만 결국 젊은 후배에게 패하다니.”파괴력을 말하자면 그는 분명 진시우를 훨씬 능가할 수 있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진시우가 수살술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방금 그 검격으로 이미 승부가 갈렸을 것이다.진시우는 수살술 상태를 해제하지 않고, 이공유와의 거리를 유지했다.이공유는 통천자로서 실력이 강력하고 무서운 존재였다. 그와 함부로 가까워져서는 안 된다.“좋은 승부였습니다.”진시우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 이는 곧 자신의 승리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이공유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가 항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한 가지 부탁이 있어.”이공유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진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굳이 들어줘야 할 의무는 없는데요.”이공유는 말했다.“이 부탁을 들어준다면 내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를 제공할게.”“그래요?”진시우는 살짝 흥미를 보이며 말했다.“그 정보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겠군요.”“내가 가진 이 정보는 네가 천인을 넘어 전설적인 무왕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천인을 넘어서는 존재를 무왕
“큰일이야!”무문 도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러나 손을 쓰기엔 너무 늦었다.이공유의 검이 이미 진시우의 몸을 관통했으니 이제 더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었다.나침어도 얼어붙은 채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변화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진시우!”나침어는 깜짝 놀라 외쳤다. 이 순간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당장 앞으로 달려가려고 했다.“나침어 씨, 진정하세요!”다행히 부한식은 여전히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급히 나침어를 붙잡았다.나침어는 화를 내며 말했다. “부 조장님,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사람을 구해야죠!”부한식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나침어가 진시우한테 완전 마음을 주었네.’“잘 보세요. 진시우는 멀쩡해요.”나침어는 순간 멈칫하며 진시우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의 몸은 분명히 검에 의해 관통되어 있었다.촤라락!그 순간, 진시우의 몸이 갑자기 물로 변하며 수많은 물줄기로 흩어졌다. 그 물줄기들은 다시 모여 사람 형태로 되돌아갔다.나침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게, 이게 무슨 법술이에요?”부한식도 놀랐다. ‘몸을 액체로 바꿀 수 있다니, 너무 대단한 법술인데!’무대 아래의 관객들도 환호성을 터뜨렸다.이런 능력은 그들 모두가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오늘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눈이 번쩍 뜨이는 날이 되었고, 새로운 경험을 쌓은 날이었다.‘이제 나가면 자랑거리 하나가 생겼어.’이공유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여 진시우를 다시 보았다.“이런 법술도 있었군...”이공유의 눈빛이 심각해졌다. 액체로 변신할 수 있다면 그의 모든 검술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이공유가 이런 생각을 떠올리던 그 순간, 진시우가 갑자기 사라졌다. 동시에 이공유의 주변에서 무수한 검강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쿵!수많은 검의 그림자가 떠오르며 이공유를 완전히 감싸기 시작했다.슈슉슉!물로 변한 침들이 폭우처럼 이공유
“오늘의 승패와 상관없이 난 너를 인정해.”나침어는 자신이 무시당한 것에 얼굴이 굳어졌다.‘진시우 이 나쁜 자식!’‘좋은 마음으로 구하려고 했는데, 가문의 권세를 빌어 부한식에 이용해서까지 널 구하려고 했는데, 날 이렇게 대하냐?!’‘내가 대체 뭘 위해서 멀리 교토에서 이 남쪽 변두리까지 온 건데.’‘나씨 가문의 아가씨인 내가 이런 대접을 받다니.’ 하지만 진시우는 나침어의 생각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내 내력과 횡련 이게 전부가 아니예요.”진시우의 몸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알고 있어.”이공유는 담담하게 말했다. “너 진기를 쓸 줄 알지. 근데 너의 진기는 여전히 신경에 머물러 있지... 뭐라고?!”그가 말하는 도중,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육지... 선인?!”이공유는 진시우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쉽게도 나 얼마 전에 막 그 경계를 돌파했어요.”아래에서 나침어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부한식의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육지, 육지 선인?! 인간계 선인?!’무문 도장은 자신의 살을 꼬집으며 중얼거렸다.“진짜 대단해! 이럴 줄은 몰랐어! 네가 신해경을 돌파했었구나!”“그랬군... 그래서 이렇게 자신감이 있었던 거야! 신해경이라면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지!”이공유는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기세를 최고점으로 끌어올렸다.“내가 너를 과소평가했어.”이공유는 낮게 말했다. “네가 인간계 선인이 되었을 줄은 몰랐어. 그건 진정한 선인의 경지야, 완전히 변화한 존재지.”“받아요!”진시우는 공중에 손가락을 튕기며 진기 광선을 발사했다.이공유는 손을 들어 검을 휘두르며 그 광선을 부셨다.쉭!진시우는 빛처럼 이공유의 뒤로 빠르게 이동했다.“잡았다.”이공유는 뒤로 검을 휘둘렀다.그러나 진시우는 두 손가락으로 이공유와 그의 검을 함께 튕겨냈다.“내 장풍을 받으세요!”진시우의 손바닥에서 무한한 화염 진기를 폭발하였다. 이공
진시우는 칼 태원를 들고 즉시 절천팔도를 펼쳐 하늘을 가르며 내려쳤다.“오? 도법? 네가 도법도 쓸 줄 안다고?”이공유는 약간 놀랐지만 자신의 강력한 수련으로 진시우를 계속 제압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보아하니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려는 것 같은데!”이공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네 믿음을 완전히 부숴버리겠어!”쾅!진시우의 첫 번째 칼은 그의 검에 의해 무정하게 산산조각났다.진시우는 쏟아지는 검세에 온몸이 찢어질 것만 같은 압박을 느꼈고,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중압감에 몸을 추스르기가 힘들었다.후-곧이어 그는 절천팔도의 두 번째 칼인 ‘패천’을 휘둘렀다.천하를 제압하는 한 칼이었다.“음?”이공유는 방금 그 칼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도세를 느꼈다. 그의 눈에는 더 큰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이 녀석, 대단하군!”이공유는 칭찬하며 말했다.“너의 도법이 절대 간단치 않아. 혹시 전설 속의 절천팔도? 이런 도법을 익힐 수 있다니, 너도 하늘이 내린 재능이구나!”진시우는 대답하지 않고 패천을 휘둘렀다.이 한 칼을 휘두르며 그의 내력도 거의 바닥났다.도강은 빛을 뿌리며 진시우의 전신 내공을 담아 하늘을 거슬러 이공유를 향해 내려쳤다.이공유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의 내력을 움직였다. 그는 천지의 대세와 어울려 순간적으로 자신과 천지가 하나가 되었다.이공유도 찬란한 검을 휘둘렀다.거대한 굉음이 하늘을 가득 울리며 수많은 빛의 파편들이 별똥별처럼 흩어졌다. 검압과 도강이 함께 휘몰아쳤다.무자들은 뒤집혀 나가 떨어졌고, 천인 이상의 무자만이 간신히 몸을 세울 수 있었다.부한식은 충격을 받으며 말했다.“진시우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해졌단 말인가...”나침어 역시 놀랐다. 이제 진시우의 실력이라면 동해 장무사의 조장이 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할아버지는 정말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진시우의 기운이 떨어졌어!”갑자기 부한식의 한마디가 나침어의 마음을 긴장하게 만
“그렇다면 ‘폭혈단’을 더하죠.” 나침어는 이 순간 냉혹하기 그지없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고, 오직 이익을 저울질하는 차가운 계산만 남아 있었다.부한식은 잠시 멈칫했다. 폭혈단에 각성단을 더하면 이공유도 이길 희망이 있다.“알겠습니다.”부한식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렇게 하겠습니다.”나침어는 링을 바라보며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장님이 이 두 약을 복용하신 대가로 그쪽 가문이 향후 세 대의 번창을 약속하죠.”부한식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고,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망설임이 완전히 사라졌다.“나씨 가문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이공유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금강공... 이 횡련 법문에 대해선 나도 자주 들었어.”“오늘 이렇게 보니 소문보다 훨씬 더 기묘한 것 같군. 진시우, 네 운이 좋았어. 금강공을 이 정도까지 수련하다니.”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운이 좋은 건 맞아요. 금강공은 마치 나를 위한 하늘의 선물 같거든요.”“수련하는 동안 어려움이나 장애물 거의 없었어요.”진시우의 말은 약간 자랑으로 들리겠지만 사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아무리 금강공을 손에 넣는다 해도 그만큼 순조롭게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군부자, 천강진인이 수십 년을 수련했어도 진시우가 두 달 만에 도달한 경지에 미치지 못했다.어떤 법문이든 사람을 가리는 법이다.“횡련이 대단한 건 인정하지만 그저 껍질만 두꺼워지는 거라면 아무 소용없어.”이공유의 몸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면서 동시에 그의 검이 진시우에게로 날아들었다.검날이 진시우의 어깨를 베자 그 엄청난 힘에 링의 절반이 부서졌다.진시우의 어깨 소매는 검기의 폭풍에 휘말려 산산이 부서졌다.진시우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링이 조금 거추장스럽지 않아요?”이공유도 웃으며 답했다. “그런 것 같군.”두 사람은 서로 미소를 주고받고 나서 진시우가 주먹을 내질렀고, 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