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님, 저 지금 뭘 잘못 들은 거죠?”“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무슨 실수라도 했나요?”범기정은 잔뜩 긴장하여 말하였다. 여기에 온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게 뭔 청천벼락같은 얘기인지? 만약 진짜로 직장에서 해고되기라도 한다면 필시 웃음거리로 전락하게 될 것이 뻔했다. 허나 되돌아 오는 거란 김신의 더 큰 으름장이였다.“꺼지라고! 내 말 않들려?”“지금 꺼지면 그나마 고분고분 보내줄수 있어. 추한 꼴 나기 전에.”범기정은 그만 바닥에 털썩 주고 앉고 말았다. 그는 단 한번도 김신이 이토록 화내는 모습을 본적이 없었다. 옆에 같이 동했했던 사람들도 마찮가지 였다.그들은 모두 이 상황에 얼이 나가 멍하니 바라보다 범기정이 철저히 바닥에 주저 앉는 꼴을 보고 곧바로 팩 돌아서서 가버리였다.그렇게 모두가 뿔뿔히 흩어진뒤 현장에는 진시우 등 몇몇 밖에 남아 있지 않게 되였다.김신은 그제서야 주남강한테 다가가서 범기정의 실례를 사과하였다.“죄송합니다, 주선생님. 저 범기정이라는 자, 내가 보기에도 심보가 아주 고약한 사람이에요. 잠시 눈이 멀었나 봅니다, 하하……, 저런 사람을 채용하다니, 내가…….”“그러니 아까 일은 그만 잊어주세요. 괜히 페만 끼친게 아닌지 싶습니다.”“래일까지 자리를 깨끗하게 비워놓고 있겠습니다. 그럼 이후부터 잘 부탁드립니다.”예의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 사과에 주남강은 되려 말문이 막혀버렸다. 눈앞에 있는 강양 상회의 회장인 김신이 누구인지 모를리가 없었다. 이런 사람들은 왕왕 사회에서 그 입지가 막강하였다.‘범기정이 누구인지 했더니만 김신의 사람이였군.’주남강은 한켠으로 사과를 받아들이며 또 한켠으로는 속으로 이렇게 투덜대였다.상대방은 강양상회의 회장인데다가 이리도 공경하게 사과를 해오는데 주남강은 결코 그 사과를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거절할 생각도 없었고.“무슨 이렇게 까지야……. 나도 원래부터 오해일거라 생각했어요. 그나마 잘 풀려서 다행이네요.”“주 선생님이 그리 말씀해주니 감사할 따름입
“그렇게 말하면 회장님이 얼마나 난처해 하겠어요?”진시우도 말다툼이 싫었는지 인츰 수긍하였다.“알겠어요, 임 대표님.”그렇게 일행은 선월각에 도착하여 자리에 앉았다.김신은 아까처럼 임아름을 지극정성으로 대하였다. 자리를 마련해 준다던지 음료를 부어준다든지 행여나 다시한번 무례를 범할까 말도 조곤조곤하게 했다.당연 진시우한테는 더욱 그랬다. 은근 진시우의 눈치를 살피면서 행동하는 거였다.임아름도 그런 김신의 의도를 알아보고 이내 말길을 진시우한테로 돌리였다. 그녀는 앞에서 서성이는 연희를 보고는 새삼스레 말을 걸었다.“안녕하세요~ 제가 선월각은 처음이라 잘 모르는데 한번 소개시켜 줄수 있나요?”연희도 재치있게 받아치며 웃음을 보였다.“당연하죠, 이리로 오세요.”둘은 그렇게 넌지시 말을 주고 받으며 이내 김신과 진시우 둘만 남겨놓고 자리를 피했다. 임아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진시우를 한번 더 쏘아보고는 연희를 뒤따나 나섰다. 무례하게 김 회장님을 대하지 말라는 눈치였다. 진시우는 알겠다는둥 눈을 껌뻑이고는 어서 임아름을 보내버리였다.둘이 나가고 드디여 김신과 진시우 그리고 김양 셋만 남게 되였다. 이윽고 공기가 조용해지더니 침묵이 흘렀다. 김신이 먼저 입을 열었다.“진 선생님…….”그러나 진시우는 못마땅하다는 듯 표정을 찌프리면서 김신의 말을 잘랐다.“도대체 뭐하는 겁니까?”“다름이 아니라…… 전에 우리 둘 부자가 진 선생님한테 실례를 범한거는 그만 양해 해주세요.”옆에 있는 김양도 어쩔바를 몰라하며 진시우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진 선생님, 저번에는 제가 잘못 하였습니다.”진시우는 머리를 탁탁 치며 한숨을 내쉬었다.“휴……, 난 모르겠습니다…….”“그나저나…… 저 부탁이 하나 있는데, 사실 제가 강양 상회를 데리고 진 선생님이랑 함께 일하고 싶은데 어떻게 안될가요?”“네……?”진시우는 김신 부자를 보면 머리가 아파났지만 이런 제안까지 해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보아하니 임씨 집안을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던데, 배후에는
임아름은 진시우의 말에 표정을 구기면서 대꾸했다.“제대로 말해요, 김신 회장님이 뭐라시던가요?”“진짜라고요.”진시우는 억울하다는 듯 임아름과 눈을 마주치면서 답했다.“그런데 나도 먼저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았어요. 이 김신이라는 사람 아무리 봐도 뭔가가 있는거 같아서 말이죠.”그러나 임아름은 여전히 믿겨지지가 않았다. 두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는 이상 그냥 진시우가 멋 부리며 하는 말이구나 싶었다.“근데 김 회장님이랑은 어떻게 알게 되였어요?”아까 연희랑 한바퀴 참관하면서 그녀는 강양 상회에 대해 더 한층 깊은 요해를 가지게 되였다. 연희는 별로 개의치 않고 임아름한테 구석구석 많이 소개해 주었다.강양 상회가 갖고 있는 인맥은 구미시에서 탐급에 속해 있었다. 만약 강양 상회의 도움이 있다면 구미에서 거뜬히 입지를 굳힐수 있었기에 모두들 강양 상회를 눈여겨 보고 있었다. 그중에는 임아름도 있었다.진시우는 임아름의 물음에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그거요? 내가 김신의 아들을 한바탕 두드려 놓았거든요.”그말에 임아름은 또다시 진시우를 노려보며 경고했다. 큰 소리도 한두번이지 계속 연달아 나대니깐 화가 동하기 시작했던 거다.“아니, 내 말에 좀 엄숙하게 대답하면 어디 덧나요?”하지만 진시우도 답답하기는 똑같았다. 진실을 말해도 믿지 않을거면서 구태여 물어보려는 심보가 뭐지 싶기도 했다. 마침내 진시우는 그런 임아름의 태도에 두손두말 다 들었다.“쩝……. ”“그냥 아는 지인 한분 구해준 적이 있었어요.”그럴싸한 구실을 하나 대고는 대화를 마치려고 했다. 임아름은 이런 이유는 믿을만 했는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더니 흥분된 감정을 추스르고 말했다.“그래요, 처음부터 이실직고하면 얼마나 좋아요!”“아까 연희씨랑 둘러보면서 들은 얘기인데 김 회장님 배후에는 구미의 여러 갑부들이 있다고 하네요. 아마도 그중에는 건축업에 몸을 담구고 있는 분도 있을텐데 한번 잘해봐요.”임아름은 말하면서 진시우를 힐끔힐끔 훔쳐보기도 했다.진시우는 옆에서 듣
“태 어르신, 조금 오해가 있는거 같인데. 난 조씨 집안이랑 화해를 할 생각이 없습니다. 더우기 화해를 할 처지도 아닌거 같아네요.”“조씨 집안과 화해를 할려면 임아름 집이랑 결별한다는 뜻인데 그건 불가능 한거잖아요.”아무리 누가 뭐라 한들 임씨 일가가 진시우의 노인네랑 쌓은 정이 있는데 그리 쉽게 잊혀질리가 없었다. 진시우는 있는 힘껏 임씨 집안을 위해 효력하리라 다짐하였었다.“그럼 내가 중간에서 조씨 집안이 함부로 손쓰지 못하게 할게요.”하지만 진시우는 태문세와 의견이 달랐다. 조씨 집안에서 태문세의 말을 들을거 같지도 않았고 아예 조씨 집안이랑 입장이 판이하게 갈렸기에 어쩔수 없는 것이라 생각했다.진시우가 별 감흥이 없는걸 확인하자 태문세도 그냥 수긍하며 말했다.“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그런 이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요. 도울수 있는데까지 다 돕겠습니다.”진시우도 태문세의 성의를 알고 있기에 별따로 싱거운 얘기는 하지 않고 그냥 “네, 알겠어요.”라고만 했다.태문세는 무서웠다. 조씨 집안이 어중간한 집안도 아니였고 설사 성장인 그도 함부로 건드릴수 없을 정도였으니.“그리고…….”태문세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을 이었다.“온 어르신한테 말이 왔는데 부탁한 세자루의 검이 완성되였다네요. 이로써 빚은 다 갚은거라면서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네,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진시우는 멋쩍게 웃어보이고는 통화를 마쳤다.태문세나 온정솔의 반응으로 미뤄보아 조씨 집안을 확실히 헐겁게 여겨서는 안되는 집안이였다. 그냥 소문으로만 접해 들었는데 생각보다 일이 더 복잡해질거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이로써 임 어르신이나 임하운이 조씨 집안이랑 무슨 연유로 악연을 맺게 되였는지 더 궁금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이런 큰 세력이랑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그리고 이 것보다도 조씨 집안이라면 분명 임호군 일가을 이 세상에서 박멸해 버릴수도 있는 건데 그러지도 않았고, 온통 의문투성이였다.……한편 태문세는 전화기를 내려놓고 옆에 앉아있는 온정솔을 보더니
“됐어!”태문세는 손을 내저으며 더이상 관심을 끄기로 결심했다. 제 아무리 능력이 출중한다 한들 타인의 권고를 듣지 않으니 말이였다.“어쩌면 제2의 살아있는 염라대왕으로 될수도 있는건데, 하필이면 조씨 집안을 건드려가지고…….”태문세는 혀를 끌끌 차며 내심 아까워 했다. 하지만 이 모두 하늘의 뜻이니 그도 더이상 속을 썩이지 않기로 하였다.……장무사에서.양태하는 표정이 어두워서 휴대폰을 내려놓더니 씩씩거리며 가까스로 화를 참고 있었다. 옆에는 조진이도 있었도 그도 낯색이 영 좋지 못했다.“태문세, 이런……, 감히 우리 조씨 집안을 건드리다니!”아까 금방 할아버지한테서 더이상 진시우랑 마찰이 생기는 걸 기피하라고 전화가 왔었다. 그 말인 즉슨 진시우한테서 본 낭패를 그냥 억지로 삼켜버리란 말인데 기분이 좋을리가 없었다.양태하도 못 마땅하였지만 그래도 조진이를 좋게좋게 타일렀다.“늙은이가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때론 사리 분별이 굼뜬데 그냥 그러러니 해요. 태문세가 설마 고작 진시우 하나 때문에 우리 조씨 집안이랑 얼굴을 붉히겠어요?”하지만 조진이는 되려 악날스럽게 되려 일이 트러지기를 바랬다. 그렇게 된다면 정당한 명분이 생겨서 주체 못할 이 분노를 마구 발설할수 있게되기 때문이였다.“그냥 우리랑 한번 맞짱 떠라고 해요. 그래야 감당못할 대가를 치를수 있게 하지……!”옆에서 아픈 몸을 치료하고 있던 후옥천은 그냥 묵묵히 둘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이때 어디선가 추원용의 한층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양 순사님! 선락거의 주인장이 지금 구미에 없는데 대신 궁호법과 얘기하라고 하네요. 궁호법이 곧 주인장의 의지를 대표한다고 합니다.”양태하는 이말에 머리를 끄덕이였다.“그래도 되지.”말을 마친뒤 양태하는 곧바로 추원용을 따라 대외적으로 개방되지 않는 한 사적인 개인산장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는 궁호법을 비롯한 기타 구미의 각 세력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만날수 있었다.아마 진시우도 현장에 왔다면 깜짝 놀라게 될 거였다. 왜냐하면 여기에 참
다들 임양홍의 말에 눈이 휘둥그래져서 그를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생판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다름아닌 친 조카인데 그 누구보다도 악독했던 거다.양태하는 그말에 반대표를 던지였다.“그건 않됩니다. 임씨 집안을 대할때 유독 살인은 자제해야 합니다.”그말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아까 멀뚱멀뚱 하며 임양홍을 쳐다보던 눈길을 양태하한테로 돌리였다. 모두 그 원인을 알고 싶다는 눈빛이였다.그러나 양태하는 별다른 해석은 하지 않고 그대로 넘겨버리였다. 그렇게 회의는 다시 침묵이 흘렀다.마침내 녕 어르신이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 “이럴게요. 내가 사람 한명을 불러서 그 프로젝트를 빼앗으면 되는거 잖습니까.”양태하는 이 의견에 머리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사실 나도 그 생각이였습니다. 다만 합당한 사람이 있을지 궁금하군요. 혹은 나설수 있는 사람 말입니다.”“양 순사님, 믿을만한 사람이라면 내가 한명 추천할수 있는데, 하청국이라고 모두 들어본 적이 있으시죠?”그러자 아까까지 별 말이 없던 태우식이 대뜸 그의 말꼬리를 잡았다.“그 자 방씨 집안과 친하게 지내는 거 아닌가요?”“네, 맞습니다. 전에 진시우랑 충돌이 좀 있었는데 아마 이번이 그 자한테 기회를한번 줄수 있을거 같네요.”“근데 하청국은 과연 믿을 만한 가요?”양태하는 그래도 미심쩍은지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이에 방명지는 신심있게 대답했다.“절대적으로 믿을만한 사람입니다. 적으마치 2000억 규모의 회사를 가지고있는 사업가 출신이라고요.”양태하는 방명지의 답변에 아주 흐믓해 하며 은근 만족하였다.“그럼 그 하청국이란 자가 나서서 이번일을 해결하는 걸로 합시다. 반드시 LS그룹손에 그 어떠한 프로젝트도 넘겨서는 않됩니다, 모조리 빼앗아야 합니다.”방명지도 기세등등해서 장담했다.“우리가 손을 모으게 된다면 LS그룹이 대하의 재벌한테 도움받는 일이 없는한 절대로 우리 손에서 그 어떠한 프로젝트도 가져가지 못하게 될겁니다.”양태하는 그말에 입이 귀에 걸려 껄껄 웃어댔다. 그리고는 방명지더러
“만약 여기에 있는 누구라도 담비강을 원양제약회사에서 내쫓는걸 도와줄수 있다면 나도 진시우을 처단해버리는데 동조하겠습니다.”양태하는 말이 없었다. 다만 책유춘을 간간히 보면서 침묵을 지키고 있었고 회의에 참석한 이들도 별따로 의견을 제출하는 사람이 없었다.책유춘은 이에 급급히 더 보탰다.“저희 원양제약에서 사실 무도 천인 한분이 계시는데, 만약 담비강만 아니라면 충분히 동용할수가 있습니다.”책유춘은 기를 쓰고 담비강을 몰아내려고 하였다. 심지어 회사의 중요한 인력을 그 도박의 노름돈으로 사용하는 한이 있더라도.책유춘이 이만큼 성의를 보였으니 양태하도 그만 욕심을 내려놓고 웃으면서 답했다.“그렇게까지 한다면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그 담비강이라는 사람은 우리한테 맞겨요, 깔끔하게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다들 의견 없으시죠?”“아이고, 무도 천인이 팀에 합류할수 있다는데 이 좋은일에 반대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어요?”양태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방명지가 받아쳤다. 이 표현할수있는 기회를 놓칠세라 급급히 말했다. 방명지부터 이렇게 선두를 치는 바람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더이상 반대의견을 내지 못했다.양태하도 이 광경이 마냥 만족스러운듯 웃으면서 머리를 끄덕이며 회의를 종결하였다.……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드디여 전선 인터내셔널에서 경매가열리는 날이 당도하였다.임아름도 이번 일로 일찌감치 구미로 와서 대량의 자료를 찾아보며 이번 전선 인터내셔널의 일로 각종 준비를 하고 있었다.임아름은 당일날 전에는 한번도 입지 않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였다. 진시우도 그모습에 저도 몰래 눈을 힐끔하며 임아름을 보고는 인츰 고개를 돌리였다.임아름의 외모는 당연 나무랄데가 없이 아름다웠고 부동한 옷은 그녀의 그런 아름다움을 더한층 꾸며주었다.둘은 그렇게 차를 몰고 전성 인터내셔널에 도착하였다.“주 선생님이 이미 먼저 손써 놓았다네요. 우리가 경매를 시작하게 하면 그냥 상징적으로 몇몇이 손을 들뿐 결국은 우리한테로 오게 설계가 끝났어요.”진시우는 머리를 끄
진시우도 임아름처럼 크게 신경쓰지 않고 맘놓고 상황을 지켜보던 와중 어디선가 고요를 뚫고 목소리가 들려왔다.“420억 갑니다.”이건 무슨……? 예상치 못한 상황에 주남강과 주변의 관계자들은 모두 의아스러운 눈빛으로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았다.반면 임아름은 아까 내쉰 한숨을 도로 들이 마시고는 막연하게 주남강과 같이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흘깃하였다.“이거…… 뭔가 잘못 된거 아니야?”허나 진시우는 상황파악이 빨랐다. 원래 얘기한거랑 달랐으니 당연히 뭔가가 잘못된게 틀림없었다. 저 가격을 부르는 자는 필시 주남강이 불러서온 사람이 아니였다. 하지만 그래도 한번 지켜보기로 했다.임아름은 이런 상황은 처음이였는지 긴장해서 낯색까지 하얗게 질려버렸다.“440억!”임아름은 이를 악물고 값을 불렀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울수가 없었다.하지만 뒤에서 아까 값을 불렀던 사람은 피식하고 웃더니 이윽고 더 높은 가격을 부르는 거였다.“480억.”진시우는 확신했다. 이건 더이상 지켜볼 의미가 없었다. 반드시 누군가가 시켜서 상황을 파탄낼려고 온 자였다.그건 그렇고 가져온 돈이 부족함을 느낀 임아름은 더 한층 어쩔바를 몰라 발을 동동 굴렀다. 옆에서 애간장을 녹이며 식은 땀을 벌벌 흘리고 있는 임아름을 보고 진시우도 더이상 가만이 앉아있을수 없었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뒤에서 가격을 치는 사람의 신상을 알아보려고 했다.그러나 송진하랑 유수환도 이 상황을 알아차렸는지 미리 문자가 와있는 상태였다.진시우는 도착한 메세지를 보더니 눈살을 찌프렸다.“뭐야……, 하청국이였어?”그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바로 전에 온양시의 라일락 술집에서 본적이 있었다. 그때 하치군이 바로 하청국의 아버지였던 거다.그런 인물을 여기에서 보게 되다니, 인연이라면 인연인 거였다.진시우가 막 예전 기억을 떠올릴때 메세지가 띠링하고 왔다. 각각 송진하랑 유수환이였다. 모두 필요하면 자신들이 미리 프로젝트를 낙찰해 가겠다고 문자온 거였다.진시우는 조금 고민해 보더니 결국은 거절하기로
진시우는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나씨 가문이 뭐가 부족해서 나랑 뺏아요?”“나한테 부탁해요.”나침어는 평온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나한테 부탁하면 사람을 놓아줄게요.”진시우는 어이없어하며 짜증스럽게 손을 휘둘렀다.“강설 씨, 이 사람들 내보내세요!”강설은 진시우를 흘겨보았다. ‘내가 시중드는 하인이야?’하지만 강설도 따지기가 귀찮아서 곧장 일어나 말했다.“나침어 씨, 가시죠.”“그래요.”나침어는 매우 평온하였다. 그리고 부한식과 함께 기씨 가문을 떠났다.진시우는 불쾌하게 욕했다.“귀찮아!”강설은 담담하게 말했다.“장무사 조장 레벨의 사람은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부조장 정도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부한식 같은 사람은 서남 이곳을 지켜야 하니까요.”“나침어는 그런 사람을 절대 내주지 않을 거예요. ‘진’이라는 꼬리표를 붙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앞으로 큰 일을 하려고 힘을 모으는 거 맞죠?”“그런데 장무사 조장은 취임할 때 이미 꼬리표가 붙어버렸으니 부조장 레벨에서 시작하는 게 좋아요.”진시우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그런 거였어? 그럼 운교영을 데려가야겠네.”“설마 윤교영까지 거절하지는 않겠지. 안 내주면 나문후를 찾아갈 거야.”강설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나문후 이름이 나오면 그 무게는 달라진다.손성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진약원을 재정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출발하기 전, 그는 손지연을 진시우에게 맡기며, 그녀를 동해시로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았다.어차피 서남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었고, 이제 동해에서 근무할 때가 된 것 같았다.취임서가 내려온 지 오래됐지만 진시우는 아직까지 장무사에 가지 않았다. ‘아마 동해 장무사 쪽에서 불만이 있을 지도 몰라.’강설의 제안에 따라 그는 부한식에게 운교영을 데려가겠다고 했다.부한식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곧바로 승낙했다.하지만 운교영은 인수인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늦게 동해로 떠날 것이다
손성현 그들은 서로 바라보았다. ‘이건 서문성을 처리할 권한을 그들에게 넘기는 건가?’손지연은 화가 나서 말했다.“당연히 피의 대가로 갚게 해야죠! 장영 장로가 죽었잖아요! 이 복수를 안 해요?”태상 장로를 언급하자 진약원의 사람들도 얼굴이 변했다. 각자의 눈에 강한 증오가 가득했다.서문성은 이미 생사를 도외시하여 어떤 눈빛이나 태도에도 항상 태연했다.하지만 손성현은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저었다.“진 선생님이 정하시죠.”“장영 장로를 죽인 건 이공유이에요. 이공유가 죽었으니 복수는 끝난 거죠.”대장로인 위하 등은 손성현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러나 손성현은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고, 마치 이 일이 그렇게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상당히 독재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어도 말이다.진시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서문성의 생사는 제가 결정하겠습니다.”서문성은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손성현이나 진시우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다.손성현은 의아한 표정의 진약원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갔다.손지연은 이해할 수 없어서 아버지를 붙잡았다.“아빠, 왜 서문성을 죽여하고 하지 않아요? 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손성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하면 진 선생과 우리의 관계가 끊어져 버려.”“원한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건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아니야.”“진 선생님이 우리의 복수를 도와줬으니 우리는 감사해야 하지만 우리도 걔한테 뭔가를 준 걸 기억해야 해.”“진 선생님이 서문성을 살리려고 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강력하게 서문성의 피의 대가를 요구하면 길이 좁아져.”손지연은 찡그린 표정으로 말했다.“진시우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아빠가 너무 걱정하는 거예요!”“하하하, 그럴 수도 있어.” 손성현은 딸과 논쟁하지 않기로 했다.오랫동안 진약원을 다스리고 있는 만큼 손성현 눈에는 더 많은 것이 보였다....“어떻게 나한테 고마움을 표할 건데?” 진시우는 서문성을 바라보며 말했
부한식은 상황을 보며 말했다. “나침어 씨, 그럼 우리는...”나침어는 약간 이를 악물며 차갑게 말했다. “근처에서 호텔을 찾아서 잠시 머물러요!”...송천수의 부상은 심각했다. 이공유의 한 검이었으니까.모두가 진시우처럼 내력이 강한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그 어떤 상처도 진시우의 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시우는 송천수의 부상을 80% 치료했다. 나머지 20%는 그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남겨두었다.송씨 가문의 형제들은 진시우에게 완전히 감복하며, 감히 무례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송천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진시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어르신, 이제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네요. 축하합니다.”송천수는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그게 뭐라고, 그만 놀리세요.”오늘의 경험은 송천수의 마음가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예전 같았다면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다고 기뻐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시우와 이공유의 실력을 본 뒤 그는 어떤 허명도 웃음거리일 뿐이라고 느끼게 되었다.실력이야말로 개인의 근본이다.실력이 있다면 혼자라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고, 한 사람만으로도 대가문이 될 수 있다.진시우 같은 사람은 혼자서도 최고 가문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송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진시우가 몇 번 툭 치면 끝나는 힘이다.진시우는 말했다. “저는 기씨 가문에 가서 후속 처리 좀 하고 곧 남성을 떠날 거예요. 송씨 가문은 고족의 문을 지켜줘야 합니다.”송천수는 놀란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진 선생님, 선생님과 고족은...”진시우는 대답했다. “저는 고족의 대호법이 되었어요.”“헉-”송천수는 숨을 들이키며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고족을 잘 지킬게요.”‘외가 대호법이라니, 고족에서 무슨 일을 해야 그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거야...’진시우가 기씨 가문에 돌아오니 기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마당에 무릎 꿇고 있었다.
“서문성의 목숨을 최대한 지켜주길 바래.”이공유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내부 경맥을 거슬러 흐르는 검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음 순간, 이공유의 동공이 움츠러들고 머리가 기울어지며 숨을 거두었다.진시우는 이공유를 막지 않았다. 착한 사람이 아니고,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 오늘 수살술이 없었다면 방금 이공유의 검에 이미 죽었을 것이다.이공유가 쓰러진 후, 이번 정상대회의 소란은 완전히 끝났다. 진시우의 강력함을 목격한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은 경외심으로 가득 찼다.연단 위에서 서문성은 멍하니 있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패배했음을 알고 있었다. 이공유는 그의 유일한 의지였는데 이공유가 죽었으니 그의 목숨도 진시우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진시우는 서문성을 지나 손지연 옆으로 가서 그녀를 풀어주었다.“진시우!”손지연은 그의 품에 뛰어들어 울기 시작했다.진시우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 마, 네 아버지는 괜찮아.”손지연은 억울한 눈빛으로 진시우를 쳐다보았다. “정말?”“응.”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서문성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또 만났네.”서문성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무 처참하게 졌어.”“패배를 인정하면 사람들을 데리고 기씨 가문으로 가.”진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기군성을 쳐다보았다. 기군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진시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진 선생님, 제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진시우는 그를 보지 않고 서문성에게 말했다. “이공유의 부탁을 받았으니 너에게 살 기회는 줄게.”“하지만 너의 생사는 진약원 사람들이 정할 거야. 우선 기씨 가문으로 가, 나도 곧 따라갈거니까.”서문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섰다. 진시우는 손지연을 위로하며 같이 기씨 가문으로 가게 했다. 그리고 나침어 앞에 섰다.나침어의 표정은 담담했고, 아무런 의외의 기색이 없었다. 진시우는 그녀의 긴장을 터뜨리지 않고 부한식에게 시선을 돌렸다.“조장님, 나침어 씨가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데 보고만 있었
물론 이런 저항에도 한계가 있다. 다만 외부 사람들은 수살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한계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순간적으로 하늘과 땅 사이의 수증기가 모여들며 거대한 수증기 검을 형성했다.‘웅’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수증기 검이 하늘에서 내려와 곧바로 이공유를 향해 내리쳤다.‘푹’ 소리가 나더니 수만 갈래의 수증기가 이공유의 몸을 스쳐 지나갔고, 마치 수없이 많은 검날이 그의 몸을 관통한 것처럼 순식간에 이공유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이공유는 쿵 소리와 함께 땅에 내리꽂혔다. 그리고 피바다 속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헉― 헉―이공유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거칠게 기침을 했다. 그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몸체를 이루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생각지도 못했어. 오랜 세월 검도를 연마해왔지만 결국 젊은 후배에게 패하다니.”파괴력을 말하자면 그는 분명 진시우를 훨씬 능가할 수 있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진시우가 수살술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방금 그 검격으로 이미 승부가 갈렸을 것이다.진시우는 수살술 상태를 해제하지 않고, 이공유와의 거리를 유지했다.이공유는 통천자로서 실력이 강력하고 무서운 존재였다. 그와 함부로 가까워져서는 안 된다.“좋은 승부였습니다.”진시우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 이는 곧 자신의 승리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이공유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가 항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한 가지 부탁이 있어.”이공유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진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굳이 들어줘야 할 의무는 없는데요.”이공유는 말했다.“이 부탁을 들어준다면 내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를 제공할게.”“그래요?”진시우는 살짝 흥미를 보이며 말했다.“그 정보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겠군요.”“내가 가진 이 정보는 네가 천인을 넘어 전설적인 무왕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천인을 넘어서는 존재를 무왕
“큰일이야!”무문 도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러나 손을 쓰기엔 너무 늦었다.이공유의 검이 이미 진시우의 몸을 관통했으니 이제 더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었다.나침어도 얼어붙은 채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변화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진시우!”나침어는 깜짝 놀라 외쳤다. 이 순간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당장 앞으로 달려가려고 했다.“나침어 씨, 진정하세요!”다행히 부한식은 여전히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급히 나침어를 붙잡았다.나침어는 화를 내며 말했다. “부 조장님,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사람을 구해야죠!”부한식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나침어가 진시우한테 완전 마음을 주었네.’“잘 보세요. 진시우는 멀쩡해요.”나침어는 순간 멈칫하며 진시우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의 몸은 분명히 검에 의해 관통되어 있었다.촤라락!그 순간, 진시우의 몸이 갑자기 물로 변하며 수많은 물줄기로 흩어졌다. 그 물줄기들은 다시 모여 사람 형태로 되돌아갔다.나침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게, 이게 무슨 법술이에요?”부한식도 놀랐다. ‘몸을 액체로 바꿀 수 있다니, 너무 대단한 법술인데!’무대 아래의 관객들도 환호성을 터뜨렸다.이런 능력은 그들 모두가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오늘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눈이 번쩍 뜨이는 날이 되었고, 새로운 경험을 쌓은 날이었다.‘이제 나가면 자랑거리 하나가 생겼어.’이공유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여 진시우를 다시 보았다.“이런 법술도 있었군...”이공유의 눈빛이 심각해졌다. 액체로 변신할 수 있다면 그의 모든 검술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이공유가 이런 생각을 떠올리던 그 순간, 진시우가 갑자기 사라졌다. 동시에 이공유의 주변에서 무수한 검강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쿵!수많은 검의 그림자가 떠오르며 이공유를 완전히 감싸기 시작했다.슈슉슉!물로 변한 침들이 폭우처럼 이공유
“오늘의 승패와 상관없이 난 너를 인정해.”나침어는 자신이 무시당한 것에 얼굴이 굳어졌다.‘진시우 이 나쁜 자식!’‘좋은 마음으로 구하려고 했는데, 가문의 권세를 빌어 부한식에 이용해서까지 널 구하려고 했는데, 날 이렇게 대하냐?!’‘내가 대체 뭘 위해서 멀리 교토에서 이 남쪽 변두리까지 온 건데.’‘나씨 가문의 아가씨인 내가 이런 대접을 받다니.’ 하지만 진시우는 나침어의 생각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내 내력과 횡련 이게 전부가 아니예요.”진시우의 몸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알고 있어.”이공유는 담담하게 말했다. “너 진기를 쓸 줄 알지. 근데 너의 진기는 여전히 신경에 머물러 있지... 뭐라고?!”그가 말하는 도중,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육지... 선인?!”이공유는 진시우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쉽게도 나 얼마 전에 막 그 경계를 돌파했어요.”아래에서 나침어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부한식의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육지, 육지 선인?! 인간계 선인?!’무문 도장은 자신의 살을 꼬집으며 중얼거렸다.“진짜 대단해! 이럴 줄은 몰랐어! 네가 신해경을 돌파했었구나!”“그랬군... 그래서 이렇게 자신감이 있었던 거야! 신해경이라면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지!”이공유는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기세를 최고점으로 끌어올렸다.“내가 너를 과소평가했어.”이공유는 낮게 말했다. “네가 인간계 선인이 되었을 줄은 몰랐어. 그건 진정한 선인의 경지야, 완전히 변화한 존재지.”“받아요!”진시우는 공중에 손가락을 튕기며 진기 광선을 발사했다.이공유는 손을 들어 검을 휘두르며 그 광선을 부셨다.쉭!진시우는 빛처럼 이공유의 뒤로 빠르게 이동했다.“잡았다.”이공유는 뒤로 검을 휘둘렀다.그러나 진시우는 두 손가락으로 이공유와 그의 검을 함께 튕겨냈다.“내 장풍을 받으세요!”진시우의 손바닥에서 무한한 화염 진기를 폭발하였다. 이공
진시우는 칼 태원를 들고 즉시 절천팔도를 펼쳐 하늘을 가르며 내려쳤다.“오? 도법? 네가 도법도 쓸 줄 안다고?”이공유는 약간 놀랐지만 자신의 강력한 수련으로 진시우를 계속 제압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보아하니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려는 것 같은데!”이공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네 믿음을 완전히 부숴버리겠어!”쾅!진시우의 첫 번째 칼은 그의 검에 의해 무정하게 산산조각났다.진시우는 쏟아지는 검세에 온몸이 찢어질 것만 같은 압박을 느꼈고,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중압감에 몸을 추스르기가 힘들었다.후-곧이어 그는 절천팔도의 두 번째 칼인 ‘패천’을 휘둘렀다.천하를 제압하는 한 칼이었다.“음?”이공유는 방금 그 칼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도세를 느꼈다. 그의 눈에는 더 큰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이 녀석, 대단하군!”이공유는 칭찬하며 말했다.“너의 도법이 절대 간단치 않아. 혹시 전설 속의 절천팔도? 이런 도법을 익힐 수 있다니, 너도 하늘이 내린 재능이구나!”진시우는 대답하지 않고 패천을 휘둘렀다.이 한 칼을 휘두르며 그의 내력도 거의 바닥났다.도강은 빛을 뿌리며 진시우의 전신 내공을 담아 하늘을 거슬러 이공유를 향해 내려쳤다.이공유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의 내력을 움직였다. 그는 천지의 대세와 어울려 순간적으로 자신과 천지가 하나가 되었다.이공유도 찬란한 검을 휘둘렀다.거대한 굉음이 하늘을 가득 울리며 수많은 빛의 파편들이 별똥별처럼 흩어졌다. 검압과 도강이 함께 휘몰아쳤다.무자들은 뒤집혀 나가 떨어졌고, 천인 이상의 무자만이 간신히 몸을 세울 수 있었다.부한식은 충격을 받으며 말했다.“진시우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해졌단 말인가...”나침어 역시 놀랐다. 이제 진시우의 실력이라면 동해 장무사의 조장이 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할아버지는 정말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진시우의 기운이 떨어졌어!”갑자기 부한식의 한마디가 나침어의 마음을 긴장하게 만
“그렇다면 ‘폭혈단’을 더하죠.” 나침어는 이 순간 냉혹하기 그지없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고, 오직 이익을 저울질하는 차가운 계산만 남아 있었다.부한식은 잠시 멈칫했다. 폭혈단에 각성단을 더하면 이공유도 이길 희망이 있다.“알겠습니다.”부한식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렇게 하겠습니다.”나침어는 링을 바라보며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장님이 이 두 약을 복용하신 대가로 그쪽 가문이 향후 세 대의 번창을 약속하죠.”부한식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고,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망설임이 완전히 사라졌다.“나씨 가문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이공유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금강공... 이 횡련 법문에 대해선 나도 자주 들었어.”“오늘 이렇게 보니 소문보다 훨씬 더 기묘한 것 같군. 진시우, 네 운이 좋았어. 금강공을 이 정도까지 수련하다니.”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운이 좋은 건 맞아요. 금강공은 마치 나를 위한 하늘의 선물 같거든요.”“수련하는 동안 어려움이나 장애물 거의 없었어요.”진시우의 말은 약간 자랑으로 들리겠지만 사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아무리 금강공을 손에 넣는다 해도 그만큼 순조롭게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군부자, 천강진인이 수십 년을 수련했어도 진시우가 두 달 만에 도달한 경지에 미치지 못했다.어떤 법문이든 사람을 가리는 법이다.“횡련이 대단한 건 인정하지만 그저 껍질만 두꺼워지는 거라면 아무 소용없어.”이공유의 몸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면서 동시에 그의 검이 진시우에게로 날아들었다.검날이 진시우의 어깨를 베자 그 엄청난 힘에 링의 절반이 부서졌다.진시우의 어깨 소매는 검기의 폭풍에 휘말려 산산이 부서졌다.진시우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링이 조금 거추장스럽지 않아요?”이공유도 웃으며 답했다. “그런 것 같군.”두 사람은 서로 미소를 주고받고 나서 진시우가 주먹을 내질렀고, 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