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실은 아주 깨끗해서 마치 여태껏 아무도 업무를 본 적이 없는 것만 같다.사실 교이설이 자주 오지 않기도 했고, 자주 청소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 것도 있다.사무실 의자에 앉은 교이설은 각종 인사 사이트에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진시우가 물었다.“직장을 떠난 사람들을 대체할 사람을 찾고 있어?”“맞아. 교부명 때문에 생긴 위기는 넘겼지만 회사 문제가 아직 완전히 끝난 건 아니야. 빈자리가 많으니 빨리 메워야지.”사직한 사람 중에서 중요한 자리였던 사람도 많았기에, 전부 새로 고용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대충 뽑았다가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중요한 자리에 앉아 더욱 번거로운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진시우가 말했다.“내가 해결해 줄게. 약속했잖아.”“호의만 받을게. 이런 일은 네가 할 수 없어.”경력이 많은 사람은 충분한 연봉을 주지 않는 한 쉽게 이직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연봉을 많이 주면 회사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게 되니, 그것도 안 될 일이다.진시우가 바로 그녀 앞에서 어떤 번호를 눌렀다.“유 대표님, 시간 있어요?”유회성은 갑자기 진시우의 전화를 받고는 기쁘게 말했다.“당연하죠! 무슨 일이세요?”그는 진시우의 연락이라면 아무리 중요한 일이 있어도 바로 받을 사람이었다.“경력이 좀 있는 직원들이 필요한데, 가능할까요?”진시우의 말에 유회성이 물었다.“어떤 일자리죠? 말씀해 주시면 바로 보내겠습니다!”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그는 가능하다고 말할 것이다. 이렇게 진시우의 호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어찌 포기할 수 있겠는가?교이설의 자리로 걸어가던 진시우는 일자리와 필요한 사람 수를 계산하기 시작했고, 얼마 후 유회성이 말했다.“문제없습니다! 제가 다 메모해 놨으니 안심하세요. 두 시간 내에 모든 사람들이 도착할 겁니다!”“그래요. 일이 잘 끝나면 밥 한 번 살게요.”그 말을 들은 유회성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별 일 아닌데요, 뭐! 제가 알아볼게요. 천란복장에 가는 거죠? 그 쪽 대표를 찾아서…… 어
진시우가 전화 한 통으로 일을 처리하자, 그녀는 진시우에 대한 유회성의 믿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건…… 정말 말도 안 돼!’그때, 비서가 들어와서 말했다.“대표님, 아래층에서 싸움이 시작됐어요. 어떻게 처리할까요?”그러자 교이설이 놀라서 물었다.“싸움? 누가요?”“호가드 씨와 사직한 직원들이요.”“…….”교이설은 무슨 일인지 대충 알 것 같았고, 냉소를 금치 못했다. 자업자득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녀의 마음이 후련해지면서 편해졌다.“회사에 손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마음대로 하라고 전해요. 싸움이 끝나면 쫓아내 버리고, 누구라도 회사에 들어오려고 하면 막으세요.”비서가 명령을 받고 떠나자, 진시우가 혀를 차며 말했다.“정말 비참하군!”숨을 들이마시던 교이설의 마음에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오늘은…… 정말 고마워. 외지인인 네가 여기에 이렇게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줄은 몰랐어.”그러자 진시우가 당황했다.“이것도 자리를 잡은 거야?”교이설은 자기도 모르게 그를 힐끗 쏘아보았다.“시장이 너를 만나서 그렇게 공손하게 굴었고, 전화 한 통으로 동강의 재벌이 일을 처리해 주는데, 이게 자리를 잡은 게 아니면 도대체 뭐야?”진시우는 실소를 터뜨렸다.“그렇다면 그런 걸로 하자.”교이설은 정말 울지도 웃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이시연의 남자친구인 이 사람은 확실히 대단하지만, 어떨 때는 둔감하기도 한 것 같았다.황정군의 행동은 빨라서, 교이설의 명의로 된 다른 회사들도 문제가 다 해결되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잃었다.또한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유회성이 보낸 사람들이 도착했다.직접 아래층으로 내려가 그들을 맞이한 교이설은 그들을 보고 멍해져 얼른 진시우를 한쪽으로 끌고 갔다.“유회성한테 말해, 이렇게 대단한 사람들을 나는 감당할 수 없다고!”“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야?”그러자 교이설이 화가 나서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아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저 사람들 중 한 명은 엄청 유명한 직업 매니저야!
교이설은 지금이 그녀 일생에서 가장 빛나는 때라는 확신이 들었다. 동강성 재벌이 기어코 자신을 도와주려고 하는데, 거절할 기회조차도 없다니!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져다준 사람은 그녀의 절친의 남자친구였다.왠지 모르게 교이설의 마음이 좀 시큰해지며 진시우를 바라보는 눈빛이 아련해졌다.“끝났어? 휴대폰 돌려줘.”진시우가 휴대폰을 가져오자, 교이설도 정신을 차리며 유회성이 보낸 사람들에게 다가가 신속하게 그들의 업무를 배치했다. 그들 중 어떤 사람들은 오만한 태도를 가지고 있었으나, 유능한 사람은 오만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에 교이설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그들의 업무를 배치하고 나자, 뜻밖에도 황정군이 찾아왔다.“일이 좀 수습되었는데 두 분은 만족하십니까?”황정군의 겸손한 태도에 교이설은 적응할 수가 없었다.“네, 네! 잘 처리되었다고 들었어요!”교이설이 어찌 감히 다른 말을 더 할 수 있겠는가? 황정군도 압박감이 많이 줄어든 듯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진시우의 의견이었다.“황시장님께 감사드립니다.”진시우가 담담하게 마하자, 황정군은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했다. 진시우가 만족했다면 이제 아무 문제없을 것이다.“진시우 씨, 오늘 발생한 일에 대해 저는 깊이 양심의 가책을 느낍니다. 그래서 두 분께 식사를 대접하고 사과의 뜻을 표하고 싶습니다.”진시우는 별로 흥미가 없었으나, 교이설이 그가 거절하려 하는 것을 보고 재빨리 말했다.“물론이죠! 저희도 영광입니다!”진시우는 교이설을 한 번 보았다. 이 여자는 왜 자기 마음대로 결정하는 걸까? 하지만 이미 말을 꺼냈으니 그녀의 체면을 구길 이유도 없었다.“장소를 골라주시죠.”진시우의 말에 황정군이 답했다.“그럼 만호국제호텔로 할까요?”“네, 퇴근 후에 바로 가겠습니다.”황정군은 기분이 매우 좋았다. 그도 교이설이 자신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답했고, 진시우도 그녀의 체면을 생각해서 이번 모임을 승낙했다는 걸 알아차렸다.그래서 교이설을 보는 그의 눈빛이 유난히 온화해졌다.
상황을 보던 진시우는 앉을 자리를 찾아 쉬었고, 5시 반쯤에 교이설이 아래층으로 내려와 두 사람은 같이 만호국제호텔로 향했다.만호국제호텔은 유회성이 운영하고 있는 데다 운강시 최고급 호텔이었기 때문에, 운강시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었다.황정군은 이미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아내와 부자연스러운 모습의 황빈도 있었다. 황정군의 아내는 온화한 부인으로서 사람들에게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두 분 오셨습니까!”황정군이 급히 인사한 후에 자신의 부인을 소개했다. 그녀의 성은 임이고, 이름은 완경이었다.진시우와 교이설에게 안부를 물은 후 다섯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황정군이 그들을 데리고 룸으로 향하자 문이 열리며 20대 청년이 걸어왔다. 그는 오자마자 진시우 쪽을 쳐다본 후에 안색이 갑자기 변했다.“여기는 왜 왔어?!”진시우는 상대방을 보고 의아했지만 별로 개의치 않았다.“아, 밥 먹으려고. 무슨 문제라도?”이 사람은 바로 묘 씨 가문의 묘지균이었다. 이미 진시우에게 한바탕 위협을 당한 묘 시 가문은 그를 상대할 여력이 없었고, 묘지균 또한 구미에서 그에게 처참하게 당했다. 원한이 있어도 갚을 수 없으니 아마 화가 치밀어 오를 것이다.무슨 생각이 난 묘지균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이 자식, 네가 우리 집에서 벌인 일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어!”“무슨 마무리? 날 때리고 싶어? 어떻게? 그런 능력이라도 있나?”“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곧 알게 될 거야!”말하던 중 방 문이 열리며 묘지균과 이목구비가 비슷한 청년이 눈살을 찌푸리며 나왔다.“술 가지러 가라고 했는데 왜 아직도 여기에 있어?”“형!”묘지균이 급히 소리를 질렀다가 진시우를 가리키며 말했다.“이 자식이 바로 우리 가문에서 묘아연과 소란을 피운 놈이야!”묘지균의 형은 눈빛이 변하며 고개를 돌려 진시우를 바라보았다.“네가 바로 그 진시우라는 놈이야?”진시우는 대수롭지 않게 물었다.“누구지?”“우리 형이야, 묘지원!”교이설이 긴박하게
황정군의 차가운 목소리는 포악한 위엄을 드러내고 있다. 묘지원은 황정군을 바라보았다. 그는 황정군이 뜻밖에도 외지인 때문에 자신과 정면으로 대항할 줄은 몰랐다.“황시장님이 이 놈을 위해 나서려고요? 이름 없는 졸개를 위해 우리 가문과 싸우는 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까?”그러자 황정군의 안색이 가라앉았다.“진시우 씨는 내 손님인데, 묘 씨 가문이 이렇게 나오면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 자네 가문과 진시우 씨 간에 어떤 원한이 있든지 간에, 내가 있는 한 절대 이 분 솜털 하나 건드리지 못할 거야!”황정군은 진시우에게 진찰을 청하려고 했기에,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자신의 아들 황빈이 진시우의 심기를 건드렸는데 그의 마음이 또 불만스럽다면 이 병은 치유할 기회가 없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그 말을 들은 묘지원은 오히려 평온하게 말했다.“황시장님, 심사숙고하라는 충고를 드리고 싶네요! 지금이라도 취소하며 안 들은 걸로 해 드리지요. 정말 제대로 따지려면 황시장님이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될까 봐 걱정돼서요.”황정군은 놀랐다. 이 묘 씨 가문 녀석이 언제 이렇게 기세등등하게 변한 걸까? 묘 씨 가문의 현재 세력은 자신을 상대하기에 큰 힘이 들 게 뻔하다. 어쨌든 자신을 상대하려면 가문의 힘을 빌려야 할 텐데, 이 놈이 미친 걸까?진시우 앞에서 물러서기 싫었던 황정군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묘 씨 가문은 분수를 모르는 것 같군. 이렇게 오만방자하다니.”하지만 묘지균이 큰소리로 말했다.“황시장님, 우리 집안도 이렇게 존귀하신 분을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깨끗하게 사과하면 우리 형도 더 이상 따지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만약 이 바보 같은 놈을 위해서 우리 집안과 원수가 된다면, 뒷일은 감당하기 어려울 걸요!”그러자 황정군의 표정이 변하며 크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만약 정 씨 가문 정도였다면 그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묘 씨 가문에서 이런 말을 하다니? 정말 자신을 무시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황정군은 당황한 나머지 진시우의 눈치를 살피면서 어쩌 할 바를 몰라 했다.한편 묘지원은 그런 황정군을 보며 조롱을 아까지 않았다."황 시장님, 마지막으로 손을 뗄 기회를 드릴 게요, 어서 나의 말 대로 해요, 네?"묘지원은 대하에서도 알아주는 학교의 경제학 석사과정을 전공한 사람으로 가문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해왔던 사람이다. 그래서도 어떻게 하면 가문을 위해 최고의 이익을 쟁취할 수 있을지 잘 알고 있었다.황정군과도 마찬가지였다. 필경 시장이었기에 굳이 귀에 거북한 말은 하기 싫었다. 가문을 위해서라면.당연 이런 그의 호의를 황정군이 거절한다고 해도 묘지원은 전혀 두려울 구석이 없었다. 이미 주씨 가문의 지지를 받는 입장으로 황정군의 시장이란 신분은 그다지 위협적이지 못했던 거다.교이설은 은은히 말했다."큰 일이 에요……""동해의 주씨 가문은 엄청 무서운 자본집단이에요. 만강자본은 현재 방대한 지역을 장악하고 있어 설사 운강쪽에서도 결코 도전장을 내미는 사람이 없을 정도에요."교이설은 안색이 썩 좋지 못했다."묘씨 가문이 주씨 가문의 지지를 얻어냈 다니…… 설령 황 시장님이라 해도 어려울듯 해요.""만약 저들이 제기한 요구가 그닥 과분한 요구가 아니라면 그냥 시우씨가 한발 물러나서 합의하는 게……"그러나 진시우는 그런 교이설을 한눈 흘기더니 대꾸했다."타협은 일을 해결할 수 없어요."황정군도 지금 머리속이 복잡하여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단순 묘씨 가문만 이었으면 그는 무서울 구석이 없었다. 그러나 주씨 가문까지 끌어들였을 것을 결코 상상하지 못했다. 동해의 주씨 가문이면 얘기는 달라진다. 힘의 균형은 거침없이 묘씨 가문한테로 쏠렸다.주씨 가문은 설령 성주가 나선다 해도 역부족이었다.그런 지금 황정군은 섣불리 성주한테 전화를 줄 수도 없었다. 괜히 일만 키우는 것이 아닌지 하는 고려였다. 묘지균은 팔짱을 끼고 교만한 얼굴로 진시우를 보며 중얼거렸다."황 시장님도 지금 몸을 사리고 있는데 과연 누가 당신을 구해줄까?
"내가 생각하였을 때 당신네들은 상황판단이 아주 엉망이군요.""도대체 누가 죽음을 자처하고 있는지, 누가 상황을 더욱 벼랑 끝으로 몰고가는지 전혀 인지하고 있지 못하니…… 묘지균씨, 주씨 가문을 등진다고 해서 그렇게까지 거만하게 구는 건 더없이 멍청한 짓이라는 걸 내가 똑똑히 가르쳐 줄게요.""구미시에서 알몸으로 쫓겨난 기억을 완전히 망각하고 있는 거 같은데 내가 다시 회억해 줄 수도 있고.""구미의 그런 일들은 용케 다른 곳으로 전해지지 않게 무마시켰다 한들 여기 운강에서까지도 가능할지 궁금하기도 하고요."구미에 있었을 그때 진시우는 구태여 묘지균을 죽여버릴 생각까지 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래서도 묘지균은 그 뒤 자신의 추한 꼴을 당한 일들을 끝내 무마시켜 널리 전파되지 않게 조작할 수 있었던 것. 만약 진시우가 독한 맘 먹고 묘지균한테 사회적으로 사형을 내리게 된다면 묘지균은 절대 되살아 날 수 없었을 것이다.진시우 손에는 구미의 모든 미디어 자원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 진시우의 동의가 없이는 절대로 일이 그리 쉽사리 해결되지 못할 거다.다만 이를 모르는 묘지균은 그냥 가문의 덕택으로 저번 일을 덮어놓은 것으로 간주하고 있었다.그런 묘지균은 위의 말을 듣고 절대 가만히 있지 못했다. 꼬리 밟힌 강아지 마냥 껑충껑충 뛰며 얼굴을 붉혔다."계속 그딴 헛소리를 지껄이는데 내가 본때를 보여주지! 난 분명히 기회를 주었고 그 기회를 박찬 것은 당신이야!! 셋째형! 저기 저 자식한테 교훈을 내려줘……!"샥-진시우는 묘지균이 채 말도 다 하기 전에 순간적으로 묘지균 앞까지 달려가서 얼굴을 강하게 휘갈겼다.묘지균의 순간적인 파워에 정신을 반쯤 잃고 뒤늦게 붉은 손자국이 남아있는 얼굴을 어루만졌다."아…… 저…… 저런……! 셋째형!!"묘지운도 놀라서 연신 뒷걸음질을 치며 진시우를 두눈 부릅뜨고 쳐다보았다. 진시우가 실로 묘지균한테 손을 대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거다."아…… 일을 기꺼이 엉망으로 만들어 놓겠다 이 생각이군! 진시우! 그러면 나도
교이설도 금세 냉정해졌다. 그리고는 마음속으로 다짐하였다. 황정군도 저리 진시우를 밀어주는데 그녀도 더이상 긴장하지 않기로. 더우기 이 사실을 집에 돌아가서 할아버지인 교문산한테도 알리기도 생각했다.가문을 설득하여 진시우를 전력 지지하기로 계획하였던 거다.한편 묘지원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진시우는 여전히 두려움 없는 기색이었다."묘씨 가문에 정말 쓸만한 인간이 한 명도 없군요."이렇게 말한 진시우는 곧장 무릎을 들고 묘지원을 저 멀리 차버리었다. 묘지원은 돼지 멱따는 소리와 함께 축구공 마냥 뒹굴뒹굴 멀리 굴러갔다."죽…… 죽고 싶어?!"그러나 진시우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그런 둘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더이상 참을 수 없다고 느낀 묘지균은 악랄하게 진시우를 흘긴 다음 뒤에 대고 소리높이 외쳤다."주 도련님! 여기 주씨 가문의 명예에 먹칠하는 녀석이 있어요!"그리고 뒤에서는 나즈막히 말소리가 들려왔다."음? 고작 운강에 누가 그런 담이……? 잠시만…… 지금 누구한테 얻어터진 거야?!""아니, 이런 뭐 경우가 다 있어?! 내 주우범의 형제를 누가 감히 손을 대?"복도에서 그 차가운 말소리를 듣던 진시우는 멈칫하더니 저도 몰래 씨익 웃었다.사람 사는 세상 참 좁기도 해라……!우르르-이윽고 소위 주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는 사람은 사람무리를 데리고 방에서 몰려나왔다."도대체 어느 병신새끼가 내 형제한테 손을 댄 거냐니까!"묘지균은 이내 손가락으로 진시우를 짚으며 소리 높히 말했다."저기…… 저 녀석입니다!"주우범은 표정이 차갑게 변해서 묘지균의 손가락이 짚는 방향대로 눈길을 도렸다."내가 누구인지……"그러나 그곳에는 진시우가 있었고 진시우랑 눈을 마주친 주우범은 하던 말도 뚝 끊고 얼이 반쯤 나가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못했다. 허나 묘지균은 그런 주우범의 얼어버린 표정을 감각하지 못한채 계속 말했다."주 도련님, 저 멍청한 녀석이 글쎄, 주씨 가문을 마구 들먹이는 거 있잖아요! 거만하기 짝이 없습니다.""도련님이 꼭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