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선미가 중얼거렸다.이강은 발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돌아보았다.원선미는 깜짝 놀랐다.“내가 한 말은 못 들은 걸로 해.”이강은 다시 원선미 앞으로 가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원선미, 우리 동생 연이의 과거를 팔아서 받은 돈은 어디 있어?”“다 썼어.”돈 얘기가 나오자 원선미는 즉시 고개를 저었다.“다 썼다고?”이강은 의심하며 믿지 않는 눈빛을 보였다.“원래는 돈이 좀 있었는데, 어쨌든 그 기자가 후하게 줬으니까. 근데 내 친구가 갑자기 돈을 빌려달라고 했어. 내 친구가 그 돈을 보는 바람에 빌려주지 않으면 너무 미안
이강이 내민 2만 원을 보고 원선미는 마음속으로 매우 화가 났다.“필요 없어?”이강이 그녀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돈을 다시 가져가려 하자 원선미는 덥석 가져갔다.이강은 경멸의 미소를 지었다.“부족해.”원선미가 또 손을 내밀었다.“2만 원도 부족하면 얼마를 원해?”이강은 눈살을 찌푸리며 더 많이 주고 싶지 않은 것이 분명한 말투로 물었다.“내가 여기서 방값과 생활비를 내지 않아도, 일상 교통비는 필요하잖아? 내 주머니를 텅 비게 할 수는 없지. 설령 밖에 나가지 않고 배달을 시켜도 돈이 필요하잖아.”원선미가 말했
“친구요?”오현자는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교수님, 그 친구분이 남자분이에요, 여자분이에요?”“왜 물어보세요?”원아는 의아했다.“아, 별 뜻은 없어요. 여자 손님이라면 제가 준비해야 할 침대 시트와 이불의 색깔이 좀 다르잖아요. 그렇게 하는 게 손님이 좀 더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서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여자는 남자보다 물건이 많이 필요하잖아요. 그럼 제가 더 잘 준비해야 하잖아요. 왜냐하면 지금 보관실에 준비된 물건이 많지 않아요. 그래야 제가 뭐가 부족한지 보고 마트에 가서 살 수 있을 거예요.”
“일이 없으면 좀 더 자요. 몸에도 좋으니까요.”원아는 죽 한 그릇을 이연의 앞에 놓았다.이연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정말 냄새가 너무 좋아요! 내가 계속 잠만 잤더라면 이렇게 풍성하고 맛있는 아침을 먹을 수 없었을 텐데요?”오현자가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이연 아가씨, 주방에 아직 아가씨를 위한 아침 식사가 남아 있습니다. 아가씨가 깨어나셨으니 지금 아침 식사를 내놓겠습니다.”“감사합니다.”이연이 고맙다고 말했다.원아는 찐빵 하나를 이연의 그릇에 놓으며 말했다.“저분은 현자 이모님이에요. 여기에서 일하는 가사 도
“그래요, 조심히 다녀와요.”이연은 원아가 외출하는 것을 보며 부러웠다.그녀도 자신의 커리어를 가지고 있지만, ‘초설’처럼 훌륭한 커리어우먼을 동경했다.‘만약 처음에 원아가 날 화천건축설계사무소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지금쯤 나도 송현욱의 인맥에 의지해 일자리를 찾았거나 T그룹의 보통 직원이었을 거야. 아무튼 아주 평범했을 거야.’‘게다가 송현욱과의 관계 때문에 출근할 때 항상 휴가를 내거나 일이 있다고 못 갔어.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내 과거가 갑자기 사람들 앞에 폭로되어 지금 회사에 전혀 가지 못하게 됐어.’
비록 다른 사람에게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이연은 마음속으로 여전히 신경이 쓰였다. 눈에 띄는 말도 안 되는 말들을 보면서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고, 결국 한숨만 내쉴 수밖에 없었다.‘댓글에 반박할 능력조차 없네...’이연은 핸드폰을 한쪽으로 던져두고 이마에 손을 올렸다.만약 누군가가 이연의 모습을 본다면, 그녀가 인터넷 댓글에 졌다는 것을 분명히 알 것이다.‘누가 날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었는지 알게 된다면, 그 사람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이때,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확인해보니 송현욱에게서 온 전화였다.그녀는 받지 않
어제는 윤수정이 화가 나서 혈압으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고 또 누가 나타날지 모르는 일이었다.그래서 또 누군가가 현욱의 고집으로 화가 나 병원에 실려가는 일이 생긴다면 현욱은 불효라는 오명을 짊어져야 하고, 이연도 욕을 먹게 될 것이다.이연이 보기엔, 자신은 이미 충분히 욕을 많이 먹어서 좀 더 먹어도 상관없지만, 현욱이 가족들과 너무 사이가 나빠지는 걸 보고 싶지 않다.현욱은 심호흡을 하며 곧 한숨을 내쉬었다.[그래, 당신은 잠시 그곳에 있어. 필요한 게 있으면 바로 나한테 말해. 우리 집에서 일하는 이모님한테 보내라고 할
원아는 이연의 어쩔 수 없는 모습을 보고 피식 웃었다.헨리는 머리를 흔들며 일부러 소리를 낮춰 말했다.“이모, 우리 숙제 그렇게 쉬지 않아요.”“그래, 쉽지 않아. 나도 알아. 하지만 너희들은...”이연은 한숨을 쉬었다.“너무 똑똑해서 이모가 실력을 보여줄 기회조차 없잖아.”“그래, 애들은 과외가 필요 없지만, 이따가 검사는 필요해요. 연이 씨, 제가 주방에 가서 이모님을 도와야 하니까 이따가 아이들 숙제 검사해 줄 수 있어요?”원아가 말했다.“네! 주신 임무 잘 완수하겠습니다! 약속드려요!”이연은 원아에게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