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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1화

김준휘가 다시금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손가락질했다.

“바로 이 자식이 죽였거든요? 이름은 염무현이라고 합니다.”

마범구는 버럭 외쳤다.

“진짜 네 놈이 죽였어?”

염무현이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무심하게 말했다.

“네.”

70세가 되는 마범구는 회색 무술복을 입고 있었다. 만약 노발대발하며 흉악하게 일그러진 표정만 아니었더라면 나름대로 기력이 정정한 노인처럼 보였을 것이다.

“이놈이 간덩이가 부었나?”

마범구는 두 눈을 부라리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내 마지막 제자는 물론 이제 애제자마저 죽이다니?!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버려 두 사람의 원수를 갚아주마!”

이내 분노가 치밀어 오른 나머지 서늘한 기운을 뿜어냈다.

마범구의 주변에 거센 바람이 불어닥치더니 섬뜩한 살기가 느껴졌다.

노여움에 이성을 잃은 마범구를 보자 김준휘는 그가 결코 염무현을 봐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다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날 죽인다고 하지 않았어? 여기에 가만히 있을 테니까 어디 한번 죽여보던가? 대체 누가 먼저 저세상으로 가는지 두고 보자고. 하하하.”

염무현이 오른손을 들어 올리는 순간, 마범구가 잽싸게 김준휘의 앞을 가로막았다.

순간, 경기장에 강풍이 기승을 부리면서 사람들이 제 몸을 가누지 못했다.

링은 금세 아수라장이 되었고, 바람이 휘몰아치는 소리는 마치 귀신들의 울부짖음처럼 등골이 오싹했다.

다들 질세라 뒤로 물러서자 그제야 숨 막히는 압박감에서 벗어났다.

“이게 바로 혼원문의 필살기 혼원기공인가요?”

“마 선생님께서 직접 손을 쓴 이상 천지가 무너질지도 몰라요. 칠성각에 곧 큰 재앙이 닥치겠네요.”

“우리까지 불똥이 튀는 건 아니겠죠? 이대로 있을 수는 없어요. 여기는 너무 위험한 것 같으니 뒤로 물러서야겠어요.”

곧 대전이라도 펼쳐질 듯 긴장감이 흘러넘쳤다.

이때, 귀청이 울릴 정도로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무량... 천존.”

사방에서 들려오는 음파가 천지를 뒤덮었다.

마범구의 주변에서 기승을 부리던 강풍이 순식간에 잠잠해지더니 현장에 다시금 평화가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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