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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거물들은 하나같이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평소에는 다들 잘난 체하며 거들먹거리며 다녔지만 지금은 초라한 몰골로 머리를 부여잡고 도망치기 바빴다.

그러나 어디로 도망쳐야 한단 말인가?

여기는 무려 서해시로서 그들이 판을 칠만 한 곳이 아니었다.

김범식의 인솔하에 부하들은 무자비하게 거물을 일제히 체포했고, 감히 반항하거나 발악하는 자는 모두 호되게 당했다.

신우영과 안정우를 포함한 일행은 피멍이 들 정도로 두들겨 맞았는데 그야말로 쌤통이었다.

김씨 가문에 복종했을뿐더러 진경태와 공규석을 해칠 계획까지 짰으니 이러한 수모를 당한 건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다.

설령 공규석이 이 자리에서 처형하라고 해도 아쉬울 게 없었다.

“공규석, 당신 너무한 거 아니야?”

안정우가 목청 높이 말했다.

“다들 그래도 명성이 자자한 거물들인데 우리를 이렇게 대하고도 보복이 두렵지 않아?”

신우영도 질세라 맞장구쳤다.

“서해시 세력 범위에 있다고 해서 눈에 뵈는 게 없어? 우린 결코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라고! 언젠간 다시 마주치기에 십상인데 너무 몰인정하게 처리하지 말자고. 옛말에 체면을 지켜줘야 나중에 서로 좋게 만난다고 했잖아.”

공규석이 싸늘하게 비웃었다.

“마치 내가 배려해 주면 적대시하는 관계를 바꿀 수 있는 것처럼 말하네요? 당신들이 먼저 공격 태세를 취했다는 걸 벌써 까먹었어요?”

진경태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됐어, 무슨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그래. 오늘 모든 사람한테 서해시를 탐나는 자가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본때를 보여주자고.”

공규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양아버지, 말씀만 하세요. 이 개자식들을 어떻게 처리할까요?”

이제 칼자루는 공규석이 쥐고 있으니 남은 사람은 도마 위의 생선과 다름없었다.

거물들은 비록 겉으로 억울한 척 굴복하지 않은 듯싶었지만 어디까지나 자존심과 우두머리로서 체면이 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으로는 이미 패닉에 빠지고도 남았다.

물론 다들 능구렁이가 따로 없는지라 하나같이 약삭빨라서 바로 꼬리를 내리지 않았다.

우선 진경태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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