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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부모님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우예원은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사실 그녀도 부모님과 함께 살던 시절이 그리웠다.

매일 껌딱지처럼 무현 오빠 곁을 따라다니며, 재잘재잘 쉬지 않고 떠들던 그때가.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고, 때론 어쩔 수 없는 일들도 생기기 마련이었다.

우예원은 여전히 마음속으로 염무현을 원망하고 있었다.

다만 기뻐하는 부모님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아, 내색하지 않고 속에 담아두고 있을 뿐이었다.

“어떻게 됐어, 집주인은 뭐래?”

정은선은 당장 오늘 밤이라도 딸이 왔으면 하는 마음에 다그쳐 물었고, 임예원은 이렇게 답했다.

“임대 계약서대로 나가려면 한 달 전에 집주인에게 알려야 하고, 안 그러면 그 달 월세를 돌려받지 못해요. 다행히 이미 보름 남짓 살았고, 이삿짐을 정리하는 데 며칠 걸릴 테니까 별로 손해보진 않을 것 같아요.”

정은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어쨌든 우리가 먼저 계약을 어긴 거니까 집주인에게 제대로 설명하고 사과해야지.”

“알았어요, 엄마!”

우예원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도명철이 보낸 문자였는데, 아무런 말도 없이 물음표 하나만 덩그러니 보내왔다.

우예원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그 시각 도명철의 집 분위기는 무척 어수선했다.

다들 어떻게든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최선을 다했고, 식탁 위엔 온갖 비싼 양주들로 가득했다. 그런데 주인공의 기분이 좋지 않으니, 손님들도 당연히 흥이 나지 않았다.

염무현이 당당하게 1호 별장에 들어가던 모습을 떠올리자 도명철은 이가 갈렸다.

자신이 갓 출소한 범죄자에게 재력으로 뒤처질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도저히 못 참겠네!

우예원이 앞으로 이곳에 살게 되면 이웃이라는 명분이 하나 더 생기고, 한층 더 가깝게 지낼 수 있겠지만, 이렇게 된 이상 금전적인 면에서 도명철의 우위가 완전히 사라지는 셈이 된다.

게다가 1호 빌라에 사는 사람에게 작고 볼품없는 그의 집이 성에 차기나 할까.

도명철의 가슴 속에는 좌절감이 솟구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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