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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얼마?”

여자와 엄현철은 듣자마자 같이 입을 열었고, 놀라워하는 표정 역시 똑같았다.

한 백만 원 정도로 예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큰 숫자에 잘못 들었나 했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뻔히 알면서 도명철은 일부러 천연덕스럽게 물었다.

“왜요? 모자라요? 그럼... 1억. 1억으로 할까요?”

“돈은 돈대로 드리고 사모님한테 사과도 드리라고 할게요. 그럼 되죠?”

2천만 원을 불렀을 때 잠시 놀라서 대답할 시기를 놓쳤는데, 말도 꺼내기 전에 1억으로 변해버리니 횡재도 이런 횡재가 없었다.

1억!

엄현철의 세컨드인 여자는 그한테서 매달 용돈으로 400만 원을 받는데, 따귀 한 번 얻어맞고 2년 치 용돈을 한꺼번에 받은 셈이다.

경악을 금치 못한 건 엄현철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체면 유지를 위해 들끓어 오르는 희열을 애써 누르며 돈에 꿈쩍도 안 하는 사람인 척했다.

“명철 씨, 저도 그냥 명철 씨가 얘기하니까 봐주는 거지, 아니면 이 자식이 사지 멀쩡하게 우리 레스토랑 문턱을 못 넘어요. 알죠?”

이 말이 나오자 다들 도명철한테 엄지를 내밀었다. 말 몇 마디로 위기를 헤쳐 나가는 능력이 역시 도 매니저답다고 생각하면서. 비록 개쓰레기 같은 목숨 하나 건졌지만.

“그전에, 이 자식이 반드시 무릎 꿇고 내 여자한테 사과해야 해요.”

엄현철은 거절은 용납 못 한다는 말투로 요구했다.

도명철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물론이죠. 그렇게 할게요.”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명령조로 염무현한테 얘기했다.

“돈은 내가 급한 대로 빌려줄 수 있다만 나중에 갚아야 해!”

“무릎 꿇고 사죄하는 건 당연한 거야. 나도 여기까지밖에 도와줄 수 없어. 예원 씨가 사정하니 들어준 거지, 아니면 이런 일에 끼지도 않았어.”

“얼른 저 사모님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고 뭐해?”

염무현은 그제야 반응을 보이며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도명철을 흘겨봤다.

“넌 뭔데?”

“뭐라고?”

도명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즉시 되물었다.

그러자 서늘한 한기를 뿜어내며 염무현이 말했다.

“내 일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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