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신: “오” 그는 다시 엉덩이를 씰룩이며 뛰어나갔다. 육예찬은 책상 위의 자료를 집어들어 보았다. 강해신… 이 녀석도 성이 강씨? ** 지훈은 강진이 성연을 찾아왔다는 말을 들었다. 무슨 말을 했는지 성연은 기분이 가라앉아 계속 사무실에 있었다. 설마 강진이 또 그녀를 괴롭히러 왔단 말인가? 이 생각이 들자 그는 바로 16층으로 갔다. 지훈은 사무실 문을 밀고 들어가자 소파에 다리를 웅크리고 앉아 쓸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성연을 보았다. 지훈을 보고서도 그녀는 평소와 같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평소엔 길고양이처럼 이를 악물고 있던 여인이 이제는 버려진 불쌍한 고양이처럼 가만히 앉아 있으니, 지훈은 속수무책이었다. 그는 그녀 앞으로 가서 그녀를 내려다보며 한참 동안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그녀는 눈을 돌려 지훈에게 시선을 둔 뒤 얼굴을 살짝 기울여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런 눈빛으로 절 보지 마세요, 전 위로 필요 없어요…” 자신을 보는 그의 눈빛이 마치 무슨 가엾은 것을 보는 것 같았다. 지훈은 몸을 돌려 그녀의 옆에 앉았다. “또 욕먹었어?” “아뇨…” "그럼 왜 널 찾은건데?" “…” 성연이 대답하지 않자 지훈은 갑자기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자신의 다리에 눕혔다. 성연은 어리둥절 했다."뭐 하는 거예요?" "한숨 자, 한숨 자면 다 괜찮아져" 그의 목소리는 낮고 듣기 좋아서 마치 무슨 마력이 있는 것 같았다. 그는 그의 손을 그녀의 어깨에 얹은 채 별다른 움직임도 없이 다리를 베개로 삼아 잠을 자게 했다. 성연은 굳어 있던 몸을 조금씩 풀며 눈을 가늘게 떴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에야 성연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훈 씨, 지훈 씨는 아이들 때문에 저랑 있는건가요?” 지훈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왜 그렇게 물어보지?” “아이들 때문에 같이 있는 거면 아이들한테 너무 불공평하잖아요. 아이들 때문에 하는 사랑 없는 결혼…. 그들도 그렇게
이 멍청한 놈이, 분위기 깨는 것 밖에 모른다! 희승은 그가 자신을 죽이려 하건 말건 말했다. “대표님, 어르신께서 영상통화를 걸어오셨는데, 중요한 일이 있다고 하십니다!” 지훈이 사무실로 돌아왔고, 스크린에 나타난 어르신은 벌써 그를 기다리고 있는듯 보였다. 그를 보고 자리에 돌아와 앉으며 말했다. “성연이의 생모가 연가네 사람이냐?” 지훈은 담담한 눈빛을 보였다. “희호가 알려준 거예요?” 이 일은 희호에게 알아보라 한거지, 희승조차 모르는 일이었다. 어르신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니 할아버지 6월 중순에 귀국하신다" “할아버지 귀국하세요?” “흥, 네가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 아니냐, 네가 이 일을 숨길 수 있을 것 같았느냐?” 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증조부와 S국 황실 사이에 약간의 인연이 있기 때문에 연가와도 분쟁이 있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괜찮았지만, 할아버지는 증조부의 영향을 받아 연가의 가족에 대한 인상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성연의 어머니에 대한 신원을 확인한 후 아버지께도 알리려 않았다. 어르신은 그가 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는 듯 큼큼 거리며 말했다. “그녀와 연가의 관계는 네 할아버지에게 내가 대신해서 먼저 숨겨 줄 테니, 할아버지가 다음 달에 귀국하시면 어떻게 할 것인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비록 아들이 약간 뻔뻔하긴 하지만, 그에게는 오직 아들밖에 없다. 서른이 넘은 아들이 겨우 아이를 낳았는데, 며느리가 도망가면 정말 평생 홀아비로 살아야 할 것 같았다. 지훈은 눈을 떨구고 웃었다. “알았어요” 옆에 있던 희승은 긴장했다. "대표님, 6월에 정말 할아버님이 귀국하시는 겁니까?" “아마도” 그는 손으로 이마를 비볐다. 그의 할아버지 반영운은 그의 아버지보다, 전체 사가에서 가장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증조할아버지의 영향으로 할아버지는 S국 황실과 귀족들에게 호감이 없었고, 그의 성격은 아버지보
위너 주얼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명세를 탔었고, 강미현이라는 여자는 윤씨 집안의 큰 딸을 모함했다는 스캔들에 휩싸였다. 만약 그녀가 그녀의 여동생 연은희의 팔찌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윤가네의 일은 정말 네가 한 짓이니?” “그건 제가 한게 아니예요” 강미현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누명을 쓴거예요. 저는 미스 윤과 아는 사이도 아닌데 그녀가 왜 저에게 누명을 씌우려 하는지 모르겠어요” 연희정은 찻잔을 내려놓았다. “너와 네 어머니 은희의 성격이 어떻게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을까?” 이 한마디에 강미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설마 그녀가 의심하는 건 아니겠지? 강미현은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 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저…. 엄마는, 저 어렸을 때 돌아가셨어요. 저는 줄곧 보모 손에서 자랐어요.” “그러냐”’ 연희정은 눈앞의 여자를 훑어보았는데, 그녀는 성격이 과하게 예의를 차리고 행동을 각별히 조심했다, 그녀의 여동생 연은희와는 확실히 많이 다르다. 은희는 집을 나간 지 수십 년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었다. 이 고리 팔찌가 아니었으면, 그녀도 단정할 수 없었다…. “네가 은희의 딸이니 앞으로 나를 이모라고 불러라, 예찬이는 네 사촌이니 무슨 일이 있거든 그를 찾으면 된다” 강미현은 눈빛에 우쭐함을 감추면서 넌지시 말했다. "알겠어요, 이모" 그녀는 어머니 초란의 당부를 떠올렸다. 위너 주얼리는 절대 강성연 그 천한 것의 손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위너의 상황을 봤을 때, 만약 그 천한 것이 지훈을 꼬드긴다면, 어쩌면 위너는 정말 반가의 손에 넘어갈 수도 있다” 비록 그녀가 위너 주얼리에 별 관심이 없지만, 강성연 그 천한 것이 원하게 된다면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날. 반크는 굳은 얼굴의 성연과 부서 회의실에 앉아 있었고, 화면에는 윤 씨 가문에 눌린 위너가 있었다. 하루아침에 증시가 무려 60%까지 치솟았다. “위너 입점자금이 어디서 이렇게 많이 나왔지
“할머니, 이제 위너가 나아져서 안심하세요?” “내가 어찌 안심만 하겠냐, 이제 위너는 전부 너에게 의지하고 있다.” 강노인은 그녀의 손을 잡고 흐뭇하게 웃었다. 초란도 그 틈을 타 몇 마디 끼어들었다. “그럼 당연하죠, 우리 미현이야말로 강씨 가문의 복덩어리예요. 미현이는 앞으로 출세할 거예요. 어머니는 고향에서 잘 지내세요” 강씨 노모도 행복했다. 누가 후손들이 앞다퉈 승승장구하는 것을 바라지 않겠는가? 안그래도 고향 쪽의 장사가 잘 안 되었는데, 이제 그녀는 그녀의 그 손자를 바라고 있다. 그녀는 손자가 패기가 없는 것이 아쉬웠다. 그가 서울에 온 목적은 위너를 원해서가 아닌가? 그녀가 서울에 와서 포기하지 않을 줄은 생각치 못했다. 비록 손자가 아니더라도 손녀 한 명만이라도 이렇게 공들인 가치가 있었다. “예림이가 미현이 반만 닮았으면 좋겠건만” 강노모는 소파에 앉아 있는 강예림에게 화두를 던졌다. 강예림은 서울에 가서 며칠을 살았지만, 강미현은 줄곧 그녀를 데리고 그 부자들을 만나주지 않았기에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지금 할머니가 자신을 비교하니, 그녀가 기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녀가 여의치 않다면, 그녀의 다른 사촌언니인 강성연은? 그녀의 사촌언니인 성연은 온 이후로 사람들을 본 적이 없었다. 듣자하니 강씨 집에서 쫓겨났다고 하던데. 그녀가 지금 강미현보다 못하긴 하지만, 성연도 이 여자보다 못하나? “할머니, 제가 미현 언니보다 못하다고만 말씀하시는데, 성연 언니보다는 훨씬 낫죠?” 예림의 말에 초란과 미현은 표정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말하는 사람은 의도하지 않지만 듣는 사람은 찔렸다. 어쨌든 초란과 강미현, 이 두 사람만이 이 돈을 어떻게 얻었는지 알고 있었다. 순전히 성연의 신분을 빼앗아 얻은 것이다 하지만 강예림이 강성연 보다 못하다고? 이거 지금 미현이 팔찌랑 가짜 신분만 없었면 성연의 발가락만도 못하다고 비꼬는 거 아닌가? 강노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말을 어버무렸다. 어쨌든 강성연 그
3일 후. 에일 주얼리 경매는 저녁 7시에 시작한다. 구매자들은 여성 안내원으로부터 무도회 가면을 받고는 경매장으로 속속 들어섰다. 에일 경매장은 소장가치가 있는 보석 외에 골동품도 경매하는데, 이곳의 모든 거래는 정식 루트를 거친다. 경매장은 둥근 건물 디자인으로 내부 장식은 전통 목조로 이루어져 복고풍으로 고급스러웠으며, 각각 로비와 별실, 2층 VIP룸이 있었다. 2층 VIP룸에는 8개의 방이 있고, 플로어 창문은 통 창으로 설계되어 있어 룸에서 아래층 로비의 모습과 경매 현장을 훤히 볼 수 있었다. 2층 VIP룸에 앉을 수 있는 귀빈에게도 조건이 붙었다. 신분 높은 권력자 외에 다른 사람들은 최소 수십억 이상의 개인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어쨌든 에일 경매장에 온 것은 주머니에 돈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성연과 반크는 무도회 가면을 착용하고 경매장에 들어섰다. 오늘 그녀는 흰색의 미니 터틀넥 원피스를 입고 긴 머리를 틀어올려 세련된 느낌을 더했다. 스팽글 이어링과 칼라 앞 장식이 어우러졌고, 허리를 잡아주는 부분이 잘록한 허리를 돋보이게 했다. 그녀와 반크는 따로 마련된 자리로 갔고, 반크는 주변에 무도회 가면을 쓴 사람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성연, 오늘 밤 강미현이 나타나는 것이 확실해?" 강성연: "그녀는 그럴거야" 프레드는 미현에게 소식을 전했고, 프레드에게 그녀가 경매하려는 작품 디자인 원고를 주게 했다. 오늘 밤 분명 그녀를 무너뜨리려 할 것이다. 강미현이 표절 사건으로 그녀의 머리 위에 앉고 싶어 한다면, 차라리 그녀를 내세우는 게 낫다. 아니나 다를까, 강미현이 정말로 나타났다. 무도회 가면을 쓰고도 서로를 알아봤다. 강미현은 득의양양하게 그녀에게 다가왔다. “성연, 진짜 왔네?” 프레드는 정말 그녀를 속이지 않았다. "너도 구경하러 왔니?" 성연이 웃는 것을 보고 강미현은 두 팔을 감고 차갑게 비웃었다. “당연히 주얼리 경매하러 왔지. 지금 당장 경매를
성연과 반크는 일어나 여종업원을 따라 떠났다. 강미현은 그들 둘도 2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에일 경매 2층에 사람들 모두 신분이 뛰어난 사람들이라고 들었는데, 설마…. 반지훈? 이 생각이 들자 그녀는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오늘 밤 그녀는 지훈의 면전에서 이 천한 것을 패가망신시킬 것이다! 종업원이 이들을 '버드룸'으로 데려가 문을 열자 룸에 경호원 4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성연은 혹시 지훈이 자신이 여기 온 걸 알고 따라온 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지만, 정체가 이 사람 일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 남자가 천천히 뒤를 돌자, 성연은 매우 의아해 했다. 남자는 무도회 가면을 쓰지 않았고, 얼굴에는 웃음기운이 따스했고, 그 예쁜 복숭아 빛 눈은 가늘게 떠져 있었다. “보아하니 내 안목이 나쁘지 않은 것 같네요. 당신을 바로 알아 보고” 성연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갔다. 이 남신은 구천광이었다! 성연은 창가로 가서 눈 아래에 오가는 사람의 모습을 보고 궁금해 했다. “구천광이 어떻게 여기에 있을 수 있지, 혹시 주얼리 경매에도 관심이 있는거예요?” 소문에 의하면 연예계 거물급 인사는 공공장소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 그의 가족 연회 뿐 아니라, 이런 큰 행사는 말할 것도 없었다. 연예계 내의 어떤 행사에서도 그를 거의 볼 수 없었다. 그런데 그가 뜻밖에도 에일 경매장에 갑자기 나타나다니, 정말 희한하다! 구천광은 가볍게 웃었다. “마침 보석상에 관한 대본을 받았는데 참고하려고 왔어요. 아영이 당신이 주얼리 디자이너라고 하던데, 오늘 당신을 만나면 뭔가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연기 천재님, 과찬이세요” 구천광은 두 손을 창문 앞에 얹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게 부를 필요 없어요, 그냥 이름으로 불러요” 성연은 웃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선을 살짝 기울인 구천광은 국민남신답게 멀리서 봐도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는 듯했다. 외모
무대 아래에서 박수 소리가 일어났다. 이어서 경매에 나온 것 역시 케이트 주얼리의 것으로, 몇 차례에 걸쳐 경매에 나온 케이트 주얼리의 최고 가치는 2천 900억 원으로, 다른 사람들이 경매에 내놓은 주얼리보다 높은 가격이었다. 이때 스크린에 비친 주얼리는 공작새색 목걸이였다. 이를 본 반크는 긴장한 듯 성연에게 시선을 던졌고, 그의 눈빛을 알아차린 듯 구천광의 눈빛도 성연에게로 향했다. 경매사: 강미현. 무대 아래에서 야유가 쏟아졌고 많은 손님들은 귓속말로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앞선 경매에 나온 주얼리들은 꽤 유명한 대기업이거나, 아니면 꽤 유명한 디자이너들의 것이었지만, 이 강미현은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존재였다.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던 '해프닝'을 본 사람은 적었고, 그들만이 그녀와 윤씨 집안의 큰 딸 사이의 일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돌아왔을 때 스크린에 전시된 그 작품은 매우 독특했다. 공작목걸이 주석은 현란한 사파이어로 사파이어는 물방울 모양을 하고 있으며 공작이 피어난 깃털 끝에 달린 푸른색 조각 보석들이 금상첨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보석은 그녀가 디자인한 “공작령”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강미현은 그녀의 디자인 원고를 베꼈을 뿐, 이 공작령 디자인의 주석인 사파이어만이 화룡점정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네스트룸에 앉아 은근히 의기양양해하던 강미현은 스크린의 가격이 계속 움직이는 것을 보고 설레기도, 기대하기도 했다. 연희정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거 네 작품이니?” 미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모” 강성연 그 천한 것을 보기전에 먼저 이 디자인을 받아 놓아서 다행이었다. 강성연이 뭘 디자인 하든 알빠 아니다. 어차피 결국 그녀의 디자인이 자신의 뒷통수를 치지 않았나? 연희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스크린의 디자인을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아름답기는 하지만 뭔가 부족한 것 같았다. 결국 최종 경매 가격은 5억원으로 케이트의 비둘기
오늘 밤 공작령 작품 두 점을 경매에 부치다니. 에일 경매장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주얼리 디자이너 Zora가 표절한 거는 아니죠?” “최고의 주얼리 디자이너인데 표절할 필요가 있겠어요? 표절이라고 하면, 그 신인 디자이너 강미현이 표절한 거 아닌가요? “......”” 무대 아래에서의 논란이 갈수록 커졌다. 연희정은 보디가드를 오라고 손짓했고, 보디가드의 귀에 대고 뭐라고 말하자, 그 보디가드는 몸을 돌렸다. 경호원이 내려와 단상 위로 올라가 진행 스태프에게 뭐라고 하자 그 스태프가 발표했다. "죄송합니다, 오늘 경매장에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 경매를 중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두 작품 중 한 건은 표절 조작이 있는것으로 의심됩니다. 현장에서 확실히 조사하겠습니다” “정말 표절이 있나 보네요?” “경매에서 표절이 나오는 것은 100년 만에 한 번 있는 일입니다” 누군가가 조롱하기 시작했다. 두 작품이 무대에 올랐고, 현장에서 감정사를 불러 감정했다. 표절이나 조작이 있다면 정말 큰일이 벌어 질 것이다. 구천광은 여전히 침착한 성연을 보았다. "당신은 두렵지 않나 보군요" 성연은 웃었다. "저는 그림자가 비뚤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저는 맞게 행동 한 거예요" 감정사가 스태프 옆에서 뭐라고 하자 스태프는 재차 확인했다. "모두 다 진짜 주얼리입니다” 감정사가 고개를 끄덕이다. 그렇다면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는 표절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아래층에 계시는 노부인” 2층에서 낭랑한 목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사람들이 고개를 들자 무도회 가면을 쓴 흰옷의 여인이 창가에 서서 침착하게 얘기했다. “두 보석의 차이점이 뭔지 감정하실 수 있겠죠?” 강미현이 건너편 성연을 보고 은근히 이를 악물었다. 이 천한 것이 뭘 하려는 거지? 감정사는 몇 번 더 열심히 보더니, 갑자기 다른 점을 발견하였다. “둘은 서로 다른 색의 주석을 사용했습니다. 첫 번
”유이야.”조민과 소찬이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오늘 너무 예쁘다!”강유이가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조민이 술잔을 들며 말했다.“이건 나와 소찬 씨가 축하의 의미로 권하는 거야. 너와 한태군이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래.”강유이가 그녀의 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혔다.“저도 선배와 소찬 씨의 앞날에 행복할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요.”곧이어 남우와 반재언이 다가왔다. 두 사람의 뒤에는 진예은과 반재신 그리고 강성연과 반지훈까지 있었다.강성연이 유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오늘 우리 유이 너무 잘했어!”그녀가 미소 지었다.“진짜요?”반지훈이 말했다.“우리 딸 정말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어. 넌 우리의 자랑이야.”강유이가 한 떨기 꽃처럼 어여쁘게 미소를 지었다.한태군이 그들 쪽으로 다가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아버님, 어머니, 두 분께서 유이를 제가 주신 것에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이 잔 올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었다.“네놈 운 좋은 줄 알아!”그가 술잔을 들고 한태군이 내민 잔에 부딪혔다.“앞으로 내 딸한테 정말 잘해줘야 해.”한태군이 강유이를 바라보았다.“걱정 마세요. 제 생에 여자는 오직 유이 한 사람뿐입니다.”강성연도 미소 지었다.여준우와 진예은의 아버지도 인사를 건네러 다가왔다. 그들과 함께 정연 여왕과 한희운도 다가왔다. 여준우가 말했다.“아직 의식 하나 남았지?”강유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남은 의식이 또 있어요?”그가 말했다.“베란다에서 하는 세기말 키스가 남았잖니. 너희 아직 그거 못했어.”한희운이 웃으며 말했다.“여준우 경, 어째 가족들보다 경이 더 조급해 하는 것 같습니다.”여준우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전설 속의 세기말 키스. 우리 모두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 장면을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군요.”그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웃음을 터뜨렸다.남우가 의문스러운 듯이 물었다.“세기말 키스가 뭐야?”반재언이 그녀에게 설명해 주었다.“오래전 첫 번째
웨딩카가 지나가야 했기에 궁에서부터 대성당까지 가는 길에 기타 차량은 통행을 금지 시켰다.강유이가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길에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그들 모두가 이 성대하고 엄청난 장면을 구경하러 몰려든 것이였다.그녀의 곁에 앉아있는 한태군은 네이비 더블 버튼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늠름해 보였다. 어깨에는 성 패트릭 훈장과 로열 빅토리아 훈장 등 여러 훈장이 달려있었다.그가 강유이의 손을 잡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손에서 땀이 나는데?”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긴장돼.”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더니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내가 있잖아. 긴장할 것 없어. 마음을 편하게 가져.”강유이의 시선이 그가 입은 제복으로 향했다.“이 옷 오빠한테 너무 잘 어울린다!”한태군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내 신부도 오늘 너무 아름다워.”성당에 도착하자 한태군은 강유이와 떨어지게 되었다. 그는 아버지 한희운과 함께 여준우, 진예은의 아버지 등 황실 성원들 그리고 내각 대신들까지 함께 성당 서쪽 문으로 걸어갔다. 문 앞에 있는 광장에는 이미 수천 명의 초대 관객들이 몰려있었는데 그 장면이 너무나도 웅장했다.여준우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고, 결혼식도 전부 라이브로 방송되겠는데 유이 그 계집애 아마 지금쯤 우리보다 더 긴장하고 있겠죠?”진예은의 아버지가 그를 바라보았다.“하하. 내 눈에는 네가 더 긴장한 것 같은데?”그가 웃으며 말했다.“황실 결혼식은 처음이라서요.”열한 시 반이 되자 정연 여왕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신랑 한태군 일행이 도착할 때까지 대표로 성당에서 각 귀빈들과 인사를 나눴다.남우가 반재언 곁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저분이 바로 여왕 폐하셔? 엄청 예쁘시다. 나 실제로 처음 봐.”반재언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나도 처음 뵙는 거야.”“뭐?”남우가 깜짝 놀랐다.“그전에 한 번도 만난 적 없어?”“재신이
”참 형수님은?”소찬이 묻자 반재언이 대답했다.“지금 아버님 모시고 돌아다니고 있어. 나도 이제 가야겠네. 두 사람 편히 쉬고 있어요.”반재언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소찬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와이프가 생기더니 변했어!”“하하. 당신은 뭐 재언 씨와 다른 것처럼 말하네요.”조민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소찬도 얼른 잔을 놓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잠깐만요. 왜 나 버리고 혼자 가요! 같이 가요.”강성연과 지윤이 룸에서 나와 걸어가다 마침 복도에서 반지훈과 희승과 마주쳤다. 희승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오랜만이에요, 사모님.”강성연이 반지훈 앞에 멈춰 서자 반지훈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오랜만에 만났는데 얘기는 잘 했어?”“그럼요. 근데 당신 오후에 아버님과 여씨 가문에 간다고 하지 않았나요?”반지훈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당신 기다리고 있었지. 가서 밥 먹자.”희승이 지윤의 곁에 나란히 서며 그들을 바라보았다.“회장님 사모님, 그럼 저희들은 먼저 아버님한테 가볼게요.”반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강성연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녀와 나란히 복도를 걸어갔다. 포근한 햇살이 통유리로 된 창문으로 들어와 바닥에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한데 꼭 붙어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이틀 후, 드디어 모든 사람들이 기대했던 세기말 황실 결혼식 날이 다가왔다. 식은 아홉 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아침 일곱 시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궁에 도착해 있었다. 강유이는 커다란 메이크업 룸을 혼자 썼다. 네다섯 명의 탑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그녀를 위해 화장을 해주고 머리를 만져주었다.여덟 시가 되어서야 강유이는 드레스를 입을 수 있었다. 순백의 새하얀 드레스는 과한 보석과 레이스가 아닌 천연 실크 소재로 우아함을 극대화했다. 오프숄더 형 넥 라인으로 간단하지만 파격적인 미를 추가했고 소매는 칠부 정도 되었다.면사포 길이만 16피트 정도 되었는데 변두리가 레이스로 수놓아져 있었다.
그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럼 나 결혼식 당일에 이 티아라 쓸래. 그러면 엄마의 디자인을 홍보해 줄 수도 있잖아.”한태군이 등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도 돼.”…반씨 가문 사람들은 결혼식 이틀 전에 영국에 도착했다. 그들은 한태군이 안배한 호텔에 머물게 되었다. 황실에서는 호텔을 통으로 빌려 결혼식 때문에 일부러 해외에서 온 귀빈들을 위한 장소로 마련했다.구씨 집안사람들과 육씨 집안사람들도 왔고, 남강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연예계에서 강유이와 친분을 유지했던 윤수아, 우영, 주계진, 임석진도 초대되었다. 조민과 소찬은 당연히 초청자 명단에 속해 있었다.강성연이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웨이터가 그녀를 룸으로 안내했다. 룸 안에 앉아있는 남자를 발견한 그녀가 활짝 웃으며 다가갔다.“삼촌.”헨리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못 본 지 몇 년이나 되었지만 그는 아직도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예전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았다.강성연이 다가가 그와 포옹했다.“오셨어요.”헨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예전에 내가 네 결혼식도 참석 못 하고, 또 네 두 아들의 결혼식도 참석 못 했었잖니.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마침 영국에 출장 올 일이 있어서 이렇게 너를 만나러 왔단다.”그녀가 시선을 내려뜨리며 말했다.“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몸은 좀 어떠세요?”그가 미소 지었다.“많이 괜찮아졌다. 지윤이와 희승이가 돌봐주고 있어서 조금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그때 지윤이 문을 열고 룸으로 들어왔다.강성연이 고개를 돌려 지윤을 확인했다. 처음에는 놀라던 그녀가 다음 순간 눈물을 글썽였다.“두 사람도 와줬네요.”지윤이 그녀한테 다가갔다.“유이가 영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저와 희승 씨도 아버지 따라왔어요. 희승 씨는 지금 반 회장님과 같이 있어요.”헨리가 경호원에게 선물을 갖고 오라고 지시한 후 강성연에게 선물을 건넸다.“리비어가 올 수 없어서 참 안타까워했단다. 이건 걔가 너
한태군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도 함께 웃었다.어느덧 밤이 깊어졌다. 온 도시가 화려한 네온사인에 둘러싸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강유이와 한태군은 저녁을 먹은 후 진원으로 돌아갔다.이제 막 샤워를 마친 탓에 강유이의 머리카락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러자 한태군이 그녀의 손에서 타월을 가져가더니 대신 머리를 닦아주었다.그녀는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거울 속 남자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다.“태군 오빠, 나 결혼식이 너무 기대가 돼.”“그래?”한태군이 부드러운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나 역시 기대돼!”“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성스러운 결혼식장에 들어서다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그가 소리 내어 웃더니 허리를 숙이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그거 알아? 난 한평생 내가 꿈꿨던 모든 소원들을 이미 다 이뤘어.”강유이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원인데?”한태군이 여전히 그의 귓가에서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너를 아내로 맞이하고, 너와 결혼식장에 들어가고, 우리 두 사람의 아이까지 만나게 된 거.”그녀가 멈칫거렸다. 따듯한 조명 아래 그녀의 볼이 붉게 피어올랐다.“설마 처음부터 다 꿍꿍이가 있었던 거야?”그가 대답했다.“어쩌면 네가 내 눈앞에 나타난 순간부터 난 너를 아내로 맞이할 줄 알았던 것 같아.”강유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끌어안았다.“나도 이번 생에는 오빠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한태군이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따듯한 마음이 뼛속까지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정말 영광이야.”…이틀 후, 한태군과 강유이는 영국으로 돌아갔고, 황실은 결혼식 준비로 한창이었다. 화제의 결혼식이다 보니 모든 언론이 그들을 주목하고 있었다.패션 계와 주얼리 계의 최상급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작품들이 줄지어 강유이한테 전해졌다. 명품 맞춤 드레스와 결혼식 때 사용할 각종 보석들이 발 디딜 곳 없게 전시된 채 그녀가 고
그러자 민서율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여행 좀 다녀오니까 마음이 많이 차분해졌어요.”안예지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네가 원하는 일이 다 잘 되길 바랄게.”그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월말이 되었다. 강유이 일행들의 여행도 어느새 끝이 나고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다.강성연과 반지훈은 정원 밖에 나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도착한 아이들이 차례대로 차에서 내렸다. 강유이가 두 사람을 향해 달려갔다.“아빠, 엄마!”그녀가 두 사람을 동시에 끌어안았다.반지훈이 못 말린다는 듯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이렇게 안겨?”강유이가 눈초리를 휘며 대답했다.“엄마 아빠한테 저는 영원한 어린애죠.”강성연이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나머지 아이들을 바라보았다.“재밌게 놀았으면 됐어. 이제 안으로 들어가야지. 오늘 저녁은 다 같이 모여 떠들썩하게 밥을 먹을 수 있겠구나.”진예은과 남우는 집안으로 들어간 후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아이들을 살폈다. 희망이는 두 남동생과 함께 있었다. 세 아이는 깊은 잠에 빠져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졌다.아래층에서는 반재신 반재언 형제가 외출을 하고, 한태군이 거실에서 반지훈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아버님 이번 판은 제게 양보해 주십시오!”반지훈이 흰색 바둑알을 들고 판을 들여다보다 결심한 듯이 바둑알을 내려놓았다.“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게.”한태군이 웃으며 말했다.“다음번에는 제가 양보해 드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허튼수작 부리지 말거라. 난 네 양보 따위 필요 없다.”주방에서 과일을 깎고 있던 강성연이 거실에 있는 두 사람을 힐끗 바라본 후 다시 커피를 타고 있는 강유이를 바라보았다.“이제 곧 결혼식을 올리겠구나. 엄마가 너를 위해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했어.”강유이가 멈칫거리더니 강성연을 돌아보았다.“어떤 서프라이즈 선물이요?”“아직은 안 가르쳐 줄 건데?”강유이가 조금
한태군이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두 사람을 여기에서 만날 줄은 몰랐네.”조민이 대답했다.“나랑 소찬 씨는 이곳에 온 지 좀 됐어. 유이가 인스타에 사진을 올려서 알았어. 너희들도 여기 왔다는걸.”강유이가 조민의 팔을 잡아당기며 자리에 앉혔다.“그럼 우리랑 며칠 더 같이 놀아요.”소찬까지 자리에 착석한 후 반재언은 그에게 진예은과 강유이를 소개했다.“여기는 우리 제수씨인 진예은씨고, 이쪽은 내 동생 유이야.”“형 결혼식 때 봤었어.”소찬은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형 동생이 내 와이프랑 같은 학교 출신이라면서? 와이프한테서 얘기 들었어.”조민이 그를 보며 말했다.“누구보고 와이프래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 못 하거든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약혼까지 다 했는데 다른 남자한테 시집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두 사람의 티격태격한 모습에 다른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유독 강유이만 멍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지금 무슨 소리들 하는 거예요! 약혼이라니. 선배 약혼했어요?”조민이 작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응, 너한테 말하는 걸 깜빡했어.”“너무해요. 어떻게 그렇게 중요한 일을 나한테 말하지 않을 수 있어요.”강유이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녀는 조민이 약혼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조민이 그녀의 손을 감싸며 말했다.“너한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그랬지.”그녀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저 이제 선배랑 안 놀거예요.”조민이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옆에 앉아있는 한태군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빨리 네 와이프 좀 달래 봐.”한태군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강유이도 그저 장난으로 그런 말을 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조민의 약혼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기뻤다.적어도 이제 그녀는 자기만의 행복을 찾았다.…..한편, 서울 병원.민서율은 복도에서 의사와 이야기를 나눈 후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 머리에 기대앉아있는 어머니는 많이 초췌해진 상태였다.“어머니, 몸은 좀 어떠
투호 판을 벌인 사장이 말했다.“오천 원에 세 번 던질 수 있어요.”“그렇게나 비싸요? 오천 원에 세 번밖에 던지지 못하다니!”진예은은 어쩐지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투호 판 사장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저희가 여기서 제일 쌉니다. 다른 집에서는 만 원에 세 번 던지게 하는걸요.”강유이가 진예은을 잡아끌며 말했다.“오천 원에 하자. 사장님도 장사하는 게 어려우실 거 아니야. 우리 재미로 한 번 해보자.”결국 그녀는 사장에게 만 원을 건넸다.“기회는 총 여섯 번입니다.”사장이 화살 여섯 개를 그녀에게 건넸다. 가지런히 놓인 여러 개의 항아리 옆에는 명중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선물이 놓여있었다. 강유이는 그중 팔찌가 갖고 싶었다. 비록 가짜겠지만 디자인이 예뻤다.그녀가 고심 끝에 화살을 던졌다. 하지만 화살은 항아리를 빗나가고 말았다.그 뒤로 연속 두 번 더 던졌으나 모두 다 실패했다.이제 화살은 세 개 밖에 남지 않았다.강유이의 자신 없는 모습을 본 남우가 그녀의 손에서 화살을 가져가며 말했다.“내가 할게요.”그녀가 팔찌 옆에 놓인 항아리로 화살을 던졌고, 화살은 단번에 항아리 안으로 들어갔다.성공이다!흥분한 강유이가 폴짝폴짝 뛰며 말했다.“새언니 정말 대단해요!”“훗. 이 정도쯤이야.”남우가 눈을 찡긋해 보이며 물었다.“또 어떤 게 갖고 싶어요?”강유이가 진예은에게 물었다.“예은아, 어떤 게 마음에 들어?”진예은이 선물을 살피다가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머리핀이요. 저게 제일 예쁜 것 같애요.”남우가 다시 머리핀 옆에 있는 항아리를 향해 화살을 던졌다. 그리고 정말로 그 머리핀을 명중했다.강유이가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잔뜩 흥분하며 말했다.“진짜 백발백중이네요. 새언니, 이제는 새언니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요.”남우가 턱을 쓰담으며 말했다.“그러면 저는…”그녀의 시선에 백옥 청자가 들어왔다.“저걸로 하죠.”그녀가 들고 있던 화살을 슝 던지자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항아리 안으로 빨려
늦은 밤의 산속은 무척이나 고요했다. 평안한 야영장에는 오직 풀벌레 소리만 잔잔하게 들려왔다.텐트 밖 잔디 위에는 랜트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평온하고도 아늑한 분위기였다.강유이는 몸을 뒤척거리며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 한태군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품에 안았다.“잠이 안 와?”“응.”그녀가 그의 품에 가만히 기댔다.“태군 오빠, 나 화장실 가고 싶은데 무서워서 못 가겠어.”한태군이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그럼 내가 같이 가줄게.”두 사람이 텐트 밖으로 나왔다. 한태군이 손전등을 들고 그녀와 함께 한참을 걸었다. 두 사람은 우거진 숲 앞에 도착했다. 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여기서 기다리고 있어.”한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 있으면 불러.”그녀는 숲 안으로 들어갔지만 무서워서 멀리 가지는 못했다.볼일을 본 후 강유이가 서둘러 달려와 그의 팔짱을 꼈다.“됐어.”한태군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텐트로 돌아가던 중 그녀가 고개를 들고 밤 하늘을 바라보며 손으로 가리켰다.“저게 북두칠성인가?”한태군도 고개를 들었다.“응, 맞아.”강유이가 배시시 웃었다.“역시 산속이니까 별이 엄청 잘 보이는 것 같아.”“두 사람 밤늦게 자지도 않고 별구경 하는 거예요?”남우가 텐트 안에서 나오며 묻자 강유이가 그녀를 바라보았다.“새언니도 아직 안 잤어요?”“네. 아까 귀신 이야기한 것 때문에 무서워 잠을 못 자겠잖아요…!”남우가 생수 한 병을 따서 마셨다.강유이와 한태군이 서로를 마주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새언니 설마 그런 이야기에 무서워해요?”남우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여기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산골짜기라고요! 보통 때와는 다르잖아요.”강유이가 포도 한 송이를 들며 말했다.“걱정 마요. 우리 큰오빠가 새언니를 지켜줄 거예요.”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한태군과 함께 텐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고개를 돌린 남우는 그제야 두 사람이 들어가 버린 것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