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발생한 일 때문에?육예찬의 말에 강미현은 표정이 변했다.하지만 연희정은 다행이 아무 말도 없었다. 이에 강미현은 조금 안심되었다.스크린에 가격은 3200억원에서 멈춰 섰다.그건 피치룸의 남여진 노부인이 부른 가격이었다.강성연은 의아한 마음에 피치룸의 손님을 바라 보았다. 창문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 글쎄 남여진 부인인 것이었다.원래 멈춰있던 가격이 별안간 3400억원으로 올랐다!무대 아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직원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천천히 입을 벌렸다."버드룸 고객님, 축하 드립니다......"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구천광을 바라 보았다."당신......"구천광은 방긋 웃었다."뛰어난 작품이니 이정도 값어치가 있습니다."남여진 부인은 버드룸에 있는 사람을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구 씨 가문의 놈이었어?"가격이 또 올랐습니다!"아래층에서 전해진 소리를 들은 강성연은 스크린을 바라 보았다. 가격은 3400억원에서 3700억원으로 변했다.누가 이 정도로 돈이 많은 거야!"사우스룸 고객님, 축하 드립니다......""버드룸 고객님, 축하 드립니다......""사우스룸 고객님, 축하 드립니다......"직원은 스크린에서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가격을 멍하니 바라 보았다. 그녀는 차라리 가격을 선포하지 않고 지켜보기로 했다.스크린 위에 가격은 눈 깜짝할 사이에 5600억원이 되었다.무대 아래 손님들은 차라리 구경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2층에 있는 재력가들과 겨룰 실력이 없었다.강성연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더니 구천광에게 말했다."그만하면 됐어요. 더 추가할 필요가 없어요."그녀는 어렴풋이 사우스룸의 고객이 누군지 알 것 같았다.그 사람 외에 또 누가 있을까!구천광은 일찍부터 사우스룸의 고객을 알아차렸다. 그는 강성연의 긴장된 얼굴을 보고 피씩 웃었다."괜찮아요, 전 장난으로 부르는 거예요. 어차피 그에게 있어 이건 푼돈에 불과해요.""......"친구가 하수구에 빠지면 하수구 뚜껑
"가끔 당신의 그 입이 정말 얄미워.""그렇다면 키스하지 마요."반지훈은 그녀가 이렇게 대답할 줄 몰랐다. 그는 눈빛을 내리깔더니 손에 더 힘을 줬다."혼나야겠어."그리고는 곧장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반지훈의 품에 있던 강성연이 조금 버둥거렸지만 그는 그녀를 더 꽉 끌어안았다. 반지훈은 목소리를 깔면서 그녀를 노려보았다."움직이지마. 불장난하고 싶어?""......""반 대표님."문밖에서 연희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성연은 재빨리 반지훈 품에서 일어섰다. 참 밉살스러운 남자야.연희승이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말했다."반 대표님, 피치룸 남여진 부인께서 대표님과...... 강성연 아가씨를 청하십니다."강성연과 반지훈이 사우스룸에서 나와 복도를 지나갈 때 마침 육 씨 가문 사람과 강미현을 만나게 되었다.강미현은 반지훈과 강성연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보고 눈빛이 음울해졌다.제기랄, 원래 강성연 저 천 것을 벼랑으로 몰려고 했는데 또 피해갔네!강성연은 여전히 가면무도회의 가면을 쓰고 있었다. 힐을 신지 않은 그녀는 키가 166센치라 188센치인 반지훈 곁에 서니 매우 아담해 보였다."육 씨 가문 부인과 도련님도 있었네요."반지훈이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연희정은 반지훈 곁에 있는 여자를 보며 우아하게 웃었다."이 분은 아마 반 대표의 여자친구겠군.""저의 약혼녀입니다."반지훈이 강성연을 보며 대답했다.강성연은 멍하니 있다가 그의 손을 뿌리치려고 했다. 하지만 반지훈은 손을 꽉 잡고 있었다."저와 저의 약혼녀는 볼 일이 있어 이만 가보겠어요."반지훈은 가볍게 웃으면서 강성연을 데리고 떠났다.육예찬은 두 손을 호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고개를 돌려 반지훈을 바라 보았다. 그의 눈빛은 조금 어두워졌다.그는 별안간 그 두 아이의 얼굴이 떠올랐다.반지훈과 이토록 닮았다니.그들을 발견한 연희승은 강미현이 육 씨 가문 사람들과 함께 있자 조금 의아하게 생각했다.강미현은 반 대표님과 교제할 희망이 보이지 않자 육예찬에게 간 건가?
남여진은 전에 강성연을 얕보았던 것이 조금 쑥스러웠다. 하지만 체면을 중시할 나이라 그녀는 퉁명스럽게 말했다."그러니 내일 반크더러 계약서를 가져오라고 해. 탄자나이트 루트를 너에게 나눠줄 테니 날 실망시키지마."강성연은 미소를 지었다."네, 노부인."반지훈은 남여진 부인의 인정을 받은 강성연을 바라 보았다.강성연은 잔머리를 굴리길 좋아하지만 자신의 능력으로 남여진 부인에게서 인정받은 것이다. 그녀의 독립적이고 강인한 성격을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하지만 반지훈은 속으로 조금 씁쓸해졌다.그의 여자는 항상 그에게 기대려고 하지 않았다!**#신인 디자이너를 발라버린 Zora#어젯밤 에일 주얼리 경매장에서 똑같은 경매 상품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퍼진 후 Zora와 강미현도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네티즌들은 두 가지 작품을 대조해본 후 단번에 깨달았고 모두 강성연이 Zora의 작품을 허술하게 표절한 것이라고 비웃었다.심지어 어떤 네티즌들은 강미현이 전에 보여줬던 고딕풍 디자인까지 찾아냈다. 그 디테일이 Zora가 외국에서 디자인했었던 복고풍 주얼리와 아주 비슷했는데 그저 스타일만 바뀌었을 뿐이었다.#라라: 강미현은 역시 표절로 유명해진거네?##핑크색 망치: Zora의 디자인 스타일은 공격적이지 않고 포인트는 항상 전체 작품의 영혼을 불러일으켜. 이런 디자인은 시각적으로 매우 편안하고 모순적이지 않으며 무겁지도 않지.##shtshi: 난 각자의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해. Zora가 유명한 건 사실이지만, 꼭 강미현이 표절했다는 걸 의미하진 않잖아?#위너 주얼리 빌딩 밑에 많은 기자들이 모여들어 강미현은 사무실에서 나올 수가 없었다.인터넷에 대부분 네티즌들이 그녀가 표절했다고 질의하자 강미현은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초란 창밖에 기자들이 떠나지 않는 걸 보고 재빨리 강미현에게 다가갔다."미현아, 어차피 설계도가 우리 손에 있으니 두려울 것이 없어. 페이스북에서 해명하면 되잖아."또한 프라이드의 설계도는 모두 그녀의 손에 있었
왜 프라이드와 똑같은 설계도가 있지?또한 설계도의 날짜는 프라이드가 그녀에게 준 날짜보다 훨씬 전이었다!"미현아,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니?"이에 초란은 안절부절 못했다.강미현이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프라이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상대방은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이에 강미현은 어쩔 바를 몰라 했다.꼭 프라이드가 꾸민 짓일 거야!그녀는 재빨리 모든 일이 프라이드의 짓이라고 발뺌한 후 프라이드가 티어 주얼리 디자이너라고 말했다.하지만 몇 시간 뒤 티어 주얼리 회사가 페이스북에서 이렇게 해명했다.#티어 주얼리 공식 계정: 본사에는 프라이드라고 부르는 디자이너가 없으며 위너와 협력한 적이 없습니다. 귀사에서 협력할 때 사기꾼을 조심하길 바랍니다.#티어 주얼리 회사의 한 마디 말에 강미현과 위너는 웃음거리로 전락했다.네티즌은 위너가 사기를 당했다고 비웃었으며 강미현이 표절한 디자인으로 유명해졌다고 조롱했다. 심지어 강미현의 셀카 사진을 이모티콘으로 만들어 "미현이에게 무슨 나쁜 심보가 있겠어, 그저 다른 사람 덕으로 유명해지고 싶었던 거야."라는 글을 썼다.오전 내내 강미현은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가 있었다.#강미현의 재능은 훔친 것#강미현은 이런 글들을 보고 화가 나서 책상에 서류들을 모두 던져버렸다. 이때 강진이 굳은 얼굴로 사무실 밖에 나타났다.초란은 덜덜 떨면서 재빨리 그에게 다가갔다."여보, 절대 인터넷에 말을 믿지 마세요......""철썩!"강진에게 뺨을 맞은 초란은 멍한 표정으로 얼굴을 움켜쥐고 있었다."당신은 딸을 어떻게 가르친 거야? 너무 실망이야."어머니가 맞은 걸 발견한 강미현은 아버지의 표정을 살피더니 덜컥 겁이 났다."아빠, 미안해요. 모두 저의 잘못이에요."강미현은 그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는 흐느끼면서 말했다."절 때리세요. 제가 정신이 나가 그 사람의 말을 믿었어요. 제가 한 짓이니 엄마를 때리지 마세요."강미현은 눈물 연기를 잘했고 항상 자신을 피해자의 위치에 놓았다.강미현이 무릎을 꿇으면서 사정하자
반지훈의 시선이 그녀의 컴퓨터로 향했다. 마침 강진이 사과하고 있는 동영상이었다.그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두 손을 그녀의 어깨에 내려놓았다. 반지훈의 손가락이 살갗에 닿자 그녀는 전율이 흐르는 듯한 느낌에 몸을 바르르 떨었다.반지훈은 그녀 뒤에 서서 부드럽게 어깨를 주물러주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 장면을 보게 된다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신분이 귀한 반지훈이 다른 사람에게 마사지를 해준다고?반지훈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함께 강 씨 저택에 가서 식사나 할까?""미안해요. 강 씨 가문은 절 환영하지 않아요. 식사하고 싶으면 강미현을 찾아...... 읍!"아파!이 나쁜 놈이 이렇게 힘을 주다니!반지훈은 허리를 숙이더니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당신이 강미현을 질투하는 걸 알아. 하지만 난 주동적으로 강미현에게 강 씨 저택에 가겠다고 말한 적이 없어. 이 점에서 당신은 이긴 거야.""허허, 그러면 예전 늦은 저녁 절 큰길에 버린 사람은 누구일까요?" 강성연은 할 말을 잃었다.반지훈은 입술을 굳게 다물더니 갑자기 그녀의 의자를 돌렸다. 그리고는 두 팔로 그녀를 안으면서 말했다."아니면 당신도 나를 큰길에 한 번 버려. 그러면 화가 풀릴 것 같아?"강성연은 고개를 들어 반지훈을 바라 보았다. 그녀가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반지훈은 지금......자신의 환심을 사려고 하며, 그녀에게 사과하고 있었다.어느 때인지 다른 세계 사람처럼 느껴졌던 남자는 그녀와 더 가까운 곳에 있었다.그녀가 멍한 표정으로 그를 보고 있을 때 남자가 입술을 맞추었다. 강성연은 멍한 표정이었지만 그의 어깨에 놓은 손으로 그를 밀치지는 않았다.그의 향기가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그녀는 이 상황이 익숙해진 것처럼 서툴게 그 키스에 응하고 있었다.반지훈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그녀의 뒷목을 잡으면서 더 진하게 키스했다. 그는 더 많은 것을, 더 많은 것을 원하고 있었다......"성연아......"갑자기 반크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강성연은 곧 정신을 차렸다.
그녀의 눈에서 매서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강미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이모, 제가 엄마보다 부족하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이모도 아시다시피 엄마는 제가 아주 어릴 적에 돌아가셔서 전......""됐어."연희정은 조금 귀찮은 눈빛으로 말했다."이제부터 본분을 지키면서 살아, 엄마의 얼굴을 깍지 말고. 네가 외할아버지와 만난다 하여도 너의 고분고분한 성격을 좋아하지 않을 거다.""우리 연 씨 가문 여자들은 늘 강인했어. 너와 같은 사람은 큰 일을 해내지 못해.""이모의 말이 옳아요."강미현은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제기랄, 연 씨 가문의 아가씨 신분과 지위 때문이 아니라면 이곳에서 이런 창피를 당할 필요가 있을까?"별 일이 없으면 돌아가. 나도 피곤해서 쉬어야겠다."연희정은 일어서서 위층으로 올라갔다.강미현은 육 부인의 태도 때문에 마음이 매우 불안해져 어두운 얼굴로 나왔다.심지어 육 부인은 그녀를 의심하는 것 같았다.안돼, 난 이렇게 가만히 있을 수 없어.어렵게 얻은 신분인데, 꼭 육 부인이 나에 대한 의심을 없애야 해.그저......강미현은 싸늘하게 입 꼬리를 올렸다.그저 강성연 그 천 것의 머리카락을 가져가 육부 인에게 DNA 검사를 하겠다고 주동적으로 말하고 증명해준다면, 그녀의 자리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저녁.반지훈은 강 씨 저택 대문 밖에 차를 세웠다. 그는 고개를 돌려 머뭇거리는 강성연을 바라 보았다."정말 들어가지 않을래?""가겠다고 말한 적 없잖아요."반지훈은 입 꼬리를 올렸다."개의치 않는다고 말하면서 오늘 강진이 사과하는 동영상을 봤잖아. 사실 당신은 아버지를 걱정하고 있어."강성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확실히 아버지가 자신을 믿어주지 않아 실망한 적이 있었다. 심지어 그가 가정에 대해 충성을 다하지 않았다고 원망했었다. 그녀는 아버지를 미워하고 있는 걸까?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아마 아이 셋 외에 그녀와 혈연관계가 있는 사람이 강진뿐이라서 그런 것 같았다."내려가. 뭐라 해도
노부인은 조금 어색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내가 노망이 들었나 보구나."노부인은 강성연이 반지훈과 함께 저택에 온 걸 보고 조금 의아해했다. 미현이가 반 대표와 관계가 가장 좋다고 하지 않았나?노부인과 초란은 매우 긴장했지만 강예림은 반지훈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저 남자 너무 잘생겼잖아.그녀가 여태껏 보았던 남자들보다 몇 배나 더 잘생겼다."성연아."아래층에 내려온 강진은 그녀를 보고 조금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성연이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다......"반 대표님과 식사하러 왔어요. 괜찮죠?"강성연은 아버지를 바라 보았다. 그녀는 아버지가 전보다 훨씬 초췌한 걸 보고 조금 의아해했다. 예전에 보이지 않던 흰머리도 꽤 생겼다.강진이 답하기 전에 노부인이 재빨리 다가오며 말했다."당연하지. 반 대표가 우리 집에서 식사를 하는 건 우리 영광이야."노부인은 이렇게 말한 후 초란더러 가정부에게 요리를 몇 가지 더 준비하라고 전하라고 말했다."성연이 언니."청순하게 생긴 여자가 쑥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오더니 강성연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그녀 곁에 있는 반지훈을 흘끔 보았다."성연이 언니, 오랜만이에요. 저 기억나요?"강성연은 그녀가 누군지 기억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 말도 못했다.이때 노부인이 재빨리 설명해주었다."예림아, 사촌 언니가 고향에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는데 어떻게 널 기억하겠니?""성연아, 너의 사촌 동생 강예림이다. 어릴 적에 만난 적이 있어."강예림?그녀는 조금 인상이 있었다. 하지만 그저 그녀가 어릴 적에 갓 태어난 강예림을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지금 이렇게 컸구나."아, 사촌동생이었구나."강성연의 태도는 여전히 무뚝뚝했다. 그녀는 예전 고향에 있는 강 씨 가문 사람들을 본 모습을 본 적이 있기에 그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식탁에서 노부인은 계속 반지훈에게 아부를 했고 강예림은 빨개진 얼굴로 자꾸 그를 흘끔흘끔 보았다.하지만 초란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노부인은 여태껏
"반지훈 대표는 우리 성연이와 무슨 관계인가?"강 씨 노부인이 묻자 반지훈은 덤덤하게 대답했다."성연이는 저의 약혼녀입니다. 왜요?"약혼녀!강 노부인은 깜짝 놀랐다.그녀는 강성연 이 천 것에게 이런 수단이 있을 줄 몰랐었다.강성연이 정말 반지훈을 손에 넣은 것이다."성연아. 반 대표와 약혼을 했는데 왜 집에 알리지 않았어?""그럴 필요 없잖아요."강성연은 속으로 냉소했다. 만약 반지훈의 신분이 아니라면 강 씨 노부인이 저렇게 속마음과 다른 말을 할까?솔직히 말한다면 강 노부인도 반지훈의 신분을 중시하는 것이었다."그렇다면 언제 나에게 시집올 거야?"반지훈의 한 마디에 강성연은 하마터면 체할 뻔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 보았다. 김칫국부터 마시는 거야? 그저 연기하는 것뿐인데."성연아, 너도 확실히 결혼할 나이가 되었다. 반지훈 대표가 널 이렇게 좋아하는데 뭘 기다리는 거야?"저 천한 것이 반지훈과 결혼을 한다면 반 씨 가문에서는 결혼 예금을 아주 두둑하게 줄 것이다. 그렇다면 강성연 할머니인 노부인도 자연히 덕을 보게 될 것이다.그리고 반 씨 가문과 사돈 관계가 되면 신분도 상승될 것이다."제가 시집을 간다 하여도 할머니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강성연은 방긋 웃으면서 할머니를 반박했다.할머니는 속으로 매우 불쾌했지만 여전히 온화한 얼굴로 말했다."성연아, 그래도 내가 너의 할머니가 아니더냐?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어머니, 성연이의 일은 성연이가 결정하면 됩니다. 어머니는 참견하지 마요."강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 말인 즉 그가 강성연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뜻이었다."그게 무슨 말이냐? 성연이는 너의 딸인데, 딸의 평생과 관련된 일을 관계하지 않을 것이냐?"노부인은 아들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자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전 관계할 수 없어요. 어머니도요."강진의 태도는 매우 단호했다.초란은 강진이 강성연의 편을 들어주자 마음 속 원한이 점점 더 짙어졌다. 강진은 강미현이 한 짓과 연은
”유이야.”조민과 소찬이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오늘 너무 예쁘다!”강유이가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조민이 술잔을 들며 말했다.“이건 나와 소찬 씨가 축하의 의미로 권하는 거야. 너와 한태군이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래.”강유이가 그녀의 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혔다.“저도 선배와 소찬 씨의 앞날에 행복할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요.”곧이어 남우와 반재언이 다가왔다. 두 사람의 뒤에는 진예은과 반재신 그리고 강성연과 반지훈까지 있었다.강성연이 유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오늘 우리 유이 너무 잘했어!”그녀가 미소 지었다.“진짜요?”반지훈이 말했다.“우리 딸 정말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어. 넌 우리의 자랑이야.”강유이가 한 떨기 꽃처럼 어여쁘게 미소를 지었다.한태군이 그들 쪽으로 다가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아버님, 어머니, 두 분께서 유이를 제가 주신 것에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이 잔 올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었다.“네놈 운 좋은 줄 알아!”그가 술잔을 들고 한태군이 내민 잔에 부딪혔다.“앞으로 내 딸한테 정말 잘해줘야 해.”한태군이 강유이를 바라보았다.“걱정 마세요. 제 생에 여자는 오직 유이 한 사람뿐입니다.”강성연도 미소 지었다.여준우와 진예은의 아버지도 인사를 건네러 다가왔다. 그들과 함께 정연 여왕과 한희운도 다가왔다. 여준우가 말했다.“아직 의식 하나 남았지?”강유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남은 의식이 또 있어요?”그가 말했다.“베란다에서 하는 세기말 키스가 남았잖니. 너희 아직 그거 못했어.”한희운이 웃으며 말했다.“여준우 경, 어째 가족들보다 경이 더 조급해 하는 것 같습니다.”여준우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전설 속의 세기말 키스. 우리 모두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 장면을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군요.”그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웃음을 터뜨렸다.남우가 의문스러운 듯이 물었다.“세기말 키스가 뭐야?”반재언이 그녀에게 설명해 주었다.“오래전 첫 번째
웨딩카가 지나가야 했기에 궁에서부터 대성당까지 가는 길에 기타 차량은 통행을 금지 시켰다.강유이가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길에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그들 모두가 이 성대하고 엄청난 장면을 구경하러 몰려든 것이였다.그녀의 곁에 앉아있는 한태군은 네이비 더블 버튼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늠름해 보였다. 어깨에는 성 패트릭 훈장과 로열 빅토리아 훈장 등 여러 훈장이 달려있었다.그가 강유이의 손을 잡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손에서 땀이 나는데?”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긴장돼.”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더니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내가 있잖아. 긴장할 것 없어. 마음을 편하게 가져.”강유이의 시선이 그가 입은 제복으로 향했다.“이 옷 오빠한테 너무 잘 어울린다!”한태군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내 신부도 오늘 너무 아름다워.”성당에 도착하자 한태군은 강유이와 떨어지게 되었다. 그는 아버지 한희운과 함께 여준우, 진예은의 아버지 등 황실 성원들 그리고 내각 대신들까지 함께 성당 서쪽 문으로 걸어갔다. 문 앞에 있는 광장에는 이미 수천 명의 초대 관객들이 몰려있었는데 그 장면이 너무나도 웅장했다.여준우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고, 결혼식도 전부 라이브로 방송되겠는데 유이 그 계집애 아마 지금쯤 우리보다 더 긴장하고 있겠죠?”진예은의 아버지가 그를 바라보았다.“하하. 내 눈에는 네가 더 긴장한 것 같은데?”그가 웃으며 말했다.“황실 결혼식은 처음이라서요.”열한 시 반이 되자 정연 여왕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신랑 한태군 일행이 도착할 때까지 대표로 성당에서 각 귀빈들과 인사를 나눴다.남우가 반재언 곁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저분이 바로 여왕 폐하셔? 엄청 예쁘시다. 나 실제로 처음 봐.”반재언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나도 처음 뵙는 거야.”“뭐?”남우가 깜짝 놀랐다.“그전에 한 번도 만난 적 없어?”“재신이
”참 형수님은?”소찬이 묻자 반재언이 대답했다.“지금 아버님 모시고 돌아다니고 있어. 나도 이제 가야겠네. 두 사람 편히 쉬고 있어요.”반재언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소찬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와이프가 생기더니 변했어!”“하하. 당신은 뭐 재언 씨와 다른 것처럼 말하네요.”조민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소찬도 얼른 잔을 놓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잠깐만요. 왜 나 버리고 혼자 가요! 같이 가요.”강성연과 지윤이 룸에서 나와 걸어가다 마침 복도에서 반지훈과 희승과 마주쳤다. 희승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오랜만이에요, 사모님.”강성연이 반지훈 앞에 멈춰 서자 반지훈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오랜만에 만났는데 얘기는 잘 했어?”“그럼요. 근데 당신 오후에 아버님과 여씨 가문에 간다고 하지 않았나요?”반지훈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당신 기다리고 있었지. 가서 밥 먹자.”희승이 지윤의 곁에 나란히 서며 그들을 바라보았다.“회장님 사모님, 그럼 저희들은 먼저 아버님한테 가볼게요.”반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강성연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녀와 나란히 복도를 걸어갔다. 포근한 햇살이 통유리로 된 창문으로 들어와 바닥에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한데 꼭 붙어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이틀 후, 드디어 모든 사람들이 기대했던 세기말 황실 결혼식 날이 다가왔다. 식은 아홉 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아침 일곱 시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궁에 도착해 있었다. 강유이는 커다란 메이크업 룸을 혼자 썼다. 네다섯 명의 탑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그녀를 위해 화장을 해주고 머리를 만져주었다.여덟 시가 되어서야 강유이는 드레스를 입을 수 있었다. 순백의 새하얀 드레스는 과한 보석과 레이스가 아닌 천연 실크 소재로 우아함을 극대화했다. 오프숄더 형 넥 라인으로 간단하지만 파격적인 미를 추가했고 소매는 칠부 정도 되었다.면사포 길이만 16피트 정도 되었는데 변두리가 레이스로 수놓아져 있었다.
그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럼 나 결혼식 당일에 이 티아라 쓸래. 그러면 엄마의 디자인을 홍보해 줄 수도 있잖아.”한태군이 등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도 돼.”…반씨 가문 사람들은 결혼식 이틀 전에 영국에 도착했다. 그들은 한태군이 안배한 호텔에 머물게 되었다. 황실에서는 호텔을 통으로 빌려 결혼식 때문에 일부러 해외에서 온 귀빈들을 위한 장소로 마련했다.구씨 집안사람들과 육씨 집안사람들도 왔고, 남강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연예계에서 강유이와 친분을 유지했던 윤수아, 우영, 주계진, 임석진도 초대되었다. 조민과 소찬은 당연히 초청자 명단에 속해 있었다.강성연이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웨이터가 그녀를 룸으로 안내했다. 룸 안에 앉아있는 남자를 발견한 그녀가 활짝 웃으며 다가갔다.“삼촌.”헨리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못 본 지 몇 년이나 되었지만 그는 아직도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예전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았다.강성연이 다가가 그와 포옹했다.“오셨어요.”헨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예전에 내가 네 결혼식도 참석 못 하고, 또 네 두 아들의 결혼식도 참석 못 했었잖니.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마침 영국에 출장 올 일이 있어서 이렇게 너를 만나러 왔단다.”그녀가 시선을 내려뜨리며 말했다.“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몸은 좀 어떠세요?”그가 미소 지었다.“많이 괜찮아졌다. 지윤이와 희승이가 돌봐주고 있어서 조금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그때 지윤이 문을 열고 룸으로 들어왔다.강성연이 고개를 돌려 지윤을 확인했다. 처음에는 놀라던 그녀가 다음 순간 눈물을 글썽였다.“두 사람도 와줬네요.”지윤이 그녀한테 다가갔다.“유이가 영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저와 희승 씨도 아버지 따라왔어요. 희승 씨는 지금 반 회장님과 같이 있어요.”헨리가 경호원에게 선물을 갖고 오라고 지시한 후 강성연에게 선물을 건넸다.“리비어가 올 수 없어서 참 안타까워했단다. 이건 걔가 너
한태군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도 함께 웃었다.어느덧 밤이 깊어졌다. 온 도시가 화려한 네온사인에 둘러싸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강유이와 한태군은 저녁을 먹은 후 진원으로 돌아갔다.이제 막 샤워를 마친 탓에 강유이의 머리카락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러자 한태군이 그녀의 손에서 타월을 가져가더니 대신 머리를 닦아주었다.그녀는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거울 속 남자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다.“태군 오빠, 나 결혼식이 너무 기대가 돼.”“그래?”한태군이 부드러운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나 역시 기대돼!”“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성스러운 결혼식장에 들어서다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그가 소리 내어 웃더니 허리를 숙이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그거 알아? 난 한평생 내가 꿈꿨던 모든 소원들을 이미 다 이뤘어.”강유이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원인데?”한태군이 여전히 그의 귓가에서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너를 아내로 맞이하고, 너와 결혼식장에 들어가고, 우리 두 사람의 아이까지 만나게 된 거.”그녀가 멈칫거렸다. 따듯한 조명 아래 그녀의 볼이 붉게 피어올랐다.“설마 처음부터 다 꿍꿍이가 있었던 거야?”그가 대답했다.“어쩌면 네가 내 눈앞에 나타난 순간부터 난 너를 아내로 맞이할 줄 알았던 것 같아.”강유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끌어안았다.“나도 이번 생에는 오빠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한태군이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따듯한 마음이 뼛속까지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정말 영광이야.”…이틀 후, 한태군과 강유이는 영국으로 돌아갔고, 황실은 결혼식 준비로 한창이었다. 화제의 결혼식이다 보니 모든 언론이 그들을 주목하고 있었다.패션 계와 주얼리 계의 최상급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작품들이 줄지어 강유이한테 전해졌다. 명품 맞춤 드레스와 결혼식 때 사용할 각종 보석들이 발 디딜 곳 없게 전시된 채 그녀가 고
그러자 민서율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여행 좀 다녀오니까 마음이 많이 차분해졌어요.”안예지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네가 원하는 일이 다 잘 되길 바랄게.”그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월말이 되었다. 강유이 일행들의 여행도 어느새 끝이 나고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다.강성연과 반지훈은 정원 밖에 나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도착한 아이들이 차례대로 차에서 내렸다. 강유이가 두 사람을 향해 달려갔다.“아빠, 엄마!”그녀가 두 사람을 동시에 끌어안았다.반지훈이 못 말린다는 듯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이렇게 안겨?”강유이가 눈초리를 휘며 대답했다.“엄마 아빠한테 저는 영원한 어린애죠.”강성연이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나머지 아이들을 바라보았다.“재밌게 놀았으면 됐어. 이제 안으로 들어가야지. 오늘 저녁은 다 같이 모여 떠들썩하게 밥을 먹을 수 있겠구나.”진예은과 남우는 집안으로 들어간 후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아이들을 살폈다. 희망이는 두 남동생과 함께 있었다. 세 아이는 깊은 잠에 빠져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졌다.아래층에서는 반재신 반재언 형제가 외출을 하고, 한태군이 거실에서 반지훈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아버님 이번 판은 제게 양보해 주십시오!”반지훈이 흰색 바둑알을 들고 판을 들여다보다 결심한 듯이 바둑알을 내려놓았다.“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게.”한태군이 웃으며 말했다.“다음번에는 제가 양보해 드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허튼수작 부리지 말거라. 난 네 양보 따위 필요 없다.”주방에서 과일을 깎고 있던 강성연이 거실에 있는 두 사람을 힐끗 바라본 후 다시 커피를 타고 있는 강유이를 바라보았다.“이제 곧 결혼식을 올리겠구나. 엄마가 너를 위해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했어.”강유이가 멈칫거리더니 강성연을 돌아보았다.“어떤 서프라이즈 선물이요?”“아직은 안 가르쳐 줄 건데?”강유이가 조금
한태군이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두 사람을 여기에서 만날 줄은 몰랐네.”조민이 대답했다.“나랑 소찬 씨는 이곳에 온 지 좀 됐어. 유이가 인스타에 사진을 올려서 알았어. 너희들도 여기 왔다는걸.”강유이가 조민의 팔을 잡아당기며 자리에 앉혔다.“그럼 우리랑 며칠 더 같이 놀아요.”소찬까지 자리에 착석한 후 반재언은 그에게 진예은과 강유이를 소개했다.“여기는 우리 제수씨인 진예은씨고, 이쪽은 내 동생 유이야.”“형 결혼식 때 봤었어.”소찬은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형 동생이 내 와이프랑 같은 학교 출신이라면서? 와이프한테서 얘기 들었어.”조민이 그를 보며 말했다.“누구보고 와이프래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 못 하거든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약혼까지 다 했는데 다른 남자한테 시집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두 사람의 티격태격한 모습에 다른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유독 강유이만 멍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지금 무슨 소리들 하는 거예요! 약혼이라니. 선배 약혼했어요?”조민이 작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응, 너한테 말하는 걸 깜빡했어.”“너무해요. 어떻게 그렇게 중요한 일을 나한테 말하지 않을 수 있어요.”강유이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녀는 조민이 약혼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조민이 그녀의 손을 감싸며 말했다.“너한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그랬지.”그녀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저 이제 선배랑 안 놀거예요.”조민이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옆에 앉아있는 한태군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빨리 네 와이프 좀 달래 봐.”한태군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강유이도 그저 장난으로 그런 말을 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조민의 약혼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기뻤다.적어도 이제 그녀는 자기만의 행복을 찾았다.…..한편, 서울 병원.민서율은 복도에서 의사와 이야기를 나눈 후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 머리에 기대앉아있는 어머니는 많이 초췌해진 상태였다.“어머니, 몸은 좀 어떠
투호 판을 벌인 사장이 말했다.“오천 원에 세 번 던질 수 있어요.”“그렇게나 비싸요? 오천 원에 세 번밖에 던지지 못하다니!”진예은은 어쩐지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투호 판 사장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저희가 여기서 제일 쌉니다. 다른 집에서는 만 원에 세 번 던지게 하는걸요.”강유이가 진예은을 잡아끌며 말했다.“오천 원에 하자. 사장님도 장사하는 게 어려우실 거 아니야. 우리 재미로 한 번 해보자.”결국 그녀는 사장에게 만 원을 건넸다.“기회는 총 여섯 번입니다.”사장이 화살 여섯 개를 그녀에게 건넸다. 가지런히 놓인 여러 개의 항아리 옆에는 명중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선물이 놓여있었다. 강유이는 그중 팔찌가 갖고 싶었다. 비록 가짜겠지만 디자인이 예뻤다.그녀가 고심 끝에 화살을 던졌다. 하지만 화살은 항아리를 빗나가고 말았다.그 뒤로 연속 두 번 더 던졌으나 모두 다 실패했다.이제 화살은 세 개 밖에 남지 않았다.강유이의 자신 없는 모습을 본 남우가 그녀의 손에서 화살을 가져가며 말했다.“내가 할게요.”그녀가 팔찌 옆에 놓인 항아리로 화살을 던졌고, 화살은 단번에 항아리 안으로 들어갔다.성공이다!흥분한 강유이가 폴짝폴짝 뛰며 말했다.“새언니 정말 대단해요!”“훗. 이 정도쯤이야.”남우가 눈을 찡긋해 보이며 물었다.“또 어떤 게 갖고 싶어요?”강유이가 진예은에게 물었다.“예은아, 어떤 게 마음에 들어?”진예은이 선물을 살피다가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머리핀이요. 저게 제일 예쁜 것 같애요.”남우가 다시 머리핀 옆에 있는 항아리를 향해 화살을 던졌다. 그리고 정말로 그 머리핀을 명중했다.강유이가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잔뜩 흥분하며 말했다.“진짜 백발백중이네요. 새언니, 이제는 새언니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요.”남우가 턱을 쓰담으며 말했다.“그러면 저는…”그녀의 시선에 백옥 청자가 들어왔다.“저걸로 하죠.”그녀가 들고 있던 화살을 슝 던지자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항아리 안으로 빨려
늦은 밤의 산속은 무척이나 고요했다. 평안한 야영장에는 오직 풀벌레 소리만 잔잔하게 들려왔다.텐트 밖 잔디 위에는 랜트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평온하고도 아늑한 분위기였다.강유이는 몸을 뒤척거리며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 한태군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품에 안았다.“잠이 안 와?”“응.”그녀가 그의 품에 가만히 기댔다.“태군 오빠, 나 화장실 가고 싶은데 무서워서 못 가겠어.”한태군이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그럼 내가 같이 가줄게.”두 사람이 텐트 밖으로 나왔다. 한태군이 손전등을 들고 그녀와 함께 한참을 걸었다. 두 사람은 우거진 숲 앞에 도착했다. 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여기서 기다리고 있어.”한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 있으면 불러.”그녀는 숲 안으로 들어갔지만 무서워서 멀리 가지는 못했다.볼일을 본 후 강유이가 서둘러 달려와 그의 팔짱을 꼈다.“됐어.”한태군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텐트로 돌아가던 중 그녀가 고개를 들고 밤 하늘을 바라보며 손으로 가리켰다.“저게 북두칠성인가?”한태군도 고개를 들었다.“응, 맞아.”강유이가 배시시 웃었다.“역시 산속이니까 별이 엄청 잘 보이는 것 같아.”“두 사람 밤늦게 자지도 않고 별구경 하는 거예요?”남우가 텐트 안에서 나오며 묻자 강유이가 그녀를 바라보았다.“새언니도 아직 안 잤어요?”“네. 아까 귀신 이야기한 것 때문에 무서워 잠을 못 자겠잖아요…!”남우가 생수 한 병을 따서 마셨다.강유이와 한태군이 서로를 마주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새언니 설마 그런 이야기에 무서워해요?”남우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여기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산골짜기라고요! 보통 때와는 다르잖아요.”강유이가 포도 한 송이를 들며 말했다.“걱정 마요. 우리 큰오빠가 새언니를 지켜줄 거예요.”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한태군과 함께 텐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고개를 돌린 남우는 그제야 두 사람이 들어가 버린 것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