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인은 조금 어색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내가 노망이 들었나 보구나."노부인은 강성연이 반지훈과 함께 저택에 온 걸 보고 조금 의아해했다. 미현이가 반 대표와 관계가 가장 좋다고 하지 않았나?노부인과 초란은 매우 긴장했지만 강예림은 반지훈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저 남자 너무 잘생겼잖아.그녀가 여태껏 보았던 남자들보다 몇 배나 더 잘생겼다."성연아."아래층에 내려온 강진은 그녀를 보고 조금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성연이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다......"반 대표님과 식사하러 왔어요. 괜찮죠?"강성연은 아버지를 바라 보았다. 그녀는 아버지가 전보다 훨씬 초췌한 걸 보고 조금 의아해했다. 예전에 보이지 않던 흰머리도 꽤 생겼다.강진이 답하기 전에 노부인이 재빨리 다가오며 말했다."당연하지. 반 대표가 우리 집에서 식사를 하는 건 우리 영광이야."노부인은 이렇게 말한 후 초란더러 가정부에게 요리를 몇 가지 더 준비하라고 전하라고 말했다."성연이 언니."청순하게 생긴 여자가 쑥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오더니 강성연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그녀 곁에 있는 반지훈을 흘끔 보았다."성연이 언니, 오랜만이에요. 저 기억나요?"강성연은 그녀가 누군지 기억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 말도 못했다.이때 노부인이 재빨리 설명해주었다."예림아, 사촌 언니가 고향에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는데 어떻게 널 기억하겠니?""성연아, 너의 사촌 동생 강예림이다. 어릴 적에 만난 적이 있어."강예림?그녀는 조금 인상이 있었다. 하지만 그저 그녀가 어릴 적에 갓 태어난 강예림을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지금 이렇게 컸구나."아, 사촌동생이었구나."강성연의 태도는 여전히 무뚝뚝했다. 그녀는 예전 고향에 있는 강 씨 가문 사람들을 본 모습을 본 적이 있기에 그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식탁에서 노부인은 계속 반지훈에게 아부를 했고 강예림은 빨개진 얼굴로 자꾸 그를 흘끔흘끔 보았다.하지만 초란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노부인은 여태껏
"반지훈 대표는 우리 성연이와 무슨 관계인가?"강 씨 노부인이 묻자 반지훈은 덤덤하게 대답했다."성연이는 저의 약혼녀입니다. 왜요?"약혼녀!강 노부인은 깜짝 놀랐다.그녀는 강성연 이 천 것에게 이런 수단이 있을 줄 몰랐었다.강성연이 정말 반지훈을 손에 넣은 것이다."성연아. 반 대표와 약혼을 했는데 왜 집에 알리지 않았어?""그럴 필요 없잖아요."강성연은 속으로 냉소했다. 만약 반지훈의 신분이 아니라면 강 씨 노부인이 저렇게 속마음과 다른 말을 할까?솔직히 말한다면 강 노부인도 반지훈의 신분을 중시하는 것이었다."그렇다면 언제 나에게 시집올 거야?"반지훈의 한 마디에 강성연은 하마터면 체할 뻔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 보았다. 김칫국부터 마시는 거야? 그저 연기하는 것뿐인데."성연아, 너도 확실히 결혼할 나이가 되었다. 반지훈 대표가 널 이렇게 좋아하는데 뭘 기다리는 거야?"저 천한 것이 반지훈과 결혼을 한다면 반 씨 가문에서는 결혼 예금을 아주 두둑하게 줄 것이다. 그렇다면 강성연 할머니인 노부인도 자연히 덕을 보게 될 것이다.그리고 반 씨 가문과 사돈 관계가 되면 신분도 상승될 것이다."제가 시집을 간다 하여도 할머니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강성연은 방긋 웃으면서 할머니를 반박했다.할머니는 속으로 매우 불쾌했지만 여전히 온화한 얼굴로 말했다."성연아, 그래도 내가 너의 할머니가 아니더냐?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어머니, 성연이의 일은 성연이가 결정하면 됩니다. 어머니는 참견하지 마요."강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 말인 즉 그가 강성연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뜻이었다."그게 무슨 말이냐? 성연이는 너의 딸인데, 딸의 평생과 관련된 일을 관계하지 않을 것이냐?"노부인은 아들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자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전 관계할 수 없어요. 어머니도요."강진의 태도는 매우 단호했다.초란은 강진이 강성연의 편을 들어주자 마음 속 원한이 점점 더 짙어졌다. 강진은 강미현이 한 짓과 연은
식사가 끝난 후 강 노부인은 주동적으로 반지훈과 강성연에게 하룻밤 묵고 가라고 했다. 강성연은 거절하려고 했지만 반지훈은 응낙했다.노부인은 반지훈이 남겠다고 하자 매우 기뻐했다."반지훈 대표,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분부해. 이곳을 자신의 집처럼 생각하면 돼."반지훈이 대꾸하지 않자 노부인은 어색하게 웃었다.강성연이 뭐라 말하려고 할 때 반지훈은 그녀를 보면서 말했다."난 당신의 예전 방을 좀 구경하고 싶어."예전의 방?강성연은 멍해졌다. 그녀는 강 씨 저택을 떠난 지 육 년이나 되었고 확실히 돌아와서 묵은 적이 없었다.강진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성연아, 너의 방을 아직까지 남겨두고 있다. 지금 가정부더러 정리하라고 말하마."조금 후 강성연은 예전의 방으로 돌아갔다. 방은 확실히 예전과 똑같았고 대부분 물건은 모두 제자리에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침대를 반지훈 방의 침대와 비교해보면 좀 작았다.반지훈은 그녀가 예전에 지내던 방을 둘러보더니 테이블 위에 놓여진 사진을 발견했다.모두 강성연의 어릴 적 사진이었다.성연이는 어릴 적부터 귀여웠는데 유이와 똑같았다."보지 마요!"순간 강성연은 그의 손에서 사진첩을 빼앗아 품에 안더니 남은 사진첩들을 모두 등뒤에 감추었다.반지훈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내가 내 여자의 어릴 적 사진을 보는 것도 안돼?""보지 말라고 하면 보지 마요.""부끄러운 거야?"강성연은 그의 말을 반박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저 예전 사진이 못생겨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이 부끄러웠을 뿐이었다.반지훈은 억지를 부리지 않고 그녀의 방을 둘러본 후 침대에 앉았다."당신의 방은 인테리어를 잘 했군."강성연은 사진을 모두 옷장에 넣은 후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 보았다."반 대표님, 저의 침대가 좀 작아요. 아니면......"남자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곧장 침대에 누웠다."......"역시 뻔뻔해!저녁.강성연은 옷장을 뒤지고 있었다. 방안에 남은 옷은 모두 고등학생때의 옷이었지만 다행히 잠옷은 입
"반지훈에게 잠옷이 없어서요. 아빠에게 반 대표가 입을 수 있는 잠옷이 없는지 물어보러 왔어요......"강진은 미소를 지었다."며칠 전에 마침 새 잠옷을 샀는데 아직 입지 않았다. 내가 가져다 주마."강진은 새 잠옷을 강성연에게 가져다 주었다. 강성연이 몸을 돌려 떠나려고 할 때 강진이 걸어 나왔다."성연아."강성연은 고개를 돌렸다."네?""아빠가 잘못했다.""...... 괜찮아요."강성연은 눈을 내리깔았다. 그녀는 강진의 표정을 보지 않은 채 방으로 돌아갔다.강진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비록 딸이 여전히 자신을 용서해주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빠"라고 불러주니 강진은 그걸로 충분했다.방으로 돌아간 강성연은 방문 앞에 누군가가 서있는 걸 발견했다. 그건 강예림이었다.강예림은 반지훈과 무슨 말을 하는지 쑥스러우면서도 즐거운 표정이었다. 지금 그녀는 반지훈 앞에서 얌전한 모습이었지만 강성연은 순식간에 강예림이 반지훈에게 마음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고개를 돌린 반지훈은 강성연이 돌아온 걸 발견하고 눈썹을 치켜 올렸다."돌아왔어?"강성연은 속으로 냉소했다. 돌아오지 않았으면 네가 딴 여자와 알콩달콩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볼 수 있었을까?"네."강성연은 잠옷을 그에게 건네주었다."입은 적이 없는 새 잠옷이에요.""성연이 언니, 저기, 오해하지 마세요. 아까 형부와 언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어요."강예림은 강성연의 표정이 어두운 걸 보고 이렇게 변명했다.강성연은 그녀를 보면서 웃었다."난 오해하지 않았어."말을 마친 후 그녀는 반지훈을 밀치고 방으로 들어갔다.반지훈은 그녀의 뾰로통한 모습을 발견했다. 이러면서도 오해하지 않았다고?역시 질투하고 있어."저기, 형부, 전......""언니와 난 이만 쉬어야겠어."반지훈은 단번에 태도가 변하더니 강예림의 대답도 듣지 않고 문을 닫았다.강예림은 멍하니 제자리에 서서 주먹을 꽉 쥐었다. 어떻게 된 일이지, 아까 반지훈이 태도는 결코 이렇지 않았다. 성연이 언니가 돌아온
그는 이어서 할 생각이 없었다. 그저 그녀를 품에 안고 잘 생각이었다.“자.”등 뒤에서 들려오는 남자의 균일한 호흡 소리에 강성연은 서서히 긴장을 풀었고 차차 잠기운이 몰려왔다.**강성연은 반지훈과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강진은 이미 직접 아침을 준비 마친 상태였고 그들이 위층에서 내려오자 웃으며 말했다.“일어났니? 아침 먹고 나가.”강성연은 식탁 앞에 자리를 잡았고 강예림이 예쁘게 꾸민 모습으로 하정화와 같이 내려오는 모습을 보았다.“성연아, 너랑 지훈이 어젯밤에 잘 잤니?”하정화가 살갑게 묻자 강성연은 건성으로 대답했다.“네, 잘 잤어요.”하정화는 강예림에게 눈빛을 보냈고 강예림은 강성연의 옆에 다가가며 말했다.“성연 언니, 저 여기 앉아도 돼요?”“마음대로 해.”강예림은 의자를 빼고 강성연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쑥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성연 언니, 저 서울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여기를 잘 몰라요. 할머니가 그러셨어요. 언니 따라다니면서 서울 환경에 익숙해지라고요. 그래도 괜찮죠, 언니?”예전에는 강미현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이제는 강성연의 옆에 붙어있을 생각이다. 그렇게 하면 반지훈에게 접근할 기회가 생기니까. 반지훈처럼 출중한 외모에 좋은 배경을 지닌 남자는 드물었고 할머니도 그를 아주 마음에 들어 했다.반지훈이 자신에게 관심을 둔다면 자기 미모를 이용해 강성연의 손에서 반지훈을 빼앗아 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할머니는 그녀에게 남자들은 기가 센 여자를 좋아하지 않고 물처럼 부드러우며 가정을 잘 돌보는 여자를 좋아한다고 하셨다.큰아버지도 결국에는 기가 세고 능력 있는 본처를 버리고 바람을 피웠다.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성격이 강성연보다 더욱 반지훈의 마음에 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강성연이 아무 말 하지 않자 강진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얘들은 일하느라 바빠. 널 데리고 다닐 시간이 어디 있겠어?”하정화가 강예림의 편을 들었다.“시간이 없긴, 회사 둘러보는 것 정도는 괜찮지. 예림이는 성연이
하정화는 그녀의 말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고 하마터면 버럭 화를 낼 뻔했다.강예림도 그 말을 듣고 속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반지훈에게 접근해야 했기에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성연 언니. 저... 야무지지 못해요. 일 못한다고 언니랑 형부가 절 나무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강미현이 위선적인 사람이라면 강예림은 남자에게 기대어 이득을 보려는 사람이었다.강성연은 씩 웃었다.“난 아주 엄격해.”“...”반지훈은 강성연이 강예림을 상대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상대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귀여웠다.**강예림은 그녀가 바라던 대로 TG에 도착했다. 다들 바삐 일하는 큰 회사에 도착하자 강예림은 저도 모르게 흥분됐다.반지훈의 회사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역시나 서울에서 잘 나가는 사람다웠다.흥, 내가 바라는 대로 이곳에서 일하게 된다면 언젠가는 반지훈씨의 눈에 들 날이 올 거야!강예림은 강성연을 따라서 16층에 도착했다. 강예림은 두리번거리며 물었다.“성연 언니, 형부는 여기에 안 계세요?”강성연은 눈동자를 굴렸다.“당연히 여기 없지. 왜, 보고 싶어?”“아니요. 오해하지 마요, 언니. 전 그냥 물어본 것뿐이에요...”강예림은 이내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강성연은 웃기만 할 뿐 대꾸하지는 않았다.사무실에서 나온 반크는 강성연의 뒤에 누군가 있는 걸 발견했다.“성연아, 이 분은...”“제 사촌 동생이에요. 아르바이트하러 왔어요.”강성연은 대답을 마친 뒤 손을 들어 여직원 한 명을 불렀다.“얘 데리고 가서 조 팀장님한테 일 좀 분배해주라고 하세요.”여직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 보였다.“알겠습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강예림에게 말했다.“저 따라오세요.”강예림이 여직원을 따라 떠난 뒤 반크는 살짝 당황한 얼굴로 의아한 듯 물었다.“구매자재부에 보내시려고요?”“그럼 어쩌겠어요? 놀러 온 것도 아니고 아르바이트하러 온 건데, 고생하면서 인내심을 길러야죠.”강성연은 씩 웃더니 몸을
강성연은 미소를 짜내며 말했다.“혹시 마음 아파서 그러는 거면 반지훈씨한테 보내줄까요?”반지훈은 시선을 내리뜨리며 싱긋 웃더니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 그는 재빨리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에 두르더니 강성연의 등에 문이 닿도록 몇 걸음 앞으로 걸어갔다.“이러면서 질투 안 한다고?”강성연은 무심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녀는 단지 강미현보다 더 연약한 척하는 강예림이 꼴 보기 싫었을 뿐이다.게다가 고생 좀 해서 인내심을 기르는 게 문제가 될 리도 없었다.강성연은 그의 손을 쳐내며 말했다.“자꾸 안으려고 하지 마요.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요?”“봐도 상관없지.”그는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려 했고 강성연은 화가 나서 그를 깨물었다.“반지훈씨, 적당히 좀 하시죠!”반지훈은 손을 들어 그녀의 뒷머리를 잡더니 그녀의 입술에서 나는 단맛을 느꼈다. 그는 그녀가 서서히 그의 키스에 익숙해지는 걸 느꼈다.“읍...”’강성연은 그의 팔을 잡으려 했고 그는 그녀를 품에 안았다.어디서 연습이라도 했는지 반지훈은 키스를 점점 더 잘했다.강성연은 그에게 거의 장악당할 듯했다. 그의 입맞춤은 그녀의 입에서 멀어지고 서서히 아래로 향했다.뜨거운 열기가 그녀에게 불을 붙인 듯한 기분이 들었다.돌연 오싹함이 느껴지자 강성연은 불현듯 정신을 차렸고 얌전하지 못한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반지훈씨, 빌어먹을!”’강성연은 갑자기 무릎을 접으며 그를 공격했고 반지훈은 갑작스럽게 걷어차였다.그는 낮게 앓는 소리를 내더니 이를 악물었다. 너무 아파서 무력감이 느껴질 정도였다.“미안해요... 난 단지 당신을 진정시키고 싶었을 뿐이에요.”강성연은 살짝 창백해진 그의 안색을 보더니 당황한 얼굴로 그를 부축했다.“괜... 괜찮아요?”반지훈은 이를 악물더니 헛웃음을 터뜨렸다.“우리 집안 대를 끊으려고 작정한 거야?”“그러게 누가 갑자기... 그러래요.”“내가 진짜 강제로 할 생각이었다면 넌 반항할 기회도 없었을 거야.”그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는 단지
초란은 자기 딸이 여전히 반지훈을 잊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다급히 설득했다.“넌 일단 반지훈 일은 관여치 마. 연씨 일가 딸이라는 신분만 얻게 된다면 반지훈도 당연히 널 마음에 들어 하겠지.”그 말에 강미현은 어머니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엄마 말이 맞아요. 우선은 육씨 집안사람이 날 연은희의 딸이라고 생각하게 해야 해요. 그런데 강성연 그년 머리카락으로 DNA 검사를 해야 해요.”초란은 냉소를 지었다.“그건 쉽지. 강예림 그 망할 계집애가 지금 TG에 있거든. 걔한테 시키자. 강성연 그 망할 년은 우리를 의심하지 않을 거야.”궂은일을 해본 적이 없던 강예림은 구매자재부에서 물건을 나르는 일을 도맡았다. 그녀는 화가 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했다.빌어먹을, 강성연은 일부러 그런 걸 거야!바로 그때, 그녀는 큰어머니 초란의 전화를 받았고 곧장 그녀를 향해 하소연했다.초란은 가식적으로 그녀를 위로했다.“그래, 예림아. 너무 화내지 마. 그리고 거기 남아있을 기회가 곧 생기니 조금만 더 고생해”“게다가 성연이랑 같이 있으면 반지훈씨도 자주 만날 수 있잖아.”초란은 일부러 그 얘기를 꺼냈다. 강예림은 진짜 반지훈을 위해 참고 있었다.“큰엄마 말이 맞아요. 저 잘할게요!”다음번에 반지훈을 만나서 강성연이 자신을 고생시켰다는 얘기를 한다면 반지훈은 그녀를 동정할 것이다.다른 한편, 초란은 그녀를 몰래 비웃고 있었다.강예림은 너무 단순했다. 반지훈이 그녀처럼 무식하고 멍청하며 촌스러운 여자를 마음에 들어 할 리가 없었다.하지만 초란에게는 잘된 일이었다. 강예림의 멍청함은 그들 모녀에게 있어 강성연을 상대할 수 있는 무기였으니 말이다.초란은 겨우 말 몇 마디로 강예림을 어르고 달래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게 만들었다.강성연의 머리카락 한 올을 가져오는 건 강예림에게 아주 쉬운 일이었다.**반크는 손안에 든 서류를 강성연에게 건네주며 말했다.“이번 주 예정량은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 예산을 넘었어. 이런 속도로 가다가는 1년도 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