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희는 김신걸에게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김신걸운 원유희에게 때론 잔인했고 때론 배려가 있었는데 아주 모순적이었다.송욱은 단지 김신걸의 개인 의사일 뿐, 그의 사적인 일에 관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주의할 것만 얘기한 후 송욱은 떠났다.복도를 지날 때 민이령의 큰 사진을 시선이 끌렸다.그토록 젊고 단정했다.이것은 송욱이 납득가지 않는 점이기도 하다.김신걸이 왜 원유희를 감금했는지는 주위 사람들은 다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그러나 원유희는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이 아파트에 왔고 심지어 원유희 덕분에 자신까지 들어올 수 있었다.김신걸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그가 원유희를 마음에 들고 있다면 윤설과 약혼하지 않았을 텐데?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고 김신걸의 속은 더 알 수가 없었다.김신걸은 방금 방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고건의 전화를 받았다.“김명화가 돌아왔습니다.”“급하긴 했나 보네.”“김명화를 돌아오게 하면 아마도 선생님 쪽을 찾아갈 것 같습니다.”김신걸의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명령을 내렸다.“그럼 할 일을 찾아서 줘야지…….”김명화는 밤에 제성에 도착했고,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아침이었다.라인은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라인은 다급히 돌아오는 김명화의 모습을 보더니 얼굴에 아무런 표정도 없었고 먼저 입을 열지도 않았다."어떤 상황인지 말해봐."김명화는 소파에 앉았는데 옷이 반쯤 열려 있고 얼굴색이 차가웠다."급하지 않으니 우선 쉬세요.”“비행기에서 8시간 보내면서 충분히 휴식했어. 이렇게 오랫동안 사람을 찾지 못하는 거 보면, 우리 형 빼고 또 누가 이런 능력이 있을 것 같아? 게다가 원유희가 실종됬는데 형이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전에 그렇게 다 통제하려고 했던 사람이?”“알아봤는데 김신걸쪽에서도 사람을 보내 원유희를 찾고 있더라고요.”김명화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런 속임수에 넘어가지 마. 우리 형 속을 누가 알아. 드래곤 그룹에 한번 갔다 와야 겠어…….”일어나자마자 핸드폰이
막 사무실 입구에 도착했는데, 하마터면 안에서 급히 나오는 윤정과 부딪힐 뻔했다."얼굴이 왜 이렇게 안 좋아? 왜?" 장미선이 물었다.“유희를 데리고 간 차를 찾았대, 나 지금 그쪽으로 가볼게.”윤정은 몸을 돌려 가버렸다.장미선은 순간 마음이 철렁했다.‘찾았다고?’정신을 차리자 바로 따라갔다.“같이 가!”호숫가에 도착했을 때, 김명화와 표원식은 아직 남아 있었고, 윤정에게 현재 상황을 말했다."차를 건지고 보니 확실히 유희를 데리고 간 차가 맞았어요. 근데 건져냈을 때 차 문은 열려 있었고 안에는 아무도 없었어요.”표원식은 얼굴이 어두워지고 목소리가 쉬었다.“구조대원이 이곳이 사고 현장이 아니라 상류 쪽이라고 해요. 저희는 방금 봤는데 혹시 보러 가시겠어요?”윤정은 초조하게 먼 곳을 바라보았지만 구조대원들은 여전히 사람을 건지고 있었다.호숫물은 계속 흐리고 있었다. 그는 자기 딸이 호수에 있다고 믿지 않았다.윤정은 표원식을 따라 상류로 올라갔고 장미선은 제자리에 있었다.방금 한 말을 그녀도 이미 들었다. 그녀는 엄청 기뻤지만 마음속에 참을 수밖에 없었고, 기쁨을 티 낼 수 없었다. 정말 답답할 지경이었다.‘원유희는 명문가에 시집갈 팔자는 아닌가 보네. 그런데 주제도 모르고 우리 설이랑 겨루다니, 웃겨 죽겠네, 죽겠어.’그리고 김명화가 돌아보았을 때는 또 바로 표정이 무거워졌고 걸어가서 위로해주었다.“사람이 안 보이면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는 소리야. 걱정하지 마, 유희 반드시 무사할 거야.”지난번 원수정의 별장에서 일어난 일은 이미 다 지나간 듯이 자연스럽게 얘기했다.김명화는 어쨌든 모신걸의 사촌 동생이므로 너무 서먹하게 굴어선 안 되었다.김명화는 시선을 돌려 그녀의 말을 들은 체 만 체했다.장미선도 눈치 있게 그냥 몸을 돌려 다른 쪽으로 갔다.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윤설에게 전화를 걸었다.“좋은 소식 하나 알려줄게.”“무슨 좋은 소식이에요?”“원유희가 죽었다.”“피부관리를 받고 있던 윤설은 벌떡 앉았다.”“죽었
“내 호의도 몰라주고 정말.네 딸 장례식 소식을 알려줘도 시비야.”“그렇게 장례식에 가고 싶으면 차라리 네 딸 장례식이나 가든지.”원수정은 장미선이 대답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었다.원수정은 믿을 수 없었다. 심장이 떨리기 시작했고 손은 여기저기 방황하기 시작했다. 곧 사고가 정지될 것만 같았다.‘정말로 무슨 일이 있는 거야? 윤정은 분명히 유희가 지금 월말이라 회사일 때문에 바쁘다고 했는데! 설마 연락이 안 되는 건…….’원수정은 윤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윤정은 상류에 서서 지형을 살펴보고 있는데, 주머니 있는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꺼내서 보니 원수정의 전화였다.그는 손을 떨었고 무의식적으로 받기 싫었지만 안 받을 순 없었다.그는 한쪽으로 가서 평소의 말투와 어조로 전화를 받았다.“깼어?”“사실대로 얘기해줘, 유희한테 무슨 일이 있는 거 아냐?”원수정은 절박함이 담긴 목소리로 얘기했다.“누가 그런 헛소리를 하는 거야?”“그렇지 않고서야 애가 왜 전화를 안 받아? 아무리 바빠도 전화 한 통 할 시간이 없겠어? 그리고 방금 네 처가 나랑 연락해서 얘기해주더라. 장미선이 그러는데……유희가……난 안 믿어, 그러니까 알려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윤정은 하류 쪽을 바라보더니 얼굴이 싸늘해졌다. 하지만 입으로는 여전히 원수정을 달래고 있었다.“유희는 지금 실종된 상태야,근데 장미선이 얘기한 것처럼 그런 건 아니니까 조급해하지 않아도 돼. 우리 쪽에서 사람을 찾고 있어, 꼭 찾을 수 있어.”“실종…….”원수정은 거의 기절할뻔했고 고통스러운 소리를 냈다.“수정아! 수정아, 조급해하지 마, 별일 없을 거야! 내가 반드시 찾아낼게!”원수정은 힘겹게 멘탈을 부여잡았다.“어쩌다가 실종 됬는데? 누가 그런 거야? 김신걸이야? 걔가 한 거야?”“지금 봐서는 아니야.”“걔 빼고 또 누가 이러겠어? 쟤는 언젠가 우리 유희를 죽일 거라고!”원수정은 울면서김신걸에대한 뼈에 사무친 원망을 통했다.‘내가 능력만 있었다면 이런 억울함은 당하지 않
원유희는 김신걸의 변덕스러운 성격의 피해자가 될까 봐 들킬 바엔 차라리 적반하장을 선택했다.“너만 아니었다면 내가 침대에서 떨어질 일은 없었을 거야. 듣기 싫으면 안 들으면 되지 왜 사람을 밀치고 그래? 너무 폭력적이잖아.”김신걸의 표정은 심각히 어두워졌다.원유희는 소리를 다 치고 물었다.“진통제 좀 주면 안 돼? 너무 아파…….”“참아.”“이걸 어떻게 참아? 등 전체가 다 따끔하다고.”원유희의 호흡이 불안정해졌고 차가운 표정으로 침묵을 지키는 김신걸을 바라보면서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했다.“정말로 날 안 보낼 거야? 여기 누구도 못 들어오는데 누가 날 돌봐줄 건데? 설마 네가?”“나 이틀 동안 휴가야.”원유희는 의아해했다. ‘설마 정말 나를 돌보려는 것은 아니겠지? 거절할 수 있을까?’김신걸은 거부하는 원유희를 보면서 물었다.“의견 있어?”“그럴 리가.”원유희는 화가 났지만 말을 할 용기는 없었다.김신걸을 노트를 내려놓고 일어나 나갔다. 그리고 원유희는 김신걸이 다리를 약간 절뚝거리는 것을 알아차렸다.‘뭐야? 너무 오래 앉아서 다리 저렸는가?’등의 통증이 그녀로 하여금 정신을 차리게 했다. 등 전체 구석구석 찌르는 것과 같은 고통이었다.원유희는 지금 엄청나게 후회하고 있다.이렇게 애를 썼는데도 결국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오히려 상처로 인해 침대에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점심때 김신걸은 식판을 들고 들어왔는데 여전히 다리를 절뚝거렸다.원유희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다리가 왜 그래?”시간이 한참 지났는데 아직도 다리가 저릴 수는 없지 않은가?그러나 김신걸은 그저 그녀를 한번 힐끗 보았을 뿐 말을 하지 않았다.원유희도 눈치 있게 더 이상 묻지 않았다.‘다리를 절뚝거리든 끊어지든 나랑 뭔 상관이야?’‘그나저나 어떻게 밥 먹지? 조금만 움직여도 너무 아픈데…….;생각하다가 원유희는 김신걸이 침대 옆에 앉아 그릇과 젓가락을 들고 직접 자신에게 밥 먹여주려는 것을 발견했다.원유희는 멍하니 있었고 자의 눈을
원유희는 멍해졌다.‘그래서 김신걸이 다리를 절뚝거렸던 게 다리 문제가 아니라 발이었어? 설마 나 때문이라고?’원유희는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그녀는 바닥에 떨어졌고, 김신걸은 침대에서 내려와 그녀를 안았다. 확실히 김신걸은 그녀의 곁에 서 있었다. 바닥은 모두 유리 조각이었고 밟을 확률이 높았다…….하지만 김신걸이 너무 긴장했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반항할 수 없는 이상 순종하는 것이 나아요.”송욱은 원유희에게 조언을 해주었다.원유희는 입술을 깨물었다.‘내가 이거를 모르겠냐고? 하지만 그게 어디 쉽겠냐고? 내연녀 되는 것만으로 해도 난처해서 죽을 지경인데.’게다가 김신걸은 성격이 보통 변덕스러운 게 아녀서 비위 맞추기 여간 어렵지 않았다. 송욱이 떠난 후 원유희는 침대에 엎드려 바깥의 소리를 듣고 있는데 김신걸이 누구랑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송욱인가? 뭐가 잘 안 들린다고 말하는 것 같은데……설마 윤설은 아니겠지?’원유희는 얼떨결에 알아맞혔다.정말로 윤설이었다.“차만 찾았고 사람은 못 찾았어, 유희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어. 아빠가 엄청 걱정하고 있어.”윤설이 말했다.“사람을 못 본 건 좋은 일이야.”“맞아, 나도 아빠한테 그렇게 말했어. 비록 유희는 해선 안 될 일을 했지만 그래도 내 동생이잖아. 걔가 무사했으면 좋겠어.”"걱정하지 마, 내가 사람을 좀 보내줄게."“그래? 신걸 씨 일도 바쁜데 방해되지 않겠어?”“괜찮아.”김신걸은 전화를 끊은 후 고건에게 전화를 걸었다.“걔네들을 잘 따돌려 봐.”“네.”고건은 김신걸이 무엇을 얘기하는 지 바로 알아차렸다.천천히 ‘실마리’를 줘서 그들이 한바탕 찾게 만드는 것이다.‘역시 김 선생님은 너무 대단하셔. 모든 사람을 가지고 놀 수 있어.’얘기해줄 거 다 얘기하고 김신걸은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원유희는 김신걸의 발을 힐끗 쳐다보았다. 아직도 절뚝거리고 있었다.“윤설이 너를 찾고 있는 거지? 네가 여기에 있는데 걔가 왜 안 찾겠어?”“근데?”김신걸
갈수록 아파서 원유희는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이때 등에서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고, 서늘해지면 상처의 통증이 완화되었다. 원유희는 자다가 눈을 떴다. 곁에서 김신걸의 모습을 찾지 못했고 면봉으로 등에 있는 상처를 가볍게 건드리는 느낌이 들었다.은은한 약 냄새가 가득했다.뒤돌아보지 않아도 마취 연고를 발라주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있었다.원유희는 김신걸이 자다 말고 자신에게 약을 발라줄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나 때문에 깼지? 나도 뒤척이고 싶지 않았는데 너무 아파서.”원유희의 얼굴은 베개에 눌려 모양이 변했고 입은 삐죽삐죽 중얼거렸다.김신걸은 무표정을 유지했다.“알면 돼.”다 닦은 후 김신걸은 면봉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일어나 욕실로 가서 손을 씻었다.원유희는 안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이게 내 탓은 아니잖아?’그리고 낮에 송욱이 자신에게 김신걸에게 순종하라는 조언을 떠올리자 좋은 방법이 생각났다.욕실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자 원유희는 몸을 천천히 돌렸다. 어차피 마취 연고를 바르니 별로 아프지 않았다.“나 좀 배고픈데, 먹을 것 좀 가져다줄 수 있어?”“지금?”“응, 괜찮겠어?”김신걸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포스가 넘친 말투로 그녀를 압박했다.“내가 네 상처를 좀 처리해줬다고 날 부려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진 마.”“내가 어떻게 감히 너를 부려 먹겠어? 정말 배고프니까 그러지.”원유희는 가련하고 처절한 눈빛으로 김신걸을 바라보았고 온갖 불쌍한 척을 다 했다.“우유 한 잔만 따라줘.”김신걸은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깊이 주시하다가 몸을 돌려 방을 떠났다.냉장고에 있는 우유를 꺼내 컵에 붓고 김신걸은 컵을 노려보며 어두운 표정으로 생각했다.‘내가 뭐 쟤가 착각할만한 일을 했던가?’비록 그가 하루 세끼를 그녀에게 방을 보냈지만, 단지 그가 아무도 아파트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직접 밥을 먹여준 주는 것도 그저 그녀가 다친 탓이다.그가 하는 것이랑 원유희가 요구하는 것은 엄
“정말이야. 우유를 마시면 화장실 가고 싶은 것도 당연한 거 아니야?”원유희의 눈동자는 흔들렸고 경계하면서 얘기했다.“원유희, 선 넘지 마.”김신걸은 누워 있어도 사람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는 존재였다.원유희는 입술을 오므리고 억울한 척을 했다.“안 가면 여기서 볼일 볼 것 같은데. 그래도 괜찮아? 네 침대잖아.”“볼일 봐.”김신걸은 여전히 무표정이었고 이 말을 들은 원유희는 표정이 굳어졌다.‘이게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인가? 그리고 내가 세쌍둥이도 아니고 네가 허락했다고 정말로 여기서 볼일 볼 수는 없잖아.’유담이가 저번에 실수하고 울어서 그녀를 웃지도 울지도 못하게 하고 가슴 아프게 한 헤프닝이 생각나자 자연스럽게 세쌍둥이 생각도 났고 원유희 눈빛은 점점 빛을 잃어갔다.원유희는 며칠 동안 아이들을 보지 못했다.예전에 외국에서 따로 살 때는 그나마 페이스톡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아예 연락이 끊어졌다.‘세쌍둥이는 어떻게 생각할까? 엄마 못 봤다고 우는 건 아니겠지? 표원식……나 대신 아이들을 잘 돌보고 있겠지?’표원식을 생각하자 원유희는 자신이 했던 일이 생각났고 비록 하고싶어서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표원식 앞에서 떳떳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김신걸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원유희의 표정은 그의 기분을 다운시켰다.원유희는 정신을 차리고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내가 정말로 침대에서 실수하면 그땐 너 또 나를 괴롭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건 생리적인 문제니까 나를 탓할 순 없어, 그렇지?”김신걸은 몸을 약간 기울이고 상반신을 들어 올리자 수려한 얼굴이 원유희 쪽으로 다가갔다.“기저귀까지 준비해줘야 해? 어?”원유희는 작은 입이 몇 번 벌었다 닫았다 했지만 결국엔 아무 소리도 못 냈다.원유희는 도저히 그의 논리적 사고를 따라갈 수 없었다.“아……아니. 그냥 화장실까지 부축해 주면 돼.”김신걸은 검은 눈동자를 반쯤 뜨고 그녀의 부자연스러운 표정을 쳐다보며 기분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이 가슴에 가득 차서 원유희의 눈시울이 시큰거렸다. 하지만 그녀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어떻게 사라졌다고 단정할 수 있어? 출장 갔을 수도 있잖아.”김신걸은 얼버무렸다.“아니에요! 며칠째 누나를 못 봤다고요!”상우가 얘기했다.“예전에는 자주 마주쳤는데 지금 아예 안 보이니까 사라진 게 맞아요!”“너 이 추리 맥락이 이상해.”김신걸이 말했다.“그럼 언니는 도대체 어디에 갔어요? 설마 아더씨가 숨긴 건 아니됴?”원유희는 큰 소리도 낼 수 없었지만 아이들의 총명함을 놀라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진짜 맞혔어!’“누가 너희들에게 이렇게 얘기하라고 가르쳤어?”김신걸은 항상 예민했다.“더희 스스로 생각한 거예요.”말하다 말고 유담이는 흐느끼기 시작했다.“정말 아더씨가 한 거 아니에요?”김신걸은 답을 주지 않았다.“날이 밝으려면 아직 이르니 어서 가서 자.”“싫어요!”조한이가 화를 냈다.김신걸은 눈살을 찌푸리면서 생각했다.‘나한테 화를 낸다고? 근데 나는 왜 아직도 전화를 안 끊고 있지?’“가서 찾아 줘…….”조한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원유희는 김신걸의 전화를 빼앗아 끊어버렸다.원유희는 어색하게 웃으며 얘기했다.“아이들이 철이 없으니까 화내지 마.”이렇게 전화를 끊어버리면 물론 아이들에게는 아주 잔인했지만 혹시나 ‘엄마’라는 소리가 나오면 그땐 정말 걷잡을 수 없게 된다.“나 그렇게 속 좁은 사람으로 보여?”김신걸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아니.”‘아니긴 뭐가 아냐! 세상에서 제일 속이 좁은 사람이가 바로 너라고!’원유희는 눈을 들어 김신걸의 눈과 마주치자 켕기는 게 있어서 그런지 깜짝 놀랐다.“왜 그래?”“화장실 안 가?”원유희는 하마터면 이 일을 잊을 뻔했고 화를 내며 반박했다.“볼일 이미 다 봤어!”원유희는 씩씩거리며 고개를 돌리려고 했지만 계속 한 자세를 하고 있었던지라 하마터면 목이 부러질 뻔했다. 원유희는 소리치며 고통을 호소했다.“아……아파……뭔 고생이야.”그리고 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