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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정말이야. 우유를 마시면 화장실 가고 싶은 것도 당연한 거 아니야?”

원유희의 눈동자는 흔들렸고 경계하면서 얘기했다.

“원유희, 선 넘지 마.”

김신걸은 누워 있어도 사람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는 존재였다.

원유희는 입술을 오므리고 억울한 척을 했다.

“안 가면 여기서 볼일 볼 것 같은데. 그래도 괜찮아? 네 침대잖아.”

“볼일 봐.”

김신걸은 여전히 무표정이었고 이 말을 들은 원유희는 표정이 굳어졌다.

‘이게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인가? 그리고 내가 세쌍둥이도 아니고 네가 허락했다고 정말로 여기서 볼일 볼 수는 없잖아.’

유담이가 저번에 실수하고 울어서 그녀를 웃지도 울지도 못하게 하고 가슴 아프게 한 헤프닝이 생각나자 자연스럽게 세쌍둥이 생각도 났고 원유희 눈빛은 점점 빛을 잃어갔다.

원유희는 며칠 동안 아이들을 보지 못했다.예전에 외국에서 따로 살 때는 그나마 페이스톡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아예 연락이 끊어졌다.

‘세쌍둥이는 어떻게 생각할까? 엄마 못 봤다고 우는 건 아니겠지? 표원식……나 대신 아이들을 잘 돌보고 있겠지?’

표원식을 생각하자 원유희는 자신이 했던 일이 생각났고 비록 하고싶어서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표원식 앞에서 떳떳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

김신걸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원유희의 표정은 그의 기분을 다운시켰다.

원유희는 정신을 차리고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정말로 침대에서 실수하면 그땐 너 또 나를 괴롭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건 생리적인 문제니까 나를 탓할 순 없어, 그렇지?”

김신걸은 몸을 약간 기울이고 상반신을 들어 올리자 수려한 얼굴이 원유희 쪽으로 다가갔다.

“기저귀까지 준비해줘야 해? 어?”

원유희는 작은 입이 몇 번 벌었다 닫았다 했지만 결국엔 아무 소리도 못 냈다.

원유희는 도저히 그의 논리적 사고를 따라갈 수 없었다.

“아……아니. 그냥 화장실까지 부축해 주면 돼.”

김신걸은 검은 눈동자를 반쯤 뜨고 그녀의 부자연스러운 표정을 쳐다보며 기분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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