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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그녀는 지금 6층에 있으니, 집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

“아빠 지금 5층이세요? 저 지금 동네 산책 중이예요!”

전화를 끊은 원유희가 아이들과 황급히 인사를 하고 나갔다.

문이 쾅 닫히고, 조한이 물컵을 손에 든 채 어른처럼 한숨을 내쉬며 묵묵히 물을 마셨다.

원유희가 재빠르게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계단 모퉁이에 윤정이 서 있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을 때, 윤정이 의아해했다.

“동네 산책하고 있다며? 왜 위에서 내려왔어?”

아버지가 계단에서 기다리고 있는 걸 알았다면,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었는데.

그녀는 곧 마음을 가다듬고 말했다.

“동네 산책하다가 6층 아이를 만나서 데려다줬거든요. 올라가자마자 아빠한테서 전화가 온 거예요.”

윤정은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라는 단어가 순식간에 그의 마음을 건드렸을 뿐. 원유희가 잃었던 아이와 그녀의 성하지 못한 몸만 연상되었다.

“아빠는 왜 이 시간에 왔어요? 밥은요?”

뭔가 들킬까 두려워 원유희는 화제를 도렸다.

“여기로 먹을 걸 좀 보냈거든, 지금 거의 다 왔다고 하니까 문 좀 열어봐.”

“네.”

원유희가 문을 열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 누군가가 저녁을 집까지 가져다주었다. 김신걸도 이전에 같은 행동을 했었는데. 부자들은 정말 제멋대로다.

윤정은 원유희와 몇 번 식사를 같이 하면서, 딸과 자신이 입맛이 참 비슷하다는 걸 알았다. 안 먹는 것, 좋아하는 것, 못 먹는 것이 다 똑같았고, 이 사실이 자신으로 하여금 그녀를 더 아끼게 한다.

“너네 엄마를 보러 갔었어.”

윤정의 말에, 원유희는 멍하니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아주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아버지가 어머니를 보러 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너의 엄마가 나에게 표원식에 대해 말했어. 아직도 그와 연락하니?”

윤정이 관심을 가지며 물었다.

“그냥… 저번에 한 번 만났어요. 그냥 애들 때문에 만나는 거고, 나머지는 다 피해요. 저와 그 사람 사이 아무것도 아니예요.”

그녀는 윤정의 말 뜻을 알아들었다는 듯 대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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