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39화

원유희의 몸이 뻣뻣해지고, 마음이 무겁고 불안해지다 못해 질식할 것 같을 때, 김신걸의 명령 소리가 들려왔다.

“커피 한 잔 따라와.”

원유희는 멍해졌다. 자신을 부르는 걸까? 아, 사무실에 그녀와 김신걸만 있으니 이런 일을 김신걸이 하지는 않겠지.

“나는… 잘 못 따르는데.”

“그럼 잘 할 방법을 생각해 봐.”

원유희는 몸을 돌려 사무실을 나와 탕비실에 가서 그에게 줄 커피를 따랐다. 이 층 사람들은 모두 쓸 수 있는 곳이기에 그녀도 이 공간이 낯설지 않다. 정수기, 각종 차, 커피, 그리고 커피 머신, 냉장고에는 갈아 놓은 원두도 있다. 커피 타 본 적은 없어도 어디서 본 건 있는 그녀는, 기억을 더듬어 순서대로 해 보았다. 커피, 프림, 설탕, 젓기. 코를 컵 가장자리에 대고 냄새를 맡아보니 향기롭다.

커피를 들고 사무실에 도착해서 아무리 좌우로 살펴봐도 고선덕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전화 받다가 어디로 간 걸까? 설마 돌아간 건 아니겠지?

문을 두드리고 사무실로 들어간 후에도 안에는 여전히 김신걸 혼자였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커피를 김신걸의 앞에 놓고 한쪽에 서자, 그가 한 입 마시더니 말했다.

“입맛 떨어지네 진짜.”

“…….”

원유희는 입술을 꾹 다물고 있다가, 다시 말했다.

“그럼 내가 다시 다른 사람 구해서 다시 타다 줘?”

“됐어.”

김신걸은 또 한 모금을 마셨다.

“커피 못 마시잖아? 위가 안 좋은 사람은 못 마신다던데…….”

원유희가 묻다가, 김신걸의 날카롭고 깊은 눈빛이 다가오자 말을 바꿨다.

“미안, 내가 오지랖이 넓어서.”

“결혼할 상대가 있는 사람이 다른 남자한테 신경 쓰는 건 좋지 않은 거 아닌가?”

김신걸이 커피잔을 내려놓고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공격적인 눈빛.

원유희는 그의 말에 긴장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언제 그런 뜻으로 얘기했단 말인가?

“오해했어. 나는 그저 선의로 말했을 뿐, 다른 뜻은 없어.”

“네가 결혼한다고 오해한거니, 아니면 다른 남자에게 관심을 가졌다는 게 오해라는 거니?”

“무슨 뜻인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