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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바람이 불자 원수정은 호텔 쪽으로 걸어갔고, 윤정은 몸을 풀었다.

하늘에 걸려 있는 달, 그리고 온 하늘에 가득한 별이 내일의 화창한 날씨를 말해주는 순간. 그러나 윤정의 마음은 그리 화창하지 않다. 망설여지고, 무겁고, 복잡한 마음…….

그는 차마 원수정에게 헤어진 후 오랫동안 바깥 세상으로 나올 수 없었다고, 억지로 나온 거라고 말할 수 없었다. 이미 정이 없어진 전처와 재혼하는 그 괴로움은 딸을 대할 때만 좀 편해질 수 있다. 딸이 없을 때는, 모든 힘과 노력을 사업에만 쏟아부었다.

시간은 빨리 흘러갔고, 그리운 마음도 희미해져갔다.

다만 마음 속에 있던 사람을 다시 만나면 책임감이 더 강해지고 마음이 더 무거울 뿐이다. 원수정은 모를 것이다. 자신과 그녀 사이에 아이가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그녀에게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만약 유희가 정말 표원식을 좋아한다면, 윤정도 아버지로서 자연히 그녀 생각을 하게 되겠지. 원수정은 향기로운 냄새를 맡으며 샤워하고 있다. 스위트룸에는 윤정의 그림자가 없지만, 그에게 이렇게 큰 담력이 없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급하지 않아, 한 번이나 두 번이나 똑같지 뭐.’

원유희는 거실 바닥에 누워 세 아이들에게 눌려 장난치며 웃고 있다.

“그만, 그만해…….”

기운이 좋은 어린아이는 아무리 놀아도 피곤하지 않다. 갓 태어났을 때처럼 낮에는 잠도 안 자고 밤에도 힘이 넘친다. 그때 원수정과 아주머니는 모두 피곤해 죽을 지경이었다.

“엄마 목 마르죠? 제가 물 따라드릴게요!”

조한이 일어나서 물을 따르러 갔다.

“물 마시고, 계속 같이 놀아요!”

“음…….”

유담의 말에 원유희는 입꼬리를 두 번 당겼다.

“엄마, 다리 아프죠? 안마해 드릴게요!”

상우는 옆에서 두 손으로 다리를 얼얼하게 꼬집는다.

원유희가 품 속에 애교 부리고 있는 유담이를 안고 장난치고 있을 때,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엄마, 누가 찾아요! 제가 가져올래요!”

유담이 작은 얼굴을 내밀고 일어서서 휴대폰을 가지러 갔다.

“고마워,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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