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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그것은 낙운희였다.

그리고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따라 내린 사람은 진천리였다.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본 순간 매우 놀랐다.

“진 장군!”

진천리의 모습을 보니 많은 고통을 겪은 듯했다.

숨이 간당간당한 것이 아주 초췌한 얼굴이었다.

“류 부장은?”

진천리는 말에서 내린 뒤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가 맨 처음 물은 것은 다름 아닌 류 부장이었다.

낙청연은 의아한 얼굴로 그를 보았다.

“왜 그를 묻는 것입니까?”

“류 부장이 중요합니까?”

진천리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당연히 중요하지. 난 그와 중대한 일을 논의해야 하오.”

그의 대답에 낙청연은 의아함을 느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류 부장에게 따져 물으려는 것이 아니고요? 그자는 믿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전쟁 중에 군심을 어지럽혀 제가 죽였습니다.”

그 말에 진천리는 깜짝 놀랐다.

“뭐라고? 그를 죽였다고?”

“당신은 누구시오? 무슨 자격으로 내 부장을 죽인 것이오?”

질문하는 진천리의 낯선 눈빛에 낙청연은 미간을 구겼다.

옆에 있던 낙운희 또한 미간을 좁혔다.

낙청연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진천리를 보았다.

“절 알아보지 못하는 것입니까?”

진천리는 살짝 당황하더니 무언가를 눈치챈 듯 곧바로 눈빛을 피하며 주제를 돌렸다.

“만족의 이번 공세는 아주 맹렬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오래 버텼고 지원군도 없을 듯하다. 그러니 내일 아침 일찍 성문을 열고 투항해 성안의 백성을 지킬 것이다.”

“이건 유일한 방법이다. 나도 어쩔 수 없이 이런 명령을 내리는 것이니 다들 이해해 주길 바란다.”

진천리는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

병사들은 미처 설명하지 못했다. 지원군이 왔고 백성들은 이미 이곳을 벗어났다는 걸 말이다.

바로 다음 순간, 낙청연의 장검이 진천리의 목에 닿았다.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진천리 또한 경악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뭐 하는 짓이오?”

낙청연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눈앞의 사람을 살펴봤다.

“여봐라. 이자를 잡거라!”

진천리가 즉시 명령을 내렸지만 사람들은 서로 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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