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밝자 성루에 백기 걸렸고 곧 만족의 군대가 도착했다.낙청연은 어두운 곳에 숨어 몰래 지켜보고 있었다. 군대를 이끄는 사람은 랑심과 랑목 두 사람이었다.“평녕성을 지휘하는 자는? 투항한다면 나와서 참배해야지 않느냐?”랑목이 우렁찬 목소리로 도도하게 말했다.성루의 병사가 말했다.“저희 류 부장은 이미 전사했습니다.”“저희가 성문을 열고 무기를 버린다면 저희를 죽이지 않겠다고 보장할 수 있습니까?”랑목은 웃었다.“당연하지. 성문을 열고 무기를 버린다면 죽이지 않겠다!”뒤이어 병사가 명령을 내렸다.“성문을 열거라!”성문이 천천히 열렸다.싸늘한 미소를 띤 랑목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데리고 말을 채찍질하며 성문으로 돌진했다.만족인들은 흥분한 목소리로 함성을 내질렀다.그들은 깃발을 흔들며 파죽지세로 평녕성 안으로 뛰어들었다.성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다들 검을 뽑아 들고 평녕성의 사람들을 전부 도살할 셈이었다.그런데 안으로 들어와 보니 거리에 사람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말을 멈춰 세운 랑목은 의심이 들었다.“이 성의 백성들은 전부 철수했고 병사들은 한 명도 남지 않은 것인가?”텅 빈 거리는 너무 괴상했고 성은 마치 죽음의 성 같았다.성안으로 쳐들어온 사람이 적지 않아 많은 인파가 몰렸다.대오가 줄줄이 멈췄고 누군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바닥의 이 축축한 것은 무엇입니까?”“술 냄새가 진동하는군요.”바로 그때 골목의 어두운 곳에서 술독 하나가 깨져 산산조각이 났고 그 소리에 말이 놀라 울부짖었다.곧이어 술독이 하나둘씩 던져져 소란스러워지며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바로 그때 낙청연이 몸을 일으키며 불화살을 쏘았다.불똥이 땅에 떨어지자 ‘화륵’하는 소리와 함께 주위가 삽시에 불바다로 변했다.“쏴라!”낙청연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대량의 불화살이 쏘아졌고 순식간에 불이 크게 번졌다.“아! 매복이다! 매복이야!”만족인은 혼란에 빠졌고 불에 탄 사람들의 비명이 끊임없이 들려왔다.활활 타오르는 거센 불길에 말
낙청연은 살짝 놀랐다. 퇴각한다고?누군가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랑목 왕자가 아직 안에 있습니다.”그러나 랑심은 신경 쓰지 않고 사람들을 데리고 퇴각했다.랑심이 퇴각하면서 성안에 여유가 생겨 신속히 모든 적을 섬멸했다.“낙 낭자, 낭자의 거짓 투항은 정말 훌륭합니다!”“이번에 또 많은 무기를 수확할 수 있겠습니다.”낙청연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만족이 철수한 방향을 바라봤다. 불안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만족이 이리 쉽게 퇴각할 리 없다. 이렇게 그들을 함정에 빠뜨렸으니 분통을 참고 있을 것이다.”“명령을 내리겠다. 당장 무기들을 수집한 뒤 성루에 올라가 수비하라.”“알겠습니다.”곧이어 낙운희가 몸을 날려 성루에 올랐다.“랑목을 찾지 못했습니다.”“안에서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시체가 너무 많습니다.”낙청연은 덤덤히 말했다.“괜찮다. 잠시 뒤에 검사해도 늦지 않다.”“그것보다 랑심은... 일부러 랑목을 보내 죽게 만든 것 같구나.”돌격할 때 랑목이 병사들을 데리고 제일 먼저 성안으로 돌진했지만 랑심은 들어오지 않았다.분명 이상한 점을 눈치채고 함정일까 걱정되어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그녀는 랑목을 말리지 않았다.게다가 랑목이 성안에 갇혔을 때 병사들을 데리고 철수했다.사실 조금 전은 그들이 성을 공격하기에 좋은 시기였다.낙청연은 한바탕 싸울 준비를 했는데 랑심이 철수했다.“랑심과 랑목이 이복형제일 수도 있습니다.”낙운희가 사색에 잠겨 대답했다.“제가 진천리를 구하는 동안 만족은 비록 통일된 듯 보였지만 완벽히 같은 마음은 아닌 듯했습니다.”“한 부족의 왕이었던 자들이 랑씨 일족에 귀속되었으니 불만이 많고 각자 마음도 다를 것입니다.”낙청연은 생각에 잠긴 듯 눈을 가늘게 떴다.“만족 내부에도 싸움이 많은 듯하구나. 그것이 돌파구가 될 수도 있겠다.”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앞에서 만족 대군의 모습이 다시 나타났다.“역시나 다시 왔군요.”낙운희는 긴장한 얼굴로 재빨리 검을 움켜쥐었다.모두가 경계 태세
진천리!진천리였다!진천리가 얼마나 오래 끌려다녔는지는 알 수 없었다. 빠른 속도로 달리다 보니 몸이 위로 붕 떴다가 바닥에 심하게 부딪히기를 반복했다.그는 마치 나뭇잎처럼 이리저리 치이고 있었다.보기만 해도 마음이 아팠다.성루에 있던 병사들은 깜짝 놀랐다.“저건 진 장군이 아닙니까?”말을 채찍질하며 달리던 사람은 랑심의 앞에 멈춰 섰고 말에서 내려 바닥에 있는 진천리를 잡아 일으키더니 그들을 도발했다.“보았소? 당신들의 통솔자요!”“당장 성문을 열어 투항하시오. 우리가 쳐들어가 성을 무너뜨린다면 당신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될 것이오!”랑심은 득의양양한 얼굴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낙청연을 보았다.“어떻소? 투항하겠소?”낙청연은 속으로 분개하며 이를 악물었다.랑심이 진천리를 남겨둔 건 이 순간을 위해서일 것이다.랑심은 낙청연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말에서 내려와 진천리의 등을 걷어차서 그를 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그의 어깨를 짓밟았다.그녀는 장검을 들어 진천리의 손가락을 겨누면서 가볍게 웃었다.“당신은 저자들의 통솔이오. 이럴 때 그들이 덜 고생하도록 날 도와 그들을 설득해야 하지 않겠소?”진천리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그의 냉담한 눈빛을 보니 죽음이 전혀 두렵지 않은 듯했다.랑심은 살짝 화가 났는지 고개를 들어 낙청연을 쳐다보았다.“낙청연, 투항할 것이오?’“투항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의 통솔자를 평녕성 앞에서 갈기갈기 찢어 죽일 것이오!”그 말에 성루에 있던 병사들은 안절부절못했다.“진 장군!”낙청연은 몰래 낙운희가 건네준 활을 손에 꽉 쥐었고 낙운희와 시선을 주고받았다.그녀는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진 장군은 굳센 기개를 가진 사람이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투항할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때문에 투항하는 것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투항한다면 그는 자신이 천궐국의 죄인이 되었다고 미안함을 느낄 것이다.”진천리는 성루 위에 서 있는 낙청연을 쳐다보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다행히 왕비는
진천리에게 목이 졸린 채로 끌려가게 되자 두 사람의 몸이 빠른 속도로 추락했다.낙청연은 심장이 철렁했다. 이런 높이에서 떨어진다면 낙운희는 필시 죽을 것이다.낙청연은 다급히 소리를 질렀다.“철추!”낙운희가 막 땅에 떨어지려 할 때, 철추가 황급히 땅을 쳤다. 매우 강한 바람이 일면서 먼지가 엄청나게 휘몰아쳤다.그 힘으로 낙운희는 몸을 돌리며 바닥을 굴렀고 땅을 짚은 뒤 피를 토했다.낙운희는 입가에 묻은 피를 닦고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진천리를 보았다. 진천리는 팔과 목에 아주 굵은 붉은 핏줄이 솟아 있었고 두 눈도 붉게 물들어 괴물처럼 변했다.“성을 공격하라!”랑심이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만족인은 우르르 몰려왔고 전투는 일촉즉발이었다.낙청연은 긴장한 얼굴로 성루를 지키고 있었고 아래에 있는 낙운희를 살필 겨를이 없었다.진천리는 실력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향상했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는데 아픔이 느껴지지 않는지 흉악한 얼굴로 낙운희를 향해 걸어갔다.철추가 손을 쓰려고 했지만 낙운희가 그를 말렸다.“그를 죽일 수는 없습니다!”그래서 그들은 피해야 했다.“진천리, 정신을 차리세요!”“당신은 평녕성 수비군의 통솔자입니다. 당신이 죽여야 할 사람은 적입니다. 아군에게 무기를 겨누지 마세요! 얼른 정신 차리세요!”낙운희는 진천리를 깨우려 했다.진천리가 다시 한번 공격하려 할 때, 그의 손이 멈췄고 잠깐 눈동자가 맑아졌다.진천리는 괴로운 얼굴로 머리를 부여잡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손을 보았다.“이럴 수가, 내가 왜 이러는...”“깨어나셨군요. 다행입니다. 저와 함께 가시지요. 낙청연에게 당신을 치료할 방법이 있을 겁니다.”낙운희는 기쁜 얼굴로 말했다.하지만 낙운희가 다가가 그를 데려가려 하자 진천리는 긴장한 얼굴로 뒤로 한 발 물러섰다.그는 경계하며 말했다.“아니, 오지 마시오.”조금 전 완전히 통제를 잃은 감각 때문에 그는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꼈다.적의 손아귀에 들어가 고문당하는 것도, 죽임당하는 것도 두렵
난투 속에서 랑심이 귀 한쪽을 잃었다.선혈이 삽시에 랑심의 반쪽 얼굴을 물들였다.랑심은 놀란 눈으로 사내를 보았다. 그는 온몸이 상처투성인데도 막강한 폭발력을 갖추고 있었다.그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한 매서운 눈빛은 황홀하면서도 두려웠다.“공주님!”수많은 사람이 랑심을 에워싸며 무기를 들어 진천리를 공격했다.“그만. 목숨은 남겨두거라. 저자를 데려갈 것이다!”극심한 통증을 참으며 랑심이 다급히 명령을 내렸다.하지만 미처 손을 멈추지 못한 자의 날카로운 칼날이 진천리의 등을 찔렀고 선혈이 튀었다.낙청연은 흐릿한 시야 속에서 진천리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았다.그는 그렇게 인파에 파묻혔다.낙청연은 흠칫했고 이내 비통함을 느꼈다.그녀는 결국 진천리의 목숨을 구하지 못했다.랑심은 중상을 입었고 만족은 즉시 퇴각했다.성루 위의 사람들은 다들 피투성이에 상처투성이라 볼품없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만족이 철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슬픔을 느꼈다.그들은 진 장군을 잃었다.낙운희는 성으로 돌아와 성루에 올랐다. 잠긴 목소리를 들어 보니 목이 메는 듯했다.“죄송합니다. 또 임무를 완성하지 못했습니다.”낙청연은 손을 들어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전장에서 죽는 것이 어쩌면 그의 귀착점일지도 모른다.”낙운희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그가 랑심에게 조종당한 것이 맞습니까?”낙청연이 대답했다.“고(蠱)일 것이다.”그 호루라기 소리는 고충을 통제하는 것이다.진천리는 랑심의 손아귀에 들어간 뒤 갖은 고충을 겪었을 것이고 그래서 자신이 고에 당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그는 정신을 차렸는데 왜 저와 함께 돌아오는 걸 원치 않은 겁니까?”낙운희는 곤혹스러웠다.분명히 살 기회가 있었는데 왜 죽으려고 한 것일까?낙청연은 그녀의 질문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녀는 천천히 대답했다.“그런 종류의 고는 웬만하면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잠깐이라도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그는 모든 힘을 다 썼을 것이다.”“그는 마지막 남은 힘을 적을 죽이는
같은 시각, 대다수 사람은 성을 지키고 있었고 낙운희는 자주적으로 성을 나가 약재와 식량을 찾았다.밤이 되고 불어오는 찬 바람에 낙청연은 잠이 깼다.낙운희가 면을 들고 그녀에게 다가왔다.“다 먹으면 쉬세요. 제가 지키고 있겠습니다. 저희가 번갈아 보초를 선다면 체력을 아낄 수 있습니다.”“당신이 쓰러진다면 전 지휘 못 합니다.”낙청연은 그릇을 건네받은 뒤 바닥에 앉아 그것을 먹기 시작했다.배불리 먹은 뒤 그녀는 벽에 기대어 눈을 감고 휴식했다.환경이 이렇다 보니 깊게 잠들 수 없었고 얕은 잠을 자면 보통 꿈을 꾸지 않았다.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이번에는 꿈에서 부진환을 보았다.꿈속에서 그는 중상을 입고 침상 위에 누워있었고 태의들이 끊임없이 방 안으로 들어가 그를 치료하려 했으나 다들 속수무책이었다.꿈속에서 낙청연은 조바심이 났다. 그녀는 직접 부진환을 진맥하고 싶었지만 누군가 그녀를 막고 있어 들어갈 수 없었다.꿈에서 깬 낙청연은 마음이 무거웠다.확실히 들어갈 수 없었다. 천 리 밖에 있는 그녀가 어떻게 경도에 제때 도착할 수 있겠는가?“악몽을 꾸셨습니까?”낙운희가 의아한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이마를 닦은 낙청연은 그제야 온몸이 식은땀으로 젖은 것을 발견했다.낙청연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시선을 내리뜨리며 말했다.“꿈은 현실과 반대라고 했었지.”낙운희는 그녀의 모습에 호기심이 들어 물었다.“평소에는 이렇게 감상적인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요.”“고민거리가 있습니까? 괜찮다면 저에게 얘기하시지요.”낙청연은 복잡한 눈빛이었다. 감옥에서 낙월영이 고문당할 때 부진환의 고통스러워하던 모습을 떠올리면 마음이 점점 더 무거워졌다.“이런 처지에 고민거리를 안고 있을 자격은 없지.”“지금 가장 중요한 건 성을 지키는 것이다. 다른 걸 신경 쓸 새가 없다.”그래서 낙청연도 한가할 때 틈틈이 그를 떠올렸다.부디 하늘이 그를 굽어살펴 부진환이 목숨을 부지하길 바랐다.“만족의 각 부족은 분열되고 있습니다. 랑심을 잡는다면 어쩌면 전환점이
아니나 다를까 이날 만족은 또 공격했다.그들은 다시 공세를 취하여, 파죽지세의 기세로 성을 무너뜨리려고 했다.낙청연이 사람들과 만든 암기가 이때 작용을 발휘하여 적의 상당 부분을 막았다.그러나 만족인은 너무 많았다. 어찌나 많은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각종 방법으로 성안으로 쳐들어오려고 시도하니, 사람들은 쉴 틈이 없었다.또 결사적인 투쟁을 마친 하루였다. 만족인도 많은 사상자를 내고 다시 퇴군하였다.하지만 밤에 그들은 또다시 들이닥쳤다.게다가 이번에 들이닥친 적군들은 힘이 넘쳤고, 전투력 또한 매우 강했기 때문에 낙청연과 그들에게 큰 위협이 됐다.성벽 위에서 암벽을 등반하고 벽을 달리며, 마치 도마뱀처럼 민첩하고 신속하게 성루로 돌진했다.성을 지키던 병사들은 하나둘 줄줄이 쓰러졌다.낙운희와 철추의 강력한 실력으로도 적군을 모두 상대할 수 없었다.낙청연의 마음은 몹시 무거웠다. 밤에 공격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아마 몇 개 부족 사람들을 거느리고 돌아가면서 전투를 진행하는 것 같았다.그리고 매개 부락의 강점도 제각각이고, 실력도 다소 차이가 있어 보였다. 지금, 이 암벽등반 하는 적들은 정말 당해 내기 어려웠다.성벽 전체에 사람들이 빼곡하게 기어오르고 있었다.어쩔 수 없이 낙청연은 다시 나침반을 꺼냈다.피를 제물로 삼아, 소령진을 사용했다.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혼령들이 공중에서 응집되어, 천군만마의 대오를 형성한다.밤하늘의 기운마저 음산하고 몹시 매섭게 변했다.밤바람은 마치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칼처럼 날카로웠다.낙운희는 이 강력한 힘을 느꼈다.만족인들이 하나둘씩 연이어 성벽에서 날려가는 모습을 보니, 마치 콩을 바닥에 뿌리듯, 촘촘하게 땅에 떨어졌다.아군의 사기가 크게 진작되었다. 그들은 하늘까지 자신들을 돕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낙운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낙청연을 쳐다보았다.마침 만족인이 낙청연을 기습하려고 하자, 낙운희는 즉시 달려갔다. 장검으로 그의 몸을 꿰뚫고, 한 발로 걷어차서 성루
”약재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닭장은 하나 찾았습니다. 그래서 달걀 열 몇 개를 꺼내 왔으니, 일단 드세요. 만약 부족하면 내가 가서 두 개 더 삶아오겠습니다.”낙청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너는 먹었느냐?”낙운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먹었습니다.”낙청연은 그제야 먹기 시작했다.다 먹고 나니, 달빛이 마침 딱 좋았다. 낙청연은 바로 나침반을 꺼내더니, 달빛 아래 앉아, 천지의 힘을 흡수하였다.낙청연은 이런 방법으로라도 최대한 힘을 회복해야 했다.--천계하.“보고! 만족이 퇴각했습니다!”이 말을 들은 시형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또 퇴각하였느냐? 그들 몇 사람이 어떻게 만족의 수만에 달하는 대군을 막아냈단 말이냐?”병사는 대답했다: “구체적인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만족은 확실히 이기지 못했습니다. 몇 시간 동안 싸웠지만 성안으로 쳐들어가지 못했다고 합니다.”“게다가 오늘 밤 성을 공격한 만족 부락은 암벽등반에 가장 능한 부락이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공략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시형은 듣더니 저도 몰래 웃으며 말했다: “낙청연은 과연 재주가 뛰어나구나, 그러니 엄 태사의 영패까지 위조할 수 있지.”옆에 있던 교위가 물었다: “장군, 평녕 성은 우리에게 지원 요청을 보냈습니다. 가능한 빨리 돌아오라고 하는데, 장군께서 돌아갈 계획이 있습니까?”시형은 실눈을 뜨더니 말했다: “일단 기다려보자꾸나. 낙청연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 두고 보자.”엄가도 이미 변경 쪽의 소식을 전해 들었을 것이다. 그는 이미 군대를 이동하여 무진을 떠났으니,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딱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만일 낙청연이 만족을 이기면, 그는 낙청연을 지원한 적이 있으므로바로 공신이 되는 것이다.그러나 낙청연이 실패하면, 그가 낙청연을 지원했기 때문에 엄가는 필히 그의 죄를 물을 것이다.지금 모든 결정은 온전히 낙청연의 능력에 달려있다.--날이 밝자, 만족은 또 공격하기 시작했다.낙청연은 어쩔 수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