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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그리고 진씨 가문은 이 일에 연루되어 가문 전체가 몰살당할 것이다.

“엄씨 가문이 그렇게 하라고 시킨 것이오? 평녕성에 엄씨 가문의 첩자가 몇이나 있소?”

허역은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

낙청연이 그것까지 알아냈을 줄은 몰랐다.

허역은 이를 악물었다.

“당신이 죽인 류 부장.”

“그리고 무진군의 시형.”

“난 그 둘만 알고 있소. 나머지는 모르오.”

낙청연은 덤덤히 말했다.

“그 둘은 나도 알고 있소. 당신이 자백한 내용은 내게 아무런 가치도 없소.”

“당신의 다른 쪽 발목의 힘줄을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군.”

허역은 순간 식은땀이 흐르며 바짝 긴장했다.

그는 다급히 말했다.

“진천리는 살아있을 것이오! 당시 랑심 공주가 그를 잡았을 때 애틋한 말을 했었소. 진천리를 죽이는 것이 아까운 듯했소.”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랑심?

“난 만족의 계획을 조금 알고 있소. 그들은 일부러 날 잡아 고문했소. 당신들이 날 구하길 바란 것이지. 그리고 나더러 류 부장과 협력해 성문을 열어 투항하게 만들라고 했소.”

“날이 밝은 뒤 성문 위에 백기가 걸린 것을 보게 되면 그들은 평녕성을 점령하러 올 것이라고 했소.”

“그런 뒤 무진군을 공격해 무진을 삼킨 뒤 파죽지세로 계산(稽山)까지 쳐들어갈 것이라고 했소. 그리고 계산까지 함락한다면 곧바로 경도까지 쳐들어갈 수 있다고 했소.”

낙청연은 사색에 잠긴 얼굴로 유유히 말했다.

“그러니 만족이 계산을 함락한다면 엄 태사는 섭정왕에게 병권을 내놓으라고 협박하겠군. 그런 뒤 직접 군대를 이끌고 만족의 침입을 막아내겠지.”

“그때가 되면 만족은 군대를 철수할 것이고 엄 태사는 혁혁한 공로를 세워 병권을 내놓지 않아도 되겠군.”

“그렇다면 엄씨 가문은 세력을 등에 업고 사람을 기만하고 온 천하를 제멋대로 주무르겠군!”

게다가 낙청연은 진씨 가문과 사이가 좋았다. 진 태위가 줄곧 그녀를 며느리로 삼고 싶어 하며 그녀를 아주 마음에 들어 한다는 건 다들 알고 있는 일이었다.

그러니 진천리가 적과 내통해 나라를 배신했다는 누명을 쓰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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