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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날씨가 풀리고 꽃이 피는 4월이었다. 황제는 갑자기 여산(驪山)으로 봄 사냥을 떠나겠다고 했다.

그리고 높은 벼슬의 귀족 자제들도 함께 갈 수 있다고 허락했다.

“봄 사냥이요? 폐하께서는 참으로 여유로우시군요. 왕야께서도 당연히 가시겠지요?”

낙청연이 호기심에 물었고 부경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폐하께서는 엄씨 가문의 딸 때문에 골치가 많이 아파 봄 사냥으로 기분 전환을 하려는 것입니다. 평소였다면 셋째 형님께서 절대 가지 말라고 했겠지만 이번에는 허락하셨습니다.”

그 말에 낙청연은 잠시 고민했다. 예전에 종묘 제사 때 태후는 황제에게 엄씨 가문의 딸을 소개해주겠다고 했었다.

황제가 그녀를 황후로 간택했으면 해서였다.

그때 당시 황제는 낙청연이 태후에게서 벗어날 수 있게 하려고 먼저 엄씨 가문의 딸을 만나보겠다고 얘기를 꺼냈었다.

황제는 태후와 엄씨 가문의 통제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으니 절대 엄씨 가문의 여식을 황후로 세울 일은 없었다.

엄씨 가문과 관련된 일이었기에 낙청연은 흥미가 생겼다.

“그럼 저도 가겠습니다.”

부경리가 느긋하게 대답했다.

“그럼 저도 가서 구경 좀 해봐야겠습니다.”

“얘기를 들어 보니 진씨 가문의 장남도 돌아왔다고 하던데 어쩌면 이번에 그도 갈지 모르겠군요.”

진씨 가문의 장남, 진천리.

낙청연도 그를 만나보고 싶었다. 낯설지는 않았지만 아직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

남각.

“이번 봄 사냥에 낙청연도 간다고 합니다. 저희에게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고 신의는 탁자 앞에 앉아 약재를 연마하고 있었는데 진지한 얼굴로 부운주를 보며 말했다.

“더 이상 실수해서는 안 됩니다!”

부운주의 창백한 얼굴 위에 근심이 떠올랐다.

“난 내 계획을 시험해보고 싶네.”

부운주는 떠보듯 고 신의에게 물었다. 그는 간청하는 눈빛으로 고 신의를 바라보았다.

고 신의는 심각한 얼굴로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럼 시험해보세요. 무슨 문제가 생긴다면 제가 죽이겠습니다!”

부운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군.”

고 신의는 살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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