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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엄내심은 처음에는 참았지만 낙청연이 계속해 장검을 그녀 앞에 들이밀었다.

검이 코앞까지 놓였고 몇 번이나 그녀의 머리카락을 자르며 살기가 등등했다. 엄내심은 몇 번이나 자신이 검에 찔려 죽지 않을까 생각했다.

결국 엄내심은 인내심이 다 닳아서 탁자를 내리치며 화를 냈다.

“낙청연, 지금 대체 뭐 하는 것이냐?”

낙청연은 말로 대답하는 대신 그녀를 향해 장검을 힘껏 휘둘렀고 엄내심은 안색이 돌변해 말했다.

“여봐라! 여봐라!”

엄내심은 당황했다.

호위들은 아차 싶었는지 검을 빼 들려 했는데 황제가 그들에게 눈빛을 보냈고 그의 손짓 하나에 호위들은 다시 원위치로 돌아갔다.

황제가 명령을 내리지 않았으니 정전 안에서 감히 움직일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낙청연이 엄내심을 향해 장검을 휘두르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 낙청연이 진짜 엄내심을 죽이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들 숨을 참았다.

그러나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엄내심의 볼 위로 낙청연의 날카로운 장검이 스쳐 지나가더니 그대로 허공을 찔렀고 낙청연은 엄내심의 탁자를 발로 밟고서 완벽한 공중회전을 보여주었다.

순식간에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엄내심은 단단히 겁을 먹었는지 다리가 풀려 의자 위에 주저앉았다.

그녀는 낙청연에게 모욕당해 체면을 잃었다고 생각했고 화를 내며 말했다.

“그만!”

“낙청연! 그만하거라!”

그녀는 미래의 황후였다. 낙청연이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게 아니라면 그녀를 이렇게 대할 리가 없었다.

그러나 낙청연은 그녀의 말이 들리지 않는다는 듯이 다시 장검을 휘둘렀다.

엄내심이 짹짹거리면서 쉴 새 없이 떠들자 낙청연은 순식간에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녀는 살기 가득한 얼굴로 몸을 돌리더니 엄내심을 향해 장검을 겨누었다.

엄내심은 깜짝 놀랐다. 또?

그녀는 황급히 뒷걸음질 치더니 황제의 옆으로 달려가며 말했다.

“폐하! 낙청연이 자꾸만 절 괴롭힙니다!”

부경한은 개의치 않는다는 얼굴로 덤덤히 웃어 보였다.

“검무를 보고 싶다고 한 건 네가 아니었느냐? 낙청연은 널 위해 검무를 보여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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