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청연은 몸이 움찔 떨었다.주위 사람들도 놀랐고 많은 시선이 낙청연에게로 향했다.별로 눈에 띄지 않는 위치에 앉아있던 낙청연은 순식간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정전 안은 아주 조용했고 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엄내심(嚴乃心)이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부설은 오지 않았답니까?”사람들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며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 부진환이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자기 일 아니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었다.위운하는 증오 가득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보며 냉소를 흘렸다.“부설이라면 섭정왕비가 아닙니까? 승상부의 여식, 낙청연 말입니다!”“춤을 잘 춰 청루의 사내들이나 홀릴 수 있지요. 두꺼비처럼 못생긴 얼굴을 하고서는 어떻게 무대에 올라서 춤을 췄는지 참 의문입니다. 괜히 창피한 일을 당하지 않게 나서지 않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오늘 이런 자리에서 음란한 가사에 맞춰 춤을 춘다면 섭정왕께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겠습니까?”위운하는 뚫린 입이라고 거침없이 조롱했고 부진환의 안색은 더없이 어두웠다.낙청연은 서늘한 눈빛으로 위운하를 보았다. 위운하는 참으로 기억력이 좋지 않은 사람이었다. 저번에 그녀를 부설루로 보냈을 때는 가까스로 빠져나왔다고는 하나 크게 겁을 먹었었다고 들었다.그런데 오늘 또 그녀의 화를 돋우려 하고 있었다.죽음을 자초하긴!낙청연은 살기를 띤 눈빛으로 위운하를 보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위 낭자께서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듯하군요. 부설루에서 배운 것이 많은가 봅니다.”“하지만 그 입버릇은 누구에게서 배운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부설루의 여인들은 그렇게 저급한 말은 하지 않는데 말입니다.”부설루의 얘기가 나오자 위운하의 안색이 삽시에 달라졌고 주위 사람들도 경악했다.“부설루라니? 위운하가 부설루에 갔었단 말인가?”한 공자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었다.상대 또한 의아한 얼굴이었다.“부설루는 청루가 아닌가? 위운하가 청루에 가서 무얼 한다는 말인가?”그 말
술잔을 손에 쥔 부진환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옆에 있던 낙월영은 그 모습을 보더니 곧장 몸을 일으켰다.“이렇게 하지요. 제가 언니 대신 추겠습니다!”그 말에 부진환은 미간을 구기더니 낙월영의 손목을 잡았다.낙청연은 줄곧 부진환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엄내심이 그녀에게 춤을 추라고 했을 때 부진환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낙월영이 그녀 대신 추겠다고 나서자 부진환은 본능적으로 낙월영의 손을 잡았다.그는 이런 시기에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는 것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건 분명 모욕이었다.섭정왕비인 그녀에게 청루 여인의 신분으로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라고 했으니 말이다.황제는 부진환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의 태도를 이해했다. 그는 절대로 낙청연이 춤을 추게 할 생각이 없었다.황제가 엄내심을 말리려고 할 때 낙청연이 갑자기 일어섰다.그녀는 싸늘한 눈빛으로 낙월영과 부진환을 보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추겠습니다.”부진환이 태도를 명확히 하지 않았으니 낙청연이 오늘 이곳에서 춤을 추더라도 체면을 구기는 것은 그녀가 아니었다.사람들은 몰래 부진환을 의논할 것이다.부진환은 깜짝 놀라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이 여인이 지금 무슨 미친 짓을 하려는 것인가?엄내심이 봄 사냥에 따라온 건 목적이 있어서였지만 이건 황제가 엄씨 가문에 반격할 기회이기도 했다.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엄내심이 제멋대로 굴게 놔두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엄내심 같은 여인이 황후가 될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를 모두에게 보여줄 생각이었다.그런데 낙청연은 항상 그의 계획에 끼어들었다.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깜짝 놀랐다. 낙청연이 승낙하다니?옆에 있던 부경리는 부진환의 옷자락을 끌어당기며 말했다.“셋째 형님, 정말 왕비가 춤을 추게 놔둘 것입니까? 엄내심이 형님을 모욕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닙니까? 이것마저 참으시렵니까?”부진환은 화가 가득 치밀어 올랐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황제와 시선을 맞추더니 그에게 말
“그렇게 하면 춤 전체가 더욱 절묘하게 아름다울 것 같군.”엄내심의 말에 ‘푸흡’ 웃음을 터뜨리는 소리가 들려왔다.그 소리는 고요한 정전 안에서 굉장히 뚜렷이 들렸다.엄내심은 위운하를 보며 말했다.“뭘 웃는 것이오?”위운하가 웃으며 말했다.“엄 낭자께서 모르시나 본데 낙청연은 못생겼다고 경성에 소문이 자자합니다. 섭정왕에게 시집갔을 때 많은 사람이 주제도 모르고 설친다고 말했었지요.”“그런 걸 보면 얼마나 못생겼을지 으레 상상이 갑니다.”“게다가 뱀에 물려 얼굴이 더욱 흉측해졌다고 하더군요.”“가면을 벗고 춤을 춘다면 절묘하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아주 역겨울 것입니다!”위운하는 사정없이 조롱했다. 마치 사람들의 앞에서 낙청연의 옷을 벗기듯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을 사람들에게 알리며 그녀를 제멋대로 짓밟았다.이렇게 하면 낙청연이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위운하는 현재 낙청연이 평정심을 유지한 채로 살기 가득한 눈빛을 띠고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엄내심은 그녀의 말을 듣더니 혐오스럽다는 표정으로 얼굴을 가리는 표정을 지었다. 마치 그 얘기를 들은 것만으로 토하고 싶다는 듯이 말이다.옆에 있던 낙월영의 입가에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미소가 걸렸다.낙청연은 그들의 표정을 눈에 담았다. 그녀는 서늘한 눈빛으로 그들이 미리 짜놓은 연극을 보고 있었다.“그렇다면 됐소.”“왕비, 시작하시오.”엄내심은 약간의 혐오가 담긴 덤덤한 어투로 말했다.낙청연은 서늘해진 눈빛으로 대답했다.“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낭자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잘 보아야 할 것이오.”얼음처럼 차가운 어조였다. 곧이어 낙청연은 장검을 돌리며 발끝을 구르며 경공으로 공중회전을 했고 장검으로 엄내심의 얼굴을 가리켰다.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아무도 반응을 보이지 못했다.엄내심은 그 순간 너무 놀라서 몸이 얼어붙었다. 그녀는 살려달라는 말마저 잊었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호위들이 검을 빼 들고 손을 쓰려고 할 때 낙청연이 갑자기 손목을 돌리며 장검의 방
엄내심은 처음에는 참았지만 낙청연이 계속해 장검을 그녀 앞에 들이밀었다.검이 코앞까지 놓였고 몇 번이나 그녀의 머리카락을 자르며 살기가 등등했다. 엄내심은 몇 번이나 자신이 검에 찔려 죽지 않을까 생각했다.결국 엄내심은 인내심이 다 닳아서 탁자를 내리치며 화를 냈다.“낙청연, 지금 대체 뭐 하는 것이냐?”낙청연은 말로 대답하는 대신 그녀를 향해 장검을 힘껏 휘둘렀고 엄내심은 안색이 돌변해 말했다.“여봐라! 여봐라!”엄내심은 당황했다.호위들은 아차 싶었는지 검을 빼 들려 했는데 황제가 그들에게 눈빛을 보냈고 그의 손짓 하나에 호위들은 다시 원위치로 돌아갔다.황제가 명령을 내리지 않았으니 정전 안에서 감히 움직일 사람은 없었다.그래서 그들은 낙청연이 엄내심을 향해 장검을 휘두르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 낙청연이 진짜 엄내심을 죽이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들 숨을 참았다.그러나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엄내심의 볼 위로 낙청연의 날카로운 장검이 스쳐 지나가더니 그대로 허공을 찔렀고 낙청연은 엄내심의 탁자를 발로 밟고서 완벽한 공중회전을 보여주었다.순식간에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엄내심은 단단히 겁을 먹었는지 다리가 풀려 의자 위에 주저앉았다.그녀는 낙청연에게 모욕당해 체면을 잃었다고 생각했고 화를 내며 말했다.“그만!”“낙청연! 그만하거라!”그녀는 미래의 황후였다. 낙청연이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게 아니라면 그녀를 이렇게 대할 리가 없었다.그러나 낙청연은 그녀의 말이 들리지 않는다는 듯이 다시 장검을 휘둘렀다.엄내심이 짹짹거리면서 쉴 새 없이 떠들자 낙청연은 순식간에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녀는 살기 가득한 얼굴로 몸을 돌리더니 엄내심을 향해 장검을 겨누었다.엄내심은 깜짝 놀랐다. 또?그녀는 황급히 뒷걸음질 치더니 황제의 옆으로 달려가며 말했다.“폐하! 낙청연이 자꾸만 절 괴롭힙니다!”부경한은 개의치 않는다는 얼굴로 덤덤히 웃어 보였다.“검무를 보고 싶다고 한 건 네가 아니었느냐? 낙청연은 널 위해 검무를 보여주고
낙청연은 절대 엄내심이 자신의 따귀를 때리도록 허용하지 않았다. 그녀는 손을 들더니 엄내심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놀란 엄내심의 얼굴은 분노로 꽉 찼다.낙청연은 힘껏 그녀의 손을 뿌리치며, 피식 웃더니 말했다: “춤을 추라고 한 사람은 분명 당신인데, 지금 왜 이토록 화가 나셨을까?’“네가 한 짓을, 내가 꼭 말을 해야 하겠느냐? 낙청연, 일부러 그런 거잖아. 일부러 나를 모욕한 거잖아!” 엄내심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낙청연은 평온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나를 춤을 추라고 한 것도 나에게 모욕감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 그러니 피차일반이다.”“나는 너와 다르다!’ 엄내심은 몹시 화났다.그녀는 앞으로 황후가 될 사람이다!감히 그녀를 모욕하다니! 이건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다!위운하도 따라서 냉소하더니 말했다: “그러니까! 엄가네 소저하고 대신 혼인한 가짜 왕비가 어떻게 비교가 되겠냐? 자신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어디서 감히 엄가네 소저하고 비교해!”“못생긴 건 그렇다 쳐도, 어떻게 주제 파악도 못 하고, 감히 사람들 앞에서 엄가네 소저를 희롱하느냐?”위운하는 엄내심이 낙청연을 죽여주기를 간절히 바랐다.오늘 낙청연이 그녀가 부설루에 갔던 사실을 까발렸으니, 앞으로 바깥의 그 유언비어들만으로도 그녀를 죽일 수 있을것이다!그녀와 혼인하려는 사람은커녕, 가문의 명예마저 연루되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이 모든 것은 모두 낙청연 때문이다. 그녀는 오직 낙청연이 죽기만을 원한다!위운하의 이 말을 들은, 엄내심은 더욱 당당해졌다. “들었지? 모두 다 보았다고 하지 않느냐? 너는 일부러 나를 희롱한 것이다!”“오늘, 여기서 나갈 생각은 꿈도 꾸지 마라!”엄내심의 두 눈은 증오로 활활 타올랐다.“여봐라! 낙청연을 잡아라!” 극도로 화난 엄내심이 명령했다.시위는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엄내심의 신변 호위들이 바로 궁전 밖에 있었다.호위들이 들어오더니, 일제히 낙청연을 억압했다.낙청연은 두
낙청연이 가면을 쓰자, 부진환은 낙청연을 위해 끈을 잘 묶어 주었다.낙청연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부진환을 쳐다보았다. 싸늘한 눈빛과 무표정한 얼굴은 전혀 놀란 기색이 없었다. 보아하니 그는 얼굴을 보지 못한 것 같았다.궁전 안의 모든 사람은 섭정왕의 반응이 이렇게 클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그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다른 사람들이 낙청연의 얼굴을 볼까 봐 이토록 지켜주는 것을 보아하니, 확실히 소문대로 얼굴이 추악하기 그지없는 것 같았다.그래서 낙청연이 사람들에게 조소당하고, 자신의 체면이 구겨질까 봐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필경 당당한 섭정왕의 왕비는 추녀이면 안 되니까!많은 사람은 이렇게 추측했다.“돌아가 쉬거라!” 부진환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낙청연에게 말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돌아가려고 했다.이때 엄내심이 다급히 일어나,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돌아가려고?”부진환이 고개를 돌리더니, 살의가 충만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냉랭한 어투로 말했다: “그럼, 어쩔 셈이냐?”위협이 섞인 어투는 듣는 사람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엄내심도 화들짝 놀라 뒤로 한 걸음 물러나더니, 약간 두려워했다.이때, 황상이 유유히 일어나더니, 술에 흠뻑 취해 말했다: “그만하거라. 오늘 밤 검무를 재밌게 구경했으니, 흥을 깨지 말거라.”엄내심은 억울하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흔들리는 헝클어진 머리카락마저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것 같았다. “황상!”부경한은 위로하며 말했다: “짐은 네 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춤도 네가 추라고 한 것이 아니더냐? 네가 피하지 않았다면, 낙청연도 너를 다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짐이 내일 보상으로 너에게 가장 귀한 가죽을 사냥해, 모피를 만들어줄 터이니, 어떠하냐?”이 말을 듣고서야, 엄내심은 드디어 난처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사실 엄내심도 감히 부진환에게 맞설 담이 없었다.“좋습니다. 황상 말씀을 따르겠습니다.”부경한은 엄내심의 초라한 모양을 보면 볼수록 웃음이 절로 나왔고, 기분은
부진환의 모비도, 달빛 아래에서 춤추는 것을 좋아했다!낙월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습니다.”낙월영은 속으로 득의양양했다. 역시 아버지가 알려주신 방법이 효과가 있었다!--낙청연은 곧바로 자신이 묵는 곳으로 돌아갔다.정원으로 들어가자, 달빛 아래에 흰옷을 입은 늠름한 사람이 서 있었다. 달빛은 그의 준수한 옆모습과 흰옷을 비추었다. 고고한 달빛 아래, 마치 세속을 초탈한 신선이 속세에 떨어진 것 같았다.“5황자?” 낙청연은 앞으로 다가갔다.”“저녁 식사하러 가지 않으셨습니까?”부경리는 웃으며 말했다: “누가 나의 존재를 그렇게 신경 쓴다고.”“혹시 시간이 있느냐? 함께 좀 걷자구나!”낙청연은 원래 거절하려 했지만, 산 위의 경치는 확실히 볼만했다. 어차피 잠도 오지 않고, 심심하기도 해서, 승낙했다.“좋습니다.”두 사람은 정원에서 나와, 산책하러 갔다.밤바람은 쌀쌀했다. 얇게 입은 부운주는 얼마 걷지 못하고 기침하기 시작했다.낙청연은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아니면 돌아가서 옷을 좀 더 걸치십시오.”부운주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습관돼서 괜찮다. 가자!”낙청연은 그의 뜻을 알고 탄식하며 말했다: “사실 이렇게 조심스러울 필요 없습니다. 몸조차 완치될 까봐 두려워하지 않아도 됩니다.”부운주는 웃으며 말했다: “사람마다 명이 다르고, 안심입명(安身立命)의 방식도 서로 다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거 밖에 없구나!”“그렇지 않았더라면 이번 봄 사냥도 참석하지 못했을 것이다.”“살아있는 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이 넓은 세상을 좀 더 만끽할 수만 있다면, 이번 생은 헛걸음한 게 아니다.”부운주는 절묘한 달빛을 감상하면서, 어투는 아주 홀가분했다. 산에 올라오니 그의 기분도 따라서 좋아졌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낙청연은 웃으며 말했다: “이런 마음가짐은 아주 좋습니다. 염려 마십시오. 5황자는 단명할 분이 아닙니다. 세상은 매우 넓고 큽니다. 그러니 5황자는 아직도 많은 풍경을 볼 기회가 있습니다.”낙
누구도 낙월영의 부진환 마음속의 위치를 대신할 수 없다.이 점을 그는 이미 깊이 느꼈다.그래서 지금 두 사람의 이 모습을 봤어도, 그저 좀 더 실망스러울 뿐이지, 별거 아니다.부운주는 웃으며 또 말했다: “나와 어디 좀 가자.”“어디 갑니까?” 낙청연은 궁금했다.“따라오너라!” 부운주는 말을 하며 낙청연을 데리고 이곳을 떠났다.굽이굽이 돌고 돌아, 정원을 몇 개 지나서 그들은 아주 큰 정원에 도착했다. 정원은 꽃향기가 가득했고 넝쿨로 만든 그네가 한창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이곳은 오늘 내가 우연히 발견한 곳인데, 경치가 참 좋더구나! 혹시 너의 기분이 좀 좋아질까 싶어서 이곳으로 데려왔다.”달빛 아래에서, 정원의 훤한 불빛 아래에서, 정원의 화초들은 그윽한 향기를 물씬 풍겼다. 그 커다란 그네를 본 낙청연은 자기도 모르게 다가가 앉았다. 부운주가 앞으로 다가오더니, 힘껏 밀어주었다.낙청연은 그네를 타고 날기 시작했다.“와, 정말 높습니다.” 제일 높은 곳까지 날아올랐을 때, 낙청연은 이 행궁의 다른 곳 등불까지 볼 수 있었다. 눈부시게 찬란하고 그야말로 아름다웠다!낙청연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 부운주도 덩달아 기뻤다. 이건 어젯밤 그가 밤새 만든 그네였다. 참 만들기 잘한 것 같았다.낙청연은 곧 멈추더니, 그네에서 훌쩍 뛰어내리며, 부운주를 올라타라고 했다: “5황자도 한 번 타보세요. 위쪽 경치가 정말 아름답습니다!”부운주는 깜짝 놀라서, 사양했다: “아니, 나는 안 된다. 너무 높다.”“두려워하지 마세요. 넘어지게 두지 않을 게요. 어서요. 꽉 잡으십시오.” 낙청연은 말을 하며, 힘껏 부운주를 밀어주었다.두어 번 밀어주니 부운주는 바로 제일 높은 곳까지 도달했다.부운주는 밧줄을 꼭 잡고, 높은 곳에서 날고 있었다. 그는 종래로 본 적이 없던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다. 고개를 돌리자, 등 뒤에서 그 낭자가 웃고 있었다.마음은 정말 즐거웠다.대전의 연회도 끝났다. 사람들은 모두 각자 휴식하러 돌아갔다. 사람도 점점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