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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왕비 마마, 조심하십시오!”

낙청연은 몰래 남각에 왔지만 감히 정원에 들어가지는 못해 살며시 벽을 타서 담벼락에 엎드렸다.

고 신의는 방안에서 약을 달이고 있었고 약 냄새가 아주 진했다.

냄새를 맡아보니 전부 비싼 약재들이었고 확실히 내상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것들이 맞았다.

검은 옷을 입은 자는 바로 고 신의였다!

저번에 천매문의 자객을 잡았을 때도 검은 옷을 입은 자객이 암살하러 온 적이 있었다. 그를 상대해 보니 무공이 아주 뛰어난 자였다.

당시 그의 뒤를 쫓아 후문을 나섰을 때 상대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옥에서 나와 곧장 후문으로 도망친 걸 보면 왕부의 환경에 익숙한 사람인 듯했다. 그게 아니라면 분명 헤맸을 테니 말이다.

어쩌면 그때 그자와 같은 사람일지도 몰랐다!

낙청연은 몸을 돌려 뛰어내린 뒤 부진환의 서방으로 향했다.

고 신의가 왕부에 남아있다면 후환이 걱정됐다. 그가 태후의 사람이라는 건 어느 정도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부진환에게 있어 고 신의는 믿음직스러운 사람이었다. 그의 어머니 곁에 있던 사람이니 믿으려 할 것이다.

무턱대고 부진환을 찾아가 얘기를 꺼낸다면 그는 분명 믿지 않으려 할 것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낙청연은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다시 왔던 방향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다시 남각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정당당하게 정원에 들어섰고 고 신의의 방문 앞에 섰다.

“왕비 마마, 무슨 일이십니까?”

그녀가 안으로 들어가려는 걸 막으려는 듯, 고 신의가 안에서 걸어 나왔다.

낙청연은 일부러 고개를 빼 들어 안쪽을 살폈다. 그녀는 뒷짐을 진 채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어 보였다.

“고 신의, 약을 달이고 있었소?”

“누가 다쳤나 보오?”

고 신의는 안색이 살짝 달라졌지만 이내 덤덤히 말했다.

“5황자의 몸조리에 쓰일 약이라 달이고 있습니다.”

낙청연은 가볍게 웃었다.

“그렇소? 하지만 5황자의 병은 오랫동안 몸조리했는데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군.”

“고 신의가 최선을 다하지 않은 건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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