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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0화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두 사람의 거친 호흡이 가라앉았다. 고개를 돌리자 창밖의 달이 보였다.

부진환은 고개를 돌려 그녀의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폐하께서 후궁을 들인다고 해도 저는 폐하를 원망하지 않을 겁니다.”

“이미 여국의 황제가 되셨기에 황실을 위해 후손을 육성해야 하는 건 폐하의 책임이기도 하지요.”

그 말을 들은 낙요는 정색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정말 그렇게 대범하게 나오시겠다고요? 그럼 왕야께서도 후손을 위해 혼인하고 첩도 잔뜩 들이실 겁니까?”

낙요는 그가 후궁을 반대하지 않았으니 공평한 관점에서 그 역시도 혼인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화를 낼 수는 없었다.

길은 그녀가 선택한 것이니 그의 혼인을 막을 자격이 그녀에게는 없었다.

부진환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작은 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물려줄 황위도 없는데 그런 걸 왜 합니까?”

“진심이세요?”

“맹세라도 할까요?”

부진환이 웃으며 물었다.

“굳이 그러실 필요는 없고요.”

부진환은 그녀를 꽉 껴안으며 말했다.

“사실 좀 후회됩니다. 차라리 제가 폐하의 남첩이 되는 건 어떻습니까?”

“그건 좀 상상이 안 가는데요.”

“황실 후손을 위한 일이라지만 사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나쁩니다. 다만 저는 어쨌든 천궐국 사람이고 섭정왕이기도 하니 조정의 늙은이들이 저희의 후손을 원하지는 않을 겁니다.”

“폐하께서는 이제 나랏일 때문에 무척 바빠질 텐데 출산의 고통까지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가능하다면 제가 폐하를 대신해서 출산을 하고 싶네요.”

중얼거리듯 말하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낙요는 웃음을 터뜨렸다.

“괜한 걱정하지 마세요. 남첩을 들일 생각도 없고 아이 생각은 더더욱 없으니까요.”

부진환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황위는….”

“내 아이가 나라를 통치할 인재일 거라 장담할 수도 없고 어쩌면 수많은 아이를 낳아야 그중에서 그 중임을 맡길 인재가 나올 수 있겠죠.”

“나랏일도 힘든데 계속 출산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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