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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9화

“궁에 남아 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갈 곳을 안배해 주마.”

그 말을 들은 유단청은 그제야 화색을 띠며 말했다.

“당연히 남아야지요!”

“저희는 대제사장님, 아니 폐하의 사람입니다. 폐하의 취향과 습관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지요. 신변에 사람이 바뀌면 불편하실 겁니다.”

낙요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그러니까 다 남겠다는 뜻이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그럼 원수는 어선방으로 가서 일하고 월규는 내 옆에서 시중을 들거라. 단청은… 다른 인원들을 데리고 내전의 호위대로 가거라.”

“백소는 월규와 같이 내 옆에 남거라.”

백소는 호위 무사이기는 하지만 여인의 몸이었기에 호위대에 들어가는 건 무리가 있었다.

사람들은 화색을 띠며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

“황송하옵니다, 폐하!”

그들 외에도 낙요는 많은 사람들을 등용했다.

궁중의 요직에 있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물갈이를 했다.

통천탑의 재건은 계속 진행하게 되었고 제사 일족의 질서도 천천히 예전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대충 급한 일을 마무리한 뒤, 낙요는 부진환과 함께 통천탑을 찾았다.

“제사 일족의 변화가 참 크네요.”

부진환이 감탄하듯 말했다.

“그래요. 여국도 많은 변화를 마주하게 되겠지요. 같이 통천탑에 올라가 볼까요?”

둘은 30층 높이의 통천탑으로 바로 올라갔다. 찬 바람이 불어와 얼굴을 자극했다.

낙요는 창가로 다가가서 밤하늘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난 이곳에서 진익을 죽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일시적인 충동이었어요. 내가 만약 동초의 손에 죽었다면 이 나라는 아무도 지키지 못했겠지요.”

부진환은 다가가서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하지만 폐하는 아직 살아계십니다. 우리 둘 다 멀쩡히 살아 있지요.”

낙요는 그대로 부진환의 손목을 잡고 맥을 짚었다.

“몸이 거의 회복되었네요. 곧 겨울이 다가오는데 언제 돌아갈 생각입니까?”

“가라고 내쫓는 게 아니라 곧 겨울이라 가는 길에 평탄치 않을 것입니다. 왕야의 건강이 우려되네요.”

부진환이 답했다.

“내일 출발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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