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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2화

낙요의 선택을 본 부진환은 원망은커녕 오히려 자신이 짐이 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양행주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매정하오.”

“당신이 연모하는 여인도 마음속에는 그저 천하와 책임을 담고 있을 뿐이오.”

부진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양행주를 바라보았다.

입을 열려는 부진환을 보자, 양행주는 곧 혈 자리를 풀어주었다.

“유언이라도 남기시오.”

부진환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대는?”

“동초를 부활시키기 위해 수십 년간 집착해 왔는데도 매정한 사람이란 말이오?”

양행주는 침묵하며 노를 젓기 시작했다.

“동초 대제사장은 당신의 사부님이오. 생전에 가장 지키고 싶었던 건 당신뿐만 아니라 여국 백성들도 있을 것이오.”

“오늘, 동초 대제사장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 같소?”

이 말을 들은 양행주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고개를 돌리겠지.”

“하지만 난 원망하지 않소.”

“내 죽음으로 대제사장이 잘 살아만 있는다면, 기꺼이 죽겠소.”

양행주는 덤덤한 어투로 말을 이어갔지만, 속으로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부진환은 배에 앉아 낙요가 떠나는 방향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죽음으로 낙요가 잘 살아갈 수 있다면, 충분하다.

-

멀지 않은 숲속에서, 낙요는 강회현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나침반은 우유 손에 있으니, 낙요는 우유가 막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양행주는 이번 계획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으니, 혼자는 양행주를 막을 수 없다.

양행주는 또 다른 계획이 있는 게 분명했다.

낙요는 그저 숲속에서 몰래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박혼진은 이미 파괴되었으니, 두 번째 진법을 쓸 수밖에 없었다.

낙요는 몰래 따라가며 강 위의 배를 지켜보았다.

양행주는 산 아래에 도착해 부진환을 데리고 산으로 올랐다.

낙요는 멀리서 따라가며 함께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에 들어가기 전, 낙요는 신호탄을 점화했다.

우유에게 이곳의 진법을 여는 게 마지막 계획이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동굴 안은 매우 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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