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대제사장을 한단 말이오?”낙요는 부진환의 손을 꽉 잡고 검을 쥔 채 입을 열었다.“당신이 내 자격을 논할 처치는 아니오!”양행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침서를 보며 말했다.“침서, 막으시오! 부진환이 도망치면 당신도 살아남지 못하오!”침서는 장검을 꽉 잡고 자신을 억제했지만, 손을 떨고 있었다.그 익숙한 반응을 보자, 낙요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충격에 휩싸인 얼굴로 침서에게 물었다.“양행주가 유일하게 쓴 사상환이 당신이었단 밀입니까?”침서의 고통스러운 반응을 보니, 그는 양행주의 통제를 받고 있는 게 분명했다.일찍이 생각했어야 했는데!낙요가 이미 눈치채자, 침서는 분사검을 뽑고 살기 가득한 기세로 말했다.“여기는 나한테 맡기시오!”양행주는 그제야 한시름 놓고 돌아갔다.제사 진법을 이미 완성했으니, 이제 봉인을 풀고 부진환을 진법에 넣으면 동초를 풀어주는 동시에 부진환의 몸을 차지하게 할 수 있었다.그렇게 완전히 부활하는 것이다!낙요는 부진환의 팔목을 잡아보니 내력을 모두 잃은 게 보였다.하여 낙요는 부진환을 뒤로 물러 세우고 침서를 경계했다.둘은 아무 말도 없었지만, 시선이 마주친 순간 살기가 흘러넘쳤다.검을 들고 치열하게 교전했지만, 두 사람은 아무도 물러서지 않았고 그저 시간을 조금 끌었을 뿐이다.순간, 침서는 검을 들고 부진환을 향해 겨눴다.낙요는 막으려고 했지만, 침서의 분사검은 역시나 부진환의 팔을 베였다.칼날의 피를 본 후, 침서는 거리를 두었다.낙요는 이해할 수 없었다.분명 부진환을 죽일 기회가 있었으나, 손을 베였을 뿐이었다.“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겁니까?”침서는 뒤를 돌아보았다.낙요도 뒤를 돌아보았고, 양행주는 이미 진법을 풀고 있었다.대량의 음기가 돌 문에서 흘러나오고, 곧 봉인이 풀리려 했다.양행주는 동초를 부활시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쳐 금술을 행했다.동초를 부활시킨다고 해도, 양행주는 살아서 동굴을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침서는 고개를 돌리고 낙요를 보더니 미소
낙요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이런 결과일 줄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부활한 동초는 생전 동초가 아니었다.지금의 그녀는 원념과 증오로 가득했다.그녀는 손에 장검을 꽉 움켜쥐고 고개를 돌려 부진환을 쳐다보았다.“어서 가세요! 지금 떠나면 늦지 않습니다!”동굴 밖의 우유는 이미 봉인이 파괴된 것을 느꼈고 동초가 풀려났다는 것을 느꼈다.어쩔 수 없이 나침반을 꺼냈고, 눈시울을 붉히며 최종 진법을 열었다.낙요도 진법이 열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나는 안 간다. 가려면 함께 가자!” 부진환은 그녀의 손을 잡고 놓으려고 하지 않았다.조급해 난 낙요는 그를 뒤로 밀었다.“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어서 나가세요!”“저에게 동초를 상대할 방법이 있습니다.”하지만 부진환은 믿지 않았다. “너의 방법은 바로 그녀와 함께 죽는 것이냐?”그는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처한 환경으로 볼 때, 쉽게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낙요는 동굴에 따라 들어갈 것이다.그럼, 그녀는 진작에 계획을 세웠을 거다.그녀는 절대로 동초가 부활하여 세상을 어지럽히게 두지 않을 것이다.낙요는 살짝 놀랐다.부진환은 속아 넘어가지 않았다.부진환은 오히려 단호하게 그녀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청연, 나는 주술 같은 건 잘 모른다. 그래서 너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내가 할 수 있는 건, 너와 함께하는 것뿐이다.”“생사를 불문이다.”낙요는 흠칫 놀랐다.부진환의 단호한 눈빛을 보며 낙요는 눈시울을 붉혔다.“좋습니다. 생사를 함께합시다.”진법은 열렸고 금광이 지면에서 피어올라 대량의 음산한 기운을 격퇴했다.침서 주변의 흑기도 많이 사라졌다.하지만 흑기가 흩어지자, 여인의 얼굴이 나타났다.바로 동초였다.그녀는 이미 완전히 이 몸을 차지했다.그녀의 눈빛은 잠시 맑았다.그녀는 자신의 몸과 이곳 진법을 내려다보았다.눈빛은 멀지 않은 곳의 낙요를 쳐다보았다.“낙요 대제사장, 우리 또 보는군요!”“나와 함께 죽고 싶은 거요?”“그럼, 나는 당신을 먼저
부진환은 고개를 숙이고 자기 팔의 피를 쳐다보았다.그는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고래를 숙여 낙요에게 물었다. “혹시 내 피로 그녀를 억제할 수 있을까?”낙요는 양행주가 특별히 동초와 혈연관계가 있는 후손들을 찾아 제사를 지낸 것은 아마도 최초의 봉인이 동초의 혈통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아마 가능할 겁니다.”답안을 얻은 부진환은 즉시 비수를 뽑아 서슴없이 손목을 그어 피가 진법 속으로 흘러들게 했다.“당신!” 낙요는 깜짝 놀랐다.부진환의 피가 진법 속으로 흘러들자, 그의 팔에 금색 무늬가 생겼다.부진환은 마음속으로 몹시 기뻤다.“보아하니 소용 있다!”부진환은 이런 것에 대해 잘 모른다.그러나 낙요는 진법의 힘이 더욱 강해졌다는 것을 선명하게 느꼈다.하지만 불에 타는 고통을 느낀 동초는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울부짖으며 달려들었다.전방에 검은 기운이 덮쳐와 낙요와 부진환을 포위했다.낙요는 장검을 휘두르며 즉시 부진환 앞을 가로막으며 동초를 행해 소리쳤다. “이 사람이 누구인지 아십니까?”“당신 외손자입니다!”“여철의 아들입니다!”낙요는 동초를 깨우려고 시도했다.동초는 흑기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그리고 그녀는 진법 속에 있던 분사검을 들고 있었다.낙요의 말을 들은 동초는 순간 깜짝 놀랐다.하지만 곧 그녀 온몸의 살기는 더욱 강렬해졌다.“그럼, 더욱 죽어야 마땅하다!”“천궁제의 더러운 혈통은 이 세상에 남아 있으면 안 된다.”낙요는 깜짝 놀랐다.동초의 원념이 이 정도로 강할 줄은 몰랐다.아마도 희망이 없는 것 같다.동초와 함께 죽는 방법뿐이다.낙요는 검을 들고 동초와 싸우기 시작했다.하지만 동초는 지금 침서의 분사검을 들고 자유자재로 휘둘렀다.낙요는 온몸에 상처투성이였지만, 동초를 조금도 건드릴 수 없었다.부진환은 낙요 앞으로 달려왔다.그는 분심검의 칼날을 꽉 잡았다. 순간 선혈이 검을 물들였다.동초가 다시 공격해 오자, 낙요는 검을 들고 막았다.생각밖에 동초는 놀라서 뒤로 약간 후퇴했다.낙요
부진환의 입가에 한줄기 미소가 번졌다.그는 낙요의 손을 꽉 잡고 말했다. “너와 함께 죽을 수 있어서 내 평생 행운이다.”낙요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그를 꽉 끌어안았다.“당신 몸에 용의 기운이 있습니다. 당신은 원래 황제가 될 수 있습니다. 왜 하필 나와 함께 여기서 죽으려고 합니까? 동초의 부활을 막는 건 대제사장인 나의 책임입니다. 당신과 아무런 상관없는 일입니다.”부진환은 마음 아파하며 그녀의 눈물을 털어냈다. “너는 내 처고 부부일체요. 어찌 나와 무관할 수 있겠느냐?”“게다가 나는 동초의 외손자로서 모르는 체할 수 없다.”“오히려 하늘이 고맙구나. 마지막 길을 너와 함께 갈 수 있어서.”낙요는 부진환의 품속에 기대었는데 갑자기 딱딱한 것이 느껴졌다.그녀는 몸을 일으켰다. “몸에 무엇입니까? 왜 이리 딱딱합니까?”부진환은 살짝 놀라더니 곧바로 겉옷을 풀어 헤치고 허리에 묶은 화약을 떼어냈다.낙요는 깜짝 놀랐다. “이것은… “부진환이 대답했다. “양행주는 의심이 많아. 만약 이번에 사람을 많이 데리고 오면 양행주는 알아차릴 거야. 나 또한 무고한 사람을 연루시키고 싶지 않았어.”“그래서 이 물건을 준비했다. 만약 동초가 내 몸을 빌려 부활한다면 이 화약을 써먹을 수 있으니까!”“그녀를 폭사시킬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그녀가 필요한 육신을 없앨 수는 있으니, 악인을 돕지 않은 셈이잖느냐?”하지만 이 물건이 쓸모가 없게 되었다.하지만 생각밖에 침서가 진법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부진환도 원래는 침서를 진법 안으로 밀 생각이었다.“침서가 그의 사명을 완성했다고 했는데 무슨 뜻이냐?”부진환은 의아했다.낙요도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저도 모릅니다.”“그는 저에게 많은 일을 속이는 것 같습니다.”낙요도 침서가 진법 안으로 달려들어 동초가 그의 몸에 들어가게 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그리고 그녀도 분사검을 통제할 수 있었다.어쩐지 오래전에 침서를 포위 공격했을 때, 침서가 분심검을 통제하면서 일부러 그녀에게 암시
이 말을 끝내고 손바닥으로 지면을 세게 내리쳤다.멸혼진은 삽시에 불안정하게 흔들렸다.양행주는 남은 목숨을 바쳐 진법을 깼다.순간, 멸혼진은 강렬한 충격에 격렬하게 폭발했다.한 줄기 힘에 낙요와 부진환은 튕겨 나갔다.온 천지를 꽉 뒤덮은 연기 속에서 낙요는 어렴풋이 동초가 양행주의 손을 잡고 석문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다음 순간, 낙요는 곧바로 혼절했다.--3일 후.따스한 햇살이 창살을 뚫고 낙요의 얼굴에 비쳤다.낙요는 서서히 눈을 뜨고 곁눈으로 눈부신 햇살을 맞이했다.마침, 우유가 탕약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와 깨어난 낙요를 보고 몹시 감격했다.“깨어났구나!”감격한 우유를 보고서야, 낙요의 생각은 비로소 돌아왔다.혼절전에 발생한 일을 떠올린 낙요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나 아직 살아있어?”“맞아, 너 아직 살아 있어!”낙요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물었다. “그럼, 부진환은?”낙요가 다급히 내려오려고 하자 우유가 그녀를 잡아당겼다. “걱정하지 말거라, 아직 살아 있다.”“너희 두 사람은 그저 약간 상처를 입었을 뿐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다만 부진환은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낙요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다.강화진은 여전히 평화롭고 햇볕은 뜨거웠으며 음산한 기운은 조금도 없었다.낙요는 의아해서 물었다. “그날 양행주가 악귀를 풀어준 걸로 기억하는데 모두 괜찮은거냐?”우유는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 “양행주는 그날 확실히 많은 악귀를 풀어주었고, 또 한바탕 혈전도 벌였다.”“그날, 네가 보낸 불꽃을 보고 산으로 달려가 계획대로 나침반으로 멸혼진을 열었다.”“나는 줄곧 산을 지키고 있었다. 나중에 멸혼진이 깨지고 그 음산한 기운도 전부 사라졌어.”“그때 나도 튕겨서 기절해서 한 시진 후에 깨어났어.”“부소 일행이 동굴에 들어가 너희 두 사람을 구출했어.”“부소가 말하길, 산 위에서 움직임 소리가 들리더니, 악귀들을 모조리 흡수해 갔다고 하더구나.”“나중에 내가 가서
낙요는 온 힘을 다해 분사검을 움켜쥐고 번쩍 들었다.그 검은 안개는 물러갔다.우유는 그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이 검을 들 수 있는 사람은 사부님뿐인 것 같습니다.”낙요는 분사검의 강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이 검이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가면 수시로 이 검 안의 악귀에게 잠식되고 통제될 것이다.가져가야 한다.칼집에 검을 집에 넣고 두 사람은 동굴을 떠났다.“일단 도성으로 돌아가자꾸나. 침서의 시신은 영문 없이 사라질 수 없다. 그는 아직 살아있을 가능성이 크다.”두 사람이 막 동굴에서 나오자, 그들은 전방에서 황급히 걸어오는 부진환을 보았다.그의 몹시 긴장된 표정이었다.낙요를 본 그 순간에야 그는 비로소 졸이던 가슴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그는 성큼성큼 달려와 낙요를 꽉 끌어안았다.“왜 또 이곳으로 돌아왔느냐? 얼마나 놀랐는지 아느냐?” 부진환은 여전히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렸다.낙요는 웃으며 말했다. “설마 제가 제물이 되려고 돌아왔겠습니까? 제가 그렇게 바보처럼 보입니까?”부진환은 낙요를 다시 잃기라도 할까 봐 품속에서 꽉 끌어안았다.“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을까 봐 두렵다.”옆에 있던 우유가 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자리를 떴다.산언덕에 오직 꽉 끌어안고 있는 두 사람밖에 보이지 않았다.산들바람이 불어왔고, 낙요의 마음은 평온하면서도 꽉 채워졌다.“모든 것이 끝났습니다.”“우리 모두 살아있습니다.”부진환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이 진실한 온도를 느꼈다.마치 재난 속에서 다시 살아 돌아온 느낌이었다.“그래, 우리 모두 다 살아있다.”갑자기 어디선가 대량의 단풍잎이 불어와 나풀나풀 춤을 췄다.“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습니다. 벌써 겨울이 다가옵니다.” 낙요는 하늘하늘 거리는 단풍잎을 쳐다보더니 손을 들어 손바닥에 떨어지는 단풍잎을 받았다.낙요의 웃는 모습을 보더니 부진환도 저도 몰래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지었다.그는 손을 들어 그녀 머리 위의 단풍잎을 스쳐주었다.--강화진은 안정을
낙요는 강요하지 않았다.모두 각자 할 일이 있다.“그럼, 더 붙잡지 않겠습니다.”하루만 머물고 다들 잇달아 도성을 떠났다.오직 부진환만 남았다.이번에 두 사람의 상처는 비교적 엄중했다.그래서 두 사람은 매일 약을 마시고 잠을 잤다.도성으로 돌아온 3일째 되던 날, 낙요는 그제야 정신을 좀 차릴 수 있었다.그녀는 곧바로 사람을 데리고 장군부로 향했다.장군부 전체를 포위하고, 곳곳을 수색했다.하지만 침서의 종적은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는 돌아온 적도 없었다.낙요가 막 떠나려는데 갑자기 청희가 나타나 그녀의 앞길을 가로막았다.그녀는 손에 나무상자를 들고 있었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대제사장님, 이것은 장군께서 저에게 맡긴 겁니다. 장군께서는 그가 강화진으로 가서 다시 돌아오지 못하면 이 물건을 대제사장께 드리라고 하셨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살짝 놀라운 표정으로 나무상자를 건네받았다.청의는 슬픔을 감추지 못했으며 캐물었다. “대제사장님, 장군은… “이 문제에 낙요도 뭐라고 대답할 수 없었다.시신을 보지 못했으니, 그녀도 침서의 생사를 알 수 없었다.하지만 당시 상황을 봐서는 침서는 아마 살아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낙요가 대답하기도 전에 청희는 알 것 같다는 표정을 하고 어두운 눈빛으로 돌아서 떠났다.낙요는 그 나무상자를 대제사장부로 가져왔다.그리고 방 안에서 나무상자의 일월쇄를 열었다.안에는 두터운 서신이 있었다.낙요는 저도 몰래 긴장했다.조금 불안한 마음으로 서신을 열었다.서신에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아요, 이 서신을 볼 때쯤이면 계획이 이미 성공했다는 뜻이겠네.나는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오직 이 서신을 남겨 너를 위해 궁금증을 풀어주겠다.그해 너를 죽이는 건 네 사부의 계획이었다.그해 수많은 대제사장의 힘으로 추산해 낸 결과는 여국이 멸망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천궁도로 인한 재앙이었다.네가 대제사장직을 맡았지만, 너의 명은 서른까지였다.너는 천벌에 의해 죽게 되어 있었다.
한순간 낙요의 마음은 더없이 무거웠다.그녀는 침서가 이렇게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청연.” 갑자기 문밖에서 부진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오세요.” 낙요는 눈물을 닦았다.울고 난 그녀를 본 부진환은 걱정하며 물었다. “무슨 일이냐?”낙요는 서신을 부진환에게 건넸다. “이건 침서가 남긴 겁니다.”서신의 내용을 읽은 후, 부진환도 깜짝 놀랐다.부진환이 물었다. “동굴에서 침서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어. 혹시 살아있을 가능성은 없는 거야?”낙요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어쩌면 살아 있을 수 있습니다.”“하지만 살아있다고 해도 얼마 살지 못할 겁니다.”동초의 힘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침서의 몸을 차지하면서 이미 그의 혼백에 손상을 입었다.게다 침서는 검에 찔리기까지 했다.“됐습니다. 찾지 않겠습니다.”“온심동과 구십칠이 저를 원망하지 않을까요… “진실을 알고 난 뒤 그녀는 침서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랐고 그를 죽일 수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부진환은 그녀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원망하지 않을 거다.”“그들은 이해할 거다.”낙요는 서신을 태우고 마음을 가라앉혔다.“이제 일합시다.”이 말을 끝내고 그녀는 부진환을 쳐다보았다. “언제 천궐국으로 돌아갑니까?”“태상황은 연세가 많고 어린 소황자는 또 나이가 어리니, 당신이 두 사람을 보좌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낙요는 헤어져야 하는 날이 언젠가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러니 모든 것을 먼저 얘기하는 편이 낫다.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나 아직 상처도 낫지 않았는데 벌써 나를 쫓느냐?”낙요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서신 내용을 당신도 보지 않았습니까? 모든 사람이 이렇게 큰 대가를 치렀는데 제가 어떻게 모른 척할 수 있습니까?”“저는 영원히 당신과 천궐국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하지만 부진환은 오히려 그녀의 손을 잡고 단호한 눈빛으로 웃으며 말했다. “네가 천궐국으로 돌아갈 수 없으면 내가 여국으로 오면 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