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914화

그러나 부진환은 그녀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백서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매우 언짢았다. “설마 대제사장에게…다른 마음을 품은 것이오?”

그녀는 그동안 일어난 일들을 모두 안중에 두고 있었다.

대제사장 집에 사는 그녀가 어찌 그간 일어난 일들을 모를 수 있겠는가?

부진환은 매일 밤 대제사장의 발을 정성껏 씻겨주었다.

또한, 그의 모든 신경은 대제사장에게 가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부진환이 대제사장에게 원하는 것이 있어 아부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녀는 더욱 의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관계는 자신이 생각한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어 보였다.

또한, 현재 부진환의 침묵은 그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참다 못한 백서는 부진환에게 한 걸음 다가가며 버럭 화를 냈다.

“정신 좀 차리시오!”

“그녀의 직분은 바로 대제사장이오. 그대가 넘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란 말이오!”

“물론, 이전에 그대는 천궐국의 섭정왕이었지만, 이곳에서 그대는 그저 죄수에 불과하오.”

“둘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라는 말이오!”

백서는 진심 어린 눈빛으로 부진환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부진환은 백서의 진심 어린 충고에도 불구하고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 일은 그대와는 무관하오.”

백서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녀는 진심으로 부진환을 걱정해서 한 충고였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차가운 대답뿐이었다.

“나는 이미 충분히 말했소.”

“결정은 그대가 알아서 하시오!”

백서는 괜히 화가 나서 발걸음을 돌렸다.

이때 그녀의 앞에 익숙한 그림자가 스쳐지나갔다.

그림자의 주인을 알아차린 부진환 그만 심장이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

그 그림자의 주인은 다름 아닌 낙정이었다.

낙정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아직 얘기할 것이 좀 남지 않았소?”

부진환은 곧바로 낙정의 손목을 꽉 잡은 뒤 옆 골목으로 향했다.

“대제사장 집에서 잘 지내는 것 같구려.” 낙정은 피식 웃었다.

부진환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 “대체 무슨 일이오?”

낙정이 대답하였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