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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4화

진익은 뒷짐을 지고 하늘을 바라보며 웃었다.

“당신은 모르오.”

“대제사장은 어렸을 때부터 재능이 넘쳤고 당신의 스승님은 당신을 정성껏 키우며 모든 희망을 당신에게 걸었소. 그리고 당신은 결코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았지.”

“당신이 대제사장의 자리에 앉았을 때 불만이 있거나 당신의 실력을 의심하는 자들이 없었소.”

“다들 당신을 정중히 대했지.”

“당신은 모를 것이오.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의 의심과 부황과 모후의 실망스러운 눈빛을 받으며 자란 내게 부황의 칭찬 한마디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말이오.”

진익의 반짝이는 눈빛을 본 낙요는 순간 흠칫했다.

그녀는 확실히 그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

대제사장이 되기 전에 그녀에게는 스승님과 사매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그녀를 괴롭히는 사람도 없었거니와 쌀쌀맞게 대하는 사람도 없었다.

대제사장이 되고 나서도 그녀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는 대제사장이 되려고 태어난 사람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과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진익이 칭찬 한마디, 긍정의 말 한마디 때문에 얼마나 기뻤는지 알 수 없었다.

칭찬의 말은 그녀에게 더없이 익숙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이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낙요는 갑자기 진익이 살짝 불쌍했다.

진익이 걸어온 길은 아주 험난했기 때문이다.

“황자께서 원하신다면 앞으로 이런 기회는 아주 많을 겁니다.”

낙요는 말을 마친 뒤 걸음을 옮겼다.

출궁한 뒤 그녀는 노예영에 가서 그곳 백성의 금혼부를 풀어줄 생각이었다.

부진환은 그녀가 입궁한 사실을 알고 특별히 마차를 타고 와 궁문에서 그녀를 맞이했다.

부진환과 마차를 보았을 때 낙요는 살짝 당황했다.

“여기는 어쩐 일이오?”

“대제사장님을 맞이하러 왔습니다.”

부진환이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했다.

낙요는 그의 부축을 받으며 마차에 오르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상처가 다 낫지 않았으니 죽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소. 그러니 외출은 가급적 자제하시오.”

부진환은 웃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대제사장님.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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