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아이?”“저희에게 아이가 있었나요?”부진환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마치 순식간에 냉동고에 들어간 것 같았다.그는 낙청연이 밀실에 갇힌 그때의 모든 순간을 떠올렸다.그는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그 당시 낙청연의 뱃속에 아이가 있었다고?“아닌 척 마오!”낙요는 제정신이 아니었고, 온 얼굴은 눈물로 뒤덮였다.분노와 질식감이 함께 뒤섞여 그녀는 정신을 잃고, 눈앞이 캄캄해져 쓰러졌다.부진환은 급히 몸을 일으켜 낙요를 안았다.“미안해...... 미안해......” 부진환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눈시울이 붉어져 눈물이 가득 고였다.낙요를 있는 힘껏 안았다.그는 그 당시에 내린 결정이 후회되었다.그렇게 그녀를 아프게 한 것이 너무 후회스러웠다.안타깝게도, 다시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그는 낙요를 안아 들어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며 그녀의 옆을 밤새 지켰다.-잠에서 깬 낙요는 부진환이 그녀의 옆에서 빨개진 눈을 하고 지키고 있는 것을 보았다.“대제사장님, 일어나셨습니까, 몸은 좀 괜찮으세요? 물 좀 드릴까요?”낙요는 지난밤의 일이 떠올라 순간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누가 내 방에 들라고 하였소?”“규칙도 모르고 있소?”“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이 궁에 머물지 않아도 되오.”낙요의 말투는 조금도 화난 기색이 없이 담담했다.부진환 멍해져 물었다. “어젯밤......”낙요는 왜 어젯밤의 일을 다 잊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일까?“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소?” 낙요는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니 아마 정말 다 잊어버린 것 같았다.“대제사장님께서 아픈 기억들이 떠올랐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부진환은 조심스럽게 물었다.낙요는 몸을 굽혀 침대에서 내려와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오.”“나는 당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소.”“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나가오! 나는 옷을 좀 갈아입어야겠소!”부진환의 마음은 단번에 바닥으로 곤두박질쳐졌다.그녀는 다시 잊어버린 걸까?한순간에 그는 어찌할
“마음에 든다면, 여기서 살아도 좋소.”“어찌 제가 감히요.”낙요는 가볍게 웃었다. “당신이 대장군이 된지 오래 되었으니 이 방에 비밀이 적지 않을것입니다. 그래도 감히 저를 들여보내실련지요?”침서는 낮게 웃었다. “만약 네가 나의 가족이 된다면 내것은 네것이지. 비밀이 아무리 많더라고 너에게 숨기지는 않을것이다.”“부부는 한마음이니까.”“아닌가?”난희는 마침 아침 식사를 전해주려고 오다 입구에서 두 사람이 창가앞에 서있는걸 보았다. 햇빛이 그들을 비춰 낙요의 머리카락에 윤기가 돌았다.의외로 잘 어울렸다.이 순간, 난희의 마음속은 부러움으로 가득찼다.장군 곁에 있는 그 사람이 자신이라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영원히 그럴리는 없다.그녀는 그저 그사람의 분신일 뿐, 지금 그 사람이 돌아왔으니, 이제 장군의 눈에는 그녀가 없었다.“장군님, 대제사장님, 여기 아침입니다.”침서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담담히 말했다. “두고 가거라.”난희는 아침을 탁자위에 올려놓고 몸을 돌렸다. 방문을 나설때 그녀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눈빛은 암담했다.낙요는 창문밖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침서.”“무슨일이오?”“저를 속이실 건가요?”침서는 잠시 어리둥절해 하더니 웃으며 대답했다. “왜 이렇게 물으시오? 나는 절대 속이지 않을것이오.”“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속이지 않을거란 말이오.”낙요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말투는 차가웠다. “지금도 저를 속이시고 있지 않습니까!”“제가 다 잊어버리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을거라고 여기셨을테지요.”“당신이 날 취혼산에 가도록 속이고 제 배원단을 훔쳐간건 거짓말인가요?”침서는 순식간에 온몸이 굳었다. 낙요가 기억할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다급히 변명했다. “아요, 그때는 나도 어쩔수 없었소. 알고 있잖소, 아요는 어렸을적부터 재능이 뛰어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해치려고 했는지. 하지만 너의 기억속에는 모든 일이 잘풀리고 아무도 그대를 해치치 않았다고 느꼈을것이오.”“내가 미리 아
“아요, 왜 그러는 것이오?” 침서가 한발자국 앞으로 걸어갔다.말투에는 기쁨이 숨겨지지 않았다. “아요가 이런 질문을 하는건 나에게 시집 올 생각이 있다는거 맞소?침서의 마음속에는 숨길수 없는 기쁨이 차올랐다.낙요가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아닙니다, 그냥 물어본 것입니다.”그럼에도 침서는 여전이 기뻤다. 그는 낙요을 끌고 탁자옆으로 돌아가며 말했다. “아요가 오늘 살짝 감성적인것 같은데 역소천의 일 때문에 그러는 것이오?”“남의 일은 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마시고 아침부터 드셔요.”“아침에는 담백하게 먹는 편이라 네가 좋아하는 반찬이 없구나. 좀 이따 점심을 먹는것이 어떠냐?”낙요는 먹으면서 대답했다. “좀 있으면 궁으로 들어갈것입니다.”침서는 바로 대답했다. “내가 같이 가주마!”낙요는 멍하니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아침을 먹고 난 후 낙요는 바람을 쐬겠다는 핑계로 부 안에서 여기저기 걸어다녔다.하지만 별다른 이상한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다만 침서의 마당이 굉장히 커보였다. 하지만 그의 방은 전체적으로 좀 작아보였다.그녀는 방 밖을 반복적으로 관찰하다 침서의 방안에 밀실이 있다는걸 떠올렸다.하지만 침서는 현재 부 안에 있으니 그의 방에 들어가 볼수는 없었다.한참 휴식을 취한뒤 낙요는 침서와 함께 궁으로 들어갔다.그들은 황제를 뵈러 어서방에 왔다.“황상, 오늘 찾아 온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역소천의 일에 관해 황상님은 어떤 생각이신지 궁금해서 왔습니다.”황상은 약간 의아해 하였으나 바로 눈썹을 찌푸리고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석칠 그 무리들이 노예곡에서 벌인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각지에 남은 간첩들은 짐이 사람을 보내 조사하였다.”“하지만 노예곡이 존재하는 한 석칠같은 사람이 더 생길것입니다.”“노예곡은 도성과 아주 멀어 마음이 단단하고 돈에 혹하지 않는 사람이 노예곡을 지키지 않는 한 이런 억울한 일은 계속 일어날것 입니다.”“하지만 짐은 아직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하였다.”“대제사장은 추천할 만한 사람이 있
“대제사장, 노예영을 어떻게 재건할 생각이오? 사람을 데려왔으니 시켜만 주시오!”진익은 굉장히 기뻤다. 부황이 역소천의 부하들을 모두 그에게 맡길줄은 예상 못했다.그리고 그에게 새로운 임무를 내줬다.이번에는 기필코 잘 완성할것이다.“온김에 같이 노예영에 가봅시다.”노예영에 도착한 일행은 아직 백성들이 여기에 살고있는걸 보았다.그들은 대부분 갈곳이 없는 사람들이었다.말을 들은 진익은 바로 말했다. “내가 처리하겠소!”“대제사장, 일 보러 가시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말했다. “이 일을 잘 처리하면 또 한번의 공을 세우게 될것입니다.”그리고 낙요는 조용한 곳을 찾아 종이과 연필을 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이 노예영 전체를 바람도 통하지 않는 감옥으로 개조할것이다.죄가 크고 악한 죄인들을 가둬놓기 위해.그러기에 이번 재건은 변화가 아주 클것이다.모두 상하 두층으로 지상 한층, 지하 한층이 있다.그리고 노예영의 모든 범위를 절반으로 축소할 것이다.이번에는 대량의 기관과 암기를 설치해 사람을 안에 가두고 수위의 수량을 줄일 것이다.마지막으로 그녀는 도안을 감상했다. “이렇게 정교하고 절묘한 기관이라니. 세상에서 찾기 어려울것이다.”그리고 바로 필요한 자제들을 적어 한장한장 보내 사람을 시켜 바로 행동하게 했다.“만약 이곳에 천금석을 쓰면 보기 좋지 않으니 차라리 현철로 바꾸자. 들어가면 다시는 못나오게!”낙요는 살짝 놀라 연필을 내려놓고 고개를 내밀었다.“미쳤나요,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텐데요.”침서는 웃으며 말했다. “아요가 해야 할 일인데 내가 도와줘야지! 감옥을 건설하는데도 최고의 재료를 써야한다. 그러면 여기는 감옥일뿐만 아니라 세상가장 절묘한 기관이 될것이다!”“이렇게 결정하자!”침서는 연필을 들어 그 기관은 현철자제로 표기했다.낙요는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세상에서 제일 절묘한 기관을 만들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저 이 감옥이 무너지지 않을만큼 단단해지고 소문한 들어도 두려워지게 만들어
그러나 부진환은 그녀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백서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매우 언짢았다. “설마 대제사장에게…다른 마음을 품은 것이오?”그녀는 그동안 일어난 일들을 모두 안중에 두고 있었다.대제사장 집에 사는 그녀가 어찌 그간 일어난 일들을 모를 수 있겠는가?부진환은 매일 밤 대제사장의 발을 정성껏 씻겨주었다.또한, 그의 모든 신경은 대제사장에게 가 있었다.처음에는 그저 부진환이 대제사장에게 원하는 것이 있어 아부하는 것이라고 여겼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녀는 더욱 의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그들의 관계는 자신이 생각한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어 보였다.또한, 현재 부진환의 침묵은 그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참다 못한 백서는 부진환에게 한 걸음 다가가며 버럭 화를 냈다.“정신 좀 차리시오!”“그녀의 직분은 바로 대제사장이오. 그대가 넘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란 말이오!”“물론, 이전에 그대는 천궐국의 섭정왕이었지만, 이곳에서 그대는 그저 죄수에 불과하오.”“둘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라는 말이오!”백서는 진심 어린 눈빛으로 부진환을 바라보았다.그러나 부진환은 백서의 진심 어린 충고에도 불구하고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 일은 그대와는 무관하오.”백서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그녀는 진심으로 부진환을 걱정해서 한 충고였다.하지만, 돌아온 것은 차가운 대답뿐이었다.“나는 이미 충분히 말했소.”“결정은 그대가 알아서 하시오!”백서는 괜히 화가 나서 발걸음을 돌렸다.이때 그녀의 앞에 익숙한 그림자가 스쳐지나갔다.그림자의 주인을 알아차린 부진환 그만 심장이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그 그림자의 주인은 다름 아닌 낙정이었다.낙정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말했다.“우리 아직 얘기할 것이 좀 남지 않았소?”부진환은 곧바로 낙정의 손목을 꽉 잡은 뒤 옆 골목으로 향했다.“대제사장 집에서 잘 지내는 것 같구려.” 낙정은 피식 웃었다.부진환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 “대체 무슨 일이오?”낙정이 대답하였
“왜 아직도 밖에 있소?”“내가 내일 아침 일찍 사람을 보내 불전연을 가져오게 하겠소. 그 약을 복용하면, 자네는 머지 않아 나을 수 있을 것이오.”“그리고…부상이 낫기 전에는 언제든지 죽을 수 있으니, 행동을 조심하는 게 좋겠소.”부진환은 그녀의 말 뜻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였다.오히려 그는 낙요의 관심에 기뻐할 뿐이었다.“대제사장님, 걱정하지 마세요.”“대제사장님도 오늘 하루 종일 피곤하셨죠? 얼른 물을 좀 끓여오겠습니다…”“잠시만 기다려주세요.”부진환의 말에 낙요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 그 고통스러운 기억을 생각하면, 심장이 조이는 것만 같았다.그녀는 덜덜 떨리는 손을 숨기며, 애써 괜찮은 척을 하였다. “오늘 마침 목욕을 하고 싶었는데…잘됐소. 평소보다 물을 더 준비하시오.”“물을 끓일 필요는 없을 것 같소. 차가운 물로 준비해주시오.”부진환은 낙요의 말에 크게 당황하였다. “찬물이요? 이 날씨에 찬물로 씻으시면, 감기에 걸릴 것입니다.”“그리고, 원래 몸도 차가우신 분이…”그녀는 원래도 손발이 자주 차가웠다. 그렇기에 그는 매일 밤 그녀를 위해 물을 끓여 주었다.“몸이 차가우면,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따뜻한 물로 씻는 게 좋겠습니다…”그러나, 낙요는 단호하게 부진환의 호의를 거절하였다. “오늘은 찬물로 준비해주시오.”“피곤하니, 어서 가서 준비하시오.”부진환은 그녀의 건강이 걱정되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낙요는 방 안에 어두커니 앉아 마음을 가다듬었다. “괜찮아…낙요…”얼마 지나지 않아, 부진환은 그녀를 위해 물을 가지고 왔다.낙요는 병풍을 치고, 조심스럽게 옷고름을 풀었다.목욕통에 발을 디디자 차가운 기운이 순식간에 그녀의 몸을 감쌌다. 부진환은 병풍 밖에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대제사장님, 혹시라도 힘드시다면…”그러나, 낙요는 여전히 차갑게 그를 대하였다. “어서 나가시오.”그녀는 이를 악물고 목욕통 안에 들어갔다.차가운 추위는 칼처럼 그녀의 몸에 파고들었다.
낙요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도망칠 구멍이 없어야 잡을 수 있지요.”진익은 그녀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대제사장의 말이 맞소.”낙요는 노예영에 도착한 후, 밀린 일들을 도맡아 처리하였다.진익은 일의 진전을 위해 추가적으로 많은 인원들을 노예영으로 보냈다.동시에 낙요는 잠잘 틈도 없이 새로 들어온 인원들을 정리하였다.그렇게 그녀는 며칠동안 침서에도 가지 못하고, 노예영에서 묵었다.부진환은 매일 밤 돌아오지 않는 그녀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백서는 그런 부진환의 모습을 보며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왜 말을 듣지 않소?”“이건 일부로 그대를 피하는 게 틀림없소.”“계속 이런 식이면, 서로가 힘들어질 수밖에 없소…”하지만, 부진환은 아랑곳하지 않았다.그렇게 백서는 멀리서 그런 부진환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해가 지고, 한밤이 되서야 부진환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방으로 들어갔다.‘대제사장님이 없으니, 집이 너무나도 허전합니다…’-이 시각 낙요는 씻을 준비를 하였다.그날 밤 냉수 목욕을 한 뒤, 낙요는 한동안 뜨거운 물은 손에도 대지 않았다.찬 물로 목욕을 할 때마다 그때의 고통스러운 기억들은 차츰차츰 희미해지기 시작하였다.그녀는 이 고통스러운 기억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 한동안 목욕할 때에는 찬 물만 사용하였다.그렇게 며칠 간 밤을 샌 결과, 드디어 그녀는 대부분의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이제 남은 일은 바로 기관배치였다.이번 건설을 위해 그들은 최고의 재료를 사용하였고, 진익과 침서는 각각 많은 돈을 지불하였다.그들은 끝까지 조금의 긴장도 풀지 않았다.“이제 며칠만 지나면 상원절 등불 축제가 열리는데, 어디 가고 싶은 곳이라도 있소?”낙요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내 고개를 저었다. “없습니다.”“아직 밀린 일들도 많아, 당분간은 일에 집중해야 될 것 같습니다…”침서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래도 그동안 고생했으니, 등불은 꼭 키시오.”“가만보면, 자네는 매사에 너무 열심히야.”“아니
그는 아쉬워하며 멀어져 가는 그녀의 뒷모습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낙요는 서둘러 방으로 돌아와 붉은 옷을 골라 입었다.모처럼 가는 축제이기에 그녀는 한껏 치장을 하였다.이때, 낙요에게 줄 차를 내려온 월규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대제사장님, 오늘 대체 누굴 만나시길래 이렇게 한껏 꾸미셨어요?”낙요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장난치지 마시오!”월규은 살짝 웃으며 낙요의 머리장식을 살펴보았다. “이 옷에는 금비녀가 잘 어울리실 것 같은데, 어떠세요?”낙요가 대답하였다. “좋아, 그럼 머리장식은 이걸로 해야겠군!”말이 무섭게 그녀는 곧바로 금비녀를 머리에 꽂았다.부진환은 창문 밖에 앉아 방 안에서 흘러나오는 낙요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중요한 사람과의 약속이라…’‘정말 부럽군…’그는 쓴 웃음을 지었다.-밤이 되고, 도성 안은 아름다운 등불로 반짝거렸다.낙요도 약속한 시간에 맞춰 문을 나섰다.약속한 장소로 가는 도중 그녀는 아름다운 풍경에 완벽히 매료되고 말았다.“아가씨, 등불 하나 사세요. 이 등불은 오늘 밤 아가씨께 좋은 인연을 가져다 줄 거예요!”“하나 주시오.”낙요는 등불을 가지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거리는 평소와는 다르게 더욱 북적거렸고, 아름다운 등불로 가득 꾸며져 있었다.또한, 짝을 이룬 남녀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그녀는 그런 모습을 보며 과거에 행복했던 순간들을 잠시 회상하였다.하지만, 이내 곧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랐고, 쓴 웃음을 지었다.‘정신 차려…’멀지 않은 곳에서 부진환은 묵묵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 “도련님, 등불 하나 사세요. 이 등불은 오늘 밤 도련님께 좋은 인연을 가져다 줄 거예요!” “하나 주세요.”부진환도 그녀와 마찬가지로 등불을 구매하였다.마치 그녀와 같이 거니는 듯이…부진환은 아련한 눈빛으로 그녀와 같은 꽃등을 바라보았다.그 시각, 침서는 낙요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가게를 통째로 빌렸다. 가게 안은 형형색색의 꽃등으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침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