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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6화

겁에 질린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귀를 찔렀다.

낙요는 손바닥을 꽉 움켜쥐었다.

“아주 좋소. 당신이 결정 못 하겠다니, 내가 도와주겠소!” 비견의 눈빛은 날카로웠고,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다. 그는 아이의 귀를 잡고 비수로 베어버리려고 했다.

낙요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멈추시오!”

“내가 풀어주겠으니, 그 아이를 놓아주시오!”

이 말을 들은 비견은 그제야 만족한 듯 웃으며 말했다. “역시 대제사장이요!”

“중생을 가엽게 여기는구먼!”

비견의 어투는 약간 비아냥거렸다.

곧이어 비견은 또 사람들을 속속 데리고 들어와, 낙요더러 금혼부를 풀어주라고 했다.

낙요가 금혼부를 푸는 속도는 점점 더 느려졌고, 안색도 점차 창백해졌다.

마침내 20개의 금혼부를 다 풀고 나서, 낙요는 갑자기 벽을 짚더니, 피를 한 모금 토했다.

“대제사장!” 봉시가 앞으로 다가와 그녀를 부축했다.

비견은 의미심장하게 낙요를 훑어보았다.

낙요는 허약하게 의자에 앉아, 입가에 묻은 핏자국을 닦았다.

봉시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몸을 돌려 비견에게 말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고. 계속 이러다가는 금혼부 하나도 풀지 못할 것이오.”

“먹을 것을 좀 가져오시오.”

비견은 불쾌한 표정으로 냉랭하게 말했다. “우리는 곧 죽게 생겼는데, 대제사장은 이 정도 고생도 못 한단 말이오?”

“먹을 것은 있지만, 별로 좋지는 않을 거요. 그런대로 요기나 하시오.”

이 말을 끝내고, 그는 사람에게 먹을 것을 가져오라고 했다.

맑은 죽 두 그릇 외에, 다른 건 아무것도 없었다.

봉시는 낙요의 창백한 안색을 보며 분개하여 말했다. “내가 찾아가겠소!”

낙요가 다급히 제지했다. “가지 마시오!”

낙요는 흰죽을 마시더니, 말했다. “찾아가도 주지 않을 거요.”

봉시는 돌아가 그녀 앞에 앉아, 미간을 쭈그리며,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이 노예곡의 백성을 위해 이렇게 많은 것을 바칠 줄은 생각도 못 했소.”

이 말은 낙요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노예곡의 백성…”

“노예곡은 원래부터 극악무도한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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