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낙요 역시 부진환을 죽어라 끌어안고 손을 놓지 않았다.“대제사장님!”부진환은 그녀의 등 뒤에서 하늘을 뒤덮을 듯한 기세로 쏟아지는 화살들을 보았다.그는 몸을 돌려 화살을 막아줄 생각이었지만 낙요가 그를 필사적으로 끌어안았다.“움직이지 마시오!”’부진환은 온몸이 굳었다. 그 순간, 그는 낙요의 팔에서 억센 힘을 느꼈다.두 사람은 몸을 바짝 붙이고 있었고 부진환은 그녀의 심장 박동마저 느낄 수 있었다.아주 긴장되었다.수많은 화살이 낙요의 등 뒤로 쏟아지려 할 때 강풍산이 불쑥 나타나 회전하며 낙요의 위로 날아올라 화살들을 막아냈다.그 바람에 매서운 소리가 났다.봉시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부진환을 바라보았다.“당신이 그녀가 마음에 둔 자인가?”부진환과 낙요는 동시에 굳어졌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오?”봉시는 부진환의 목에 차가운 검을 겨누었다.“대제사장은 당신을 위해 일부러 자기 몸으로 화살을 막으려 했소. 내가 다 보았소.”“날 속일 생각은 마시오.”“데려가거라!”낙요와 부진환은 따로 갇혔고 두 사람은 헤어질 때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봉시는 그윽한 눈빛으로 벼랑 위를 바라보았다. 이제 활을 쏘는 사람은 없었다.그들은 하필 대제사장이 올라갈 때 때마침 활을 쏘았다.미리 위에서 매복하고 있던 것이 틀림없었다. 그들은 낙요가 죽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그러니 낙요의 말은 사실이었다. 위의 사람들은 오히려 낙요가 죽기를 원했다.낙요는 방 안에 갇혔지만 전에 있던 그 방이 아니었다. 그녀는 창문 밖을 바라보았고 구십칠도 잡혀가는 걸 보았다.그는 부진환과 같은 방에 갇힌 듯했다.잠시 뒤 봉시가 돌아왔다.그는 낙요의 앞에 앉았다.“당신 말이 맞는 듯하군. 위의 사람들은 당신이 죽길 바라는 것 같소.”그렇지 않으면 낙요는 오늘 아마 도망쳤을 것이다.그런데 결국 그러지 못했다.낙요는 코웃음 쳤다.“내 말은 믿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소?”봉시의 안색이 흐려졌다.“대제사장, 이곳이 제사 일족이 있는 곳인 줄
순간 봉시의 안색이 확 변했다. 그는 분노가 가득한 눈빛으로 낙요를 노려보았다. “지금 나를 이용한 것이오?”낙요의 총명함은 확실히 부인할 수 없었지만, 동시에 그를 무척 화나게 했다!특히 낙요의 열심히 질문하는 그 모습은, 그에게 강렬한 도발과 조소 같았다.바로 이때, 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리더니, 보고했다. “보고합니다! 대제사장의 정랑이라고 자칭하는 사내가 중요한 일이 있다고 대장을 만나고 싶다고 합니다!”이 말이 나오자, 방안의 두 사람은 살짝 멍해졌다.낙요는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봉시는 웃음을 터뜨리더니,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낙요를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대제사장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누구는 인정하는구먼!”봉시는 드디어 마음이 그나마 통쾌해졌다. 그는 소리쳤다. “데려오너라!”곧, 그들은 부진환을 데려왔다.부진환은 걸상에 앉았다.낙요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봉시가 웃으며 물었다. “당신이 바로 대제사장의 정랑이요?”“어쩐지, 역시 풍채가 출중하고 용모가 뛰어나구먼. 대제사장이 당신을 마음에 들어 하는 것 또한 이상하지 않소.”“당신도 성실한 사람이요.”이 말을 하더니, 낙요를 힐끔 쳐다보며 또 말했다. “어떤 사람처럼, 곧 옥살이할 신세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고집만 세 가지고.”“말해보시오. 무슨 일이오?”“당신이 만약 대제사장을 설득하여 여기 사람들의 금혼부를 풀어줄 수 있다면, 당신들을 놓아주겠소!”봉시는 통쾌하게 약조했다.그러나 부진환의 다음 말에, 봉시는 온몸이 굳어 버렸다.“당신이 찾고 있는 완 낭자는 아직 살아있소.”이 말을 들은 봉시는 손바닥을 불끈 움켜쥐고, 놀라운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낙요도 깜짝 놀랐다.부진환은 이어서 말했다. “완 낭자는 지금 무사히 잘 지내고 있소. 우리의 또 다른 친구가 이미 진영에서 그녀를 데리고 나갔소.”이 말을 들은 봉시는 몹시 격분했다.하지만 여전히 최대한 차분함을 유지하며, 냉랭하게 말했다. “일부러 나를 속여, 당신들을 풀어달라는 속셈이요?”
“시완은 순결을 빼앗기지 않았고, 자결도 하지 않았소.”“다만 스스로 기회를 찾아 도망갔소.”“그러나 아래 사람들은 처벌받을까 두려워, 이 일을 감히 보고하지 못하고, 시완이 괴롭힘을 당해 죽었다고 보고했소.”“우리 쪽 친구가 이미 주위의 길을 따라 찾으러 갔소. 시완은 아마 멀리 도망가지 못했을 거요. 분명 근처에 숨어 있을 거고, 무사할 거요.”이 말을 들은 봉시는 망설이더니, 그 약재를 건네받아 꽉 움켜쥐었다.“시완이 아직 살아있다고… “봉시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의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낙요 역시 놀라웠다. 보아하니 부진환은 어제 협상이 끝난 즉시 진영으로 가서 이 일을 조사한 모양이다.그리고 시완의 행방까지 알아냈다.낙요는 기회를 놓칠세라 봉시와 협상했다. “이제 당신은 우리와 협력하는 수밖에 없소.”“석칠은 나뿐만이 아니라, 당신들도 죽이려고 하오.”“내가 무고한 사람들에게 자유를 준다고 약조했으니, 이 약속은 꼭 지키겠소!”“하지만 지금은 급히 금혼부를 깰 시기가 아니오. 당장 급한 일은 이곳을 떠나는 것이오.”“이번에 내가 이곳에 오게 된 건, 누군가 기필코 나를 죽이려는 마음을 품어서인 것 같소. 그래서 석칠은 노예곡 전체를 갈아엎어서라도 나를 죽이려고 할 거요.”“그는 곧 공격해 올 거요.”봉시는 미간을 찌푸리고 잠깐 생각하더니, 곧 말했다. “그럼, 무슨 계획이라도 있소?”낙요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이 말은 즉 협력한다는 뜻이오?”봉시는 침묵했으며, 부인하지 않았다.낙요는 이어서 말했다. “내일 석칠을 찾아, 나를 내주겠다고 협상하시오.”“하지만 당신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나에게 잠시 내력을 잃는 약을 먹이시오.”“석칠과 협상을 진행하는 기회를 빌려, 일단 일부 사람들을 노예곡에서 내보내시오.”“그리고 즉시 북쪽 절벽을 점령하시오. 그쪽은 어지러운 돌들이 많고, 산길이 험난하여, 산길을 폭파하면 그들은 건너오지 못할 것이오.”“이렇게 하면, 아래 사람들도 모두 올라갈 수 있소.”봉시는 잠
부진환은 순간 굳어 버렸다.낙요는 남은 상약을 들고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어서.”부진환은 어쩔 수 없이 상의를 벗었다.또 한 번 상처투성이인 부진환의 몸을 보고, 낙요의 가슴은 또 한 번 철렁 내려앉았다.부진환의 팔을 보니, 상처는 이미 스스로 처치했지만, 약은 바르지 않았고, 헝겊으로 대충 감겨있었다.낙요는 헝겊을 풀고, 그의 팔에 난 상처를 보았다. 비록 화살은 맞았지만, 다행히 찰과상이었다.상처는 깊지 않았고, 그다지 길지도 않았다.낙요는 상처 주위의 피를 닦은 후, 약을 발라주고, 잘 싸매 주었다.부진환은 옷을 입고 말했다. “대제사장, 먼저 쉬십시오.”“제가 지키겠습니다.”낙요는 대답하더니, 바로 누워 잠에 들었다.봉시는 그들을 한 방에 가두었지만, 침상은 그다지 넓지 않았다.부진환은 걸상에 앉아, 조용히 지키고 있었다.낙요는 몸을 뒤척였다. 하지만 여전히 잠을 이루지 못했다.“이 노예곡에, 우리 행동에 협조하지 않는 사람도 아직 많을 거요. 예를 들면 도궁 비견 두 형제 같은 사람들 말이오.”“내일은 반드시 그들을 경계해야 하오.”부진환은 살짝 멍해 있더니,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대제사장은 어서 쉬십시오.”낙요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눈을 감고 휴식을 청했다.--한밤중에 노예곡의 수비가 방어 임무를 교대했다.도궁 비견 두 형제는 가파른 벼랑 끝의 수비 지점으로 교대되었다.곧이어 두 사람은 어둠을 타고, 절벽으로 기어 올라왔다.절벽에 올라온 후, 한 무리의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와 두 사람을 체포했다.그중 한 사람이 영패를 꺼냈다.상대방은 잠깐 멍해 있더니, 곧이어 두 사람을 끌고 숨겨진 막사로 갔다.그들이 안으로 들어가자, 막사 밖의 사람들은 모두 철수했다.“낙요는 죽었소?” 막사 안에서 여인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비견이 냉랭하게 말했다. “아직이요”이 말을 듣던 서소청은 순간 화를 내며 말했다. “어찌 아직도 안 죽었단 말이오? 낙요가 노예곡에 들어오지 않았
하지만 낙요는 잡힌지 이렇게 오래됐는데, 아직도 살아있다.아래 사람이 그녀를 죽일 생각이 없으니,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지금 즉시 준비시키겠소! 날이 밝는 대로, 움직일 터이니, 당신들도 서두르시오.”“알겠소, 내일 반드시 낙요의 시신을 당신 앞에 갖다주겠소.”바로 뒤에, 도궁 비견 두 형제는 노예곡으로 돌아왔다.--낙요는 침상에 누워 이리저리 밤새 뒤척였다.“대제사장, 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겁니까?”의자에 앉은 부진환이 묵직한 목소리로 물었다.낙요는 몸을 굴려 일어나 앉더니, 막 입을 열려고 했다. 그런데 고요함 속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그 발걸음 소리는 수상쩍었고, 애써 낮추려 했으며, 자세히 듣지 않으면 그녀도 알아차리기 어려웠다.부진환도 단번에 알아차렸다.두 사람은 서로 쳐다보더니, 낙요가 쉿 하며 손짓하고는 이내 침상에 누워 눈을 감았다.부진환도 책상 위에 엎드려, 이미 잠든 척했다.뒤이어, 그 발걸음 소리는 문밖에서 멈췄다.하지만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다.이때, 한 쌍의 두 눈이 천천히 창가로 접근해 오더니, 안을 들여다보았다.방 안의 두 사람이 잠든 모습을 보고서야, 그 사람은 조용히 사라졌다.문밖의 사람이 이미 사라지자, 낙요와 부진환은 눈을 떴다.낙요는 침상에서 내려와 창가로 다가와 몸을 웅크렸다.부진환도 몸을 웅크리고, 두 사람은 조용히 밖을 살폈다.어떤 사람이 방문을 두드리더니, 방 안으로 들어가서 그 사람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더니 나오는 거였다.이상한 건, 그 사람은 계속해서 다른 방의 문도 두드렸다.다 들어가서 잠깐 이야기를 나눈 후, 나왔다.어둠 속에서, 낙요는 관찰하며 물었다. “저 사람은 비견 같지 않소?”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저 사람들이 뭐 하는 걸까요?”낙요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말했다. “우리에게 불리한 일을 의논하는 거 같소.”이 외에, 낙요는 다른 이유는 생각나지 않았다.비견은 모든 방문을 다 두드리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걸어 다닐 때, 동작
“또다시 이런 음험한 수단을 쓰면, 나도 결코 가만있지 않겠소!”부진환은 바깥 상황을 주시하며, 방문을 닫았다.낙요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정말 이 수단을 쓰면, 겁먹을 사람은 당신뿐만이 아니오.”“당신과 상의할 중요한 일이 있소.”봉시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또 무슨 조건이요?”“얘기는 이미 끝난 거 아니었소?”봉시는 지금 낙요가 이랬다저랬다 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낙요는 쉿 하더니, 말했다. “내가 당신을 찾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으니, 목소리를 낮추시오.”“방금 도궁 비견 두 사람이 사람들의 방문을 두드리더니, 방 안으로 들어가서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나오는 것을 보았소.”“보기에 몹시 수상쩍었단 말이오.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게 분명하오.”봉시는 미간을 찌푸리며, 약간 낙요의 말을 믿지 않는 듯했다.낙요는 일어나 창가로 걸어가더니, 봉시를 불러, 맞은쪽 옆집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기에 사는 사람은 누구요?”“맹산전(孟山全).)“저쪽은?” 낙요는 계속해서 가리켰다.“류금풍(劉擒風).낙요는 연이어 여러 집을 가리켰으며, 봉시는 일일이 대답했다.봉시의 말을 듣고 난 후, 낙요는 미간을 찌푸렸다. “보시오. 이 사람들은 모두 극악무도한 사람들이오.”“도궁 비견 두 사람은 이미 다른 마음을 품고 있었소.”“나는 무고한 사람들의 금혼부만 풀어줄 뿐, 그들의 금혼부는 절대 풀어줄 수 없소. 도궁 비견 두 사람은 이미 그 악인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했소.”“아마 당신이 석칠과 협상하기 전에, 그들이 움직일 것 같소.”봉시는 이 말을 듣더니, 여전히 쉽게 믿으려고 하지 않았다. “당신과 협의한 조건을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소.”“그것만으로 어떻게 당신에게 불리하다고 단정 지을 수 있소?”낙요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며, 일구일자 말했다. “첫째, 당신이 잊었나 본데, 나는 길흉을 계산할 수 있는 대제사장이요.”“둘째, 그들은 결코 나 한 사람에게만 불리한 게 아니오.
“있었으면 벌써 도망치지 않았겠소?”부진환이 서늘한 어투로 답했다.“그때 구십칠은 노예곡에서 도망쳐 나왔소.”“10대 악인도 모두 이곳으로 도망쳐 나온 것이오.”그들은 그때 도망쳤던 길이 아직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그 길이 발각되었다면, 노예곡은 아수라장이 되었을 것이다.그러나 아직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갇혀 있으니 그 길은 발각되지 않았고, 막히지 않았다는 소리다.하여 봉시는 곧바로 구십칠을 데리고 왔다.구십칠은 사실대로 말했다.“이번에 내려오면서 봤는데 그 길은 아직 있었소.”“우린 그 길로 곧바로 떠날 수 있을 것이오. 하지만 길이 험난하여 추격병이라도 붙으면 나가지 못하니 너무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내보낼 수는 없소.”낙요는 생각에 잠긴 채 말했다.“내일 계획에 불의의 사고라도 생기면 모든 사람들을 동굴에 숨겨놓고 동굴 입구를 막아 놓으시오.”“흩어져서 숨어있으면 도망치면 그 길은 발각되지 않을 것이오.”봉시가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그러면 노예곡에 싸울 사람이 없어 그들이 쳐들어올 것이오.”낙요가 즉시 대답했다.“그러니 동굴의 입구를 막는 것이오!”“하루라도 시간을 끌어 우리가 노예곡에서 나가면 노예곡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오.”봉시는 아직도 망설였다.낙요는 봉시가 자신을 완전히 믿지 못한다는 것을 보아냈다.낙요가 노예곡을 빠져나간다면, 다시 돌아와서 다른 사람들을 구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지 않은가.필경 노예곡의 사람들은 벗도, 친인도 아닌데 어찌 아무런 연관이 없는 사람들을 구할 것이란 말인가.낙요는 단호한 어투로 답했다.“난 반드시 돌아올 것이오!”“석칠 그들이 나를 죽이려 하니 내가 상대할 사람은 석칠 혼자가 아니오.”“노예곡의 힘이 필요하다는 말이오.”“이러면 나를 믿을 수 있겠소?”이 말을 들은 봉시는 생각에 잠기다 입을 열었다.“좋소!”“한 번만 믿어주겠소!”“하지만 돌아오지 않는다면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이오!”낙요는 창밖의 어두워진 날을 보더니 급히 재촉했다.“
날이 밝아왔다.갑자기 밖에서 무거운 물건이 무수히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비어있는 땅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노예곡의 사람들은 모두 그 소리에 놀라 밖으로 모여들었다.낙요는 실눈을 뜨며 입을 열었다.“작전이 시작되었구나.”그들에게 담판할 기회도 주지 않고 말이다.곧바로 봉시가 방문을 열고 다급한 얼굴로 말했다.“지금 바로 그 비밀 통로에 가시오!”“만일의 상황을 대비해서 말이오!”바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구십칠은 그들을 데리고 몰래 방을 빠져나와 몸을 숨기며 떠났다.봉시는 밖에서 사람들을 모으며 모두의 시선을 끌었다.“모두, 이곳으로 오시오. 어서!”하여 세 사람은 순조롭게 그 동굴에 도착할 수 있었다.이곳의 동굴은 나무 문이 있었고, 세 사람은 문을 닫아 암암리에 관찰하기 시작했다.그들은 무수한 땔감을 던진 후 기름을 마치 비가 쏟아지는 것처럼 부었다.“석칠은 노예곡 전체를 태워버릴 속셈이었습니다.”구십칠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이번에는 충분한 준비를 한 모양이었다. 내리던진 땔감은 영지에서 한겨울을 날 수 있을 만큼의 양이었다.석칠은 갖은 힘을 쏟아부어 낙요를 노예곡에서 불태워 죽이려는 것이었다.안전을 위해 구십칠은 뒤쪽을 보며 입을 열었다.“제가 길이 뚫려 있는지 살피겠습니다.”그렇게 구십칠은 곧바로 동굴의 깊은 곳으로 달려갔다.한편, 봉시는 모든 사람을 모아 분부했다.“형세를 보니 오늘은 맹공을 할 모양이오. 전례 없는 맹렬한 공격일 것이오!”“모두의 안전을 위해 지금부터 모든 사람들은 스무 개의 대오로 나뉘어 창고에서 화약과 음식을 가져갈 것이오.”“동굴에 숨어 있어야 하며, 입구를 폭발시켜 없애버려야 하오!”“절대 적의 손에 잡히면 안 되오!”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누군가가 의문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입구를 폭발시키면 우리도 갇히는 게 아니오!”“여러분, 믿어주시오. 절대 오래 갇혀있게 하지 않겠소. 모두 많아야 이틀에서 사흘만 버티면 될 것이오!”“지금 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