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82화

“인제 보니 류 소저는 굳이 궁으로 가서 시비를 가를 생각인 것 같군. 그러면 같이 가지.”

그러나 류훼향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호위들이 기세등등하게 몰려와 나란히 서더니 길을 하나 만들어 주었다.

류훼향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추워서인지 아니면 겁에 질린 것인지 온몸이 덜덜 떨렸다.

회현루의 주인장은 형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것을 보고 얼른 끼어들며 말했다.

“여러분 모두 회현루에 오셨으니 다들 친구 아니겠습니까? 웃는 얼굴이 부를 가져다준다는 데 화목하게 지내는 게 좋지요.”

“이 일은 저희 회현루에서 일어난 일이고 또 각자 주장하는 바가 있으니 저희 회현루의 규칙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어떻습니까?”

“그리고 회현루를 나서면 은혜든 원한이든 전부 다 없는 셈 치는 겁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회현루는 대부분 특별한 신분의 귀족 공자들이나 아씨들을 대접했고 오늘은 섭정왕까지 회현루에 왔다.

그래서 주인장은 최대한 일을 무마시키려 했다. 혹시나 진짜 궁에까지 이 일이 알려진다면 회현루가 손해를 볼지도 몰랐다.

주인장의 말에 류훼향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고 말했다.

“그래요. 주인장의 말이 맞습니다. 회현루의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요. 왕비, 그럴 용기가 있습니까?”

부환은 미간을 구긴 채로 고개를 돌려 낙청연을 바라보았다. 그는 낙청연에게 승낙하지 말라고 눈치를 줄 셈이었다.

그런데 낙청연은 생각지도 않고 곧바로 대답했다.

“당연하지요.”

그녀의 대답에 류훼향은 득의양양한 얼굴로 웃었다.

“그래, 승낙했으니 무르면 안 됩니다. 오늘 물에 빠진 사람은 저이니 뭘 겨룰지는 제가 결정할 것입니다.”

낙청연의 눈동자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류훼향이 말한 것이 무예를 겨루는 것임을 눈치챈 낙청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말했다.

“정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이 회현루의 규칙이 무엇인지는 알아야겠습니다.”

부진환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현명하게 굴더니 왜 갑자기 멍청하게 남의 함정에 빠지려 하는 것인지 몰랐다.

“낙청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