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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화

류훼향은 더는 손찌검할 엄두가 나지 않는지 손을 거두어들였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서 몸을 떨던 그녀는 성난 얼굴로 반박했다.

“섭정왕께서는 사람들 앞에서 왕비의 편을 들어주려 하시는 겁니까?”

“다들 보았다시피 왕비가 저에게 발길질하는 바람에 전 물에 빠졌습니다. 왕비는 절 죽일 계획이었단 말입니다! 그런데 섭정왕께서는 이 죄를 그냥 묻어버릴 생각이십니까? 오늘 저에게 합당한 이유를 주지 않으신다면 이 일을 폐하께 고하겠습니다!”

류훼향은 극도로 화가 난 상태였다. 진태위의 손주며느리로서 이러한 모욕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류훼향은 오늘 낙청연에게 크게 한 방 먹이지 않으면 절대 그만두지 않을 기세였다.

그런데 사람들 틈 사이에서 지켜보고 있던 부경한은 잠깐 흠칫하더니 이내 흥미진진하다는 듯이 웃음을 띠었다.

황제가 옆에서 구경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부진환의 얼굴에 언뜻 언짢은 듯한 표정이 스쳐 지나갔고 그는 사람들 틈바구니에 껴있는 부경한을 힐끗댔다.

류훼향은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으나 황제가 그곳에 있으니 제멋대로 굴 수는 없었다.

“본왕이 왕비에게서 전해 들은 이야기와는 다르군.”

부진환은 엄청난 위압감이 담긴 목소리로 싸늘하게 말했고 그 말에 옆에 있던 낙청연은 잠시 흠칫했다. 그녀는 당황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들어 부진환을 바라봤다.

그가 외부인 앞에서 그녀를 왕비라 칭하고, 그녀의 편을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눈앞에 있는 자의 얼굴은 여전히 더없이 차가워 보였지만 예전처럼 그렇게 밉지는 않았다.

불현듯 계략이 떠오른 낙청연은 부진환의 소맷자락을 잡아당기면서 눈물을 닦았다.

“왕야…”

“전 입이 백 개라도 해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낙청연은 억울한 얼굴로 류훼향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들이 먼저 저를 비웃었습니다. 저를 돼지우리에서 도망친 암퇘지라고 했지요. 저는 그런 모욕이 익숙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 왕야의 체면을 생각해야 했습니다.”

”제가 암퇘지라면 왕야는 뭐가 됩니까?”

낙청연은 점점 더 서럽게 울기 시작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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