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난향을 써? 네 주제에!”그 흉악한 눈빛과 온몸 가득한 살기에, 난희(蘭姬)는 겁에 질려 온 힘을 다해 몸부림쳤다.“장…… 장군, 장군께서 허락하신 겁니다.”침서는 눈빛이 돌연 차가워지더니, 난희를 힘껏 방문 밖으로 내동댕이쳐 버렸다.“앞으로 다시는 난향을 쓰지 말거라. 꺼져라!”난희는 호되게 방문 밖으로 내팽개쳐져,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다. 그녀는 피를 왈칵 토했으며 그 모습은 그야말로 초라하기 그지없었다.난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장군의 성격이 왜 갑자기 이렇게 변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는 예전에 그녀의 춤사위를 가장 즐겼으며, 그녀 몸에서 나는 난향 냄새를 좋아했다.그런데 왜 갑자기……난희는 힘겹게 땅에서 기어 일어나, 방안에서 괴로워하며 술을 마시는 침서를 쳐다보며 물었다. “장군, 무슨 고민거리가 있으십니까? 난희가 장군님의 걱정을 덜어 들리겠습니다!”바로 이때, 그녀 뒤에서 누군가 걸어와, 그녀 곁에 멈춰 서더니, 호되게 뺨을 후려갈겼다.난희는 또다시 땅바닥에 엎어졌다.“꺼지라고 했는데 아직도 꺼지지 않는 건, 설마 내가 너의 가죽을 벗기길 기다리는 것이냐?” 고묘묘의 눈빛은 매서웠으며 다소 의기양양했다.난희는 분노의 눈빛으로 고묘묘를 노려보았다.고묘묘는 난희의 눈빛을 보더니, 화가 나서 난희의 멱살을 덥석 잡고 그녀를 자기 앞으로 끌어당겼다.“감히 나를 노려봐? 눈알을 뽑아버릴까?” 말을 하며 난희의 눈을 뽑으려고 했다방안에서 술병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짜증 섞인 침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만하거라!”“당장 꺼져!”고묘묘는 그제야 난희를 풀어주었다.차가운 눈빛으로 난희를 쳐다보며 말했다. “예전에는 침서가 너를 지켜주었으나, 앞으로 그는 더 이상 너를 지켜주지 않을 것이다. 다시 한번 본 공주에게 무례하게 굴면, 본 공주는 너를 죽고 싶어질 정도로 괴롭힐 것이다!”난희는 땅바닥에 내팽개쳐져 눈시울을 붉히며 방안의 침서를 힐끗 쳐다보더니, 급히 걸음을 옮기며 설움에 눈물을 훔쳤다.
고묘묘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는 속이 뒤집힐 정도로 화가 났다.굴욕감은 또 물밀듯이 밀려와 그녀를 감쌌다.“침서, 우리 두고 보죠!” 고묘묘는 화가 나서 그를 노려보며 다급히 옷을 입고, 황급히 도망갔다.--취성대 시합이 있기 전날 밤.모든 것이 평온했다.낙청연은 하루 쉬고 나서, 한밤중에 조용히 야행의로 갈아입었다.조용히 방문을 열고, 주위에 사람이 없는 틈을 타 연약각으로 향했다.그리고 또 특히 철추를 풀어, 주위에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지를 살펴보게 했다.연약각은 제사장 일족의 요지이다. 일반 사람들은 함부로 안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만약 잡히면 정말 목숨을 잃게 된다.그러나 만일 약을 훔치지 않으면, 내일 취성대 시합에서 여전히 죽게 된다.그래서 낙청연은 모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낙청연은 극히 익숙한 이곳 환경에 의지하여, 사람이 나타날 수 있는 모든 곳을 가뿐히 피하여 연약각 밖으로 왔다.지금 연약각은 아주 고요했으며 지키는 사람이 없었다.낙청연은 정원으로 들어와,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 그 문 앞에 이르렀다.비녀를 뽑아 능숙하게 자물쇠를 열고, 슬그머니 약방 안으로 들어갔다.낙청연은 철추더러 밖에서 망을 보게 했다.혹여라도 누군가 온다면, 철추는 그녀를 도와 잠깐이라도 따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약방 안의 약 궤는 줄지어 있었으며 매우 가지런했다. 위에는 수많은 약병이 놓여있었다.낙청연은 빠른 속도로 찾기 시작했다.드디어 장롱 속에 잠겨져 있는 파원단을 찾았다.이 약은 아주 강한 진통 효능이 있다. 그러나 몸의 원기를 대가로 희생해야 하므로 대가가 무척 크다. 그래서 수량이 적을 뿐만 아니라, 함부로 꺼내서 사용해도 안 된다.또한 누군가 이 약으로 빈틈을 노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낙청연은 또다시 능숙하게 자물쇠를 열었다.그러나 궤를 여는 순간 눈앞의 광경에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아주 질서 정연하게, 궤 안에 온통 파원단이 줄지어 있었다.어떻게 이렇게 많은 파원단이 있을까?낙청연의 기억 속에
”내일 취성대에서 탁장동을 도전해야 한다고 들었소.”“탁장동은 요 몇 년 동안 비록 아무런 관직에 오르지 못했지만, 실력은 동년배 중에서 아마 가장 뛰어난 자일 것이오.”“어찌 그 여인을 도와주지 않고, 스스로 파원단까지 훔치러 오게 했단 말이오?”이때, 방안에서 침서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낙청연이 도망간 방향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는 반짝이었다.그의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번졌다.“나는 그녀가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소.”“그녀가 초라할수록 나는 점점 더 흥분된단 말이오.”약로는 눈살을 찌푸리며 복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느 집 낭자인지, 당신을 만나서 참 재수가 없게 되었소.”--무사히 방안으로 돌아온 낙청연은 즉시 옷을 갈아입고, 책상다리를 하고 창가의 연탑에 앉았다.파원단을 먹고, 천명 나침반을 꺼내 수련을 시작했다.하룻밤이면 파원단의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비록 공력을 완전히 회복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칠팔 할 정도는 회복할 수 있다.탁장동을 상대하기에는 충분하다.--다음날 날이 밝자, 취성대 주위는 이미 사람들이 가득 모였다.이곳은 밤에는 천상을 관측하는 곳이지만, 낮에는 무예를 겨루는 절호의 무대이다.굉장히 넓은 곳이다.제사장 일족은 거의 모두 참석했다. 낯익은 얼굴과, 낯선 얼굴들이 많았다.심지어 침서도 온심동과 함께 왔다. 둘은 각각 무대 밖의 양측에 앉아, 다리를 꼬고 흥미진진하게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침서의 눈빛은 기대로 불타올랐다.낙청연은 이미 하얀색 옷으로 갈아입었다. 천천히 걸어오는 그녀의 모습은 더욱 여위고 가냘파 보였다. 마치 곧 바람에 날려갈 것 같았다.사람들은 낙청연의 병약한 모습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다. 제사장 일족에 이런 병약한 사람이 수용되어 있으면, 제일 먼저 쫓겨날 것이다.왜냐면 이런 병약한 사람은 제사장 일족으로 말하면 폐인과 다름없기 때문이다.낙청연도 그러하다.그러나 그들은 낙청연의 용모에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 허약
”반응이 꽤 빠른 편이군!”“반응이 빠른 건 빠른 거고, 이길 수 있는지는 또 별개 문제 아니겠소.”“여기 있는 사람 중에도 탁장동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몇 명 안 될 것이오.”이번 시합의 결과는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모두가 한창 의론하고 있을 때, 갑자기, 탁장동이 아주 세게 날려갔다.다들 눈여겨보니, 날려간 사람은 틀림없는 탁장동이었다.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게 어찌 된 일이오? 탁장동이 어찌 날려갔단 말이오?”다들 의아해했다.탁장동은 입에서 피를 토하며 놀라운 표정으로 낙청연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두려울 정도로 섬뜩했다.어떻게 이럴 수가?지난번에 사람을 시켜 시험해 보았을 때만 해도, 그녀는 전혀 대항할 힘이 없었다.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강해졌을까!탁장동은 인정할 수 없었다. 다시 훌쩍 뛰어 낙청연을 향해 달려갔다.낙청연의 눈빛이 돌연 매서워졌다. 그녀는 마치 환영처럼 몸을 빨리 움직였고 한 대 또 한 대 내리쳤다.낙청연은 순식간에 탁장동을 때려 날려버렸다. 그리고 또다시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아 끌어당기더니, 주먹으로 탁장동의 복부를 가격했고, 또 길게 한 번 더 가격했다.복부를 맞은 탁장동은 피를 왈칵 토하며 온몸에서 뼈가 부서지는 뿌드득 소리가 들려왔다.누군가 놀라서 소리쳤다. “구성 쇄골권(九星碎骨拳)!”결국 낙청연은 그녀를 한 발로 걷어차 날려버렸다.탁장동은 땅에 쓰러져 전혀 움직일 수 없었고 온몸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탁장동의 입에서 선혈이 마구 뿜어져 나왔고, 놀라운 표정으로 하얀 옷을 입은 이 여인을 쳐다보았다.무대 밖에서 구경하던 사람들도 모두 놀라서 연신 소리를 질렀다.“내가 잘못 본 게 아니지요? 구성 쇄골권! 이건 선임 대제사장께서 발굴한 권법 아닙니까?”“이 여인이 어찌 이 권법을 알고 있단 말입니까?”모든 사람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또한 그렇게 병약한 사람이 탁장동을 때려눕혔다는 것을 더욱 믿을 수가 없었다.의자에 앉아 구경하고 있던 온심동은
채찍에 맞은 낙청연은 피를 왈칵 토했으며, 하얀색 옷은 빨갛게 물들었다.등에는 보기만 해도 섬뜩한 채찍 상처들이 줄줄이 생겨났다.사람들은 보고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보다 못한 누군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공평하지 않습니다. 한 사람은 무기가 있고, 다른 한 사람은 무기가 없지 않습니까? 이건 일부러 사람을 괴롭히는 겁니다.”“쉿! 저 여인은 공주입니다. 공주는 지금 고의로 낙청연을 죽이려는 겁니다. 다들 침묵만 지키고 있지 않습니까? 조심하십시오. 공주에게 걸리면, 뼈도 못 추릴 겁니다.”주위는 삽시에 고요해졌다.누구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고묘묘가 공주이니 어찔할 수가 없었다.게다가 어릴 적부터 총애를 한 몸에 받은 공주였다.교만하고 난폭하며, 악랄한 수단 또한 침서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도 공주에게 밉보이려 하지 않았다.그리고 그곳에서 유일하게 낙청연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의자에 떡하니 앉아, 낙청연이 땅에 쓰러져 채찍질 당하는 모습과 온몸에 가득한 혈흔과 피로 흠뻑 젖은 모습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그의 두 눈은 오히려 뜨겁게 불타올랐고, 다소 흥분을 드러내고 있었다.낙청연은 땅에서 한 바퀴 뒹굴더니, 갑자기 피를 왈칵 토했다.고개를 드니, 침서가 그 흥분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더니, 눈썹을 들썩이며 말했다. “나에게 빌어라, 살려 달라고 빌어 보거라.”그 경쾌한 목소리에 낙청연은 마음속으로 흠칫 놀랐다.어찌하여 침서는 이런 반응일까?낙청연은 이미 사상환을 복용했다.여태껏 부진환에 대한 관찰에 의하면, 부진환은 낙월영이 조금이라도 상처받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설마 침서가 미치광이여서 인가?정상적인 사람은 마음에 둔 사람일수록 상대방이 다치는 것을 보지 못한다.하지만 침서는 마음에 둔 사람이 다칠수록 더욱 흥분한다.낙청연은 마음속으로 욕을 퍼붓고, 주먹을 꽉 쥐었다.이때, 고묘묘는 또다시 느긋하게 채찍을 들고, 침서를 쳐다보며 말했다. “보아하니, 당신은 저에게 부
”세상에! 내 눈이 이상한 게 아니지요?”“대체 어디서 난 용기일까요?”고묘묘가 누구인지 온 도성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그녀는 존귀한 공주 신분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황위를 계승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대황자는 타고난 자질이 평범하여 황제와 황후의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 공주는 실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독한 면도 있었기 때문에 성심을 꽤 얻고 있었다.온 도성에 누구도 감히 공주에게 밉보이지 않았다.물론 침서는 제외였다.공주가 침서를 마음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침서도 사람들 앞에서는 공주의 체면을 약간 봐주기는 했다.이 낙청연은 간이 밖으로 튀어나왔나 보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공주를 발밑에 밟고 있단 말인가!고묘묘는 애써 몸부림치며 욕설을 퍼부었다. “낙청연! 나를 풀어주시오! 당장 풀어주지 않으면, 당신의 시체가 묻히지도 못하게 아주 비참하게 죽여주겠소!”“공주, 말이 정말 많소. 당장 그 입 다무시오!”낙청연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채찍을 잡고 아주 세게 한 번 당겼다.고묘묘의 목을 감고 있던 그 밧줄은 순간 확 조여졌다.고묘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높이 치켜 들어야 했다.하지만 여전히 얼굴은 숨통이 조여 새빨갛게 달아올랐다.파란 핏대가 솟아날 정도로 숨이 막혔으며, 두 눈은 충혈되었다.고묘묘는 분노하여 낙청연을 노려보았다. 그 눈빛은 그녀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지 못하는 것을 한스러워하는 것 같았다.낙청연의 안색은 창백했고, 얼굴에 피가 묻어 있었다. 그 모습은 초라했지만, 또한 매우 아름답고 요염했다.날카로운 눈빛은 더욱 섬뜩했다.더 이상 병약한 이 여인의 실력을 얕볼 수 없었다.낙청연은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 “오늘은 나와 탁장동이 실력을 겨루는 날이오. 저는 공주를 초대한 적이 없소.”“공주께서 스스로 취성대로 올라왔으니, 그럼, 취성대의 시합을 묵인한 것으로 간주하겠소. 취성대는 피를 보지 않으면 진법이 열리지 않소.”“그러니 오늘, 우리 이곳을 떠나
선혈은 끊임없이 쏟아져, 땅에 새겨진 진법 문양의 고랑으로 흘렀다.뜻밖에 천천히 지면에 새겨진 그 진법 부문을 밝히기 시작했다.곧이어 은은한 녹색 안개가 피어올라, 낙청연 곁을 감돌았다.그것들은 모두 약기(藥氣)였다.취성대는 피로 약기를 정련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 약기들은 중상을 입은 몸을 치료한다.낙청연은 눈을 감고, 매우 만족해하며 이 기운들은 흡수했다. 순간 아픔 몸이 마치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이것이 바로 취성대가 존재하는 의미인 것 같다.낙청연은 고묘묘를 풀어주고 일어나 몸을 움직이더니, 무대에서 내려왔다.주위의 기타 사람들이 낙청연을 보는 눈빛에는 약간 두려움이 더해졌다. 그전에 조소했던 말은, 더욱 꺼낼 엄두를 내지 못했다.낙청연은 담담한 눈빛으로 주위를 훑어보더니, 마지막에 침서를 유심히 쳐다보고는 발걸음을 옮겼다.사람들은 아주 빨리 달려와 상처를 입은 고묘묘를 풀어주고, 무대 위에서 부축해서 내려갔다. 고묘묘는 이를 뿌드득 갈며 멀어지는 낙청연의 그림자를 노려보았다.곧이어, 또 침서가 낙청연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았다.고묘묘는 화가 나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침서!”그러나 침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낙청연을 뒤쫓아 가며 친절하게 물었다. “어떠하냐? 몸은 괜찮으냐? 내가 가서 의원을 불러올까?”침서의 그 간절한 모습은 정말 비천한 노비와 다름없었다.고묘묘는 그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낙청연이 앞에서 걸으면, 침서는 그녀의 뒤를 바짝 따라갔다.갑자기 낙청연은 발걸음을 멈추고 쌀쌀하게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침서, 제가 남에게 맞는 모습을 보면, 당신은 매우 흥분됩니까?”하지만 침서는 과감하게 무릎을 꿇고 낙청연의 손을 잡더니, 부드러운 눈빛으로 낙청연을 쳐다보며 말했다.“내가 나서서 도와주지 않았다고 지금 나를 탓하는 것이냐? 나는 네 실력이 그녀 위라고 생각했다.”“게다가 너는 성격이 강해서, 내가 너를 도와주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지 않느냐?”낙청연은 혐오하며 손을 빼냈다. “그럼, 저더러
설마 낙청연의 실력 때문인가?그러나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침서가 그토록 취해 있는 여인이라면 분명 폐물은 아닐 것이다.설령 침서보다 강하지는 않아도, 적어도 그와 막상막하일 것이다.필경 침서는 고묘묘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방으로 돌아왔다.낙청연은 앉아서 휴식을 취했다.침서도 낙청연을 따라 들어와, 그녀 옆에 앉더니, 차를 두 잔 따랐다.“역시 낙요구나! 고묘묘를 저렇게 혼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너뿐이다! 참으로 내 마음에 드는구나!” 침서의 두 눈은 뜨겁게 타올랐다.그 눈빛은 마치 낙청연을 당장 삼켜버릴 것 같았다.낙청연은 냉랭하게 말했다. “고묘묘가 중상을 입었으니, 황상과 황후는 절대 저를 가만두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당신이 나서야 합니다.”침서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내가 있으니, 염려 말거라.”낙청연은 그래도 약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냉랭하게 명령했다. “침서, 이번에 당신은 더 이상 방관하면 안 됩니다. 제가 죽으면, 당신의 모든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됩니다.”“이 세상에 제2의 낙요는 없을 겁니다.”침서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었다. “안심하거라.”낙청연은 고묘묘가 그녀를 괴롭히는 건 두렵지 않았다. 필경 고묘묘는 상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황상과 황후가 이 일로 그녀를 귀찮게 한다면, 이건 정말 대처할 수 없다.오직 침서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그러나 오늘 고묘묘를 다치게 한 건 전혀 후회되지 않았다. 고묘묘에게 교훈을 주지 않으면, 정말 그녀를 너무 만만하게 본다.오늘 이 일로 제사장 일족의 대부분 사람도 앞으로 감히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하지 못할 것이다.특히 고묘묘 같은 사람을 상대하려면, 그녀에게 괴롭힘을 당해 죽든지 아니면 그녀보다 더 독한 사람이 되어, 그녀를 두렵게 만들어야 한다.침서는 곧 방에서 나갔다.고묘묘가 중상을 입은 와중에도 침서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고 그를 모셔 오라고 했단다.침서는 비록 귀찮았지만, 그래도 보러 갔다.낙청연은 의자에 기대어 휴식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