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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4화

낙청연은 일어나서 재빨리 피하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검은 그림자들이 이리저리 날뛰었다.

낙청연은 소용돌이에 휘말린 낙엽처럼 바람에 휩쓸려 멈추지 못했다. 벽에 부딪히고 문에 부딪히고 나무에 부딪히면서 피를 마구 토했다.

무척 볼품없는 모습이었다.

어두운 곳에서 멀리 떨어져 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득의양양하게 웃었다.

“얼마나 대단하길래 취성대에서 탁장동과 겨루겠다고 한 건지 궁금했는데 저렇게 쓸모없다니.”

“원래도 별 볼 일 없었지. 10대 악인이 왜 저자에게 굴복한 건지 알 수 없다니까.”

“두 마리 더 풀 거라! 호되게 괴롭히면 이틀 뒤 취성대에서 바로 백기를 들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들은 팔괘부(八卦符)로 봉인되었던 상자를 열었고 부적 하나로 상자 안의 물건을 조종하여 상자에서 나오게 했다.

바로 그때 발 하나가 나타나 상자를 엎었다.

불쑥 튀어난 그것은 악에 받친 것처럼 소리를 질렀고 그들은 겁을 먹고 뒷걸음질 쳤다.

“너 어디 아프냐?”

사람들은 곧바로 몸을 일으켜 상자를 걷어찬 우유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일어서니 그들은 우유보다 키가 컸고 우유는 아담하여 만만해 보였다.

우유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적당히 해!”

“저러다 죽기라도 하면 침서가 너희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말을 마친 뒤 우유는 몸을 돌려 떠났다.

그들은 화가 났지만 침서를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했다.

누군가 말했다.

“그만하자. 어차피 무공을 시험하려 한 것이 아니냐? 맥도 추리지 못하는데 더 괴롭히다가 진짜 죽으면 어떡하느냐?”

그들은 곧바로 물건을 정리하고 재빨리 그곳을 떠났다.

낙청연은 무기력하게 마당 벽에 기대어 앉아 입가의 피를 닦았다.

검은 그림자들이 도망치는 방향을 바라보는 낙청연의 눈빛이 서늘했다.

-

어두운 밤, 숲속에서 검은 옷을 입은 자가 가슴께를 누른 채로 재빨리 도망치고 있었다.

그의 뒤에서 그를 뒤쫓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부진환의 얼굴은 피투성이였고 온몸은 더 심했다. 그는 전력을 다해 앞으로 달리고 있었지만 도저히 추격자들을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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