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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6화

”감히 난향을 써? 네 주제에!”

그 흉악한 눈빛과 온몸 가득한 살기에, 난희(蘭姬)는 겁에 질려 온 힘을 다해 몸부림쳤다.

“장…… 장군, 장군께서 허락하신 겁니다.”

침서는 눈빛이 돌연 차가워지더니, 난희를 힘껏 방문 밖으로 내동댕이쳐 버렸다.

“앞으로 다시는 난향을 쓰지 말거라. 꺼져라!”

난희는 호되게 방문 밖으로 내팽개쳐져,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다. 그녀는 피를 왈칵 토했으며 그 모습은 그야말로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난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장군의 성격이 왜 갑자기 이렇게 변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예전에 그녀의 춤사위를 가장 즐겼으며, 그녀 몸에서 나는 난향 냄새를 좋아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난희는 힘겹게 땅에서 기어 일어나, 방안에서 괴로워하며 술을 마시는 침서를 쳐다보며 물었다. “장군, 무슨 고민거리가 있으십니까? 난희가 장군님의 걱정을 덜어 들리겠습니다!”

바로 이때, 그녀 뒤에서 누군가 걸어와, 그녀 곁에 멈춰 서더니, 호되게 뺨을 후려갈겼다.

난희는 또다시 땅바닥에 엎어졌다.

“꺼지라고 했는데 아직도 꺼지지 않는 건, 설마 내가 너의 가죽을 벗기길 기다리는 것이냐?” 고묘묘의 눈빛은 매서웠으며 다소 의기양양했다.

난희는 분노의 눈빛으로 고묘묘를 노려보았다.

고묘묘는 난희의 눈빛을 보더니, 화가 나서 난희의 멱살을 덥석 잡고 그녀를 자기 앞으로 끌어당겼다.

“감히 나를 노려봐? 눈알을 뽑아버릴까?” 말을 하며 난희의 눈을 뽑으려고 했다

방안에서 술병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짜증 섞인 침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만하거라!”

“당장 꺼져!”

고묘묘는 그제야 난희를 풀어주었다.

차가운 눈빛으로 난희를 쳐다보며 말했다. “예전에는 침서가 너를 지켜주었으나, 앞으로 그는 더 이상 너를 지켜주지 않을 것이다. 다시 한번 본 공주에게 무례하게 굴면, 본 공주는 너를 죽고 싶어질 정도로 괴롭힐 것이다!”

난희는 땅바닥에 내팽개쳐져 눈시울을 붉히며 방안의 침서를 힐끗 쳐다보더니, 급히 걸음을 옮기며 설움에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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