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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아무 일도 없었어

“말을 꼭 그렇게 해야겠어요? 아무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지 마요. 유준이 어떤 사람인지는 내가 제일 잘 아니까. 유준이처럼 감정에 충실한 사람은 본 적이 없어요. 양다인한테 속지 않았으면 이런 일이 있었겠어요?”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겠어요? 남자들은 늘 핑계만 댄다니까요.”

“…….”

우인나의 조롱에 배현욱은 할 말을 잃었다.

‘이렇게까지 설명을 해도 못 알아들어?’

배현욱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우인나 씨, 내가 바람둥이인 건 인정하지만, 나한테도 선이란 게 있어요. 아무튼, 흠흠, 괜찮다면 나한테 시간을 좀 줘요. 내가 책임질 테니까.”

“그럼 내가 고맙다고 해야겠네요?”

우인나는 눈을 흘겼다.

‘책임지는 것도 시간이 필요해? 그딴 식으로 성의도 없으면 나도 필요없어!’

‘정말 얘기도 안 통하고 피곤한 여자네.’

접촉 사고 문제를 해결하고 배현욱은 위층으로 올라가 정유준을 찾아가려 했는데, 사무실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정유준의 화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쓰레기를 지금 보라고 내민 거야? 못하겠으면 당장 꺼져!”

“죄송합니다, 정 대표님. 지금 바로 시정하겠습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기획팀 직원이 겁에 질린 얼굴로 뛰쳐나오더니 배현욱에게 인사를 하고 가버렸고, 배현욱은 엉망진창이 된 사무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또 어느 멍청한 놈이 우리 대표님을 화나게 했을까?”

정유준은 배현욱을 힐끗 보더니 싸늘한 표정으로 입을 뗐다.

“네가 여긴 웬일이야?”

“왜 엄한 사람한테 화풀이야?”

정유준은 의자에 앉으며 더욱 딱딱해진 말투로 말했다.

“한가해 보이네.”

배현욱은 바닥에 떨어진 자료를 주워 정유준 책상에 올려놓았다.

“그러게. 그런데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정유준은 책상 위에 있는 담배를 집어 들어 불을 붙이고 한 모금 깊이 빨아들인 뒤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

“혹시 어머님 일 때문이야?”

“질문이 참 많네.”

넌지시 떠보려는 배현욱을 향해 정유준은 체면도 봐주지 않고 쏘아붙였다.

“네가 걱정되니까 그러지. 무슨 일인지 얘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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