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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문이 열리자 짙은 술 냄새가 확 풍겨왔다.

유현진이 새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고 바닥에 주저앉아 한 손에 휴대폰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술병을 들고 문틈으로 술을 붓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에 강한서는 가슴이 저렸다. 그는 얼른 유현진에게 다가가 그녀를 품에 안았다.

민경하의 얼굴도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이렇게 좁고 꽉 막힌 방에 유일한 통풍구도 막혀있어 거의 밀폐된 공간과 다름이 없었다. 심지어 전기도 끊겨있었다.

공기마저 탁했다.

누구든 이런 곳에 30분 이상 갇혀 있으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힐 것 같았다.

“강한서?”

유현진은 그의 품에 안겨 작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강한서는 잔뜩 굳은 얼굴을 하고 입술을 꽉 깨물고 대답했다.

“응.”

유현진은 눈을 감고 숨을 내쉬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창가나 베란다로 데려다줘. 바람 좀 쐬고 싶어...”

강한서가 잠깐 걸음을 멈추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먼저 병원에 데려다줄게.”

“베란다로 먼저 가 줘.”

유현진이 그의 옷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좀 쉬면 괜찮아. 오디션 봐야 해. 그 사람들 뜻대로 되게 놔둘 수 없어.”

긴장으로 굳은 강한서의 얼굴을 유현진이 손을 뻗어 어루만졌다.

“데려다줘. 부탁해...”

부탁...

그렇게 해달라고 할 때는 죽어도 입을 열지 않더니, 제발 하지 말아줬으면 싶을 때면 꼭 이렇게 그 말을 내뱉었다.

강한서는 입을 굳게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녀를 꼭 껴안고 곧장 베란다로 향했다.

확 트인 시야와 신선한 공기가 한 번에 밀려왔다. 꽉 막혔던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고 가쁘던 숨이 점점 안정을 찾아갔다.

강한서는 말 없이 옆에 앉아 유현진의 등을 토닥였다.

유현진의 얼굴에 다시 혈색이 돌기 시작했다.

민경하가 따듯한 물 한 잔을 떠오더니 말했다.

“사모님, 물 좀 마시세요.”

그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전하고 물 잔을 받은 유현진은 몇 모금 마시더니 다시 민경하에서 컵을 돌려주었다.

“이제 오디션 보러 가야 해요.”

몸을 일으킨 유현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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