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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못할 거 없잖아. 여령아, 진짜 ‘열반’이 어떤 건지 보여줘!”

윤여령은 등 떠밀려 이사라 곁에 섰다.

“열반”은 말 그대로 봉황을 연상시키는 무용이었다.

음악이 울려 퍼지자 두 사람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사라는 몸을 약간 구부리고 두 팔을 교차하여 가슴을 안았다. 이 안무는 잔뜩 움츠러든 채 미지의 세상을 탐험하는 갓 부화한 어린 새를 표현한 것이었다. 음악의 흐름에 따라 이사라는 점차 두 팔을 벌렸다. 그녀는 하늘을 나는 한 마리의 독수리 같았다.

슉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는 날개가 끊어진 새처럼 추락했고 곧 온몸이 활활 타오르더니 다시 태어났다. 그야말로 불과 함께 다시 태어난 봉황이었다.

“펑—”

허리를 올리는 동작을 할 때, 힘 조절 실패로 등 전체가 바닥에 떨어졌다.

현장의 모든 사람이 유현진의 실수인 줄 알고 깜짝 놀랐다.

유현진은 창백해진 얼굴로 몸을 일으켜 앉고는 빨개진 눈으로 옆에서 하늘하늘 춤을 추는 사람을 쳐다보았다.

이사라는 어떻게든 꼭 윤여령을 이기고 싶었다. 과도한 승부욕은 말도 안 되는 실수로 이어졌다.

주변에는 사람들의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이사라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고 그녀의 눈빛은 분노와 시기로 가득했다.

오디션 현장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잠시 멍해진 안창수는 몇초 후에야 입을 열었다.

“컷—”

유현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힘이 풀린 유현진은 이미지를 신경 쓸 여력도 없이 바닥에 풀썩 앉았다.

방금까지 오랜 시간을 방에 갇혀 있었던 터라 이런 춤을 추는 장면을 연기하는 것은 꽤 힘들었다.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연기에 충격을 받고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송민영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유현진의 연기는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었다. 몇 마디의 대사만으로 송민영도 유현진의 연기에 사로잡힐 뻔했다.

여주인공은 분명 송민영 자신이었다. 하지만 방금 유현진과 대사를 맞추었을 때, 송민영의 대사에서는 가난한 주인공 특유의 그런 끈기가 전혀 느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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