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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유현진이 송민영의 말에 멈칫 걸음을 멈추고 송민영을 훑어보았다.

“누구 연기력이 더 뛰어난지는 촬영장에서 밝혀지겠죠. 하지만 남자 문제는... 제가 가졌던 남자를 송민영 씨는 가져보지도 못했잖아요.”

그러더니 유현진은 송민영의 배로 쓱 시선을 옮겼다.

“아기는 아직인가 봐요?”

송민영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유현진은 그녀를 유유히 지나쳐 오디션을 보던 방으로 들어갔다.

안창수의 비서가 건넨 대사는 한 페이지가 전부였다. 학교 연습실 장면이었다.

이사라는 성수시 청년 무용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연습실에서는 한창 그 일에 관해 토론 중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번 대회에 분명 문제가 있다며 윤여령을 대신해 불평을 늘어놓았다. 연습실 문밖에서 그들이 하는 얘기를 전부 다 듣고 있던 이사라가 연습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윤여령과 말다툼 끝에 대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사라가 안무 실수를 했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에게 비웃음을 당했다.

유현진은 빠른 속도로 대사를 숙지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안창수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시작해도 될까요?”

고개를 끄덕이던 안창수가 잠시 생각하더니 송민영을 불렀다.

“민영 씨, 와서 대사 좀 맞춰줘. 몇 마디 없어.”

흔쾌히 대답한 송민영은 유현진을 힐끗 쳐다보더니 안창수가 건네는 대본을 받았다.

학생들은 전부 윤여령의 안무 표현력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이사라는 대회 중 티가 나는 실수가 있었음에도 대상을 받았다.

이사라의 아버지는 성수시의 부시장이었고 할아버지도 유명 인사였다. 그러니 사람들은 이번 대상 선정에 분명 누군가 손을 써 심사위원들이 이사라에게 투표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대상은 공명정대하지 않았다는 얘기였다.

사람들은 윤여령을 위해 주절주절 불평을 늘어놓았다. 윤여령은 집안이 어려웠고 지방에서 올라온 특기생이었다. 등록금도 마을 사람들이 보태준 것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면 무려 60만 원의 상금을 줬다.

90년대의 60만 원은 어마어마한 돈이었다. 그 금액은 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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