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974화

강한서의 말에 강단해가 멍해졌다. 그는 냉담하고 무정한 강한서를 보며 한참 만에야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이 일로 노이즈 마케팅이라도 하겠다는 거니?”

강한서가 덤덤하게 말했다.

“삼촌, 얼마 전 지진 피해를 본 안수시에 유통기한이 지난 빵을 기부했던 일 잊진 않으셨겠죠? 수도 없이 기부하며 수십 년 동안 쌓아온 기업 이미지가 그 일로 크게 실추되었어요. 실추된 이미지는 지금까지 여전히 회사에 영향을 끼치고 있고요. 겨우 기업 이미지를 회복할 기회가 제 눈앞에 놓였어요. 삼촌도 사업하시는 분이시잖아요. 삼촌이 대표라면 어떻게 할 것 같으세요?”

강단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강한서, 너 머리에 물이라도 들어찬 거야? 어떻게 네 친엄마를 이용해 노이즈 마케팅을 할 생각을 해? 미친 거야?”

강한서가 테이블에 놓인 뉴턴의 요람을 움직였다. 고개를 숙인 그가 피식 웃음을 흘리는 듯하더니 곧 평온 말투로 입을 열었다.

“엄마는 줄곧 제가 잘되길 바라셨잖아요. 외부의 비난을 무릅쓰고도 제 장례식을 치르려고 하시면서 제가 편히 쉴 수 있기를 바라신 분인데, 지금 엄마 한 몸 희생해 회사를 더 좋게 만들 수 있으니 엄마도 이해하실 거예요.”

강단해가 강한서에게 삿대질하며 그를 비난했다.

“강한서. 넌 정말 이기적인 놈이야. 배은망덕한 놈 같으니라고.”

강한서가 여유롭게 시선을 올렸다.

“삼촌, 이 입장 발표는 이미 이사진들과 얘기를 끝낸 사안이에요. 마침 잠시 후 회의를 진행할 예정인데 회의에서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죠. 제 제안에 찬성하시는 분이 많으신지, 반대가 많은지 보면 되겠네요. 삼촌은 공정하게 투표하는 걸 좋아하셨잖아요. 저도 그편이 공평한 것 같거든요.”

강단해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평소 회사에서 두 사람의 의견이 갈리기만 하면 강단해는 투표를 제안했다.

강단해 보다 늦게 입사한 탓에 강한서는 그만큼 회사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해 인맥이 넓지 못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투표만 하면 강한서는 늘 열세였다. 하지만 시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