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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6화

민경하의 말에 강민서가 입술을 씰룩였다.

“맞아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6000만 원에 한 대 더 맞겠다는 거예요?”

민경하가 쯧, 혀를 찼다.

“부잣집 아가씨는 돈이 얼마나 귀한지 모르셔서 그래요. 6000만 원이 아니라 600만 원에 한 대 더 맞으라고 해도 맞을 수 있어요. 이건 제가 지금까지 제일 쉽게 번 돈이라고요. 역시 괜히 시비를 걸어 손해배상을 받는 사람들이 많은 건 전부 이유가 있는 거였어요. 일하지 않고 쉽게 돈을 얻으면 사람은 나태해지기 마련인가 봐요.”

그의 말에 강민서는 어이가 없어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돈 앞에서 작아지는 실장님 꼴 좀 봐요. 돈만 주면 마음대로 때릴 수 있다는 거예요? 사람이 왜 이렇게 기개가 없어요.”

“기개가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잖아요.”

민경하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날 때렸다고 나도 그 사람을 때리면 나중에 경찰이 출동했을 때 그 싸움에 이긴 사람은 없는 게 되는 거예요. 전 심지어 강 대표님을 들이받았다는 이유로 미움을 사게 될 거라고요. 일개 직원일 뿐인 제가 감히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6000만 원이면 제 몇 달 치 보너스예요. 그러니 기개가 중요하겠어요, 돈이 중요하겠어요?”

민경하의 말은 그저 그와 같은 일반 직원들이 처한 현실에 불과했다. 심지어 강민서 역시도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었다.

‘우리 집 돈을 받으며 일하는 사람들이니, 내가 어떻게 대하고 싶으면 어떻게 대하는 거지.’

사람을 지시하며 살아온 것에 익숙했던 예전의 강민서는 그것이 잘못된 인식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나중에야 정인월의 가르침으로 그 행동들이 얼마나 예의 없는 짓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지금은 또 두 눈으로 직접 자기 집안 사람에게 부적절한 대우를 받고도 감히 반항조차 하지 못하는 민경하의 모습을 보며 예전의 자기가 얼마나 추악한 인간이었는지 다시 깨닫고 있었다.

강민서의 강단해와 다르지 않던 예전의 자기 모습을 떠올리며 수치심을 느끼는 한편, 민경하가 너무 겁이 많다고 생각했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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