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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7화

Penulis: 조십일
‘남자는 전부 그런 말투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다른 남자는 어쩌면 좋아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강한서는 절대 그런 타입이 아니었다. 한현진이 강한서에게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할 때면 강한서는 말했다.

“혀가 문에 끼이기라도 한 거야?”

그는 좋아하는 사람의 애교 섞인 말투도 아직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니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의 애교는 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

‘요즘 기억 잃은 척하느라 고생 좀 하셨겠네.’

민경하가 말했다.

“대표님 지금 회의 중이라 전화 받기 어려우니 말씀하시면 제가 전달해 드릴게요.”

“회의는 언제쯤 끝나요?”

“글쎄요. 회의 내용에 따라 시간이 다르겠지만, 짧게는 30분, 길면 3, 4시간 정도—”

이런 쓸데없는 말이나 들으려 전화한 것이 아니었기에 송가람이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면 올라가서 기다릴게요. 민 실장님, 내려와서 안내 좀 해주시겠어요?”

“...”

민경하가 고개를 들어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잔뜩 일그러진 강한서의 얼굴이 민경하에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무능력하기는.”

민경하도 어이가 없긴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눈치가 빠를 줄은 몰랐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공장에 가셨다고 얘기할걸.’

전화를 끊은 민경하가 휴대폰을 강한서에게 돌려주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사모님께는 말씀드리지 않을게요.”

강한서가 민경하를 사무실 밖으로 걷어차 버렸다.

바리바리 물건을 들고 온 송가람은 민경하를 보자마자 그에게 물건을 들어달라고 했다.

같은 인간이었지만 달라도 너무 달랐다. 한현진은 수도 없이 회사에 왔었지만 단 한 번도 직원에게 짐을 들게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송가람은 마치 그것이 당연한 듯 행동했다.

엘리베이터에 타자 송가람은 민경하에게 며칠 동안 강한서의 행적을 묻기 시작했다.

민경하는 대충 얼버무리며 넘어갔다. 그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출근, 헬스 그리고 가족을 만났다는 것이 전부였다. 송가람은 원하던 대답을 듣지 못하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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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황하던 송가람의 얼굴에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얼른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민서야, 내가 민 실장님께 도와달라고 한 거야.”송가람은 비록 민경하가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그가 강한서에게 어떤 사람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최소한 지금 민경하와 척질 수는 없었다. 하지만 강민서는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은 채 말했다. “가람 언니, 실장님 편을 들지 말아요. 이 인간은 아부하는 게 일상이에요. 로비에 경비원도 있는데 비서 실장씩이나 되는 사람이 왜 짐을 들고 있어요. 언니에게 빌붙으려는 게 분명해요.”민경하가 빌붙길 바라는 건 오히려 송가람이었다. 그녀는 얼른 민경하에 손에 들린 짐을 가져가며 말했다. “민서야, 이런 일로 그러지 마. 민 실장님도 좋은 마음으로 그러신 건데. 내가 들면 돼. 네 사무실은 어디야?”강민서는 그제야 비난을 멈추고 복도의 끝을 가리켰다. “저쪽이에요. 같이 가요.”말하며 앞장서 사무실로 향했다. 치마를 입고 있어 큰 행동을 하기엔 조금 불편했던 송가람은 강민서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했다. 하지만 강민서는 먼저 획 그녀를 지나쳐 사무실 문 앞으로 걸어갔다. 강민서가 고개를 돌려 송가람에게 말했다. “가람 언니, 차 드시겠어요, 아니면 커피?”그 모습에 송가람은 어이가 없어 말문이 턱 막혔다. ‘저런 게 무슨 강씨 가문 딸이라고. 눈치도 없어.’송가람은 어설픈 자세로 짐을 바리바리 손에 들고 대답했다. “다 좋아.”제자리에 서서 피식 웃던 민경하가 몸을 돌려 강한서의 사무실로 향했다. 곧이어 그는 강한서의 불만 가득한 눈빛을 가득 받으며 강한서의 사무실에 있는 한현진과 아이에 관련된 모든 물건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리곤 송가람이 선물했던 마이크로 풍경 유리 글로브를 박스의 제일 밑에서 꺼내 책상에 올려두었다. 강한서는 턱을 괴고 민경하를 쳐다보았다. “촬영장 연출팀에서 일해야 할 것 같네요.”민경하가 말했다. “전 다만 능력으로 증명하고 싶을 뿐이에요. 제가 그 연봉을 받는 건 당연한 노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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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 위의 쨍한 조명은 그녀의 얼굴로 비춰졌지만 그녀의 온 몸은 어두운 그림자 아래에서 마치 무언의 암시를 하는 것 같아보였다. 장면은 30년 전으로 돌아가 독을 탄 그 손을 자세히 보여줬다. 그 손은 꽤나 크기가 컸고 손등에는 혈관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손목에는 여성의 머리끈으로 추정되는 물건이 끼워져 있었고 그 머리끈은 옅은 노란색을 띠고 있었다. 옅은 노란색의 머리끈, 그것은 그녀들이 마지막에 무대 위로 올라가 춤을 출 때 끼는 머리끈과 일치했다. 화면은 거기서 뚝 멈춰버려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 독을 탔는지에 대해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펼치고 있었다. 관중들은 이미 마지막에 독을 탄 사람에 대해 토론 중이었는데 어떤 사람은 그 손의 주인이 진상현이라는 역할을 맡은 한열이라고 주장했다. 또 어떤 사람은 이사라 역을 맡은 한현진이라는 주장을 했다. 왜냐하면 한현진의 손은 여자에 비해 꽤나 큰 크기였으니까 말이다. 사람들의 주장에 한현진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을 보며 갸우뚱했다. ‘내 손이 크다고? 이정도면 괜찮지 않나?’ 하지만 마지막 그 손은 사실 감독의 손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 손이 주인이 누구라고 생각을 하든지 다 비슷하게 보이는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안창수는 미스터리 영화계에서 상을 수도 없이 받은 사람이라 관중들의 심리를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관중들은 하나 둘 자리를 떠났지만 한현진은 그들이 다 떠나기를 기다려서야 몸을 일으켰다. ‘이러면 사람들이랑 마주치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사람들이 채 나가기도 전, 정명석은 그녀의 옆으로 다가오더니 말을 걸었다. “오랜 친구가 우연히 만났으면 인사라도 해야지. 너는 왜 이렇게 양심도 없냐?” 한현진은 무표정한 얼굴로 정명석에게 대답했다. “가만히 있어. 시비 걸지 말고.” “쯧.” 정명석은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 “내가 너한테 준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에게 실시하다니, 강을 건너 다리까지 해체할 수 있는 자식이 왜 이러지? 지금 혹시 찔리는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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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가 지금 뭐라는 거야?’ 한현진의 당황스러운 표정은 정명석에게 그나마 위로가 되어주었다. ‘그래도 다행히 내가 대체품은 아니었나 보네.’ 정명석이 입을 떼기도 전, 한현진은 먼저 말을 꺼냈다. “도대체 누가 너한테 이런 자신감을 불어넣은 거지? 넌 진짜로 네가 강한서 씨만큼 잘생겼다고 생각해?” 그녀의 정명석은 또 다시 표정이 굳더니 언성이 높아졌다. “너 눈이 어디 잘못 됐어? 내가 왜 강한서 씨보다 못생긴 건데? 잘생긴건 둘째 치고 난 그 사람보다 젊어! 나 좋다는 여자들이 줄을 서있다고.” 한현진은 그의 말에 피식 웃더니 말했다. “이렇게 자신만만한 사람이 왜 지금 내 앞에서 강한서 씨랑 비교하는 거지? 내 마음속에는 강한서가 제일 잘생겼어. 나랑 장난해 지금? 네 여자 친구한테도 물어봐. 네가 잘생겼는지 아니면 한서 씨가 잘생겼는지, 당연히 너를 고를걸? 똑같은 도리 아니야?” 정명석은 얼굴이 벌개진 채로 대답했다. “그냥 내가 졌다는게 어이가 없어 그런다! 그런 늙은이한테 지다니.” 한현진은 그의 말에 펄쩍 뛰며 물었다. “늙은이라니? 너는 30살도 채 못 돼서 죽는 병이라도 걸렸어?” “이런 시*!” 정명석은 화가 잔뜩 난 채로 소리 질렀다. “학교 다닐 때 다른 사람이 나를 욕하는 순간에도 너는 가만히 있었어. 강한서 씨랑 나 둘 다 너랑 연애를 하고 사랑을 했는데 왜 우리 둘은 이렇게 대우가 다른 거야?” “말을 그런 식으로 하니까 사람들이 너를 욕하는건 아주 정상적인 일 아니야? 그때 나는 유현아 때문에 가뜩이나 인간관계가 바닥을 칠 때였어. 근데 나한테 다른 사람 욕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었지 네가? 네가 보기에 그때 내가 따돌림을 덜 당하는 것 같아 보였나보지?” “네가 아니었으면 내가 그런 자식들을 상대나 했을 것 같아?” 한현진은 그의 말에 어이가 없어져 헛웃음을 지으며 되물었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 있는데?” 정명석은 한현진을 나무라는 말들을 마구 내뱉었다. “역시 머리검은 짐승은 거두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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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현진은 은서가 낯선 사람도 살갑게 대하는 모습에 조용히 아이를 지켜보았다. 정명석도 어린 아이를 많이 좋아하는지 한현진과 인사도 없이 은서의 손을 잡고 나가려고 했고 은서를 말리지 못한 한현진은 하는 수 없이 그들을 따라나섰다. 영화관이 있는 층에는 어린 아이들이 놀만한 인형 뽑기와 각종 오락기기 그리고 귀엽고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가득했다. 은서는 이런 곳에 많이 와본 적이 없어 무엇을 봐도 신기해했고 다 놀고싶어 했다. 한현진은 핸드폰을 들고 오락기기에 쓸 동전을 뽑으러 향했고 큐알 코드를 스캔하려는 순간, 정명석이 스캔하는 카메라를 손으로 가려버렸다. 그리고는 직원에게 손짓을 하고 다가오라고 하더니 직원에게 귓속말로 뭐라 말을 했다. 직원은 전혀 당황하거나 싫은 기색 하나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많은 양들의 동전을 들고 나왔다. ‘이게 무슨 일이지?’ 한현진이 어리둥절해하며 정명석에게 물었다. “너희 집에서 연 가게야?” 정명석은 묻는 한현진을 쳐다보며 콧방귀를 끼더니 대답했다.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했을 때도 너한테 계산하라고 한 적은 없었어. 지금 내가 벌어서 내가 쓰는데 어떻게 너한테 계산을 하라고 하겠냐? 내가 그렇게 능력 없는 놈으로 보여?” 한현진이 무뚝뚝한 말투로 말했다. “난 남편이 있어서.”“닥쳐.” 정명석은 그녀의 말을 잘라버렸다. 한현진은 그의 말에 입을 꾹 닫아버렸고 조금 잇다가 어떤 방식으로 돈을 돌려줄지 고민했다. 은서는 아주 신나서 폴짝폴짝 뛰며 인형 뽑기 기계로 꽤나 많은 인형을 쉽게 뽑았다. 그리고는 정명석의 손을 잡아 끌면서 각종 오락기기를 놀러 떠났다. 한현진은 은서의 손에 이끌려 이러 저리 끌려 다니는 정명석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명석이는 아직 젊어서 은서랑 놀아줘도 정력이 넘치는 구나. 하지만 은서가 나중에 크면 강한서 씨는 40이 거의 되는 나이겠네? 애랑 놀아줄 수 있겠어?’ 한현진은 나중에 강한서에게 꼭 열심히 헬스를 하고 체력을 키우라는 잔소리를 매일 하겠노라고 다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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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에 금방 결혼서류를 떼고 저녁에 전 남자친구와 부둥켜안고 있는 장면을 보여주다니. 한현진은 자신의 처지가 한심하기 짝이 없게 느껴져 죽고만 싶었다. ‘매번 정명석이랑 만나면 좋은 일이 없다니까! 이 새*가 나한테 안 좋은 기운을 넘기는게 확실해.’ 한현진이 필사적으로 정명석의 품에서 벗어났고 강한서를 부르려는 순간, 송가람이 그에게로 다가가 물을 건네주는 모습을 발견했다. “...” 오전에 결혼서류를 떼고 저녁에 한현진 몰래 의붓언니와 나와서 영화를 보다니? 지금 보니 변명을 하고 사과를 해야 하는 사람은 한현진이 아닌 강한서였다. 송가람은 강한서가 어느 한곳을 뚫어져라 보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의 시선을 따라 그쪽을 쳐다보았고 한현진이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잘생긴 남자와 친밀한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현진 씨?” 송가람은 깜짝 놀라며 강한서에게 물었다. “한서 오빠, 저거 한현지 씨 아니에요?” 그녀는 물으며 강한서의 눈치를 살폈다. 강한서는 생각보다 아주 담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눈빛에는 분노와 당황함이 섞여있는 것 같았다. 송가람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한서 오빠, 우리 가서 인사라도 해요.” 정명석은 한현진의 몸이 굳어버리는 것을 느끼고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 가보았고 당연하게도 가만히 서서 자신을 지켜보는 강한서를 발견했다. 그는 잠시 당황하는가 싶더니 한현진을 잡고 있던 손에 서서히 힘을 풀었고 그녀를 놓아주었다. 정명석은 전에 몇 번 만났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태도를 보이는 강한서를 발견했다. 전에는 아주 선명하게 강한서가 두 사람 사이를 질투하고 강하게 싫어하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었는데 현재는 마치 자신이 안았던 여자가 강한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인냥 소름이 끼칠 정도로 차분했다. ‘기억을 잃었다고는 들었는데... 저 정도라고?’ “현진 씨!” 송가람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한현진에게 다가오더니 인사를 건넸다. “여기서 다 만나고 정말 반갑네요. 친구 분이랑 영화 보러 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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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현진은 송가람을 슥 훑어보았고 속으로 내심 그녀의 참을성을 감탄했다. 저번에 송씨 가문에서 그녀의 뺨을 두 번이나 쳤었지만 강한서의 앞에서 자신과 아무렇지 않게 얘기를 나누는 모습에 조금 놀란 것은 사실이다. 강한서는 잘생긴 얼굴을 이용을 해 매력은 넘치고 넘쳤다. 하지만 속도는 아주 느렸고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러서도 송가람의 입에서 관건적인 소식 하나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송가람의 말에 한현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도 좋고요. 마침 저희도 밥을 먹으러 가려고 했어요.” 그러자 가만히 있는 강한서는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회사에 일이 더 있어서 바빠. 그럴 필요 없어.” 한현진과 송가람은 눈이 마주쳤고 두 사람의 얼굴에는 다 물음표 하나가 쳐져있는 것 같았다. 이내 한현진은 미소를 지으며 강한서에게 말을 했다. “일이 있으면 먼저 가보세요. 저랑 제 동창은 가람 언니랑 밥 먹으로 갈 거예요.” 강한서는 침묵했다. ‘정 씨 동창?’ 그는 한성우가 전에 고중시절 사귀었던 여자에게도 친구 혹은 동창이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이 났다. 학창시절 때 그들 사이에서 이성 지간이 동창, 혹은 친한 친구라고 소개하면 애매하고도 뭔가 낌새가 이상한 티가 났었다. 송가람은 이 기회를 놓칠 세라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강한서에게 말했다. “한서 오빠, 온 오후 돌아다니느라 배고플 텐데 뭐 좀 드시고 가셔아죠. 몸도 아직 성하지 않은데 잘 먹어야 영양도 보충되고 그러는거 아니겠어요?” 강한서는 한현진을 슬쩍 쳐다보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송가람은 강한서가 자신을 거절할 수가 없어 수락을 했다고 생각해 얼굴에는 더 환한 미소가 드리워졌다. 정명석은 그런 두 사람을 조용히 관찰하더니 고개를 숙여 한현진에게 물었다. “네 전 남편이랑 의붓언니라는 사람은 무슨 사이야?” 한현진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해줬다. “묻지 말아야 할 문제는 묻지마. 모르는게 약이고 알면 독이야.” “...” 강민서는 화장실에 나오고 나서 민경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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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3화

    이틀 후 깔린느 정기 회의에서 서해금은 직원들의 건강검진을 언급하며 각 부서가 직원들의 시간을 조율하고 차례로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말했다. 말을 마친 후 시간을 확인하며 말을 이었다.“그럼 특별한 사항 없으면 오늘 회의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잠깐만요.” 한현진이 서해금의 말을 가로막았다. 모두가 그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서해금도 눈을 들어 한현진을 응시하며 여유 있게 말했다. “현진 씨, 더 지시할 거라도 있어요?” 한현진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지시라뇨. 이 자리에 계신 분들 모두 제 선배님들이세요. 업무적인 부분은 앞으로도 많이 배우고 의지해야 할 분들입니다. 다만 서 대표님께서 직원 건강검진에 대해 언급하신 걸 듣고 마침 오늘 회사 고위층 분들도 다 계셔서 한 가지 제안을 드리고 싶어서요.” “서 대표님, 괜찮으실까요?”모두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한현진이 아마도 회사 관리와 관련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회사에 온 지 몇 달이 되었고 비록 진씨 가문 사모님 홍혜림을 중심으로 몇몇 고객을 끌어들였지만 서해금의 기반은 그렇게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두 사람의 실력 차이가 매우 컸고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도 큰 진전이 없었으니 한현진은 분명히 조급할 것이다.서해금은 두 손을 가볍게 포개어 테이블에 놓고 여유롭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정기 회의는 원래 경영진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어떤 의견이라도 편하게 말씀하세요. 좋은 제안이라면 우리는 반드시 적극적으로 채택할 겁니다.” 그녀는 매우 너그러운 태도로 민주적인 자세를 보여주었고 이것이 바로 서해금이 이렇게 확고한 위치를 유지하는 이유였다. 회의에서 나온 의견과 제안은 결코 당면에서 거절하지 않으며 오히려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뒤에서는 다른 수단을 써서 상대를 밀어내는 법이었다. 사람들의 마음을 다루는 데 그녀는 능숙했다.한현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서 대표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면 직설적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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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가람은 급히 말을 이었다. [지금 저도 정확히 알 수가 없어요.] 그녀는 강한서보다 더 초조해했다. 황 닥터는 금지된 물품을 소지하고 있던 이유로 출국 금지 명령을 받았고 당분간 국내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했다. 그가 오지 않으면 강한서를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그는 분명히 모든 것을 기억해 낼 것이다. 송가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한서 오빠, 저랑 같이 외국에 가서 교수님한테 진료받으러 갈래요? 그쪽에서 꼭 잘 봐주실 거예요.] 송가람은 더 이상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강한서는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가람아, 평소 같았으면 바로 갔겠지만 지금은 안 될 것 같아. 너도 알잖아. 요즘 한주시 상황이 얼마나 복잡한지. 난 지금 이곳을 떠날 수 없어. 정말 어쩔 수 없으면 여기서 다른 의사를 찾아서 진료를 받는 방법을 찾아볼게.][그럴 수는 없어요!] 송가람이 목소리를 높였다. 강한서는 잠시 멈칫했다. [왜 안 되지?] 송가람은 자신이 너무 지나치게 행동했다는 걸 깨닫고 잠시 말을 더듬으며 겨우 입을 열었다. [교수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뇌과학 전문가 중 한 분이세요. 국내 의사들하고는 비교도 안 되죠.]의사를 바꾸면 강한서가 예전에 사용한 약에 대해 물어볼 것이었고 그렇다면 그녀는 그것을 말해야 하므로 폭로될 위험이 있었다.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었다. 강한서는 난처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네.] 그는 잠시 침묵을 지킨 후 다시 말을 이었다. [사실 그 약은 효과가 좋았어. 매번 먹고 나면 머리가 맑아지고 잡생각들이 사라졌거든.] [그런데 지금은 그 약이 다 떨어져서 최근에 다시 두통이 찾아왔어. 그 약만 있으면 황 닥터가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을 텐데.]송가람의 눈이 번쩍였다. ‘맞다. 그 약이 있었지.’ 그녀는 속으로 들뜬 마음을 억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한서 오빠,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1화

    하지만 이 보험은 직원 개인에게만 해당되며 가족은 이 보험을 가입할 수 없다. 지금 강한서의 의도는 이 혜택을 직원의 가족에게까지 확장하려는 것이다. 주혁은 집에 두 명의 환자가 있고 약을 자주 복용해야 한다. 만약 그가 회사의 이 선의를 거절한다면 그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 예전에 아들을 위해 인공 와우 이식 수술을 받을 돈을 마련하려고 위험을 무릅쓰고 직장을 잃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절대로 거절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강한서의 개인적인 의도도 있었다. 이런 세심한 직원에 대한 배려는 점차 아래 직원들이 한현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위층은 작은 이익에 별로 신경 쓰지 않지만 일반 직원들에게는 다르다. 대부분 사람들이 열심히 돈을 버는 이유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다. 그들 대부분은 삼십대에서 마흔다섯 사이로 이 나이대의 사람들은 부모님을 부양하고 자식들을 키워야 한다. 회사가 약속한 성과급 같은 허황한 말보다는 이런 쉽게 보상받을 수 있는 실비보험이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때문에 더욱 마음을 얻을 수 있다. 한현진은 마치 뭔가 깨달은 듯 강한서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이렇게 사람 마음을 얻는 거구나.” 강한서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사실 처음엔 이런 생각까지는 못 했어. 할머니가 병원에 갈 때는 항상 진씨 아저씨랑 같이 가서 내가 직접 겪을 일이 거의 없었거든. 이런 일도 거의 없었고.” “그런데 한 번은 민 실장이랑 같이 출장 가는 길이였어. 그때 민 실장 어머니께서 비를 맞으면서 우리를 마중 나왔는데 길이 미끄러워서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셨어. 가벼운 사고가 나이었고 수술이 필요한 정도로 심했었지.”“그때 민 실장한테 병원에 남아서 어머니를 돌보라고 하고 혼자 고객을 만나러 갔어. 며칠 만에 일을 마치고 병원에 들렀더니 수술은 다행히 성공적이었어.” “그런데 입원부터 치료까지 전부 합쳐서 거의 천만 원 가까이 들었더라. 민 실장은 보험 청구를 했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0화

    강한서가 가식적인 말투로 말했다. “부탁할게. 나중에 내가 너랑 여정 씨에게 크게 한 턱 쏠게.”강한서에게 등을 돌린 신우가 손을 들어 중지를 내밀었다. 한현진이 강한서에게 나지막이 물었다. “신우 씨가 널 꽤 귀찮아하는 것 같아. 전에 여정 씨에게 신우 씨는 욕을 하지 않는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아닐 걸?”강한서가 헛소리를 지껄였다. “난 우리 사이가 좋다고 생각해. 봐봐, 지금 얼마나 열심히 우릴 도와주고 있어.”한현진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그래? 난 왜 신우 씨가 마지못해 하는 것 같지?’생각하던 한현진이 말했다. “이제 이런 일로 신우 씨 번거롭게 하지 말자. 우리 다른 방법 찾아보자. 언제까지 부탁할 순 없잖아.”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도 계속 신우에게만 매달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신우처럼 능력 있고 입도 무거운 사람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현진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언제까지 신우에게 부탁할 수는 없었다. 신우의 할아버지가 위독하시기 때문에 지금은 삼촌들의 후계자 싸움이 가장 치열한 시기였다. 수많은 눈이 서로의 약점을 노리고 있었기에 신우의 처지 역시 살얼음판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이럴 때일수록 그 어떤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된다. 신씨 가문에서 요즘 경쟁이 제일 치열한 것이 바로 제일 많은 계약금이 걸린 프로젝트였다. 강한서는 이 기회를 빌려 신우에게 투자금을 보태 그동안 진 신세를 갚을 생각이었다. 그날 오후, 지문 대조 결과가 나왔다. 편지 봉투와 그림에는 한현진과 강한서의 지문을 제외한 세 사람의 지문이 있었다. 그 세 사람 중 한 명은 주혁의 아내였고 또 다른 사람은 주혁의 아들인 주지호였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지문 대조 시스템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또 다른 사람의 지문이었다. 그 결과에 한현진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이 정보를 따라 뭔가를 캐낼 수 있을 것이라 여겼지만 이렇게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사 결과는 결국 시스템에조차 등록되어 있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69화

    시원하게 욕을 날린 신우는 의리 있게 강한서의 부탁을 들어줬다.10여 년 전 주혁이 경찰서에 남겼던 지문을 받은 강한서는 곧 생체 인식 실험실에 보내 두 지문을 대조하도록 했다. 2시간도 지나지 않아 결과가 나왔다. 한지와 편지봉투에서는 주혁의 지문을 찾을 수 없었다. 그 결과에 한현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말도 안 돼. 뭔가 착오가 있는 거 아냐? 그때 직접 손으로 나에게 건네줬었어. 심지어 장갑도 하지 않았는데, 지문이 안 나왔다고?”신우가 말했다. “여긴 여정이와 여정이 사수가 함께 만든 실험실이에요. 게다가 형사들과 자주 협력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지문 대조 시스템은 여길 따라올 곳이 없어요. 한 번도 틀린 적 없었어요.”신우의 말은 지문 대조 결과가 틀렸을 리가 없다는 얘기였다. 신우는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냈다. 이제 막 담배 한 대를 꺼내려던 그때, 손에 들린 담배가 강한서의 손에 내쳐져 툭, 쓰레기통으로 떨어졌다. 신우: ???머리가 복잡했던 한현진은 두 사람을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럼 왜 없는 거지?”여전히 오리무중에 빠진 한현진과 달리 강한서는 이미 눈치 채고 있은 듯 말했다. “혹시... 지금 그 사람은 애초부터 주혁이 아니었던 거야. 그래서 경찰에게 지문이 남아있을까 봐 그런 방법의 자신의 모든 지문을 지워버린 거야. 자신의 진짜 신분을 들키지 않기 위해.”강한서의 추측에 한현진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어떻게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거야? 그건 너무 많이 앞서간 거 아냐? 기사님은 가족도 있고 아이도 있어. 만약 정말 사람이 바뀐 거라면 가족들은 눈치 채야 하는 거 아냐?”“데가 이 세상에는 그렇게 똑같이 생긴 사람은 없어. 아무리 닮은 쌍둥이라고 해도 가족들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잖아.”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어쩌면 가족들은 원래 그 사람이 돌아오길 바라지 않을 수도 있지.”한현진은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그녀는 얼른 강한서에게 물었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68화

    “얼른 다시 가져와. 급히 쓸데가 있어.”강한서: ?“왜 그래?”한현진이 말했다. “전화로 얘기하긴 복잡한 일이야. 아무튼 얼른 전화해서 그림 다시 가져오라고 해. 만약 안 건드렸으면 못 건드리게ㅔ 하고 만약 꺼냈으면 얼른 다시 포장하라고 해. 내가 금방 갈게. 만나서 더 자세하게 얘기해 줄게.”강항서가 대답했다. “알겠어. 지금 당장 다시 가져올게.”한현진은 일찍 퇴근하고 집으로 향했다. 전화에서 한현진이 워낙 급하게 얘기한 탓에 강한서도 그녀가 걱정이라 손에 있던 일을 미리 마친 후 칼퇴근해 집으로 돌아왔다. 만나자마자 강한서를 본 한현진이 물었다. “기사님 아직 그림 안 넣었지?”강한서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네가 너무 일찍 얘기해서 넣지도 못한 상황이야. 네가 그림을 가진 후로 우리 두 사람을 제외하면 아무도 그림을 본 적이 없어.”한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랍에서 일회용 장갑을 꺼내 낀 후 그림과 평지를 함께 꺼내 일회용 봉투에 넣었다. 한현진의 행동을 본 강한서의 눈가가 파를 뛰었다. “증거 수집해?”한현진은 봉토를 밀봉하며 말했다. “정말 증거가 될 수도 있어. 일단 가직해 둬.”“대체 무슨 일이야?”한현진이 장갑을 벗고 나서야 강한서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과 본인의 의심과 의혹을 얘기했다. “이번 주에 기사님께서 뭔가 사고를 친게 틀림없어. 그래서 재판장에서 지문 인식하는 걸 거부하는 거겠지. 만약 기사님이 전과범이고 회사에서 그 사람을 그대로 둔다면 기사님이 영향을 끼치는 것 나뿐만이 아니야. 그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내가 생각해봤는데 일단 지문을 수집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일단 고여정 씨께 이 사람이 대체 무슨 죄를 지었는지 알아봐. 그래야 만일이 사태에 대비를 하지.”한현진의 말을 들은 강한서가 의문을 제기했다. “주혁 씨의 지문은 이미 시스템에 등록되어 있어. 무슨 범죄를 저질렀는지는 신상 조회를 하면 바로 나올 텐데 지문을 지우는 게 무슨 소용 있어?”한현진이 멈칫했다. “없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67화

    주현의 생각은 성월과 달랐다. 송가람은 사랑에 눈이 멀어 남자의 사랑을 바랐지만 주현은 아니었다. 그녀의 목표를 애초부터 매우 명확했다. 주현은 상대방이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신분과 지위를 노렸다. 그건 20년, 30년을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것들이었다. 지금 주현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이 눈앞에 놓였는데 그 기회를 잡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주현은 성월의 성격을 잘 알았다. 성월은 반평생을 야심으로 가득 찬 서해금 곁을 지키며 진작 서해금의 충직한 개가 되었다. 성월에게 신분은 뛰어넘을 수 없는 벽 같은 거였고 자신의 미래는 스스로 기회를 잡아 개척해 나가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서해금 역시 자신의 두 손으로 그 자리에 오른 것은 아니었다. 송병천과의 결혼이 아니었다면 서민 출신에 남편을 잃고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 무슨 수로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웃기지 말라 그래.’하지만 그 말을 주현은 감히 성월 앞에선 할 수 없었다. 주현은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이모, 도와줘요. 신씨 가문으로 돌아가든 아니든 저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송가람 씨와 조금이라도 가까이 할 수 있는 일로 부탁해요. 활동이든 파티든 데리고 다닐 수 있는 자리로요. 그래야 신씨 가문에 호감을 살 수 있죠.”성월의 학창 시절, 그녀의 집안은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했다. 주현의 부모님이 빌려주신 돈으로 급한 불을 끈 덕에 성월은 늘 주현의 집안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주현의 애교에 견디지 못한 성월이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송가람 씨 비서로 전근 보내볼게. 너, 네 남자친구한테 기본적인 건 잘 가르쳐. 묻는 말에 아무 것도 대답 못하면 안 돼.”주현이 순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성월에게 팔짱을 끼고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마워요, 이모! 역시 이모가 날 제일 예뻐할 줄 알았어. 주말에 집에 와서 식사해요. 안 가신지 꽤 됐잖아요...”한편, 사무실로 돌아온 한현진의 마음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만약 어제 바로 세정제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66화

    서해금이 입술을 짓이기며 중얼거렸다. “이렇게 냉정하다니, 한현진 답지 않아.”성월이 말했다. “사실 전 그렇게 냉담한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오일을 깨뜨린 것도 주혁 씨였고 몰래 부업을 하다 한 대표님 얼굴에 먹칠한 것도 주혁 씨잖아요. 그러니 당연히 원망하는 마음이 있을 거예요.”말이 없던 서해금이 잠시 후 입을 열었다. “인사팀에 잠깐 다녀와요. 일단 주혁을 가람이 운전기사로 전근시켜요.”성월이 놀란 얼굴로 말했다. “대표님, 가람 아가씨에게 운전기사를 붙일 생각이시면 제가 다른 기사님을 찾을게요. 회사에는 지금 마침 새로 입사한 젊은 신입사원들이 많아요. 어리고 건강하고 운전 경력도 전부 5년이 넘었어요. 주혁 씨는 한현진 곁에서 한동안 일을 하신 분인데, 가람 아가씨 운전기사로는 적합하지 않을 것 같아요.”“전근시키라고 하면 시켜요. 제가 이렇게 하는 덴 이유가 있어요. 그러니 성 비서는 나서지 말아요.”성월이 다급히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네.”성월이 사무실을 나서자 주현이 곧바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이모, 어떻게 됐어요? 대표님께 말씀 드렸어요?”성월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대표님께서 이미 송가람 씨에게 다른 운전기사를 붙이셨어. 이미 결정된 일이야.”순간 주현은 조바심이 났다. “왜 갑자기 결정 난 거예요? 회사에서 요즘 새로 신입사원 모집했잖아요. 보안팀은 싫어할 거란 말이에요.”성월이 말했다. “대표님께서 주혁을 송가람 씨 운전기사로 전근시켰어. 지금 인사팀에 가서 그 일부터 처리해야 해.”그 말을 들은 주현이 투덜거렸다. “한현진 밑에 있던 사람이잖아요. 게다가 본인 상사를 배신까지 했고요. 대표님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사람을 딸 운전기사로 쓰시겠다는 거예요?”순간 얼굴을 일그러뜨린 성월이 주현을 구석진 곳으로 끌고 갔다. 성월은 주변을 확인하고 나서야 주혁의 팔을 내치며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너 미쳤어? 여긴 회사야. 여기서 집인 줄 알고 그렇게 큰 소리로 대표님 뒷담화를 하는 거야?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65화

    직원들은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어떤 직원은 회사의 조치가 꽤 인간적이라며 칭찬했고 또 어떤 직원은 아무리 화장실 청소라도 그렇게 부식성이 강한 세제를 쓰진 말았어야 했다며 안전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 회사의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했다. 이번 일은 단순히 청소 직원이 화상을 입은 것으로 그쳤지만 만약 누군가 범행을 저지르려고 한다면 부식성이 강한 세정제는 범죄자에게 칼을 준비해준 것과 다를 것이 없는 꼴이었다. 의문을 제기하던 직원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한현진과 눈을 마주쳤다. 그제야 실언했다는 것을 인지한 직원이 다급하게 말했다. “대표님, 전 회사에서 조치를 제대로 못했다는 뜻이 아니라요. 단지 위험 요소가 될 수도 있는 거니까, 저도 모르게 제일 최악의 상황을 상상해본 거예요.”한현진이 고개를 들었다. “무슨... 위험 요소요?”그 직원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못... 못 들으셨어요?”“죄송해요.”한현진이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 전 친구 문자에 답장하느라 못 들었어요.”직원이 입술을 달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직원이 얼른 말을 이었다. “회사에서 며칠 동안 청소하시는 직원분들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잖아요. 그 일 때문에 다들 마음이 뒤숭숭해요.”한현진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한 직원이 말을 이었다. “아, 맞다. 대표님. 다치신 분 중에 대표님이 아는 사람도 있어요. 전에 대표님 운전 기사셨던 주혁 기사님이요. 그 분이 제일 심하게 다치셨어요.”한현진이 미간을 찌푸렸다.“기사님이요? 확실해요? 어제 볼 일 보러 갔다가 기사님 만났을 때까지만 해도 멀쩡하셨는데. 언제 다치신 거예요?”한현진의 말에 직원이 멍해졌다.“그럴 리가요. 며칠 전에 이미 다치셨어요. 대표님과 비슷한 시기에 휴가를 내셨어요.”한현진이 곰곰이 생각했다. “그날 제가 급한 일 때문에 길게 얘기를 나누진 못했어요. 손에 붕대 같은 건 본 기억도 없고 기사님께서도 저한테 그런 얘기는 없으셨는데... 심하게 다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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