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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4화

오전에 금방 결혼서류를 떼고 저녁에 전 남자친구와 부둥켜안고 있는 장면을 보여주다니.

한현진은 자신의 처지가 한심하기 짝이 없게 느껴져 죽고만 싶었다.

‘매번 정명석이랑 만나면 좋은 일이 없다니까! 이 새*가 나한테 안 좋은 기운을 넘기는게 확실해.’

한현진이 필사적으로 정명석의 품에서 벗어났고 강한서를 부르려는 순간, 송가람이 그에게로 다가가 물을 건네주는 모습을 발견했다.

“...”

오전에 결혼서류를 떼고 저녁에 한현진 몰래 의붓언니와 나와서 영화를 보다니? 지금 보니 변명을 하고 사과를 해야 하는 사람은 한현진이 아닌 강한서였다.

송가람은 강한서가 어느 한곳을 뚫어져라 보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의 시선을 따라 그쪽을 쳐다보았고 한현진이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잘생긴 남자와 친밀한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현진 씨?”

송가람은 깜짝 놀라며 강한서에게 물었다.

“한서 오빠, 저거 한현지 씨 아니에요?”

그녀는 물으며 강한서의 눈치를 살폈다.

강한서는 생각보다 아주 담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눈빛에는 분노와 당황함이 섞여있는 것 같았다.

송가람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한서 오빠, 우리 가서 인사라도 해요.”

정명석은 한현진의 몸이 굳어버리는 것을 느끼고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 가보았고 당연하게도 가만히 서서 자신을 지켜보는 강한서를 발견했다.

그는 잠시 당황하는가 싶더니 한현진을 잡고 있던 손에 서서히 힘을 풀었고 그녀를 놓아주었다.

정명석은 전에 몇 번 만났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태도를 보이는 강한서를 발견했다.

전에는 아주 선명하게 강한서가 두 사람 사이를 질투하고 강하게 싫어하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었는데 현재는 마치 자신이 안았던 여자가 강한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인냥 소름이 끼칠 정도로 차분했다.

‘기억을 잃었다고는 들었는데... 저 정도라고?’

“현진 씨!”

송가람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한현진에게 다가오더니 인사를 건넸다.

“여기서 다 만나고 정말 반갑네요. 친구 분이랑 영화 보러 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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